// 바로 위에 추가를 하자!

이번 3월에 우리 오케스트라에서 공연하기로 무소르그스키의 전람회의 그림 (라벨의 오케스트라 편곡). A6에서 쭉쭉 위로 올라간 3옥타브 음들과 들락나락 임시표에 익숙해 지지 않는 손가락 때문에 고생 중이기는 하지만 멋진 곡이긴 같다. 예전부터 이건 도대체 어떤 그림들로 만든 걸까 궁금하긴 했었는데 이번 기회에 찾아 보고 나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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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람회의 그림. 어린 시절 피아노로 프롬나드를 배웠던 기억은 있지만 프롬나드와 키에프의 대문말고는 그다지 친근하지는 않은 곡이긴 한데요그래도 자꾸 해보니 아주 쬐끔씩 익숙해지는 같기는 합니다물론 길이 구만리지만요 ㅋㅋ

 

각설하고... 아시는 바와 같이전람회의 그림은 무소르그스키가 친구였던 화가 빅토르 하르트만 Viktor Hartmann 요절한 후에 열린 유작 전시회를 보고나서 바로 작곡한 곡이지요. 10개의 그림에 대한 느낌을 이야기로 담았는데지금까지 5개의 그림만이 알려져 있었다고 해요그런데최근 일본분들이이 곡에 사용된 그림일 가능성이 높은 나머지 그림을 추가로 찾아냈다고 하네요. NHK에서 그림을 찾는 여정이 방송이 되었고 관련 서적도 출간이 되었다네요그림과 자세한 설명은아래 링크 (제가 참고한 링크는 영문인데, 일어 잘하시는 분들은 일본어 사이트를 보셔도 좋을 같아요)

http://www.geocities.jp/tatsuyabanno/Bilderausstellung/Bilderausstellung-e.html

http://www.geocities.jp/tatsuyabanno/Bilderausstellung/Bilderausstellung.html

 

No. 1 "The Gnome" (Latin, Gnomus) 난장이

 

그림은 분실된 것으로 알려져 있었습니다만...  일본분들이 찾아낸 그림은 이렇습니다무시무시한 난장이같아 보이는데사실은 크리스마스 트리에 장식으로 사용하는 장난감을 데생한 것이라고 합니다호두까기 인형 같은 것이라고

  

 

 No. 2 "The Old Castle" (Italian, Ilvecchio castello): 

 

다음의 3그림이 가능성이 있다고 하네요음악을 들으시면서 어느 그림이 가장 음악과 맞을지 한번 상상을....

 

 

 

 

No.3 "Tuileries"(French, Tuileries: Dispute d'enfants apres jeux) 튈르리 궁전놀이 후에 싸우는 아이들

 

역시 찾지못하던 그림이었는데다음 그림들이 가능성 있다고 합니다작아서 안보이지만요오리지날 노트에는 Tuileries, quarrel of children after play"라고 되어 있다고 하네요 그림이 맞을까요?

  

 

No.4 "Cattle" (Polish, Bydło) 소달구지

 

"A Polish load cart with big wheels drawnby a cow"라고 설명이 되어 있는 소달구지죠역시 그림이 알려져있지 않았는데요아래 그림을 보시면 소달구지가 안보이네요해석에따르면.... 사실은 소달구지가 아니라 압정에 시달리는 폴란드민중을 그냥 소달구지로 은유한 것이라네요.아래 그림은 '폴란드에서의 반란'이라는 제목을달고 있다네요. ( 보시면... 그림에 처형대가 있습니다) 그래서인지... 곡은 장송곡처럼 매우 슬프게 연주해야 한다는 해석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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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그냥 소달구지 그림이 떡하니 올라와 있을 알았는데 (실제로 그런 그림을 올려 놓은 설명자료들도 있음), 폴란드 민중을 은유한 것이라니... 조금 충격 받았다. 갑자기 음악이 다르게 들리기 시작. 우리 연주도 느리게 걷는 달각거리는 달구지가 아니라 슬픔과 분노의 느낌을 표현해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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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5 "The Ballet of Unhatched Chicks in their Shells"  Ballet des poussins dans leurs coques 껍질 붙은 병아리들의 발레

 

그림은처음부터 알려져 있던 5개의 그림 하나입니다발레복 디자인을 요청 받고 그린 데생이라고...

  

  

No.6 "Samuel Goldenberg and Schmuyle" (Samuel Goldenberg und Schmuyle)

 

이것도 역시 알려져 있던 그림들이구요별개의 장의 그림을 곡으로 묶은 것입니다무소르그스키는 핍박받는 유태인들에 대한 공감을 나타냈었다고 하는데요그림의 주인공들도 유대인들입니다 명은 부자 그리고 명은 가난하죠둘을 하나의 음악에 담아서 말하고자 했던 바는 무엇이었을까요?

(곡에서 안단테 테마는 사무엘을, 안단티노의 2주제는 쉬뮬(발음이 ;;) 나타낸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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곡도 제목에 신경을 쓰지 않고 들었었는데, 해설을 보고 나니 잉글리시 호른과 클라리넷이 표현하는 부유한 유대인 사무엘과 트럼펫이 표현하는 (도입부에 오보에가 있음) 쉬뮬 그리고 둘의 대립이 보이는 무척 재미있는

  

 

 No.7 "The Market at Limoges (The Great News)" (French, Limoges, lemarche (La grande nouvelle)) 리모주의 시장

 

Limoges 파리에서 400킬로미터 남쪽에 위치한 마을이라네요전시회에서는  70장의 Limoges 스케치가 들어 있었대요. 중에"시장" 그림은 없었나봐요그러나 여자 둘이 심하게 싸우는 모습이라는 무소르그스키님의 설명이 있었다니 아마도 두번째 첫번째 그림이 비슷하지 않을까요 

 

 

 No.8 "Catacombs" (Latin, Catacombæ (Sepulcrum romanum) and Con mortuisin lingua mortua

카타콤, 지하묘지

 

이것도 알려진 그림이죠수채화라는데.... 정말 음울합니다빠리에 있는 지하묘지인데 밑에 랜턴을 들고 있는 것이 하르트만 본인이래요 

 

 

 No.9 "The Hut on Fowl's Legs"  Lacabane sur des pattes de poule 닭발 위의 오두막

 

아래 그림은시계인데요시계가 다리가 달려 있고 뼈다귀로 울타리를 마녀 Baba Yoga 오두막 모양을 하고 있다는 군요.  음악이 강렬해서 소비에트 시대에는 혁명에서의 민중의 힘으로 해석 되기도 했다는 군요. 

 

  

No.10 "The Great Gate of Kiev"  Lagrande porte de kiev

 

유명한 키에프의 대문입니다키에프는 우크라이나의 수도인데요. 11세기에 골든 게이트가 전승 기념으로 지어진 모양입니다 그림은 1869년에 키에프 건축을 위한 공모전에서 우승한 그림인데 결국 건축은 이루어지지 않았다고 합니다. (공모전은 1866 4 알렉산더 2세가 키에프에서 저격당할 뻔하였다가 살아난 사건을 기념하기 위해서 기획된 것이라는데요. 아마도 저런 사건을 기념하기 위해서 문을 세운다는 것이 ... 그래서 취소된 합니다)

 

 

 

음악을 들으면서 어떤 대단한 그림들이길래 이런 음악이 나왔을까 궁금했는데 찾아보고 나니 제가 그동안 상상했던 것과는 상당히 다른 그림들이네요. 전반적으로 우울하고 생각할 여지도 많이 주는 그림들입니다. 서유럽의 밝고 고급스러운 전람회까지는 아니어도 비슷한 분위기를 생각했다면 충격적이기까지 정도

 

그림에 무지한 지라, 그림들의 예술적인 가치가 어느 정도인지는 모르겠지만, 일단 무소르그스키의 음악이 그림보다 훨씬 풍부한 느낌을 주는 같긴 합니다. 아마도 그림에 대한 감상에 일찍 친구 하르트만에 대한 애정이 더해지고 그림의 배경이 이야기까지 곁들여져서 이렇게 멋진 음악을 만든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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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에 적어 놓은 웹사이트 말미에는 차이콥스키 콩쿨에서 전람회의 그림을 연주했던 Mikhail Ermolaev 심사평이 인용되어 있다

 

"Ermolaev tried to remove any kind of romanticism and of oily picturesqueness. He must have imagined a tragic fresco. Three pieces were most impressive. 'Bydlo' was played at a tempo of a funeral march. 'Sumuel Goldenberg und Shmuyle' was no longer descriptive. It indicated the strength, a battle of two intentions. 'Catacomb' was the climax of the whole suit (if the suit is tragic at all). He avoided sounds masked with fog. That was really great. Moussorgky must have wished that the piece should be interpreted like this".

 

그리도 다음은 연주자 Ermolaeve Bydlo 대한 답변. "It looks very simple, but the accompanying part of this piece reminds me of the "funeral march" of Chopin whereas the melody part does of the tragic scene in the opera "Khovanchtchina". It is too mysterious to describe a cow with a cart because it is unknown why the title is 'Bydlo' and why it sounds so tragic.

 

어릴 적에 전람회의 그림이라는 제목을 보고 즐겁고 밝은 곡일 것이라고 짐작했었고 프롬나드도 웅장하지만 우울하지는 않아서 아마도 뒤에는 밝은 내용들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가 생각보다 곡이 우울하고 어려워서 ... 뭐지 했었던 기억이 난다. 그림들을 보고 나서 악보를 보니... 이건 전람회의 그림을 그린 대표적인 표제음악... 이라고 생각했던 곡이 마치 절친한 친구의 죽음에 바치는 장송곡같은 느낌으로 바뀐 느낌.

 

 

 

 

Posted by 슈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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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만간 내 손에 들어오게 될 오보에 두 대의 사진 + 현재 내 악기. 모양을 비교해보면 조금씩 다 다르다. 


먼저 첫번째 사진의 악기. 완성되려면 아직도 4달 정도 남았다. 이제 겨우 모양을 만들었다면서 제작자에게서 이메일이 왔다. 그나마도 벨은 색깔 때문에 다시 만드려고 준비 중이라고 하심. 미학적인 문제가 없는 회양목을 찾아서 다시 만들어 보겠다고... 


에딘버러에 소장되어 있는 영국 제작자 Thomas Stanesby Senior 악기의 카피. 제작자는 스위스분이고 아래 사진은 몇가지 사용상의 편의를 위한 수정이 있는 모델이다. 남은 약 4달간은 소리의 톤과 발란스를 맞추는 작업을 계속적으로 해야 한다고. 생각보다 악기의 굴곡이 적다;;




그 다음 아래 악기는 폴란드 제작자가 만든 악기. 완성된지 약 1년 정도. 아들 Stanesby 오보에의 카피. 이 폴란드 제작자의 악기는 꽤 저렴한 가격인데 퀄리티는 일단 악기를 받고 테스트하고 난 후에 코멘트하겠음. ㅋㅋ


사진에서 보이는 것처럼 아버지와 아들의 악기 모델이 조금 다르다 (제작자들이 정확히 카피를 만들었다는 가정 하에...)


Stanesby 부자에 대해서는 여기 아주 간략한 설명이 있다. 살짝 더 긴 설명은 요기




마지막으로 요건 전에도 소개한 적이 있는 현재 내 오보에 독일 Denner 모델. 윗관이 별로 통통하지가 않아서 리코더 만들다가 남은 나무로 만든 건 아닐까 우스개소리를 한 적이 있다. 이제 더이상 오보에를 만들지 않는 Moeck사의 악기. 




그리고 우리 모두의 고민인 리드 잡설 약간 - 


사실 오보에라는 악기에 있어서 악기 그 자체보다 더 중요한 것이 리드인데.... 모던 오보에도 케인에 따라 튜브에 따라 쉐이핑에 따라, 심지어 칼질 한 두번에 따라 소리가 확확 바뀌지만, 바로크 오보에는 일단 리드의 모양새부터 종류가 터무니 없이 많은 것 같다. 튜브의 길이도 제각각이고 케인의 쉐이프도 확연히 다르다. 아예 리드 만드는 스탠다드 따위는 존재하지 않는 것인지도...? 어떤 재료들을 골라야 하는지부터 고민인데다가 내 악기와 맞는 리드가 어떤 것인지는 도무지 알 수가 없다. (제작자가 처음에 보내준 리드를 기준으로 삼아야 한다고는 하지만...) 게다가 독일 온라인 쇼핑몰에서 구글님의 독-영 번역에 의존해서 쇼핑을 하는 나로서는...ㅠㅠ


그나저나... 선생님이 깍아 주신 리드를 계속 사용하다가, 내가 혼자 야매(ㅡㅡ)로 리드를 만들었는데 황당한 소리가 나서 던져 두었다가 그래도 아쉬워 생각날 때마다 한두번씩 만져 주었었다. 그런데 어느 날 보니 꽤 괜찮은 소리가 나는 리드가 되어 있었다. 자신감을 얻어서 두 개를 더 만들어 놓았는데 역시 황당한 소리와 터무니 없는 음정으로 좌절 중이다. 게다가 새로 만든 두 개는 먼저 만든 리드와 모양이 또 다르다. 사실 그 두개도 아래 사진에서 보듯이 서로 다른 튜브를 사용해서 전혀 다른 모양이다. (이런 참신한 실험정신 같으니라구...) 그래도 혹시 시간을 두고 만지다 보면 또 괜찮은 소리가 나게 될 지도 모른다는 희망을 살짝 가져 본다. 


만들어 놓은 리드 사진은 찍어 놓은게 없고...; 만들기 시작한 날 찍어 놓은 사진은 아래. 


이건 튜브들. 왼쪽의 두개는 결합하여 하나의 리드가 된다. 오른 쪽 두개는 각각 하나씩 리드가 되는데, 맨 오른쪽은 실을 감기 전의 모습.



구입해 놓은 shaped cane을 철사로 튜브에 고정하는 중. 이 상태로 하루 이상 말려둔다. 


다음 단계는 실로 있는 힘껏 묶어서 고정시키고 칼로 두께를 맞추어 모양을 만들면 끝.... 이기는 하나 이 작업이 무척 고난이도이고 맘에 드는 결과가 나오기는 극히 어렵다는 것이 문제. ㅠㅠ



Posted by 슈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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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크 연주법은 모든 음을 다 아름답게 연주하지 않는다. 업보우에서 그냥 활 가는 대로 거친 소리를 내고, 중요하지 않은 음은 '0'으로 표시하고 정말 중요하지 않게 연주한다. 그런데 왜 그 음악이 아름답게 들릴까? 하나 하나의 음을 모두 반들반들 윤이 나게 연주하는 모던 음악에서 보다 더 가슴에 와 닿게 느껴지는 이유는 그게 훨씬 더 '현실'적이기 때문이 아닐까라는 생각을 해본다.

 

회사가 문을 닫게 생겼는데 또는 부서가 통폐합이 되어 당장 실직을 걱정해야 하는데, "긍정"의 힘을 믿자고 하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 물론 긍정적으로 세상을 보는 건 아주 중요한 일이지만, 그 긍정은 현실에 기초한 비판적 긍적이어야 한다. 그런데, 긍정적인 것이 도를 지나치면 긍정이데올로기가 되는 듯하다. 긍정이데올로기를 팔면 돈이 되고 이익이 되는 사람들이 존재하기 때문이지 않을까.

 

회사나 학교나 조직에서는 늘 리더쉽 교육을 강조한다. 리더쉽을 길러야 성공할 수 있다는 둥... (그 성공이라는 게 뭔지 정의하고 말하라구...) 학생들, 신입사원들은 리더의 강연을 듣고, 리더들이 쓴 글을 읽으면서 그들처럼 되려고 애쓴다. 그리고 그 '리더'들이란, 잘 나가는 회사의 CEO거나 임원들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리더쉽의 덕목으로 빠지지 않는 것이 추진력이거나 긍정의 힘인데, 나는 아무리 생각해도 그게 왜 일반적으로 받아들여지는 덕목인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

 

자, 비판은 해봤자 너에게 도움되는 것은 없다구. 어차피 세상은 힘있는 사람들의 것이니 그들과 같아지려면 일단 세상을 받아들여봐. 네 능력으로는 그들과 같아지지는 못하더라도 최소한 피해를 보지 않고 적당하게라도 살려면 그들의 가치관에서 바라봐야 한다니까. 비판이나 비난... 은 물론 안되고, 현실을 너무 현실로 바라봐도 너에게 도움이 될 것은 없어. 부정적인 생각으로 이어져봐야 너만 우울해지고 너만 힘들어지는 거라니까.

