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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공부/연습하기'에 해당되는 글 51건

  1. 2014.07.15 모던한 세상에서 바로크식으로 살아가기...? 2
  2. 2014.04.10 두번째 바로크오보에 레슨 3
  3. 2014.04.04 첫 바로크오보에 레슨
  4. 2010.12.07 첫 오보에 레슨 14
  5. 2010.05.25 레슨중단 13
  6. 2009.12.29 2009년 마지막 레슨 2
  7. 2009.11.28 it's not about how well you play, it's how you feel about what you play
  8. 2009.11.23 뒤포르 정기연주회 사진.. 4
  9. 2009.11.22 뒤포르 정기연주회
  10. 2009.11.16 에바피라찌 10
  11. 2009.11.09 제9회 바이올린친구되기 정모 6
  12. 2009.10.23 호흡 8
  13. 2009.10.06 오랫만에 적어 보는 레슨일지 4
  14. 2009.08.31 아... 겹음... 5
  15. 2009.07.08 앙상블 연습 2009년 7월 4일 10
  16. 2009.06.22 넋두리
  17. 2009.06.17 3주 만의 앙상블 연습 (6월13일 토)
  18. 2009.05.22 앙상블 연습, 레슨 2
  19. 2009.03.23 메종드라뮤지크와 코르다앙상블 9
  20. 2009.03.22 제1회 노관객 연주회 2009년 3월 21일 2
  21. 2009.02.23 앙상블 연습 다섯번째 2009년 2월 21일
  22. 2009.02.22 No 관객 콘서트 시리즈 첫번째 공연
  23. 2009.02.10 앙상블 네번째 연습 2009년 2월 7일 2
  24. 2009.01.23 세번째 앙상블 연습 2009년 1월 22일 2
  25. 2009.01.11 앙상블 연습 두번째. 2009년 1월 10일 2
  26. 2008.12.23 앙상블 첫 연습 2008년 12월 22일 4
  27. 2008.09.03 오늘 레슨 2
  28. 2008.08.30 오래간만에 써보는 레슨 & 오케스트라 연습 일지
  29. 2008.04.20 TVO 2008 봄 연주회... 8
  30. 2008.04.15 테헤란밸리오케스트라 2008 뮤직 페스티벌 (4월19일 토 오후5시)

바로크 연주법은 모든 음을 다 아름답게 연주하지 않는다. 업보우에서 그냥 활 가는 대로 거친 소리를 내고, 중요하지 않은 음은 '0'으로 표시하고 정말 중요하지 않게 연주한다. 그런데 왜 그 음악이 아름답게 들릴까? 하나 하나의 음을 모두 반들반들 윤이 나게 연주하는 모던 음악에서 보다 더 가슴에 와 닿게 느껴지는 이유는 그게 훨씬 더 '현실'적이기 때문이 아닐까라는 생각을 해본다.

 

회사가 문을 닫게 생겼는데 또는 부서가 통폐합이 되어 당장 실직을 걱정해야 하는데, "긍정"의 힘을 믿자고 하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 물론 긍정적으로 세상을 보는 건 아주 중요한 일이지만, 그 긍정은 현실에 기초한 비판적 긍적이어야 한다. 그런데, 긍정적인 것이 도를 지나치면 긍정이데올로기가 되는 듯하다. 긍정이데올로기를 팔면 돈이 되고 이익이 되는 사람들이 존재하기 때문이지 않을까.

 

회사나 학교나 조직에서는 늘 리더쉽 교육을 강조한다. 리더쉽을 길러야 성공할 수 있다는 둥... (그 성공이라는 게 뭔지 정의하고 말하라구...) 학생들, 신입사원들은 리더의 강연을 듣고, 리더들이 쓴 글을 읽으면서 그들처럼 되려고 애쓴다. 그리고 그 '리더'들이란, 잘 나가는 회사의 CEO거나 임원들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리더쉽의 덕목으로 빠지지 않는 것이 추진력이거나 긍정의 힘인데, 나는 아무리 생각해도 그게 왜 일반적으로 받아들여지는 덕목인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

 

자, 비판은 해봤자 너에게 도움되는 것은 없다구. 어차피 세상은 힘있는 사람들의 것이니 그들과 같아지려면 일단 세상을 받아들여봐. 네 능력으로는 그들과 같아지지는 못하더라도 최소한 피해를 보지 않고 적당하게라도 살려면 그들의 가치관에서 바라봐야 한다니까. 비판이나 비난... 은 물론 안되고, 현실을 너무 현실로 바라봐도 너에게 도움이 될 것은 없어. 부정적인 생각으로 이어져봐야 너만 우울해지고 너만 힘들어지는 거라니까.