 

이런 생각이 밑바탕에 깔려서, 학생들은 왜 내가 이렇게 선행학습으로 사교육으로 인해 고통을 받아야 하는지에 대한 생각을 멈추고 조금이라도 점수를 더 받기 위해 학원 과외 독서실 뺑뻉이로 살게되고, 직장인들은 말도 안되는 야근이고 부당한 대우여도 그냥 참고 '긍정'하며 산다. 그리고 역시 '긍정'적으로 사는 것이 맞는 것이라고 또 생각을 한다, 리더의 글을 읽으며, 또 각종 힐링 강연을 들으며.

 

모던 음악이 다 그렇다는 건 아니지만, 정말 흠 없이 아름답게 흐르는 매끌매끌한 모던 클래식 연주를 들으면 (특히, 바이올린 독주라던가....) 가끔씩은 저게 맞는 건가라는 생각이 들었는데, 갑자기 그 연주가 정말 이 세상과 참 닮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특히 소위 상위계층들의 삶, 또는 중산층에서 발버둥 치고 있는 사람들의 삶과 모던 클래식 연주는 묘하게 닮아 있는 것 같다.

 

버려야 하는 것은 버리고, 못생겨야 하는 것은 못생긴 채로 두고, 항상 매끄러울 수도 항상 예쁠 수도 없다는 것을 받아 들이는 것. 아둥바둥 하는 것을 멈추고 조용하게 나에게 중요한 것이 뭔지 생각해 보는 것. 그걸 할 수 있게 되면 바로크 연주도 잘 할 수 있게 될까?  (지금 게을러서 연습 안해고 연주 잘 못하는 걸, 또 모던한 세상 때문이니 어쩌니 하면서 핑계대고 있는 게지... 그러니까 긍정적이지 못해서 연주도 못하는 거라구!)

Posted by 슈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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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체에서 세무조사를 받아 보거나 세무 관련 일을 해 본 사람들은 알겠지만, 우리나라에서의 세무조사는 일단 "털어서 먼지 나지 않는 회사는 없다"는 생각에서 출발하는 듯하다. 세무조사를 하는 사람이나 받는 사람이나 생각이 그 점에서는 생각이 크게 다르지 않다. 물론 규모가 크고 나름대로 기업철학도 가지고 있고 하는 회사들 중에는 예전과는 달리 법규에 맞는 올바른 세무신고를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회사들도 많다. 제대로 법규에 맞추어 신고하고 똑바로 세금을 내는 것이 오히려 기업을 잘되게 하는 것이라는 생각이 점점 많이 퍼져나가고 있는 것도 사실인 것 같다.

 

그러나, 100% 철저하게 신고하기란 사람이 하는 일인 이상 쉽지 않고, 워낙 복잡한 거래도 많고, 또 법 자체도 어렵기 때문에 잘 몰라서 제대로 세무를 처리하지 못하는 경우도 매우 많다. 소위 말하는 '탈세'가 아니라, 선의를 가지고 일 처리를 했었지만, 실수로 또는 법률에 대한 오해와 무지로, 또는 여러가지 process적인 문제로 인하여 제대로 신고가 이루어지지 않은 경우 (생각보다 매우 많다)가 많다는 것이다. 이럴 때 과연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가.

 

문제가 그다지 크지 않은 경우, 대부분의 회사들에서 지금까지 들어왔던 이야기는 "내부적으로 문제에 대한 보고는 하되 수정신고나 추가납부는 하지 않는다"라는 것이었다. 금액이 미미한 경우에 수정신고를 하겠다고 관할 세무서에 연락을 하면 일선 공무원들 중에는 가뜩이나 과중한 업무에 별로 크지도 않은 세금을 고쳐서 내겠다고 하는 납세자를 귀찮아 하는 경우도 있고, 또 이렇게 열심히 수정신고를 해봤자 나중에 세무조사 나오면 어차피 조사팀에게 어느 정도 실적을 "채워드려야" 하는데 미리 내서 좋을 것이 뭐가 있겠냐는 생각을 하는 경우도 있다. 현행 세법 하에서는 미리 자진 수정신고납부를 한다고 하여도 가산세가 크게 줄어 들지도 않는다는 점도 하나의 이유이기도 하다.

 

문제가 큰 경우에도 사실 수정신고를 통해 자진납부를 하는 회사는 많지 않다. 위와 같은 이유가 대부분이고, 세법이 가끔은 명확하지 않기 때문에 조금이라도 조세심판원이나 법원에서 "다퉈 볼 만한" 내용이라면 자진신고 보다는 기다리는 편을 택하는 회사가 대다수이다.

 

더구나 국제조세와 관련한 이슈는 전문가가 많지 않고, 국내법 뿐만 아니라 조세조약의 해석과도 관련이 있으며, 또한 외국법인의 경우 한국 세무에 밝지 않기 때문에 실제로 세무 신고를 제대로 못하는 경우도 꽤 많다. 또 세무 신고를 뒤늦게 하려고 해도 외국법인이 한국 세무서에 등록하고 세금을 몇 년치 소급해서 낸다는 것 자체가 어마어마한 일이 될 수 있고 방법도 잘 모르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그냥 두는 경우도 많다. 또 이렇게 세무신고가 제대로 안되었다고 하더라도 국세청에서 이런 문제를 모두 찾아내는 것도 역시 쉽지 않다. 국내 사업자들의 경우와는 달리 외국법인들의 거래를 하나하나 추적하기에는 인력도 자원도 부족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한국에서 꽤 사업을 크게 하는 외국법인에 대한 본격적인 세무조사를 하는 경우라던가 국내 지점이나 법인이 존재하여 그에 대한 조사나 서면검토 등을 하면서 문제가 아주 심각하다고 생각하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국세청에서는 한국 세무에 대한 일반적인 납세안내 정도를 기본적으로 하고 있는 것 같다. 

 

이런 상황 하에서, 가만히 있으면 잘 알 수도 없을 세무문제를 검토하고 그걸 다 뜯어 고치겠다는 회사가 있으니..... 그게 바로 내가 일하고 있는 이 곳. OECD guideline이나 국제조세 원칙에 비추어 한국에 귀속되어야 할 소득이 잘 못 계산이 되었고 국내 소득 인식 방법이 틀렸다는 이유로, 또는 국내에서 일정기간 엔지니어들이 일을 하였으나, 세무신고 대상인 줄 몰라서 신고를 못하였다는 이유로, 또는 국내계열사 A에서 세금을 모두 납부하고 의무를 다하였으나, 사실 외국계열사 B에서도 역시 세금을 내는 것이 "이론적으로" 옳다는 이유에서... 수정신고를 하고 결코 적지 않은 가산세 등을 납부하겠다는 회사. 회계법인에서도, "그걸 꼭 신고납부하셔야 겠습니까? 오히려 세무서에서 이상하게 생각할텐데요"라고 난색을 표하기도 하고, 일선 세무서 담당관이 이해하기 힘들어 오히려 납세자가 친절하게 이러저러한 점이 잘못되어 신고하는 거라고 설명해야 하는 상황.

 

이런 일이 생길 때마다, 한국에서는 자진신고를 하는 일이 흔하지 않고 별다른 혜택도 없다라는 점을 외국 분들에게 설명을 하는데 그 때마다 놀라운 점은, senior한 직책을 가지신 분들은 모두 모두 한 입으로 "we should do the right thing"을 말한다는 것이다. 실무적으로 신고 자체도 어렵고 내부 조직에서도 이렇게 수정신고납부를 하려면 여러 사람이 고통스럽게 되는 것을 뻔히 알면서도, 무엇보다 요즘처럼 cost saving을 모든 곳에서 외쳐대는 와중에 비용지출을 해야만 하는 상황이라는 것이 분명한데도 불구하고 (그래서 본인의 실적에도 좋지 않은 영향이 미칠 수 있다는 점을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회사의 Tax 조직에서 leadeship position에 있는 분들이 "고칠 것은 다 고치고 올바르고 깨끗하게 하자"라는 입장을 분명하게 한다는 것이다. 한국에서는 이렇게 자진신고납부를 해봤다 가산세 몇 푼 줄여 주는 것도 별로 없다는 이야기를 해도 거의 모든 분들은 올바른 길로 가자고 이야기한다.

 

그 분들이 특별히 도덕적이어서 그런 것은 아닐 것이고, 그들의 경험상 문제는 묵혀봐야 곪아터지게 마련이라는 점을 알고 있고, 특히 곪아서 터지는 경우에는 단지 돈만이 아니라 회사의 reputation이 심각하게 훼손된다는 점을 확실하게 인식하고 있기 때문에 그렇게 하는 것일 것이다. 또한, 단지 비용절감만이 절대적인 목표가 아니고 compliance도 동등하게 아니면 오히려 더 중요한 목표라는 점이 회사의 문화로 체화되어 있기 때문이라는 점도 큰 이유일 것이다.

 

사실 이런 경우를 볼 때마다, 한국 실정을 몰라서 그러는 거라고 생각하곤 했었다. 어차피 세무조사 나오면 내야할 세금인데... 이런 다고 누구도 고마워 하지 않을텐데... 이런 것 아니어도 우리회사는 충분히 깨끗하고 투명한 회계처리를 하고 있는데... 이런 식의 생각을 하곤 했었다. 너무 철저하게 하려고 한다며 가끔 비웃기도 했었다.

 

그런데, 이번 세월호 사고를 보면서 그런 생각을 했던 나 자신이 부끄러워졌다. 바로 며칠 전, 또 다시 어느 분이 conference call에서 강한 어조로 "We should do the right thing"이라고 말하는 순간, 그렇지... 그게 더 중요한 것이지라고 밖에 생각할 수가 없었다. 한국 실정이 그러니까 그것에 맞게 '적응'하는 것이 아니라 힘들더라도 원칙을 지키는 것이 맞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되는 것이 었는데. 사람의 목숨이 왔다갔다 하는 중요한 문제도 아니고 단지 세금일 뿐이지만, 고통이 뒤따르더라도 옳은 길을 가야 한다는 그 목소리가 어느 때보다도 더 큰 울림으로 다가왔다.

 

별로 상관도 없는 것을 연결시켜 생각한다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다른 사람들이 다 약삭빠르게 사는데 혼자만 옳은 길이라면서 가봐야 손해만 볼 뿐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그래서 착한 아이들은 죽고 약삭빠른 선원들은 살아 남았겠지만) 당장은 어렵더라도 지금 하나씩 바꾸지 않으면, 지금 작은 것이라도 올바른 방법을 찾지 않으면 결국은 더 많은 착한 사람들이 다치게 될 뿐이다. 어쩌면 그래서 결국은 한국 전체가 침몰하게 될 수도 있다.

 

(살짝 덧붙이자면, 이 회사의 모든 분들이 또는 모든 부서가 늘 저렇게 행동하는 것은 아니다. 또, 가끔 보면 많은 사람들이 소름끼치게 미국적이고 경쟁적인 사고방식을 하고 있기도 하다. 그래서 비인간적인 조직이라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하지만 한 가지 분명한 것은 어디서건 최소한 "법규"는 지킨다. 그리고 명예를 소중하게 생각한다. 이건 정말 최소한이지만, 나는 이런 최소한의 compliance도 가끔 충격적으로 교훈적으로 느껴지는 나라에서 살고 있다.)

 

Posted by 슈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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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퍼하고 분노하다가 이제 반성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살면서 불의를 보고 눈을 감은 적이 어디 한두 번이었던가. 내가 다치기 싫어서, 귀찮아서 외면했던 일들이 어디 하루 이틀이던가. 그리고 나 스스로도 규칙을 어기고 불법과 불의에 동의하고 살았던 일도 무수히 많지 않았던가. 불법과 부정과 나태함과 무책임함 그리고 무능력이 이 아이들을 죽인 것이라면... 그건 바로 나 자신이 간접적으로 그 아이들을 죽인 것이다.

 

어떻게 세상을 바꿔야 이런 일이 없을까. 아무리 생각을 해도 희망의 싹이 굵어지질 않는다. 수십년 한국 땅에서 살아 오면서 이런 참사가 한두 번도 아닌데 유독 이번 일이 가슴이 아프고 유독 헤어나와 지지 않는 건, 딱 우리 아이들만한 나이의 예쁘고 착한 아이들이 너무 많이 희생되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이제 변할 때도 되었는데 변하지 않는 이 사회에 너무 화가 나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그렇게 울고, 분노하고, 안타까워 하다가 다시 나를 돌아 보니, 나도 그렇게 이 사회에 동조되어 살고 있었다, 수십년간.

 

차선, 신호, 속도 위반을 하면서도, 괜찮아 난 지금 바쁘잖아. 설마 사고가 나겠어. 재수없이 걸리지만 않으면 돼.

카드 안하고 현금으로 하시면 깍아 드릴게요.. 라는 말을 듣고도 이 사람들 또 세금신고 제대로 안하겠네 하고 생각하면서도 고작 돈 몇 푼이 아까워서, 네 그럼 현금으로 할게요.

그저 마케팅일 뿐이고 결국 상품 가격이 올라가거나 꼭 필요한 다른 퀄리티가 낮아지게 될 것이라는 걸 알면서도 공짜라면 줄을 서고, 사은품에 달라 붙고.

어처구니 없이 싼 상품은 그걸 생산하는 노동자 농민의 피라는 걸 알면서도, 이성적이고 올바른 소비 보다는 내가 한 푼이라도 더 아끼는 쪽으로 구입하고.

왜 한국은 법규가 모호한가. 규칙을 지키라는 건가 아닌건가. 실행방안도 없는 법은 뭐하라는 건가.라는 외국인 동료들의 질문에 더이상 창피해하지도 않고, 뭐.. 그래도 우린 살기 편한데. 법이라는게 융통성이 있어야지.

말 같지도 않은 소리 떠들어 대는 정치인들에게 정당한 요구와 비판 대신 무관심과 비웃음만 날리고.

내 아이들 기득권 계층에서 밀려 나지 말라고 결국은 사교육 시장으로 등떠밀고, 공교육이 망해가고 있는 걸 뻔히 알면서 그래도 내 아이들만은 어떻게든 잘 살게 해보자. 이기적인 생각만 하고.

재활용 분리수거... 귀찮아서 대충하고.

채식하고 싶지만... 나 사회생활하고 돈 벌어야 하니까라는 핑계로, 기름진 음식 먹겠다고, 해산물과 낙농제품은 무진장 먹어대고. 고작 고기덩어리 안먹는 걸로 위선 떨고.

 

 

그렇게 내가 눈감고 귀막고, 내 입에 맛난 것들을 집어 넣는 동안, 우리가 어릴 적 동경하던 선진국들과 이제 우리나라도 어깨를 나란히 하는구나 은근히 자랑스럽게 생각하던 동안 (심지어 나 같이 국가의식 없는 사람조차도), 사실은 이 사회가 구석구석 썩어가고 있었고, 나도 구석구석 같이 썩어가고 있었다. 그걸 감시해야 할 시민단체도, 정치단체도 다 산산조각 나서 감시는 커녕 본인들 숨조차 쉬기 힘들게 되고 있다는 걸 뻔히 보면서 살기 바쁘다는 핑계로 손 한 번 잡아 주지 못했고, 내가 기껏 돕는다고 해봤자 이제 어쩌겠어... 방관만 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리고..... 그게 이 아이들을 죽인거나 다름 없다.

 

구할 수 있었는데 어른들이 구하지 않았다. 라는 그 학교 어느 학생의 이야기가 그래서 너무 아프다. 그건 구조대책본부에만 하는 이야기가 아니다. 썩어 문드러진 선사. 정신 나간 선장과 선원들. 무능력한 정부에게만 하는 이야기도 아니다. 그냥 이 사회의 모든 "어른들"에게 하는 이야기다. 나 같은 평범한 엄마 아빠들에게 당신들은 자기 자식을 지키지 못한 것이 아니라 지키지 않은 것이라고 하는 이야기다. 

 

사고가 나고 두번째 주말인데, 사람들은 벌써 외면한다. 누구나 가족을 잃는 경험을 하는데.. 어쩌구 저쩌구 하면서 쿨한 척하는 사람들도 있고, 그냥 내 아이가 살아 있다는 것에만 감사하며 잊으려고 하는 사람들도 있고... 하지만, 적어도 나는 반성해야 한다. 조금이라도 달라져야 한다. 그게 부끄럽지만 살아 남은 어른들이 해야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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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패드로 글 쓰다가 음악듣고 다시 사파리로 돌아왔더니 글 날아감.... ㅡㅡ 피씨에서 익스플로러 창 열어 놓고 다른 작업하다 돌아와도 되는 그런 상황인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었나 보다. 임시저장이라도 했었어야 하는데...)

 

1. 롱톤 연습

그냥 4박자 정도로 스케일을 연습했었는데, 꽉 찬 소리로 할 수 있는 한 가장 길게 불 것.

속으로 박자를 세기 때문인지, 박자를 세면서 머리나 몸이 움직여서 그런 것인지 몰라도 박자 세는 것이 느껴지는 소리가 남. 몸을 고정하고 일정한 음을 불 수 있도록 할 것.

통을 소리로 꽉 채운다는 느낌으로 불 것.

메사 디 보체라는 말씀은 안하셨지만... 롱톤연습은 크레센도로 길게 불고 데크레센도로 마무리하도록 연습. 데크레센도가 잘 안되면 크레센도로 튼튼한 소리가 나도록 연습할 것.

롱톤연습은 필히 할 것. 스케일을 한번 하더라도 제대로 롱톤으로...


2. 셀르너

3도, 5도, 6도 음정 간격을 생각하면서 연습할 것. 펼침화음의 음정을 외워야 할 듯.

바로크오보에는 일정한 음정이 나지 않기 때문에 각 운지에서 만들 수 있는 음의 스펙트럼이 다양함. 악보에 맞는 음정을 내는 입모양이 어떤 것인지 스스로 알아가는 과정이 필요. 

입모양은 "오"상태로. 유럽 쪽에서는 모던이건 바로크건 "오"모양에 가깝고 미국에선 가끔 "이" 모양으로 하기도 한다고 함. 그러나 바로크오보에는 입 속 공간을 여유있게 가져가는 것이 유리하기 때문에 "오"모양을 만들어야 함.

F-A-D-A의 음정의 경우에도 입모양이 음마다 전혀 다름. 음정 간격에 맞는 입모양을 연구해야 하는 수 밖에 없을 듯.

모던오보에의 슬러를 바로크오보에에 다 적용하기는 매우 힘들기 때문에 살짝 텅잉을 해가면서 하고 슬러는 무시해도 좋은 경우가 많음. 

음이 자꾸 뒤집히는 것은 리드가 너무 얇기 때문일 수도 있다고는 하시는데.... 음정 연습이 더 많이 되어야 하는 듯. 

음정 간격이 있는 경우에 뒤의 고음을 부드럽게 내도록 할 것 (이건 모던 오보에 레슨시간에도 늘 지적당하는 부분..ㅠㅠ)


3. Thomas Vincent Sonata No.2 악보를 읽어 올 것.

선생님이 주신 악보 중 가장 쉬운 곡인 듯. 프랑스 바로크음악과는 달리 이탈리아풍의 음악이므로 좀 과장된 듯한 느낌으로 연주해야 할 듯. 그런데.... 이 작곡가는 헨델시대에 런던에서 활동하던 영국 오보이스트이자 작곡가. 곡은 정말 좋은 것 같다. 


http://youtu.be/0krWW-WHCu0


매번 레슨 때마다 배우는 것이 정말 많고, 바로크오보에 뿐만 아니라 모던오보에 연주에도 도움이 되는 말씀이 많았다. 너무 못해서 죄송하긴 하지만, 점점 나아지리라고 믿고....

 

(문장 만들기 귀찮아서 대충 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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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계획은, 물론, 운지도 완벽하게 외우고 음정도 맞추고 소리도 그럴 듯하게 내도록 연습을 한 후에 첫 레슨을 받는 것이었다. 물론, 계획은 계획일 뿐. 회사 일로 스트레스 받고 업무도 많고 기타 등등.... 핑계를 대자면 끝도 없기는 하지만, 어쨌든 높은 음의 운지마저 헷갈리는 상태로 첫 레슨을 받으러 가게 되었다.

 

조금 일찍와서 기다리면서 보니 개인레슨실도 많고 저녁시간임에도 연습하는 학생들도 많다. 캠퍼스가 별로 넓지도 않고 시내에 있는 학교라 공간이 많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었는데, 그래도 연습실도 없어서 방황하는 아마추어 음악가들에게 꿈 같은 시설이다. 나도 학교 다닐 때 음대가서 수업이나 들을 껄... 이라는 생각이 약 1초간 들었지만, 내 실력에 언감생심 꿈도 못 꿀 일이었을 듯하다. 뭐.. 교양으로 음악사 정도였다면 모를까..

 

하여간, 기다리던 선생님께서 오시고 레슨 시작. 공연하시는 모습도 보고, TV 출연하신 것도 보고, 문자로 여러 번 대화해서 마치 전에 만난 것처럼 느껴지는데다가 어찌나 친절하시고 예쁘신지! 악기 상태부터 봐 주셨다. 바로크 오보에가 모던 오보에 보다는 가볍긴 한데, 내 악기가 특히 가벼운 모양이다. 선생님 악기와 비교해 보니 무게 차이가 확실히 느껴진다. 악기가 건조해서 나중에 한번 기름칠을 해야 할 것 같다고. 아.... 기름칠도 하는 구나.

 

이번엔 리드 점검. 리드 길이가 좀 짧은 것 같고 음정도 높은 것 같았는데, 알고 보니 리드에 내 악기에 맞게 실을 더 감아서 높이를 조정해야 하는 것이라고. 모던 오보에에서는 나일론 실을 썼었는데, 그냥 면사에 초를 칠해서 감으면 된다고 하신다. 실에 칠해져 있는게 뭘까 궁금했는데, 그냥 양초 녹인 것이었다니. 여러가지 궁금증도 해소가 되고, 몰랐던 사실도 많이 알게 된다. 역시 사람은 배워야...

 

바로크 오보에는 입으로 조정을 해야 하는 것이 많다. 한 음에서 100가지의 소리가 날 수 있고, C라는 음을 불을 때 내가 생각하는 여러가지 중에서 어떤 C를 불어야 하는지를 미리 생각하고 그에 맞게 연습을 해야 한다고. 모던 오보에도 물론 어느 정도 음정과 음색이 입을 조절가능하지만 바로크오보에 만큼은 아닌 것 같다. 정말 많이 개량된 악기라고.

 

각 음을 불 때마다 입모양이 달라져야 하는데, 그 음에 맞는 입모양을 기억을 해와야 하는 것이 숙제. 리드를 입술로 너무 깨물지 않고.. "이"하지 말고 "오"하는 앙부셰를 연습하는 것도 숙제. 롱톤으로 한 음씩 연습할 것.

 

에뛰드와 팍시밀리로 된 두 권의 오보에 악보를 빌려 주셨다. 선생님이 유럽에서 공부할 때 쓰시던 책이 아닐까 싶다. 팍시밀리 악보가 보기 힘들어도 일단 익숙해지면 오히려 표시된 인쇄악보 보기가 오히려 힘들다고... 그 곡들을 제대로 불어 보는 날이 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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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바로크 오보에. 작년 가을에 구입하고 또 한참을 묵혀 두었다가 최근에 다시 꺼내어 불어 보고 있다. 


리코더로 유명한 Moeck사 제품. (Moeck에서 이제 더이상은 바로크 오보에를 만들지 않는다고.. 매우 합리적인 가격으로 바로크 목관악기 판매를 해왔으나, 아무래도 시장이 너무 좁다 보니 도저히 더이상 운영이 불가능했던 것 같다.)


악기설명:

Maracaibo Boxwood, oiled.

Jacob Denner (Nuremberg 1681-1735) copy

a=415 Hz.
Design by Harry A. Vas Dias, Decatur, Georgia, USA.


아주 가볍고 (로레 오보에 들다가 이 악기를 들면 너무 가벼워서 이상하다), 사진에서 보다시피 키는 2개가 붙어 있다.  한국-EU FTA 덕에 무관세로 들여왔다. 가격은 모던 오보에에 비하면 소위 '껌값' 수준.



요건 처음 도착했을 때의 사진. 이 사진을 보니 키 색깔이 정말 많이 변했다. 좀 닦아 주어야 할 듯... (뭘로 닦아야 반짝거리게 될까요?)



1년 이상을 묵혔다가 꺼냈더니 리드가 영 엉망이 되어 있었다. 그동안 별로 많이 불지도 않았는데;;; 일단 급한대로 미국에 어느 리드 깍는 아줌마에게 리드를 주문을 했는데, 이 분이 도무지 리드 만들어 보낼 생각을 안한다. 주문한 지 벌써 한 달도 훌쩍 넘어가는데....


그래서 결국 며칠 전 케인과 스테플을 독일에서 대량 구매. 여기도 좀 오래 걸리지 않을까 했는데, 기나긴 성탄절과 연말 휴가를 앞두고 이 독일가게에서는 광속으로 배송을 시작한 듯. 올해 안에 받을 수 있을 것 같다.


그나저나, 만드는 법을 전혀 모르는데... 과연 인터넷과 유튜브의 도움으로 리드를 깍을 수 있을 지.



아래 사진에서 추측할 수 있겠지만 바로크 오보에의 운지는 무척 단순하다. 리코더와 비슷한 느낌.


이 사진은 모던 오보에 - 2년 넘게 사용하고 있는 내 로레골드 - 와의 비교 샷.


모던 오보에는 키가 많고 더 무겁고 더 강한 압력으로 불어야 하기 때문에 언뜻 바로크 오보에 보다 훨씬 더 연주하기가 까다로울 것으로 보이지만, 바로크 오보에를 제대로 배워 보지 못한 나로서는 바로크 오보에야 말로 도무지 어떻게 불어야 할 지 모르겠는 악기인 것 같다. 더구나 그저 키를 누르면 한 옥타브 위의 음을 낼 수 있는 모던 오보에와는 달리 순전히 부는 방법을 달리하여 옥타브 위의 음을 내야 하는 바로크 오보에는 그야말로 연주자 자신의 목소리처럼 머리 속으로 음을 정확하게 생각하고 불어야만 정확한 음정을 낼 수 있는 악기인 듯 하다.



벨의 모양 비교.


리드 비교. 그냥 리드만 찍은 사진은 다음 기회에 올리기로 하고.... 일단 모던 오보에의 리드는 코르크로 스테플 위를 둘러 싸기 때문에 그야 말로 바람이 샐 틈이 없게 된다. 케인의 모양도 더 폭이 좁고 케인의 두께도 더 얇은 것이 보통이다. 리드의 길이 자체도 훨씬 짧다.


반면 바로크 오보에는 폭이 넓고, 스테플 위를 실로 감싸고 있다. (바순처럼... 그러나 간혹 코르크로 덮여 있는 스테플도 있긴 하다) 케인의 두께도 좀 있고, 힘을 더 받기 때문에 와이어도 더 굵은 것을 쓴다. 




아래 리드 케이스는 모던 오보에용. 하나만 빼놓고는 다 내가 묶고 깍은 것이긴 한데... 저 많은 리드 중 쓸만한 놈은 2-3개가 채 안되는 것 같다. 아직 깍지 않은 리드 두 개는 이번 주에 깍을 예정.



(뜬금 없이 바로크 오보에 이야기 하다가 모던 오보에 리드로 끝맺음을.....ㅡㅡ;; 시간이 나면 리드 메이킹에 관한 포스트도 하나 올릴 예정.)


바로크 오보에 연습은 리드가 도착하면 또는 바로크 오보에 리드를 하나 성공적으로 깍게 되면 본격적으로 시작할 생각이다. 운지도 어색하고 부는 방법도 여전히 아리송하지만, 한 줄기로 공간을 가로지르는 듯한 모던 오보에의 음색과는 다른, 고즈넉하고 부드럽고 때로는 익살스러운 바로크 오보에 연주를 언젠가는 비슷하게라도 할 수 있는 날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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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아버님의 칠순이 얼마 전이었다. 어떤 때는 세상에 온통 자기 욕심만 채우려하고, 자기의 티끌만한 이익 때문에 온갖 억지를 다 부리는 사람들이 가득 가득 하다는 생각이 들지만, 이렇게 가끔씩 시골에 내려와 시부모님과 시골에 계신 친척 분들을 보면 이렇게 그냥 한 없이 맑게 살아가시는 분들도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문경의 한 식당에서 조촐하게 가까운 친척들과 가족들이 모여 저녁을 먹고 노래방에서 당신에게 딱 어울리는 노래인 "흙에 살리라"를 열창하시던 시아버님은 집에 돌아와 식구들을 불러 모으셨다.

 

며느리들에게 시골에 시집와서 고맙다는 말씀을 하시며 훈훈하게 대화를 시작하셨는데 (이 때 우리 딸은 다음 순서로 아들들에게도 잘 커줘서 고맙고 칠순잔치도 고맙다는 이야기를 기대 중이었으나...) 갑자기 얼마 전 가훈을 정하셨다면서 전혀 예상치 못하게 영어로.... 'Rome was not built in a day'라고 하시는 것이었다. (Rome이라고 안하시고 '로마'라고 하셨음;)

 

뭔가 훈훈하지만 진지한 분위기 였는데 급 식구들의 얼굴에 당황의 기색이 번졌다. 할아버지께서 새로운 유머코드를 찾아 내신 건가 아니면 그냥 계속 진지한 분위기여야 하는가... 를 고민하는 와중에, 큰아주버님께서, "좋은 말씀이신데... 그런데 가훈을 영어로 정하는 건 좀... 솔선수범이라던가 좋은 말도 많은데... "라고 하시자, 이 분위기를 개그코드로 이해한 우리 딸내미는 "롬비일조"가 어떠냐며;;;; 그러니까 한자어로 '롬非一朝' - 로마는 하루 아침에 이루어지지 않았다- 로 하면 된다나;;

 

그러나 술도 좀 취하시고 기분도 좋아지신 아버님께서는 영어로 해야 한다시며, 얼마나 좋은 말이냐고 하시면서 이제부터 가훈은 '로마 워즈 낫 빌트 인어데이'라고 강조하셨다. 이제부터 아이들이 학교에서 가훈을 써오라고 하면 그렇게 써가야...;;

 

문경새재 넘어 산을 넘고 넘어 조그만 시골 마을에서 평생 농사를 지으시며 사시던 아버님과 지나치게(?) 글로벌한 가훈이 영 어울리지 않는다 싶다가도, 어쩐지 이거야 말로 욕심없이 부지런하게 평생을 사신 두 분과 그야말로 잘 어울리는 멋진 가훈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그 분들이 평생을 흙과 더불어 사시면서 느낀 것들을 자식들에게 그렇게 가훈으로 전해 주고 싶으셨던 것 같다. 

 

우리 딸은 서울 올라와서도 정말 그날 저녁 할아버지가 진심으로 하신 말씀이냐고 또 묻는다. 자기는 아무리 생각해도 그건 할아버지의 유머였던 것 같다며. 유머여도 좋고 진심이어도 좋은 듯. 인생은 원래 즐겁게 그러나 열심히 살아야 하는 것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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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참 블로그에 글도 쓰고, 동호회 활동도 열심히 했었는데, 어느 순간 멀어지면서 시간이 꽤 흘렀다. 종종 '블로그에 들어와서 글을 써야지'라는 생각을 하긴 했는데, 일단 손을 놓고 나니 글 올리는 것이 쉽지 않았다. 다시 블로깅을 하게 될 지 아닐 지는 모르겠지만, 나이 먹어 가면서 점점 정신 없어지고 (또는 자신 없어지고;;) 더욱 팍팍해지는 세상살이에서 음악이건 글이건 운동이건 무엇인가를 통해 시쳇말로 '힐링'을 받고 싶은 생각은 간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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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해 보면, 그 '어느 순간'이라는 것은 스마트폰을 본격적으로 사용하고 SNS가 대유행을 하게 된 시기와 맞물려 있는 것 같다. 나 같은 경우에는 긴 호흡의 글을 쓰기 힘들고 단문으로 의사 소통하는 것이 더 편했다기 보다는, 트위터나 페이스북에서는 쉽게 독자들을 찾을 수 있고 쉽게 읽을 거리를 얻을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이었던 것 같다.