 

이런 생각이 밑바탕에 깔려서, 학생들은 왜 내가 이렇게 선행학습으로 사교육으로 인해 고통을 받아야 하는지에 대한 생각을 멈추고 조금이라도 점수를 더 받기 위해 학원 과외 독서실 뺑뻉이로 살게되고, 직장인들은 말도 안되는 야근이고 부당한 대우여도 그냥 참고 '긍정'하며 산다. 그리고 역시 '긍정'적으로 사는 것이 맞는 것이라고 또 생각을 한다, 리더의 글을 읽으며, 또 각종 힐링 강연을 들으며.

 

모던 음악이 다 그렇다는 건 아니지만, 정말 흠 없이 아름답게 흐르는 매끌매끌한 모던 클래식 연주를 들으면 (특히, 바이올린 독주라던가....) 가끔씩은 저게 맞는 건가라는 생각이 들었는데, 갑자기 그 연주가 정말 이 세상과 참 닮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특히 소위 상위계층들의 삶, 또는 중산층에서 발버둥 치고 있는 사람들의 삶과 모던 클래식 연주는 묘하게 닮아 있는 것 같다.

 

버려야 하는 것은 버리고, 못생겨야 하는 것은 못생긴 채로 두고, 항상 매끄러울 수도 항상 예쁠 수도 없다는 것을 받아 들이는 것. 아둥바둥 하는 것을 멈추고 조용하게 나에게 중요한 것이 뭔지 생각해 보는 것. 그걸 할 수 있게 되면 바로크 연주도 잘 할 수 있게 될까?  (지금 게을러서 연습 안해고 연주 잘 못하는 걸, 또 모던한 세상 때문이니 어쩌니 하면서 핑계대고 있는 게지... 그러니까 긍정적이지 못해서 연주도 못하는 거라구!)

Posted by 슈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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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패드로 글 쓰다가 음악듣고 다시 사파리로 돌아왔더니 글 날아감.... ㅡㅡ 피씨에서 익스플로러 창 열어 놓고 다른 작업하다 돌아와도 되는 그런 상황인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었나 보다. 임시저장이라도 했었어야 하는데...)

 

1. 롱톤 연습

그냥 4박자 정도로 스케일을 연습했었는데, 꽉 찬 소리로 할 수 있는 한 가장 길게 불 것.

속으로 박자를 세기 때문인지, 박자를 세면서 머리나 몸이 움직여서 그런 것인지 몰라도 박자 세는 것이 느껴지는 소리가 남. 몸을 고정하고 일정한 음을 불 수 있도록 할 것.

통을 소리로 꽉 채운다는 느낌으로 불 것.

메사 디 보체라는 말씀은 안하셨지만... 롱톤연습은 크레센도로 길게 불고 데크레센도로 마무리하도록 연습. 데크레센도가 잘 안되면 크레센도로 튼튼한 소리가 나도록 연습할 것.

롱톤연습은 필히 할 것. 스케일을 한번 하더라도 제대로 롱톤으로...


2. 셀르너

3도, 5도, 6도 음정 간격을 생각하면서 연습할 것. 펼침화음의 음정을 외워야 할 듯.

바로크오보에는 일정한 음정이 나지 않기 때문에 각 운지에서 만들 수 있는 음의 스펙트럼이 다양함. 악보에 맞는 음정을 내는 입모양이 어떤 것인지 스스로 알아가는 과정이 필요. 

입모양은 "오"상태로. 유럽 쪽에서는 모던이건 바로크건 "오"모양에 가깝고 미국에선 가끔 "이" 모양으로 하기도 한다고 함. 그러나 바로크오보에는 입 속 공간을 여유있게 가져가는 것이 유리하기 때문에 "오"모양을 만들어야 함.

F-A-D-A의 음정의 경우에도 입모양이 음마다 전혀 다름. 음정 간격에 맞는 입모양을 연구해야 하는 수 밖에 없을 듯.