 

문제는, 블로그에 오는 사람들과는 좀 다른 친구목록을 가지게 되었다는 것인데... 온라인에서만 아는 사람이거나 온라인에서 알게 된 사람들 보다 실제 오프라인에서 나를 잘 아는 사람들이 대거 페이스북 친구로 등록이 되었다는 것. 그러다 보니, 점점 SNS에 글을 쓰는 것도 조심스러워지고 잘 포장되어 멋진 사진과 함께 올라 오는 글을 읽는 일도 가끔은 피곤한 노릇이 된다. 누구 말마따나 트위터와 페북은 인생의 낭비가 맞는 것 같기도 하고. 페이스북은 특히 사람들이 스스스로를 selling 하는 "광고" 공간인 것 처럼 느껴지는데, 이런 홍보/광고 활동을 내가 이렇게 자주, 많이, 틈만나면, 내 황금같은 시간을 부어 넣으면서 봐주어야 하는 것인지 매우 의심 스럽다. 반대로 내가 페북에 올리는 글도 어느 누군가에겐 그저 자랑글 또는 존재감을 느껴지게 하려는 활동 정도로 비춰질 것 같아 점점 뭔가를 쓰는 것이 어려워 진다.

 

사실 글이라는 것 (또는 말이라는 것)이 내 생각을 남에게 알리는 것이 목적이라 아무래도 글쓴이의 상황을 옹호하는 내용일 수 밖에 없고 개인적인 글인 경우에는 약간의 자랑질이 포함되는 경우가 종종 있을 수 있다. 그런 개인적인 글들은 가끔씩만 읽게 된다면 다른 사람의 삶과 일상생활에 관한 호기심도 불러 일으키고 어떤 때는 호감도도 상승하는 긍정적인 결과가 있겠지만, SNS에 하루에도 수십 건씩 올라오는 지극히 개인적인 생각과 일상생활을 담고 있는 단문들을 보고 있노라면 이건 또 다른 의미의 공해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렇다고 페북 계정을 폐쇄하기에는 긍적적인 효과들 - 지인들이 현재 어떤 일을 어떻게 하고 있는지 알 수 있고, 또 멀리 있는 지인들과 관계를 유지할 수 있는 등 - 을 무시하기 어려운 것도 현실. 좀 손과 눈이 심심하더라도 가능하면 전화기 여는 횟수를 줄이는 것이 아마도 가장 바람직한 해결책일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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쉽고 편안하기만 한 인생을 살고 있는 사람이야 별로 없겠지만, 조금 더 빡빡해진 회사 생활도 힐링이 필요한 하나의 이유이다. 금융위기 이후로 계속된 구조조정, 간소화, 원가절감 등의 이슈들이 대두되면서 이전과 비교하여 회사생활에 여유가 없어진 것은 맞지만, 생각해 보면 나에게 직접적으로 미치는 영향이 그렇게 크지는 않았는데도 전반적인 분위기에 더 스트레스를 받고 있었던 것 같다. "긍정의 힘" 같은 것으로 세상이 바뀔 것으로 믿는 사람은 아니지만, 부정적인 사고방식이나 옥죄는 듯한 분위기가 개인들의 삶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치는 것은 틀림 없다 (본질을 변화시키지는 않는다고 하여도). 정신을 차리고 찬찬히 생각해 보면 사실 그렇게까지 나쁜 상황은 아닌데도 지레 좌절하거나 겁먹는 경우가 많은 것처럼. 그런 분위기에서 벗어나는 방법 중의 하나는 눈을 밖으로 돌려 보는 것일지도 모른다. 아니면... 회사 분위기가 아니라 일 자체에 완전히 빠져 보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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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토요일, 새로 시작한 오케스트라에서 창단연주회가 있었다. 지난 여름, 오보에를 배우기 시작한 것도 이제 2년 반이 되었고, 그동안 딸아이와 함께 family 오케스트라에서 같이 공연을 해본 적도 있기는 하나, 본격적인 아마추어 오케스트라 활동을 하고 싶어서 찾아간 곳이었다. 혼자서만 연습을 하는 것과 다 같이 연주하는 것, 그리고 그것도 무대에서 연주하는 것은 정말 천지차이가 난다는 것을 다시 한번 실감했다. 연주회를 앞두고 스트레스도 많이 받았었는데, 곰곰히 생각해 보니... 그럴 이유가 전혀 없는 것이었다. 음악을 좋아하고 악기연주가 즐겁고 사람들과 같이 연주하는 것이 행복하다는 이유로 시작한 것일 뿐인데, 본능적으로 가지고 있는 욕심과 남들보다 더 (아님 남들만큼?) 잘하고 싶다는 경쟁심이 스물스물 기어나오고 있었던 것이 스트레스의 근본원인이라는 간단한 사실을 깨달았다. 물론 그걸 '열정'이라고 표현할 수도 있겠지만, 열정이 스트레스가 되는 순간부터 그건 더이상 순수한 밝음은 아닌 것.

 

그나저나, 공연 전날 돌아 오면서... 이제는 이렇게 외쳐야 할 시간이 온 것이구나. "야~ 즐거운 음악시간이다"라고. 이 블로그의 부제이기도 한 이 문장은 묘한 힘이 있어서 연주는 (비록 내 파트는 엉망이었지만) 즐거웠고 오케스트라의 다른 단원들도 모두 정다워 보였다. 적어도 한동안은 즐겁게 연습할 수 있을 듯 하다. (하지만, 어제 다음 연습곡 악보를 보고 또 좌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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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 출간된 오보에 관련 책이 워낙 없어서, 시간이 나면 책을 하나 번역해봐야지 하고 생각했는데... 영 시간이 나질 않는다. (사실 번역은 커녕... 그 책을 다 읽지도 못했으니;;;) 스마트폰과 아이패드만 멀리하면 난 하고 싶은 것 다 하고 살 수 있을텐데 말이다. 이게 다 잡스 때문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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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달간이나 쉬어 버린 바이올린 레슨을 다시 받기 시작해야 하는데, 덜컥 오보에 레슨을 받기 시작해버렸다. 지금이 아니면 또 계속 미뤄 버릴 것 같아서 그냥 무작정 선생님을 만나러 갔다.

사실 관악기 레슨은 처음 받아 보는 것인데, 오보에 사놓고 점검 한번 받은 이후로 케이스도 열어 보지 않은지 몇 년이나 지난 것 같다;;; 어쨌거나... 악기는 있는데, 운지도 모르고 불 줄도 모르고 관악기는 배워본 적도 없다고 이야기하고 레슨을 시작했다.

리드만 가지고 소리내기, 혀만 움직여서 텅잉하는 법을 배우고, 간단한 옥타브 음계를 배웠는데... 음정이 정말 이상하다. 리모더처럼 관악기는 불기만 하면 제대로 된 음정이 나오는 것인 줄 알았는데 이건 거의 반음에서 한음 정도가 낮다. 혹시 악기가 이상한가 싶어서 "저는 음정이 낮게 나오는 것 같아요" 했더니, 입술이 풀려서(?) 그렇기도 하고 처음엔 음정을 높여서 내는 것이 힘들기 때문이기도 하다고... 실제로 리드만 불었을때 C음정이 나와야 하는데 B 또는 A음이 나는 듯.

처음에 20분정도 하면 입술이 풀린다고 하셔서, 바이올린 하는 것처럼 손가락이 풀리면 좀 나아지는 그런 상태를 이야기 하시는 줄 알았는데, 그 이야기가 아니었던 것 같았다. 20-30분 정도 지나니까, 소리도 더 엉망이되고;;; 음정은 도무지 알 수도 없는 상태에 입술도 얼얼해진다. 조금 불었다고 이런 상태가 되는데 오보에 연주자들은 어떻게 그렇게 오랫동안 연주를 할 수 있는 걸까...;;

그래도 아예 처음부터 소리도 못내보고 가는 사람도 있다고 하니까 첫 시간에 악보 읽고 음계도 다 불어 본 나는 좀 다행일지도. 그런데, 선생님은 첫 시간에 소리 잘 내다가 그 다음에 와서는 헤매는 사람도 많다는 이야기도 하신다. ㅠㅠ 너무 고민을 많이 하다가 오면 그렇기도 한다고....;

오보에는 악기 소리가 너무 커서, 집에서 연습하는 것이 좀 힘들 것 같다. 일단 리드 불면서 텅잉하는 연습을 주로 해야 할 것 같은데, 생각보다 텅잉이 쉽지가 않다. 쭉 이어지면서 음과 음 사이를 살짝 혀로 끊어 주어야 하는데, 내가 불면 음과 음 사이의 간격이 너무 길어지기 일쑤이고 전혀 이어지지도 않는다. 연습하면 좋아질까...

뭘 하던 바이올린 보다는 쉽지 않을까 싶었는데, 막상 첫 레슨을 받고 나니까 전혀 만만해 보이지가 않는다. 바이올린은 그래도 자리 잡고 그으면 소리가 났는데, 이건 전혀 소리가 나지 않거나 소리가 나도 음정이 엉망이라 처음부터 좌절이다. 입술도 힘들고 해서 연습도 많이는 못할 것 같고.... 누가 나에게 그래도 하면 좋아질 거라고 그래서 나중엔 그럴 듯한 연주도 할 수 있을 거라고 희망을 좀 줬으면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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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만과 클라라에서 시사회 초청이벤트가 있어서 티켓을 두 장 얻었습니다. 도윤이와 꽤 재미있게 보고 나왔어요. 다음은 느낀점(?).

1. 할아버지 할머니들 나와서 만담하는 듯한 분위기의 코미디였어요^^

2. 옛 소련 기억을 가지고 있는 러시아 할아버지 할머니들은 그렇게 살겠구나 싶은 장면도 나오구요. 파리에서 공산당 집회할 때 인터내셔널가 한번 불러 주면 어떨까 잠시 생각했는데, 그럼 코미디가 너무 진지해 질 것도 같더군요;;

3. 마지막 씬의 차콥 바협은 매우 씩씩하게 연주되었어요;; 귀가 살짝 아플 정도였지만 어디서 그렇게 크게 음악을 들어 보겠어요 ㅡㅡ;;; 1악장이 거의 다 연주된 것도 대단하긴 한데, 음악의 뒷배경으로 과거의 사건들이 보여질 때는 괜찮았는데, 미래의 영상이 보여질 때는 아... 이 영화는 확실히 코미디구나 싶었습니다. ㅎㅎ

4. 독주자로 나온 안네마리 역을 맡은 멜라니 로랑은 이 영화를 위해서 바이올린을 두달 정도 배웠다는데 꽤 그럴 듯하게 연주연기를 하더군요. 비브라토도 좋아 보이고;;; 역시 손가락이 길어야 하는 걸까요....ㅠㅠ

5. 안네마리는 본뮤지카를 쓰고 있더군요. 같이 영화보던 저희 딸이 "저 언니, 엄마 어깨받침하고 똑같은 거 쓰네" 하고 나서야 알아챘다지요. 베토벤 바이러스의 이지아도 본뮤지카를 썼는데 말이죠... 사실 실제로 연주회에서 본뮤지카를 쓰는 실제 바이올리니스트는 거의 못본 것 같아요. ^^;

6. 프랑스에서 루마니아 감독이 러시아 배우들과 함께 만든 영화이고, Le Concert가 원제인데, 왜 영어권도 아닌 우리나라에서의 영화제목은 "르 꽁세르"도 아니고, "그 공연"도 "한풀이 공연"도 아닌 "더콘서트"일까요. ^^;;;;


사실... 아침에는 팀미팅을 빙자하여;;;; 초능력자를 조조로 봤습니다. 몇마디 또 느낀점(?)을 적자면...;

1. 저런 꽃미남들을 데려다가 저렇게 영화를 만들어 버리는 수도 있구나;
2. 저 스토리는 일부러 저렇게 성의없이 만든 것일까? 아니면 뭔가 의도가 있는 걸까?
3. 유혈이 낭자한 장면만 좀 제거하면, 어린이 영화로 딱 좋겠다. 뭔가 우뢰매 분위기...
4. 각본과 연출만 아니었으면;;;; 재미있었을 수도 있었겠다...흠;;

Posted by 슈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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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두루푸의 내한소식을 듣고 리사이틀을 보러갈까 말까 한참을 망설이다 좋은 자리 다 나갔을 것 같아서 그만두고 서울시향과 협연하는 11월 3일 공연도 볼까 했지만 이미 매진되었다는 이야기에 역시 포기하고 한동안 잊고 있었다. 그런데 느닷없이 라두루푸의 한국일정이 모두 취소되었다는 이야기가 들려오더니... 협연자가 바딤레핀으로 바뀌었단다. 트위터에 그 소식이 뜬 걸 보고 표를 보러 들어갔더니 그간 취소된 표들이 몇 장 있길래 그냥 한장 사버렸다.

B석치고는 괜찮은 자리라고 생각했는데 가서 보니 앞에 앉은 아저씨가 어찌 키도 크고 내 시야를 잘 가려주는 절묘한 기술을 가지고 계시던지....; 무대가 1/3밖에 보이지 않은 채로 두 시간 넘게 공연을 봐야만 했다는...;ㅁ;

프로그램:
Sibelius, Violin Concerto
Mahler, Symphony No. 1 "Titan"

바딤레핀의 사운드는 시벨리우스의 시원한 멜로디에 딱 잘 어울리는 음색이었다. 약간씩 불안불안한 부분이 있었지만 기본적으로 안정적인 사운드와 뛰어난 테크닉이 받쳐주기 때문인지 큰 무리는 없이 진행되었다. 1악장 마지막 부분에서 하모닉스 소리가 잘 안들렸는데;; 자리가 3층이라서 잘 안들린 것인지 잘 모르겠다. 3악장에서는 애매한 음정이 종종 들렸는데 오케스트라와 튜닝이 잘 안된 건가 하는 생각도 문득 들었다. 어쩌면 협연자가 너무 급하게 바뀌어서 독주자나 오케스트라가 준비할 시간이 부족한 것은 아니었나 싶기도 했는데... 레핀이 시벨리우스를 한두번 하는 것도 아닐테고, 시향도 시벨리우스가 처음은 아닐 듯 했고 어차피 한곡당 연습시간이 원래 그다지 길지는 않을텐데... 컨디션이 별로인가... 언제 한국에 온걸까... 뭐 이런 생각을 하면서 3악장을 들었다;;

앵콜은 없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했는데, 레핀은 옛날 KBS협연때와 마찬가지로 시향단원들에게 피치카토 반주를 부탁했다. 음... 같은 곡이구나하는 생각에 살짝 실망스러운 생각이 들긴 했지만, 파가니니의 베니스의 카니발은 사실 언제 들어도 재미있는 곡인데다가 앵콜로의 효과도 매우 좋은 곡이라서 즐거운 마음으로 지켜보았다. 그 신기에 가까운 테크닉은 정말 언제 보아도 놀랍다;; 관객들의 박수에 두번째 앵콜을 시작했는데, 같은 곡의 또다른 변주였다. 나중에는 연주하면서 무대 뒤로 걸어들어가더라는...

앵콜도 같은 곡으로 하는 걸로 봐서 확실히 최상의 컨디션은 아니었던 것 같긴 한데, 앵콜이야 그야말로 "덤"이고 박수에 대한 답례의 성격이니 같은 곡을 했다고 크게 실망할 성격은 아니 것 같다. 어쨌거나 그의 테크닉은 정말 놀라웠으니까.

인터미션 후의 말러 1번은 크게 기대하지 않았었다. 시벨리우스 때의 정명훈과 시향은 그다지 인상적이지 않았기 때문에 더욱 그랬는데, 일단 곡이 시작되자 오케스트라는 엄청난 집중력으로 관객을 이끌기 시작했다. 그냥 단순한 연주가 아니라 스토리가 있는 이야기를 들려 주려는 모습이 보였는데 역시 정명훈인가 싶은 생각도 들었다. 스트링은 워낙 원래 훌륭한 파트들이지만;; 그날의 목관 연주는 매우 좋았고 금관도 나쁘지 않았었다. 시향 연주를 자주 보지 않아서 언제부터 금관에 외국인들이 저렇게 많아졌는지 잘 모르겠지만... 금관은 외국인 연주자의 숫자가 더 많은 것 같아 보였다. 사실 그간 국내 오케스트라 연주에서 금관 삑사리를 듣는 것은 매우 일상적(?)인 일이었는데 그날 나름대로 매끈한 연주를 들려 준 것은 외국인 연주자들 덕이 아니었을까.

하여간... 말러 1번은 대단했다. 기대를 하지 않아서 그런 것인지 시벨리우스와 대비되어서 그런 것인지는 몰라도 정말 정명훈의 시향은 많은 발전을 했나 보다라는 생각이 들었었다. 중간 중간 재미있는 부분도 있었는데 특히 Jazzy한 느낌이 가득한 3악장 (솔직히 말하자만 트로트스러운;)이 그랬다. 4악장에서는 오케스트라나 관객의 몰입의 정도가 더 높아져서 피날레를 향해가면서 터져나오는 격정과 환희의 느낌이 잘 살아났었다.

곡이 끝나자 열광적인 박수갈채가 쏟아졌는데, 관객의 절반 정도는 기립박수를 쳤던 것 같다. 우리 관객들이 원래 박수에는 절대로 인색하지 않은 사람들이기는 하지만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기립박수를 치는 것을 보는 것은 확실히 흔한 일은 아니었다. (나는 일어나지 않았지만...) 앵콜은 4악장 마지막 부분. 곡이 끝나고 나서의 연주여서인지 앵콜 연주가 더 시원시원하고 신나게 들렸다.

말러보다는 시벨리우스를, 정명훈과 시향보다는 레핀을 보러 간 연주였는데, 뜻밖에 꽤 만족스러운 말러 교향곡을 들을 수 있었던 밤이었다. 사실 말러를 딱히 좋아하지는 않았는데, 정명훈의 말러를 한번 쭉 들어 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드는 공연이었다.
Posted by 슈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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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간 동호회 등을 통해 입소문이 났고, 또 소규모 상영회도 하던 영화였는데, 얼마 전 드디어 개봉을 했다. 2007년 제작 영화이니 3년만에 한국의 개봉관에서 상영을 하게 된 것. 그래도 절대로 개봉관에 걸릴 것이라고는 생각도 안했는데 (비록 아침시간과 심야시간 밖에는 상영을 하지 않기는 하지만) 멀쩡한 영화관에서 볼 수 있다는 것이 좀 고마울 정도였다^^; 일요일 아침시간이었는데도 생각보다는 관객도 많았다. 거의 반은 찬 듯...

자동피아노가 흰 벽으로 되어 있는 빈 집 (그러나 전기아울렛이 있는 현대의 집)을 오가면서 골드베르크변주곡을 연주하면서 영화는 시작되었다. 영화 내내 롱테이크로 음악만을 들려 주면서 나오는 장면들이 꽤 있는데, 첫 장면도 마찬가지였다. 사실 어떤 영화인지 잘 모르고 스토리가 있지만 약간은 다큐멘터리 형식의 영화가 아닐까 하고 막연히 추측하고 갔는데, 첫 장면은 좀 당황스러우면서도 흥미를 자극했다. 앞으로도 이 영화는 결코 만만하게 진행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기 시작.


이어서 개를 끌고 노인 (아마도 맹인)이 피아노 앞으로 가서 앉아서 조율을 하는 장면이 이어졌는데, 음이 미묘하게 틀어졌다가 정확하게 맞아 들어가는 과정이 또 길게 이어졌다. 왜 조율장면이 이렇게 길게 들어갔을까 생각해보다 이런 피아노의 조율법 자체가 바흐의 공헌이 상당했었다는 것이 떠올랐다; 하지만 영화는 아무런 설명도 없다.



이어서 트럭운전을 하는 두 명의 남자가 휴게실에서 식사를 하고 대화를 하는 장면. 매우 일상적인 장면들이 아무 설명없이 진행되고, 대화가 이어지고 살짝 음악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다. 저 사람들은 누굴까 호기심이 일기 시작하면 트럭은 출발하고 조수석에 타고 가는 초짜 트럭기사는 하모니카를 불기 시작한다. 세상에나.... 리코더와 더불어 초등생들의 친구인, 하모니카라는 매우 친근한 악기와 허름하고 약간은 맹해 보이는 트럭기사 지망생이 만들어 내는 선율은 역시 바흐. 더구나 곡이 진행되면서 하모니카로 이런 다성부 음악이 만들어질 수 있다니 싶은 부분들이 나오는데 감탄을 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그리고는 바흐가 등장했다. 오르가니스트인 크리스티안 브렘벡이 바흐로 나와 오르간을 연주하고 하프시코드도 연주하는 장면들이 이어지면서 이제 본격적인 바흐의 이야기가 나오나 했는데... 카메라는 다시 현대로 돌아왔다. 어떤 노인이 꼼꼼히 단장을 하고 옷을 입고 버스를 타고... 알고보니 그는 바흐로 분장을 하고 그의 생애와 업적을 설명하는 안내원인듯. 그리고 마치 그림처럼 바흐가 살았던 드레스덴의 장면들이 지나가며 관광가이드로 보이는 사람의 음성이 들린다. 어떻게 골드베르크변주곡이 작곡되었는가에 얽힌 이야기도 해주고...

(영화가 스토리를 가지고 진행되는 것이 아니라서 앞 뒤가 바뀌어 있을 수도 있지만) 그 이후 지하철 한 칸을 가득 메운 첼리스트들이 모두 같이 무반주모음곡 1번 프렐류드를 연주하는 장면, 연주가 끝나고 첼로를 손에 들고 계단을 오르는 뒷 모습도 이어졌다. 시끄러운 지하철의 소음에 프렐류드가 씩씩하게 (?) 연주되는 것도 상당히 묘한 느낌이 들었는데, 많은 첼리스트들이 무심하게 첼로를 들고 계단을 올라가 빠져나가는 모습에서는 바흐가 현대의 젊은 첼리스트들과 정말 잘 어울리는 음악이 되었다는 느낌이 들었다.

영화는 다시 과거로 돌아가 바흐의 아들인 크리스토퍼 프리드리히가 장난을 치고, 하프시코드를 연주하고, 바흐는 식탁에서 악보를 보고, 아들을 가르치고, 또 본인도 연주를 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음악을 연주하는 것에 대한 짧은 레슨. 안나 막달레나 바흐인 것으로 보이는 여인도 등장하고.


그리고 나온 에피소드는 멘델스존의 시대. 수다쟁이 푸줏간 주인이 고기를 싸는데 악보가 그려진 종이를 사용하고, 멘델스존의 하인이 고기의 피가 묻은 악보를 주인이게 가져다 준다. 그 악보가 바로 바흐의 마태수난곡이라는....;; 이런 내용의 노래가 멘델스존의 '노래의 날개 위에'의 가사를 바꾸어 흘러 나온다. (사실 이 부분은 좀 어색하면서 살짝 웃기기까지 하다;;)

이 영화에서 유일하게 스토리(?)가 있는 부분은, 어지러운 침대와 풍만한 여인이샤워하는 장면으로 시작하는 부분. 샤워 장면이 꽤 오래 나와서 이건 뭘까 싶었는데 그녀는 첼리스트. 악기판매상인 남자와 같이 대화하다가 그녀는 라이프치히로 연주여행을 간다고 나선다. 악기상인 남자는 처음에 나왔던 트럭기사에게 전화를 하는데, 그 트럭기사는 비오는 밤 모텔에서 바순으로 바흐를 연주 중. 악기상과 트럭기사가 악기사에 만나서 피아노 배달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기사는 배달 예정인 골동품 피아노 (아마 벡스타인이었던듯) 로 또 바흐의 멜로디를 연주하는데, 이 장면으로부터 수십명의 사람들이 각기 다 같은 곡을 마치 돌림노래처럼 (그러나 화성이 맞지는 않는다) 각기 다른 피아노로 연주하는 장면으로 이어진다. 마지막에 보여지는 피아노는 스타인웨이.

악기상은 고서점에 들러서 서점 주인과 시오랑의 글과 바흐 이전의 침묵에 대해 짧은 대화를 나눈다. 또, 음악이 희망이 없는 사람들에게는 얼마나 큰 고통이 되는지에 대한 이야기도...

라이프치히로 떠난다던 그 첼리스트는 남자동료와 함께 정말로 라이프치히의 성토마스 교회에 나타난다. 바흐의 무덤에서 바흐의 후손이라는 여인의 설명을 들으면서 시가를 피우고 있는 칸토르 빌러의 방으로 안내된다. (빌러가 진짜로 출연;;;) 빌러가 성토마스합창단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그 둘을 식당으로 안내한다.


영화는 바흐의 마니피카트의 악보를 음악과 함께 보여주면서 끝이 난다.

중간 중간에 나오는 성토마스합창단원들의 연주와, 승마 장면과 같이 나오던 곡, 또 마지막 부분에 다시 자동피아노 연주 등등 바흐의 음악은 계속해서 흘러 나온다. 간간히 음악은 없으면서 꽤 긴 시간을 차지하는 씬들도 나오는데, 감독의 의도가 잘 파악되지 않는 부분들도 있었다. 그 중 하나는 바흐의 후손이라는 여인이 손님들을 빌러의 사무실로 안내한 후 다른 방으로 들어가 문을 잠그고 소파에 좀 불편해 보이는 자세로 앉아 있다가 음악이 나오고.. 다시 잠이 든 그 여인의 모습을 보여 주는 장면. 또 음악이 흐르면서 피아노가 물에 떨어져 박살나는 장면. 그 이외에도 조금씩 위화감이 느껴지는 장면들이 꽤 있었는데 잘 기억은 나지 않는다. 영화를 한 번 더 보면 감독의 의도가 이해가 될지....?

이 영화에서는 뭔가 논리적인 흐름을 찾으려고 하면 절대 안될 것 같고, 단지 바흐의 음악과 현재 유럽에 살고 있는 사람들의 일상, 그의 음악이 어떻게 만들어져 시간의 흐름을 넘어서 현대에 왔는지 그리고 현재도 계속 살아 숨쉬면서 발전하고 있는지에 대한 감독의 시선을 그저 느낄 수 있을 뿐인 것 같다. 사실 무엇보다 강렬한 것은 이 영화의 제목인데, "바흐 이전의 침묵"이라니. 한 명의 음악가에게 이보다 더한 찬사가 있을 수 있을까 싶다.


사족. 며칠 전에 본 영화를 이토록 자세하게 기억하다니 정말 기억력이 좋구나라고 생각하실 분들께 - 스토리도 없는 영화를 기억할 수 있는 머리는 영 없어서 아래 링크된 글을 참조했습니다. 이 영화에 나오는 음악들의 제목을 쭉 적어주신 모 클래식 동호회의 어느 고수분의 글입니다. http://cafe.naver.com/gosnc/30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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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슨 여행 블로그도 아니고.... 바이올린과 음악 관련된 내용은 별로 없고 어디 돌아다닌 이야기만 자꾸 올리게 되네요. 

지난 주에 도쿄로 출장을 다녀왔습니다. 추석에 홋카이도를 다녀온지 얼마 되지 않아서 또 일본을 다녀오게 되었어요. 물론 홋카이도와 도쿄는 참 다르지요. 일단 홋카이도는 서울보다 한 4-5도 정도 더 추웠는데, 도쿄는 서울보다 5도 이상 더 덥더군요. 올해가 유난히 더운 것 같다고 이야기하시는 분들도 만났습니다만, 어쨌거나 도쿄는 확실히 서울보다 덥습니다; 

짧은 기간이고 빡빡한 일정 탓에 별로 블로그에 올릴 만한 내용은 없습니다만, 몇 줄만 감상을 적기로 하지요.

이번엔 도쿄 미드타운의 리츠칼튼호텔에서 묵었고, 컨퍼런스는 아카사카의 회사 건물에서 했습니다. 도쿄에 두 번 왔었지만 모두 포시즌즈 호텔에서 묵고 회의도 그 곳에서 했었는데 이번엔 비용을 절약하기 위해서 그렇게 한 것 같습니다. 록본기와 접한 도쿄 미드타운은 호텔과 상가, 식당가 등이 들어서 있는 우리로 따지면 코엑스몰 같은 곳이었습니다.

호텔 문을 나서서 도쿄미드타운으로 나가면 위 사진에서와 같은 조형물로 꾸며진 정원(?)과 둘러싼 쇼핑몰, 식당가들로 갈 수 있지요.

도착해서 동료들과 근처 인도식당에 가서 저녁을 먹었습니다. 왜 하필 인도요리를...;;;

리츠칼튼은 그 곳의 한 건물의 45층부터 시작하는 호텔이었구요. 워낙 높은 곳에 객실이 있어서 방에서 바라보는 전망은 정말 좋더군요. 제 방에서 보는 야경이 꽤 멋지다고 생각했는데, 다른 방에 묵었던 동료는 자기방의 뷰가 더 좋다고 하더군요^^;

방에서 본 야경. 역시 아이폰으로 대강 찍으니 뭐가 뭔지 하나도 모르겠네요.

이건 아침에 방에서 찍은 전망. 어째 누리끼리한 것이...;;;

첫날 일정을 마치고 록본기의 교토요리 전문식당엘 갔었습니다. 매우 훌륭하더군요. 전 고기를 안먹는다고 했더니 남들 와규 먹을때 이런 저런 채소를 튀긴 뎀뿌라를 주더군요 ^^;;; 중간에 그냥 찐 채소가 나와서 이게 뭔가 했더니 교토의 채소가 좀 색다르고 맛도 있다고 일본 아저씨가 설명을 해주시더군요. 그날 바로 옆에 미국에서 날아 온 매우 높으신 분이 앉아서 같이 저녁을 먹느라.... 요리가 고급스럽고 멋진 것은 알겠는데, 사실 맛은 잘 모르겠더군요. ㅠㅠ

둘째날은 저녁에 야끼도리를 먹으러 간다고들 하는데, 전 다른 동료 둘과 같이 스시집을 찾아 나섰습니다. 아무리 생선은 먹는 채식주의자라지만... 나서서 스시를 먹으러 가는 건 좀 이상하긴 하더군요. 하지만 뭐 굳이 변명을 하자면 다른 분들이 스시를 먹어야 한다고 하셔서 ^^;;;;

그런데 어디가 맛집인지 전혀 알아 볼 시간이 없었던 지라...; 결국은 찾아 헤매다가 큰 길가에 있는 자그마한 곳에 들어갔습니다. 가격이 꽤 비싸기는 했지만, 그래도 거기가 가장 그럴듯한 스시집처럼 보이더군요. 대충 적당한 것으로 주문을 하고, 준비되어 나온 초밥을 입에 넣었는데....... @@!! 그냥 입에서 사르르 녹더군요.

그러고 나서 보니 좀 나이드신 요리사와 젊은 요리사, 두 분이 초밥을 만들고 있었고 (아마도 부자관계?), 가게에 자리도 몇 개 안되고... 맛도 훌륭하고;; 잘은 모르지만 초밥장인의 집이 아닐까... 생각을 했습니다 ^^;

다 입에 넣어 버리고 나서 문득 생각이 나서 사진을 찍었습니다 ^^;; 먹기 전엔 아무 생각도 안났었.....;;;

초밥을 만들고 계신 젊은 요리사분. 다른 한편엔 나이드신 요리사분이 손님들과 대화하면서 초밥을 준비하고 계셨어요.

스시집 계산대 옆 입구입니다. 

초밥집 앞에 세워져있는 오토바이에는 위 사진과 같은 나무 상자가 실려 있더군요. 오토바이는 그다지 오래된 것 같지 않은데, 게다가 완전 번화한 거리에... 낡은 나무상자는 상당히 뜬금없어 보이더군요. 아마도 오래 전부터 써온 생선을 나르는 상자 같은 것이 아닐까 싶었습니다.

매우 만족스러운 식사를 마치고 홋카이도 우유빵을 판다는 제과점을 찾아가 봤습니다. 저녁이라 20%할인을 하는데 정말 맛나더군요. 그리고는 야끼도리로 저녁식사를 마친 다른 동료들과 합류, 가라오케를 갔습니다.

가라오케가....;;; 우리나라 노래방 같은 시스템이 아니라 그냥 바에 기계가 설치되어 있어서 다른 팀이 노래를 골라서 부르면 우리팀은 기다려야 하게 되어 있더군요. 그리하여.... 다른 가라오케로 옮겼습니다; 새로이 찾아간 곳은 다행히(?) 한국 노래방 같은 곳이었어요. 거기서 꽤 오랫동안 영어노래를 따라 불러 주며 ㅠㅠ 봉사활동을 하고;; 호텔로 왔지요. 미국 사람들도 일본 사람들도 한국사람들처럼 막 노래부르라고 강요하거나 하진 않더군요. 그냥 부르고 싶은 사람들만 줄창 부르는....; 게다가 다들 연식이 오래된 분들이라;;; 기본 20년은 된 팝송들을 부르더군요. 흠흠....;;;

마지막 날, 오전에 사무실에 들러서 잠깐 미팅을 하고 서울로 돌아왔어요. 서울은 엄청 춥더군요; 그날 저녁 아이들 학습발표회라 학교 운동장에서 공연을 보는데 얼어 죽을 뻔 했습니다. 출장가방을 들고 아이들 학교로 갔었는데, 가방에 있던 옷가지를 다 꺼내어 껴입어야 할 정도였지요. 하네다공항에선 땀도 줄줄 흘렸었는데 말이죠^^;

역시 여행은 놀러가야 제맛입니다. 출장은 힘들고 고달파요. 아무리 비싼 교토요리와 스시를 먹어도 말이지요. 다녀오니 또 일이 한 가득 기다리고 있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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셋째날이 계속됩니다. 도야호수에 가기 전에 들른 쇼와신산입니다. 그야말로 新山. 1943년인가에 생기기 시작한 산이고 활화산이라 지금도 계속 산이 커지고 있다는군요.