모던오보에의 슬러를 바로크오보에에 다 적용하기는 매우 힘들기 때문에 살짝 텅잉을 해가면서 하고 슬러는 무시해도 좋은 경우가 많음. 

음이 자꾸 뒤집히는 것은 리드가 너무 얇기 때문일 수도 있다고는 하시는데.... 음정 연습이 더 많이 되어야 하는 듯. 

음정 간격이 있는 경우에 뒤의 고음을 부드럽게 내도록 할 것 (이건 모던 오보에 레슨시간에도 늘 지적당하는 부분..ㅠㅠ)


3. Thomas Vincent Sonata No.2 악보를 읽어 올 것.

선생님이 주신 악보 중 가장 쉬운 곡인 듯. 프랑스 바로크음악과는 달리 이탈리아풍의 음악이므로 좀 과장된 듯한 느낌으로 연주해야 할 듯. 그런데.... 이 작곡가는 헨델시대에 런던에서 활동하던 영국 오보이스트이자 작곡가. 곡은 정말 좋은 것 같다. 


http://youtu.be/0krWW-WHCu0


매번 레슨 때마다 배우는 것이 정말 많고, 바로크오보에 뿐만 아니라 모던오보에 연주에도 도움이 되는 말씀이 많았다. 너무 못해서 죄송하긴 하지만, 점점 나아지리라고 믿고....

 

(문장 만들기 귀찮아서 대충 씀...)

Posted by 슈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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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계획은, 물론, 운지도 완벽하게 외우고 음정도 맞추고 소리도 그럴 듯하게 내도록 연습을 한 후에 첫 레슨을 받는 것이었다. 물론, 계획은 계획일 뿐. 회사 일로 스트레스 받고 업무도 많고 기타 등등.... 핑계를 대자면 끝도 없기는 하지만, 어쨌든 높은 음의 운지마저 헷갈리는 상태로 첫 레슨을 받으러 가게 되었다.

 

조금 일찍와서 기다리면서 보니 개인레슨실도 많고 저녁시간임에도 연습하는 학생들도 많다. 캠퍼스가 별로 넓지도 않고 시내에 있는 학교라 공간이 많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었는데, 그래도 연습실도 없어서 방황하는 아마추어 음악가들에게 꿈 같은 시설이다. 나도 학교 다닐 때 음대가서 수업이나 들을 껄... 이라는 생각이 약 1초간 들었지만, 내 실력에 언감생심 꿈도 못 꿀 일이었을 듯하다. 뭐.. 교양으로 음악사 정도였다면 모를까..

 

하여간, 기다리던 선생님께서 오시고 레슨 시작. 공연하시는 모습도 보고, TV 출연하신 것도 보고, 문자로 여러 번 대화해서 마치 전에 만난 것처럼 느껴지는데다가 어찌나 친절하시고 예쁘신지! 악기 상태부터 봐 주셨다. 바로크 오보에가 모던 오보에 보다는 가볍긴 한데, 내 악기가 특히 가벼운 모양이다. 선생님 악기와 비교해 보니 무게 차이가 확실히 느껴진다. 악기가 건조해서 나중에 한번 기름칠을 해야 할 것 같다고. 아.... 기름칠도 하는 구나.

 

이번엔 리드 점검. 리드 길이가 좀 짧은 것 같고 음정도 높은 것 같았는데, 알고 보니 리드에 내 악기에 맞게 실을 더 감아서 높이를 조정해야 하는 것이라고. 모던 오보에에서는 나일론 실을 썼었는데, 그냥 면사에 초를 칠해서 감으면 된다고 하신다. 실에 칠해져 있는게 뭘까 궁금했는데, 그냥 양초 녹인 것이었다니. 여러가지 궁금증도 해소가 되고, 몰랐던 사실도 많이 알게 된다. 역시 사람은 배워야...

 

바로크 오보에는 입으로 조정을 해야 하는 것이 많다. 한 음에서 100가지의 소리가 날 수 있고, C라는 음을 불을 때 내가 생각하는 여러가지 중에서 어떤 C를 불어야 하는지를 미리 생각하고 그에 맞게 연습을 해야 한다고. 모던 오보에도 물론 어느 정도 음정과 음색이 입을 조절가능하지만 바로크오보에 만큼은 아닌 것 같다. 정말 많이 개량된 악기라고.