도착하자마자 일단 점심을 먹었습니다. 철판 해물 고기 볶음; (첫날부터 쭉... 고기는 제외하고 먹느라 힘들었습니다. 그나마 제가 해물은 먹으니 다행이었어요. 비건이었으면 정말 견디기 힘들었을듯... 비건 또는 락토오보 베지테리언은 절대 패키지 여행을 하면 안된다는 당연한 사실을 깨달았어요)

식당 아래는 공예품 전시 판매하는 곳이었는데, 여지없이 저런 것이 걸려 있더군요. 아... 홋카이도는 박제천국입니다. ㅠㅠ


쇼와신산 입구에도 이런 흉측한 곰 박제가... ㅠㅠ

일본 까마귀에요. 도쿄에서도 잔뜩 날아다니는 까마귀들이 홋카이도에도 엄청 많습니다. 꽤 커요.

공예품 가게들.

그리고 도야호수에 도착했어요. 유람선을 타고 호수를 한바퀴 돌고 온답니다. 지난번 마라도 가느라 죽을 뻔한 이후로 다시는 배는 안탄다고 했었는데 말이죠.... 이건 바다가 아니고 잔잔한 호수니까 타기로 했습니다^^

도야호수는 위에서 보면 도넛 모양이래요. 호수 한가운데 섬이 있다고... 아래는 큰 섬은 아니고 작은 섬입니다.

유람선엔 갈매기가 제격이죠. 이 곳에도 갈매기가 엄청 많습니다. 저는 추워서 유람선 객실에서 커피를 마시고 있는 동안 아이들과 아빠들은 새우깡을 사가지고 갈매기를 부르고 놀더군요. 새우깡 많이 먹으면 갈매기 건강에 안좋을 텐데 말이죠...;



다시 하코다테로 돌아 오는 길에 들른 다시마 전시관입니다.
(아.. 지금까지 쓰면서 한군데 빼먹은 곳이 있는데 이상한 면세점이 있었어요. 블랙실리카라는 음이온 방출 광물이 들어 있는 장신구도 팔고 다른 별볼일 없는 물건들도 파는 곳이었는데 우리 가족은 아무것도 안사고 멀뚱거리면서 제일 먼저 버스로 돌아와 있었죠. 커미션은 얼마나 될까요?)

정말 다양한 다시마와 해조류를 전시 판매하고 있더군요. 꽤 그럴 듯한 제품들이 보였지만... 우린 그냥 한국 완도에서 사는 것이 나을 듯 하다는 결론을 내고 또 얼른 차로 돌아왔습니다.

하코다테에서 야경을 보기 전에 급하게 이동하면서 지나간 영국영사관입니다. 마침 결혼식을 올리고 떠나는 신랑 신부가 있더군요. 신부가 참 추워 보였어요. ㅠㅠ

그 동네에 있는 러시아정교회 건물입니다. 그다지 크지 않은 예배당인데 나름 고풍스럽습니다.

이 동네에는 예쁜 건물과 예쁜 집들이 많더군요. 아담하지만 깔끔하고 조용하고... 딱 살기 좋은 동네 같아 보였어요. 야경을 보는 케이블카가 근처에 있어서 관광객도 아주 많은 동네일텐데도요.

동네 전깃줄에 앉아 있는 까마귀들입니다. 정말 많아요. 이 동네에서 저녁 식사를 했습니다. 사진도 없고 식당 이름도 잊어 버렸는데, 일본에 와서 먹은 식사 중 가장 훌륭했습니다. 나름 일본식 돌솥밥 정식인가 본데 따끈한 돌솥밥에 해물찌개도 있고... 다들 만족한 식사였지요.

하코다테 야경입니다. 하코다테산으로 버스를 타고 올라가서 야경을 보고 케이블카를 타고 내려왔어요. 올라가서 보니 바로 그날이 추석날이더군요. 일본 하코다테에서 바라보는 추석달이 정말 아름다왔어요.

보름달이 비친 항구. 달빛이 은은하게 어리는 잔잔한 밤바다. 정말 한편의 그림이었습니다.



마지막날 숙소는 하코다테에서 또 꽤 털어진 시카베 로얄 호텔이었습니다. 여기도 온천호텔이었지만 노보리베츠와는 많이 다르더군요. (일단 유황냄새가 안나요^^) 약간 덜 유명한 온천인가 봅니다. 노보리베츠에서 유카타 입은 사진을 안찍어놔서 여기서 찍어봤어요.

밤에 도착해서 호텔에서의 뷰를 못봤는데, 아침에 일어나서 창밖을 보고는 깜짝 놀랐습니다. 이런 곳이더라구요;;
찾아 보니 고마가타케라고 하는 곳인 것 같더군요. 저는 아무래도 여행하면서 아름다운 자연에 혹하는 편인 것 같아요. 언젠가는 꼭 홋카이도 동부여행을 하고 싶습니다^^;

이건 호텔을 떠나 하코다테역으로 돌아 오는 길에 찍은 것인데 오오누마겠죠?
역시 하코다테로 오는 길...

역전앞의 시장입니다. 일본 전통시장인가 본데 생긴건 우리 재래시장과 비슷하지만 안은 놀랍도록 깨끗합니다. 해산물을 파는 곳인데 별로 비린내도 안나요;;;


시장 입구에서 아이들에게 유리병에 든 우유를 사주고 저도 맛을 봤는데 우유가 정말 고소하더군요^^

하코다테역입니다. 여기서 아오모리로 가는 열차를 타고 열차는 해저터널을 통과한다네요.

해저터널은 어떨까 기대했는데.... 잠깐 조는 사이 지나가 버렸어요. 열차타는 시간은 엄청 길었는데....대부분은 매우 지루하게 육지에 있었고 터널은 정말 잠깐이었나 봅니다. 하여간 전 터널을 지나왔는지도 모르는 채로 아오모리에 도착했어요. 세계최장 해저터널이라던데 말이죠...;;;

공항에 가기 전에 토산품 전시관인가 하는 곳에 들렀습니다. 목적은 대충 점심을 때우는 것이었습니다. 라멘가게에서 하나씩 메뉴를 골랐어요. 전 돼지고기를 삶은 국물이 들어가는 라멘은 안되겠기에 메밀국수를 먹었어요. 그런데 다들 라멘보다 메밀국수가 더 맛나다고 하더군요. 조금 더 깔끔한 맛이어서 그런가 봅니다. 하지만 전에 닛코에서 먹은 메밀국수만큼 맛있지는 않았어요^^; 

토산품 (농수산품?) 전시관의 전경입니다. 신기한 삼각형 건물이에요. 바로 바닷가에 있어서 한참 아이들과 바닷바람을 쐬었지요.

마침 샤미센 연주가 있었어요. 현이 3개정도 되는 기타 비슷한 현악기인데 딱 일본스러운 소리를 내더군요. 꽤 재미있는 악기인 것 같습니다.

전시관 앞 바다입니다. 하늘도 맑고 푸르고 바다도 참 깨끗하더군요. 아무리 과자봉지 하나 찾아 보려해도 없더라구요.



그리고 마지막으로 아오모리 공항입니다. 아주 작은 공항이었지요.

이렇게 이번 추석연휴는 끝이 났습니다.

정말 수박겉햝기식의 홋카이도 여행이었긴 하지만 일단 대충 홋카이도라는 곳이 어떤 곳인지에 대한 감은 잡았습니다. 삿포로나 오타루는 겨울에 한번 가보면 좋을 것 같고... 다음엔 이렇게 한꺼번에 이것저것 정신없이 보는 여행이 아니라 차분하게 보고 싶은 것을 실컷 보면서 다니는 여행으로 가야겠어요. 원래 무리하게 움직이는 여행을 별로 좋아하는 편이 아닌데 돌아 다니느라 피곤한데다가 연휴 끝나자 마자 회사일이 몰리니까 정말 몸살날 지경이더군요. 

그건 그런데.... 언제 또 시간을 내서 여행을 갈 수 있을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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홋카이도 다녀온 이야기를 올려야지 하면서 시간이 꽤 흘렀네요. 연휴 끝나자마자 회사일이 몰리는 데다가 계속 피곤하더군요. 입술까지 부르터버렸어요. ㅠㅠ 그건 그렇고;;;

친정식구들과 함께 홋카이도를 다녀왔습니다. 아이들까지 모두 12명. 원래는 마카오로 가는 것이 어떠냐는 의견이 있었지만 홋카이도를 가보고 싶다는 제 의견이 적극 반영되어 그렇게 된 것이지요. 너무 인원이 많고 다들 바빠서 누가 여행스케줄 짤 사람도 없고, 여행비도 더 싸고 해서;;; 모여행사의 패키지에 끼어서 돌아다니게 되었는데...

떠나기 직전에 여행일정을 보니 참 터무니없는 여정이더군요. 일단 이동거리가 무지하게 많습니다. 거의 종일 차만 타고 다녀야 할 정도에요. 게다가 하코다테 공항에 도착해서 한바퀴 홋카이도 서남부를 돈 후;;; 마지막날엔 해저터널을 통해 아오모리 공항에서 이륙을 하는 일정. 하지만 어찌되었건 출발을 했습니다^^;;;

쫄쫄 굶고 하코다테공항에 도착하고 (입국하는데 줄이 정말 길더군요;;) 오오누마 공원으로 이동했습니다. 가는 길에 본 홋카이도의 첫인상은 일본답지 않게 여유로운 거리와 넓직한 쇼핑몰들이었어요. 하지만 역시 일본이라서인지;; 거리는 깔끔하고 깨끗한 느낌이더군요. 오오누마공원은 매우 큰 호수와 신기하게 생긴 화산이 있는 곳이지요.

공원 입구에는 박제된 곰들이 서있었는데, 공기좋고 아름다운 풍경이 펼쳐진 곳에서 살다가 인간의 손에 박제가 되어 버린 곰들이 상당히 안타깝더군요. 공원 안에도 박제된 동물들을 전시하는 가게 비슷한 곳이 있더군요. 꼭 저렇게 전시를 해놓아야만 하는지;;;


호수와 산의 전경입니다.

워낙 일정을 빡빡하게 잡다보니.... 한 곳에서 머무르는 시간이 정말 짧더군요;;; 곧바로 오오누마를 떠나 노보리베츠로 향했습니다.

버스를 타고 한참을 이동하는 동안 가이드 아저씨는 홋카이도에 대한 이야기는 거의 안하고 한일관계나 일본 전반에 관한 이야기, 역사이야기, 본인의 일본 에피소드 등만 잔뜩 이야기하더군요. 이 분의 이런 식의 "가이드"는 일정 내내 계속되었습니다만.... 소심한 우리 가족들은 그냥 괴로워만 하고;;;; 못들은 척하면서 며칠을 보내고 말았지요. 교묘하게 fact와 카더라식 이야기 그리고 구라(?)가 섞인 이야기들이었는데, 너무나 그럴듯하게 이야기를 하더군요;; 그것도 별로 쉬지도 않고 너무나 열심히;;;; 하여간 오오누마에서 노보리베츠까지 꽤 오랫동안 버스를 타고 가면서 창 밖에 보이는 풍경에 대하여 그 분이 한 말은 "저기 왼쪽에 바다입니다"가 전부;;;;

하여간 도착한 곳은 노보리베츠의 지옥계곡이었습니다. 일단 도착하니 유황냄새가 온 동네에 진동을 하더군요. 딱 계란 썩은 냄새. 땅에서 수증기가 폴폴 올라오는 것이 아래 사진에도 보입니다.


수증기가 올라오는 지점이 바로 여기인데 수온이 약 80도 정도 된다고 하더군요. 저녁이 되어서 날이 추워졌는데 손을 수증기에 올려 보니 따뜻했습니다만.... 아이들은 유황냄새 때문에 빨리 가자고 난리가 났습니다.  

노보리베츠의 온천호텔입니다. 다다미와 침대방이 같이 있었어요.

저녁을 먹고 동네 한바퀴 돌았는데, 아기자기한 기념품을 파는 가게도 많고 거리에도 귀여운 동물이나 도깨비 모양 석상들을 많이 만들어 놓았습니다. 하지만 가격은 후덜덜.... 더구나 꼭대기까지 치솟은 엔화 때문에 함부로 뭘 살 엄두가 나지 않았습니다. 아래는 몇가지 공예품들과 거리의 석상(의자?)들...




공예품을 파는 가게 앞의 나무 조각.

거리에서는 시간 맞춰서 공연 비슷한 것도 하던데;;; 대충 보다 말았습니다^^;;;;;

다음날 아침 출발하면서 찍은 노보리베츠의 도깨비상입니다. 마을 입구에 서있는데 크기가 엄청납니다^^

둘째날 도착한 곳은 시라오이 아이누 민속촌. 아이누에 대한 서글픈 이야기들을 전에도 좀 들은 탓에 어떨까 했는데 별로 그다지 그런 분위기는 아니더군요.

입구와 그 뒤에 서 있는 촌장상입니다. 저 동상도 엄청나게 큽니다;;;

민속촌에는 곰 우리가 있었어요. 4-5마리의 곰들이 각각 별로 크지 않은 철장에 갇혀 있었는데, 관광객들이 오면 다가와서 과자를 넣어 달라고 합니다. 100엔짜리 과자인지 사료인지를 한 봉지 사서 곰들에게 긴 파이프 (아래 사진에 서 곰이 입을 대고 있는 관)를 통해 줄 수 있습니다. 9살에서 20살에 이르는 나이의 곰들이 그다지 좋지 않은 환경에서 뭐가 들었는지도 모르는 먹이를 감질나게 받아 먹으면서 지내고 있는 것을 보니.... 음.. 과연 일본이 선진국인가 싶더군요.

곰 우리 앞에는 개 사육장이 있었는데, 개들은 곰들과는 달리 더 깨끗하고 잘 관리되고 있는 것 같았습니다. 나중에 어느 TV방송국 같은 곳에서 취재를 나온 듯 한데, 곰 말고 개를 찍더군요;; 아마도 뭔가 유명한 개들인가 봅니다. (가이드는 전혀 설명을 안해주기 때문에 알 수가 없....)

입구의 촌장상입니다. 꽤 크죠?

민속촌의 아이누집으로 들어가니 공연장이 있었습니다. 아래 사진의 아저씨... 완전히 개그맨이더군요. 한국말도 하고 일본말도 하면서 정말 재미있게 설명을 하는데, 가이드아저씨가 통역한다고 서있었지만 그다지 통역이 필요하지 않을 정도였습니다. 저 옷은 아이누 전통복장인데, 아침 9시부터 오후 5시까지만 입고 있다고... 업무시간이니까;; 하지만 간혹 5시 이후에도 입는 경우가 있는데... 그건 오바타임이라고 ^^;;;

천장에는 연어가 걸려 있습니다. 저렇게 해서 훈제연어를 만든다더군요.

공연 모습입니다. 소박한 공연이더군요.

아이누 민속촌을 떠나 영화때문에 많이 알려진 오타루로 향했습니다. 가자 마자 점심을 먹고.

오타루에는 창고를 개조해서 만든 건물이 정말 많았습니다. 식당도 그런 곳이 었는데 입구에 저렇게 고래 모형이 걸려 있었어요.

오타루운하 근처에 쭉 석조창고 건물들이 늘어서 있어요. 지금은 여러가지 아기자기한 가게들과 식당들, 유명한 과자점, 초콜릿 가게, 유리공예가게들, 오르골 전시장 같은 용도로 쓰이고 있는 것 같습니다.


오타루 거리에 있는 로카테이라고 하는 유명한 일본 과자점이에요. 회사 직원들에게 줄 과자를 좀 사야겠다고 들어갔는데 뭘 사야할 지 몰라서 대충 샀습니다. 나중에 일본에 사시는 플러스알파님께 들으니 버터샌드가 가장 유명하다는 군요. 음...;;;; 다음에 오타루에 가면 꼭 사야겠습니다^^;;




아래 사진 오른쪽에 보이는 건물이 오르골가게/전시장입니다.

오르골 전시장 문쪽에 전시된.... 용도는 잘 모르겠습니다;;

전시장 내부에요. 정말 수많은 인형들, 오르골들이 가득합니다. 고양이 장식품이 너무 너무 많아서 있는대로 다 사고 싶었지만;;; 도무지 감당이 안될 것 같아서 그냥 나왔습니다. ㅠㅠ


오타루에서 고작 한시간 남짓 구경을 하고 ㅠㅠ 삿포로 맥주 공장 견학을 갔어요. 오타루에 너무나 예쁜 가게들이 많아 아이들이 정말 좋아했는데 너무 짧은 시간이라서 아이들이 두고두고 불평을 하더군요. 시내 말고도 오타루 근처에도 볼 거리가 많을 듯 했지만;;;; 하여간 발길을 돌려야 했어요.

삿포로 맥주공장에서는 입구 이외에는 사진 촬영 금지.

입구에는 술의 신 박카스의 인형들이 술병과 함께 전시되어 있더군요.

공장 견학을 마치고 일인당 3잔씩 맥주를 시음할 기회를 주었어요. 아이들은 그냥 음료수를 마셨구요. 삿포로 생맥주가 맛나더군요^^;

공장 모형도입니다. 이렇게 사진으로 보니 뭐가 뭔지 모르겠군요;;

그리고 삿포로에 도착했습니다. 맨 먼저 간 곳은 시내의 오오도리 공원이었습니다.
아래 사진은 텔레비전탑이던가? 음.. 오오도리 공원과 연결되어 있습니다;; (벌써 기억이 가물가물) 손가락으로 잡아봤습니다^^

삿포로 시내의 쇼핑몰입니다. 요즘엔 이런 식으로 몰을 꾸며놓은 도시들이 많은 것 같아요.

관람차도 있고;;;

호텔에서 저녁을 먹고 삿포로역으로 산책을 나왔어요. 거대한 쇼핑센타와 백화점들이 역사와 이어져 있더군요.

다음날 아침 남편은 혼자 홋카이도 대학으로 산책을 다녀왔다고 하네요. 전 피곤해서....;;



저희가 묵었던 게이오 플라자 호텔입니다.

셋째날 일정은 구 도청사에요. 우리 가이드 아저씨는 역시 대충 얼버무리고 입구에 내려 주시더군요. 안에 들어가던 말던 맘대로;;; 안에 들어갔는데 러시아 물품들이 잔뜩 전시되어 있는 곳이 있더군요. 이건 뭔가 했는데 방 한구석에 "북방영토 반환" 서명용지가 있습니다. 흠... 어쩐지 러시아 물품들이 있더라니요....;; 훗카이도 사람들에게는 러시아 영토로 되어 있는 섬들이 돌아 오면 꽤 이득이 되나 봅니다.

목조건물인듯 한데... 어쩐지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의 스칼렛 오하라가 살았을 법한 느낌이 나더군요. (홋카이도인데 말이죠 ^^;;)

그리고는 유명한 시계탑을 갔지요. 왜 유명한지는 잘 모르겠는데.... 정확한 시간으로 유명하다는 말이 있더군요. 음..

시계탑을 끝으로 삿포로는 바이바이... 도야호수로 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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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부터 어두컴컴해진 하늘이더니 퇴근길엔 비가 쏟아지고 있었다.

차가 잔뜩 밀리는 지루한 퇴근길이었는데 반포대교를 건너다 남쪽 하늘을 보니 흐리멍덩한 저녁 하늘에 선명한 무지개가 떠있었다. 완전한 반원을 이루고 있는 무지개였는데 급하게 찍어 본 사진엔 잘 나오지 않은 것 같다. ^^












iPhone 에서 작성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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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댁식구들과 같이 제주도에 다녀왔다. 3박4일이긴 한데, 늦게 예약을 한 탓에 비행기시간이 그다지 좋지 않아서 첫날은 늦게 도착하고, 마지막날은 아침 일찍 출발해서... 실제로는 2일 밖에 안되는 시간이었다. 

12명이나 되는 식구들이 다니는데다가 시간도 짧고 어린 아이들도 있어서 많은 것을 볼 수 있는 시간은 아니었긴 하지만 그래도 처음으로 시댁식구들 모두와 같이 다녀왔다는데에 의의를 두어야 할 듯...

첫날 도착해서 묶은 펜션. 예약이 워낙 늦어서 호텔이나 콘도는 잡을 수도 없었던 모양이다. 그래도 펜션들 시설이나 경관이 꽤 괜찮은 듯 했다. 첫날 묶었던 곳은 제주시에서 멀지 않은 곳이었는데, 아기자기하게 꾸며놓은 통나무집이었다. 


펜션 마다 대형견들을 키우고 있었는데... 첫날 만난 애들은 중국에서 온 챠우챠우종이라고. 날도 더운데, 긴털에 좁은 우리에 있는 모습이 안쓰러웠다. 

저녁은 싱싱한 회. 제주산 해물이 맛난 곳이었는데, 먹느라 바빠서 사진은 거의 못 찍었다.

펜션에서 키우는 병아리. 

이튿날엔 한림공원에 들러서 이것저것 구경하고 쌍용굴과 협재굴도 구경. 그렇게 더운 날씨에도 굴 속은 시원하다 못해 춥기까지 하더라. 종일 굴에서 놀고 싶었다.ㅠㅠ

아래는 한림공원에 있던 거북이. 꽤 많은 파충류, 조류 동물들이 있었는데, 충분한 서식공간이 갖추어져 있지 않아 보여서 역시 마음이 좋지 않았다. 여긴 본격적인 동물원은 아니지만, 이런 곳까지 포함해서 모든 "동물원"이라는 곳에 대해서 요즘 다시 한번 생각해 보고 있는 중....;


오후에는 두번째 숙소로 이동하고, 아이들을 위해 해수욕장엘 갔다. 정말 너무 더워서... 어딜 돌아다니거나 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었다. 저녁은 흑돼지를 먹으러 간다기에.... 나는 펜션에 남아서 수영복 빨래를 했다;;; 포유류와 조류는 안먹기로 했으니까. (그런데, 그래서인지 요즘 너무 많은 어류와 연체동물, 갑각류 등을 먹어치우고 있는 듯...;; ㅠㅠ) 

다음날은 마라도행. 회사에 좀 급하게 돌아가는 일이 생겨서 제주에 노트북을 챙겨왔으나, 랜선이 없는 데다가 공항 이외에는 와이파이가 되는 곳도 없어서 아이폰으로 회사 이메일을 계속 확인하고 있었는데... 마라도에 가는 길에 또 전화가 와서 긴급미팅이 잡혔으니 콜인하라고 한다;; 마라도 가는 배편에서 멀미에 복통에 시달리다가 간신히 섬에 도착해서는 선착장에서 30분간 전화로 미팅에 들어가야 했다. ㅠㅠ 

제주도의 바다색은 신기하다. 짙은 남색이다가 보라색이다가 어느 곳은 쪽빛이기도 하다. 정말 파란 하늘에 솜사탕같은 흰구름에 그 오묘한 바다를 바라 보면서... 짜장면집이 모여있는 마라도 시내(?)를 바라보며 그렇게 전화만 하다가;;; 다시 배를 타고 제주로 나왔다. 

식구들은 차를 타고 마라도를 한바퀴 돌았는데... 뭐 딱히 인상적이지는 않았던 듯..?

배타는 곳에서...

사진기를 안챙겨서... 아이폰으로 대충 찍은 사진들이다. ㅎ


요건 다시 제주로 돌아왔을때 찍은 해안의 돌들. 현무암인데 파도에 닳아서 동글동글해 졌다. 검은 현무암이 동글동글해져서 바닷물에 적셔진 모습이 귀여웠다. 


점심을 먹고 조카들이 돌고래쇼를 보고 싶다고 해서 찾아갔는데, 음.... 원숭이와 바다사자, 돌고래가 차례로 나오는 쇼였다. 매우 영리하고 인간과 교감을 할 수 있는 동물들인데 바로 그 이유 때문에  앞의 넓은 바다 대신에 좁은 우리에 갇혀서 살아야 한다는 것이 서글펐다. 하루 3-4회의 공연을 하고 그것을 위해서 훈련도 받아야 하는 그 아이들의 삶과 자연상태에서 끊임없이 생존의 위협을 받아야하는 그들의 동족들의 삶... 둘 다 그다지 행복하게 생각되지는 않았다. 정말 예쁘고 착하고 똑똑한 아이들이었는데... 과연 몇살까지 공연을 할 수 있을지, 그리고 더 나이가 들거나 병이 들면 어떤 운명이 될지도 걱정이 되었다. 


숙소에 있는 개들. 모두 4마리인데 손님들이 있기 때문이겠지만 묶어서 키우고 있었다. 말도 못하게 더운 날이었는데 저 얇은 슬라브 지붕이 만드는 그늘이 유일하게 햇빛을 피할 수 있는 공간이었다. 얘네들도 참 이쁘게 생긴 아이들이었다. 

숙소 앞에는 작은 마당이 있고 바다까지 탁 트여있었다. 전망은 정말 좋았다. 날씨가 맑으니까 멀리 마라도와 가파도가 꽤 선명하게 보였다. 마라도의 건물까지 보일 정도.


숙소가 있는 마을에 있던 자그마한 커피집. 저녁을 먹고 팥빙수를 먹으러 갈 예정이었는데, 급한 사정으로 가게문을 일찍 닫는다는 메모가 붙어 있었다. ㅠㅠ 어쩐지 꽤 근사한 커피향을 맡을 수 있을 것만 같았는데 말이다. 

커피집 위의 여섯난장이 인형.

마을 항구와 저녁 바닷가.



저녁에는 동네 아주머니들의 해녀 (잠녀) 공연이 펼쳐졌다. 구성진 '이어도 사나' 같은 제주민요와 해녀들의 춤이 소박하지만 정답게 느껴지는 공연이었다. 무료공연인데, 공연 말미에는 관객들에게 사탕도 던져 주시고... 누구나 참가할 수 있는 노래방까지...; 우리는 공연만 보고는 숙소로 돌아왔다. 


펜션 주인아저씨가 시아버님과 동갑이라고 하시더니, 마지막날 밤에는 돌문어를 한 접시 가지고 오셔서 다 같이 술을 한잔씩 하셨다. 젊은 사람들이 주로 찾는 펜션일 듯 한데... 아마도 주인아저씨는 이렇게 부모님들과같이 가족단위로 여행하는 사람들이 오면 반가우신 모양이다. 

돌아 오는 날은 아침 일찍 나서서인지 그렇게 덥지는 않았는데, 점점 강해지는 햇살이 만만치 않아 보였다. 내내 마치 열대지방에 있는 것처럼 뜨거운 태양과 스콜이 오락가락하는 날씨였다. 여름에 제주를 가본 적이 없어서 이렇게까지 더우리라고는 예상을 못했었다. 서울로 돌아 오니 비가 조금씩 내렸고... 그러다가 퍼붓고..ㅎㅎ 그래도 서울이 제주보다는 시원한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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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슨도 그만두고, 연습도 팽개치고 있는 와중에.... 바로크 앙상블이 드디어 시작을 해버렸다. 첫 연습은 놀러 가느라 못가고;; 두번째 연습부터 참가했는데, 강선생님과의 앙상블 연습이 매우 즐겁다. 문제는 레슨도 연습도 안하고 푹~~ 쉬고 있느라 같이 엉망인 내 실력..ㅠㅠ

그건 그렇고, 앙상블에서 바로크활을 써봐도 괜찮겠다라는 이야기를 듣고 일단 대국산 활을 하나 사봤다. 대국산 활을 미국가게에서 사는 쎈스;;; 재질은 페르남부코이나 가격은 세관을 무사통과할 만큼 저렴하다. 미국 독립기념일 주말을 지나...  한 보름 정도 걸려서 오늘 배송 완료. 

일단, 집에 오는 모든 택배를 검열해 주시는 우리집 냥님들.. 활에서 무슨 냄새가 난다는 것인지... 계속 코를 들이 대고 있었다.


고양이 제거(?) 후 찍은 사진. 아직 비닐로 포장이 된 상태.








들고 찍은 활 팁부분. 모던활처럼 상아로 된 팁부분이 없다.

이건 모던활과의 비교샷. 찬조 출연은 핑켈 실버활;;

또 몰려 드는 냥이들;;;;


팁쪽 끝부분 비교.


프로그쪽 끝부분 비교


활털에 송진을 열심히 바르고... 모던활처럼 끝부분을 잡고 ㅠㅠ (좀 윗부분을 잡아 보려고 했으나 영... 쉽지가 않다) 조금 연습을 해보았다. 생각보다 탄력이 있지만 확실히 (활대의 모양 때문인지) 가벼운 소리가 난다. 일단 활 무게도 꽤 가볍고. 스네이크 우드로 만든 활과 어떤 차이가 있을지 궁금하기도 하다. 다음 연습시간에 가져가 봐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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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kr.news.yahoo.com/service/news/shellview.htm?articleid=2010062321434550507&linkid=4&newssetid=1352

아마도 학부 2학년때 였을 것이다. 김수행교수님 강의를 들었었는데, 아마 반은 빼먹었던 것 같다. (공부는 전공과목이건 아니건 다 재미없었던 시절...ㅠㅠ) 김교수님 강의도 사실은 전공선택이긴 했는데.. 그래서 더 빼먹었던가? ㅎㅎ 하여간 과목을 불문하고 강의실에 들어가는 걸 무지 싫어했던 시절이었다. 그때가 국내에 처음으로 정식으로 번역된 '자본론I'이 나왔을 무렵이기도 하다. 지금 돌아보면 참 아까운 시절이다.

김세균교수님도 증언을 하신다니 시간만 맞으면 가보고는 싶은데;;; 김세균교수님 강의도 들었던 것 같긴 한데... 맨날 강의를 빼먹고 다니던 시절이라서 기억이 가물가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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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도 월드컵도 별로 좋아하지 않아서, 회사에서 3D로 단체관람을 한다고 해도 신청 안하고 있었다. 저번 그리스와 경기할 때에도 도윤이 친구 생일잔치에 갔다 오느라 골 넣는 것은 하나도 못봤고; 뒤늦게 남편과 지윤이가 있는 반포 플로팅 아일랜드에 가봤더니 오... 분위기가 장난이 아니더라. 

여하튼... 회사에서 신청한 직원이 아주 많지 않아서 직원 가족에게도 선착순으로 자리를 준다길래, 신청을 해봤다. 남편은 3D로 보는 것이 어떨지 궁금해했고, 아이들은 축구보는 분위기가 영 신나는 듯. 

일찍 퇴근해서 아이들 데리고 나서려다가 문득 페이스페인팅용 색연필이 어딘가에 있었던 것이 생각나서 볼에 태극무늬를 그렸다. 옆 쪽 고양이 수염은 애교^^;


극장 안. 스낵과 맥주가 제공되었고... 
(극장 밖 코엑스 주변은 난리도 아니었다. 전철은 삼성역에 서지도 않고;; )

회사에서 찍어준 폴라로이드 사진을 책상에 놓아봤다. 

요건 돼지가 아니라 고.양.이. 라고 도윤이가 이야기했다. 도윤이가 학교에서 만들어 온 메모꽂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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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폰 3Gs

끄적끄적/그 외 2010. 6. 15. 21:53
다음달이면 아이폰 4가 출시되는 마당에... 8월이면 회사폰도 2년이 되어서 바꿔야하는 마당에...
꽁폰에 눈이 멀어서 3Gs를 질렀다. KT가 가격을 인하한데다가 대리점이 떨이차원에서 아예 할부금을 없애준다고 하길래... 

뭐.. 사실 아이폰4가 나와도 1-2년 있으면 또 그 다음세대폰이 나올 것이고; 전자제품이라는 것은 사자마자 구형이 되는 것이 진리이니.... 그냥 지금 싼 것 사는 게 낫겠다 싶었다 ^^; 

그나저나 전화 2대를 들고 다녀야 할 듯; 요건 수신 및 인터넷 전용. 회사전화는 발신전용;;; 개인명의 전화가 생기니까 휴대폰결제가 가능하게 되어서 기쁨...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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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티스토리로 돌아왔다.

첫번째 이유는 회사에서 텍스트큐브 블로그 스킨이 다 깨져 보인다는 것.
두번째 이유는 텍스트큐브가 블로거닷컴과 합해지기로 했기 때문에 언제 텍스트큐브 블로그 서비스가 종료할지 모른다는 것.

어쨌건... shubbi.net이라는 주소로 호스팅을 해줄 수 있으면서 설치형 블로그를 지원하는 서비스를 이용하는 것이라서 어느 쪽을 사용하던 큰 차이는 없을 듯하다. 여러가지 이유에서 구글을 사용하려고 했는데, 그리고 나름 구글의 서비스를 꽤 좋아하는 이용자인데 여러가지로 기대에 못미치는 점이 발견되는 것이 아쉽긴 하다.

하여간, 티스토리로 다시 복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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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낙 보안에 목숨을 거는 회사이긴 하지만... 개인 메일이나 게임사이트 같은 곳을 제외하고는 많이 막아 놓지는 않았었는데 오늘 회사를 가보니 좀 많이 달라진 것 같다;;

 

일단 내 블로그에 들어가려면 사번과 회사 비밀번호를 넣어야 한다. 내 텍스트큐브 블로그 뿐만 아니라 알려지지 않은 웹사이트들 또는 개인 웹사이트 등에 들어갈 때는 무조건 확인을 거쳐야 하는 모양인데, 개인 목적으로 인터넷을 쓰는 것을 회사에 공지하고 싶지 않은 다음에야 사번과 비밀번호까지 넣어가면서 블로그에 접속하고 싶은 사람은 없을 듯...; (그래도 사번과 비밀번호를 넣어서 확인해 주면 연결이 되는 것 같다. 이준구교수님 사이트도 본인 확인을 거치니까 연결이 되기는 하더라;;;)

 

확인차 여러 사이트에 가보았는데, 일단 네이버는 된다. 하지만 네이버에서 보여주는 광고들은 모두 깔끔하게 "Forbidden"이라고 처리되어 있다. igoogle도 들어가 지기는 하지만 가젯 중에서 게임이나 메일 등은 역시 Forbidden. 다음이나 야후 등의 포털은 가능, 하지만 포털에서 신문사로 넘어가면 상당부분 다시 사번과 비밀번호를 확인하라고 한다. 다음 카페는 Forbidden.

 

그나마 네이버 카페가 되는 것을 다행으로 여겨야 하는 건가 싶다. ㅠㅠ 이제 해결책은 아이폰이나 안드로이드폰 밖엔 없는 것인가.....ㅠㅠ

 

(얼마 전부터는 회사에서 USB사용도 금지되었고;;; 메일 첨부로 나가는 모든 파일이 서버에 기록된다. 그래... 회사에서는 일만 해야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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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주째 만사가 귀찮아서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서 시간만 죽이고 있었던 듯... 그래도 워낙 주위환경이 다이내믹해서 주변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소화해내려면 그 정도는 무기력해져 있어야 했다....라는 변명을 해본다;

일요일 오후, 생각해 보니 음악회에 가기로 했었다. 느릿느릿 무기력해진 몸을 일으켜서 집을 나섰다. 일요일이라 그런지 차가 전혀 막히지 않아서 15분만에 엘지아트센터에 도착;; 역시 느릿느릿 움직여서 표를 찾고 주차권에 도장을 받고 프로그램을 사고 등등..... 현악사중주 만큼 흥미진진한 것도 없다라는 생각을 종종하곤 했는데, 이상하게도 그날은 아무런 기대도 설레임도 들지 않았었다.

공연 시작 전 장내 방송으로 휴대폰을 꺼달라는 안내가 나왔는데 무심코 듣다가 실소를 했다. 공연 중 작은 휴대폰 진동소리와 불빛도 연주자에게 "시련과 좌절"을 안겨줄 수 있다고 주의해 달라는 내용. 엘지아트센터의 유머감각이 향상된 듯. ^^
 
에머슨 쿼텟의 악기는 지그문토비치 제작의 악기들이라고 프로그램에 나와있었다. 어렴풋이 그런 이야기를 들었던 기억이 난다. 소문이 자자한 당대의 명장 지그문토비치의 악기를 쿼텟으로 들을 수 있는 기회로군.. 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유진 드러커는 1686년 스트라드도 가지고 있고 로렌스 더튼도 만테가짜의 비올라을 가지고 있다고 되어 있어서 사실 당일 연주한 악기가 어느 것이 었는지는 잘 모르겠다;; 느낌상.. 드러커와 더튼 모두 지그문토비치로 연주한 것 같은데... 확실치는 않다.)

 

 

 

연주는 모차르트의 불협화음으로 시작되었다. 음... 이게 모차르트가 맞는가 싶은 생각이 살짝살짝 드는 연주다. 뉴요커가 연주하면 모차르트는 이렇게도 되는구나. 아니면 내가 모차르트를 너무 편향되게 듣고 있었던가...?

 

이어지는 곡은 편안한 드보르작의 아메리카. 체코인이 보는 아메리카라기 보다는 너무나 미국적인 아메리카다. 하지만 정말 맛깔나게 연주한다. 특히 비올라와 첼로의 저음부가 매력적이었다. 첼리스트 데이비드 핀켈은 음악가라기 보다는 영화에 나오는 5-60년대 미국 사업가 같은 외모로 (아마추어 첼리스트 같은 외모라는 말...) 멋진 연주를 들려 주었다. 눈이 보는 것과 귀가 듣는 것이 서로 매치되지 않아서 신기한 느낌이 들었다. ㅎㅎ

 

2부의 쇼스타코비치는 악장간 간격이 없이 다섯 악장이 이어서 연주되었는데 딴 생각이 들 틈이 없을 정도. 분명히 4명이 연주하는데 내가 듣고 있는 음악은 오케스트라의 느낌이었다. 더구나 쇼스타코비치의 독특한 리듬감과 멜로디를 "신나게" 살려내는데... 이것도 너무 미국적인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그것은 그대로 또 좋았다. 쇼스타코비치 연주에서도 비올라와 첼로는 상당히 인상적인 연주를 들려 주었다. 두 바이올린도 때로는 파워풀하게 때로는 부드럽게 꽤 까다로와 보이는 테크닉을 소화하면서도 딱 그들의 쇼스타코비치를 들려 주었다.

 

악기소리는 바이올린들 보다는 비올라와 첼로 쪽이 더 좋았다. 드러커의 바이올린은 가끔씩 g현 하이포지션에서 버징소리를 냈던 것 같은데, 그것이 의도적인 것인지 잘 모르겠다. 필립 셋처의 연주가 더 부드럽게 느껴졌고 드러커의 악기는 조금은 성마른 느낌이었다.

 

관중들의 호응에 이어진 첫 앵콜곡은 드보르작의 사이프러스를 쿼텟을 위하여 편곡한 곡이었고 두번째는 놀랍게도 베토벤 라주모프스키 3번의 피날레였다. 으윽... 이걸 앵콜로 해주리라고는 전혀 상상도 못했는데 말이다. 더구나 노친네들이 이렇게나 빠른 속도로 이렇게나 파워풀하게 연주를 해주다니.... 앵콜까지 다 듣고 나니 계속 나를 괴롭히던 무기력증에서 상당히 회복된 느낌이 들었다... 진짜로.

 

연주를 보면서 에머슨 쿼텟은 매우 미국적인 (그것도 상당히 이스트코스트적인) 음악가들이라는 생각이 들었는데, 그래서인지 어째 그 사람들이 연주하러 여기 와 있는 것이 아니라 회사 일로 여기 와 있고 곧 미팅을 해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이 자꾸 들었다. ㅠㅠ 왜 그런 느낌이 자꾸 들었는지는 잘 모르겠는데, 아마도 최근에 내가 미국인 연주자들을 본 적이 별로 없어서 그런 것인지도...;;

 

 

프로그램

 

MOZART: Quartet in C Major, K 465 Dissonant 
DVORAK: String Quartet in F Major, Op. 96 (American) 
***INTERMISSION*** 
SHOSTAKOVICH: Quartet No. 9 in E-flat Major, op. 117 
 
앵콜
 
1. 드보르작 "사이프러스" 중 3번째곡 Andante con moto 
2. 베토벤 현악4중주 Op.59 No.3 중 제4악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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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간 꾸준히 해오던 레슨을 일단 중단했다. 이유는 몸이 너무 힘들어서...

 

몇달전부터 아프던 목이 너무 심해져서 한의원도 가보고 정형외과도 가봤으나, 별 차도가 없고.  종일 모니터를 보고 일하는데다가 집에 가서도 컴퓨터를 자꾸 보게 되어서 그런 것인듯하다. 그러다가 바이올린 연습을 하면 목이 더 아파지고...

 

왼손 엄지 손가락도 꽤 오래 전부터 아프던 것이었는데, 최근에 심해졌다. 정형외과에 가보니 살짝 삔 것처럼 보인다고;; 예전에 노트북에 달린 빨콩마우스를 하도 써서 그런 것인지... 아니면 힘을 빼야할 왼손으로 악기 넥을 너무 꽉 잡고 있어서 그런 것인지... 알 수 없지만 어쨌건 통증이 좀 심해졌고...

 

올해 들어서부터, 비염도 심해지고 결막염에 안구건조증도 좀 있고 (이건 고양이 알러지인듯;)...; 어째 온 몸이 골골한다. 한 군데 심하게 아프면 어떻게 병가라도 내보겠는데, 살짝살짝 여러군데가 시원찮으니..... 아무래도 노환인가....;

 

하여간... 연습하는 것도 힘들고, 레슨받는 것도 힘들고, 일단 좀 쉬면서 몸을 회복시켜야 겠다는 생각이 든다. 물론.... 레슨을 중단하는 것보다 회사를 중단하는 것이 훨씬 끌리는 옵션이기는 한데;;; 그러면 먹고 살 길이 막막해지기 때문에..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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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에 오기로 했다가 내한이 취소되었던 이 트리오의 공연이 1년 반이 지나서 다시 기획이 된 모양이다. 당시에도 예매를 했다가 꽤 실망을 했었기 때문에 이번엔 꼭 봐야지 하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그런데 어쩌다보니 22일에 여러 가족들과 같이 가는 여행일정이 잡혀 버렸다. 좀 고민을 했지만, 공연 시간도 이르고 해서 끝나자 마자 열심히 가면 저녁시간엔 도착할 수 있을 것 같아 그냥 공연을 보는 것으로 강행하기로 했다.


사실 트리오 멤버 중 대중적인 인기는 아마도 엠마누엘 파위 (파후드)가 가장 높을 지도 모르겠지만, 나에겐 그보다는 트레버 피녹경과, 유러피언 브란덴부르크 앙상블과도 내한했고 (그 때도 피녹경과 함께) 또 계몽시대 오케스트라와 같이 내한해서 정말 인상적인 연주를 보여주었던 첼리스트 조나단 맨슨, 이 두사람이 관심의 대상이었다.


그런데, 피녹과 맨슨이 바쏘 콘티뉴오를 담당하는 플룻 소나타를 연주할 수 있는 플루티스트란... 역시 굉장한 연주자로군... 이라는 생각은 첫 곡이 시작되자 마자 들었다. 부드러우면서도 명료한 그야말로 천상의 소리라고 할 수 있는 플룻 소리가 연륜과 안정감이 가득찬 하프시코드와 첼로와 같이 어우러졌다. 시대악기 연주자들과 함께 하는 연주여서인지 은빛나는 모던 플룻으로 마치 트라베르소에서 나올 법한 부드러운 음색 (그러나 역시 화려한)을 만들어 내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전반부에는 피녹의 하프시코드 독주와 파위의 플룻 독주 연주가 있었는데, 피녹이 연주한 헨델의 샤콘느와 변주가 꽤 마음에 들었다 (원래 하프시코드 독주를 그다지 좋아하는 편은 아님^^;;) 후반부 맨슨의 무반주 첼로 모음곡 1번도 괜찮긴 했지만 나에겐 1034번과 1035번에서 앙상블과 함께하는 첼로가 어쩐지 더 마음을 끌었다.


앵콜은 파위의 플룻 기량을 마음껏 보여주는 두 곡. 같이 공연을 본 도윤이는 첫 앵콜곡인 바디네리가 가장 좋았다고 ^^;


전날 쓸데없는 과음으로 인해;;; 두통도 좀 있고 컨디션이 좋지 않았기 때문에 충분히 즐기지 못한 것 같아서 약간 아쉽긴 하지만, 확실히 놓쳤다면 엄청 아쉬울뻔한 공연이었다.


프로그램

 

J.S. BACH, Flute Sonata in E minor, BWV 1034
HANDEL, Chaconne and Variations in G major, HWV 435 (Harpsichord solo)
TELEMANN, Fantasie No.9 in E major,  TWV 40:10 (Flute solo)
J.S. BACH, Flute Sonata in B minor, BWV 1030

Interval

J.S. BACH, Flute Sonata in E flat major, BWV 1031
J.S. BACH, Suite No. 1 in G major, BWV 1007 (Cello solo)
J.S. BACH, Flute Sonata in E major, BWV 1035


앵콜곡

J.S. BACH, Badinerie from Suite BWV 1067

Vivaldi, Flute Concerto "Il gardellino" RV 428 2악장


출처: 크레디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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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인 특가로 구입해서 화요일에 배송을 받았습니다만, 이제야 사진을 올려 봅니다. 할인가에 온라인 서점의 포인트와 쿠폰 등을 이용해서 꽤 저렴하게 샀어요.

 

일단 커버. 요건 별매품인데 디자인이 그다지 마음에 들지는 않습니다. ㅠㅠ 전자잉크가 보이는 액정이 약해서 커버는 필요하다고 하더군요. 좀 이쁜 디자인이었으면 좋았을텐데 말이죠..;;

 

처음 전원을 키면 3초 정도 후에 보여지는 부팅화면입니다. 저 그림 책 읽는 아가씨 옆에 고양이가 있었으면 딱 좋았을텐데 말이죠...^^

 

그리고 보여지는 첫 화면. 전 원래 들어 있던 epub파일들 (한 4-5개 정도) 말고 이런 저런 이북 텍스트 화일들을 넣어 봤습니다. 어디서 구했는지는 묻지 마세요...ㅠㅠ

 

저희 남편 것과 비교... (랄게 뭐 있겠습니까. 똑같은데..;;;)

 

커버를 열면 손을 끼우도록 되어 있는 밴드가 있습니다. 뒤로 접어서 손을 넣으면 된다는군요. 페이지원은 만화책으로 변신....;;

 

만화책을 보는 경우....;

 

좀 더 자세한 근접샷. 텍스트 파일입니다.

 

영어 책의 경우... 더 작게 볼 수도 있긴 합니다만... 눈이 침침해서..ㅠㅠ 영어만 보면 눈이 침침해진다는...;;;

 

요건 살 때 끼워 주는 메밀꽃 필 무렵.

 

다른 책.... 역시 텍스트 파일.

 

이건 epub 파일입니다. 구입하는 이북이죠.

 

두께는 얇습니다. 아이폰 정도...? 손이 작아서 그다지 얇게 보이지 않을 수도.... 10살짜리 도윤이의 손입니다^^;;

 

뒷면.

 

스크린세이버 화면과 라라 엉덩이;;; 스크린세이버 화면은 바꿀 수 있다는데 어떻게 바꾸는지는 모르겠네요..;;;;

 

라라와의 크기 비교샷...;;

 

커버 냄새를 맡는 울 라라....

 

핸드폰과의 크기 비교.

 

두께 비교. 핸드폰이 더 두껍네요. 폴더형이라 그런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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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 출시되는 전자책 단말기 페이지원입니다. 시제품을 봤는데, 디자인이나 성능이 그럭저럭 괜찮습니다 ^^;
저렴한 가격으로 전자책시장을 확대하는데 1차적인 목표를 둔 것으로 보이는데요. 그래서인지 쿼티자판이나 wifi등의 기능은 없습니다. 즉, 딱 책만 읽는데에 집중할 수 있는 것이지요^^ 그러나, 나중에 wifi 기능을 탑재한 크래들을 출시할 생각도 있는 것 같습니다. 일단 가볍고 작아서 좋은 것 같습니다.

가격대는 20만원대 초반으로 결정된다고 합니다. Yes24에는 234,000원으로 나와 있는데, 아마 초반에는 쿠폰 등으로 조금 더 가격이 내려가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다른 전자책단말기에 비해 10만원-15만원 정도 저렴한 가격입니다.

시제품에 대한 리뷰와 동영상들이 속속 올라오고 있어서... 무지한 저의 리뷰는 생략하고 아래 링크로 대체합니다.


머니투데이의 출시관련 기사:

예스24에 나온 광고문안과 사진:

여기 말고 알라딘, 리브로, 영풍문고, 반디앤루니스 등에서도 판매를 할 예정이라고 하네요.

이벤트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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