 

각 음을 불 때마다 입모양이 달라져야 하는데, 그 음에 맞는 입모양을 기억을 해와야 하는 것이 숙제. 리드를 입술로 너무 깨물지 않고.. "이"하지 말고 "오"하는 앙부셰를 연습하는 것도 숙제. 롱톤으로 한 음씩 연습할 것.

 

에뛰드와 팍시밀리로 된 두 권의 오보에 악보를 빌려 주셨다. 선생님이 유럽에서 공부할 때 쓰시던 책이 아닐까 싶다. 팍시밀리 악보가 보기 힘들어도 일단 익숙해지면 오히려 표시된 인쇄악보 보기가 오히려 힘들다고... 그 곡들을 제대로 불어 보는 날이 올까?

Posted by 슈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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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달간이나 쉬어 버린 바이올린 레슨을 다시 받기 시작해야 하는데, 덜컥 오보에 레슨을 받기 시작해버렸다. 지금이 아니면 또 계속 미뤄 버릴 것 같아서 그냥 무작정 선생님을 만나러 갔다.

사실 관악기 레슨은 처음 받아 보는 것인데, 오보에 사놓고 점검 한번 받은 이후로 케이스도 열어 보지 않은지 몇 년이나 지난 것 같다;;; 어쨌거나... 악기는 있는데, 운지도 모르고 불 줄도 모르고 관악기는 배워본 적도 없다고 이야기하고 레슨을 시작했다.

리드만 가지고 소리내기, 혀만 움직여서 텅잉하는 법을 배우고, 간단한 옥타브 음계를 배웠는데... 음정이 정말 이상하다. 리모더처럼 관악기는 불기만 하면 제대로 된 음정이 나오는 것인 줄 알았는데 이건 거의 반음에서 한음 정도가 낮다. 혹시 악기가 이상한가 싶어서 "저는 음정이 낮게 나오는 것 같아요" 했더니, 입술이 풀려서(?) 그렇기도 하고 처음엔 음정을 높여서 내는 것이 힘들기 때문이기도 하다고... 실제로 리드만 불었을때 C음정이 나와야 하는데 B 또는 A음이 나는 듯.

처음에 20분정도 하면 입술이 풀린다고 하셔서, 바이올린 하는 것처럼 손가락이 풀리면 좀 나아지는 그런 상태를 이야기 하시는 줄 알았는데, 그 이야기가 아니었던 것 같았다. 20-30분 정도 지나니까, 소리도 더 엉망이되고;;; 음정은 도무지 알 수도 없는 상태에 입술도 얼얼해진다. 조금 불었다고 이런 상태가 되는데 오보에 연주자들은 어떻게 그렇게 오랫동안 연주를 할 수 있는 걸까...;;

그래도 아예 처음부터 소리도 못내보고 가는 사람도 있다고 하니까 첫 시간에 악보 읽고 음계도 다 불어 본 나는 좀 다행일지도. 그런데, 선생님은 첫 시간에 소리 잘 내다가 그 다음에 와서는 헤매는 사람도 많다는 이야기도 하신다. ㅠㅠ 너무 고민을 많이 하다가 오면 그렇기도 한다고....;

오보에는 악기 소리가 너무 커서, 집에서 연습하는 것이 좀 힘들 것 같다. 일단 리드 불면서 텅잉하는 연습을 주로 해야 할 것 같은데, 생각보다 텅잉이 쉽지가 않다. 쭉 이어지면서 음과 음 사이를 살짝 혀로 끊어 주어야 하는데, 내가 불면 음과 음 사이의 간격이 너무 길어지기 일쑤이고 전혀 이어지지도 않는다. 연습하면 좋아질까...

뭘 하던 바이올린 보다는 쉽지 않을까 싶었는데, 막상 첫 레슨을 받고 나니까 전혀 만만해 보이지가 않는다. 바이올린은 그래도 자리 잡고 그으면 소리가 났는데, 이건 전혀 소리가 나지 않거나 소리가 나도 음정이 엉망이라 처음부터 좌절이다. 입술도 힘들고 해서 연습도 많이는 못할 것 같고.... 누가 나에게 그래도 하면 좋아질 거라고 그래서 나중엔 그럴 듯한 연주도 할 수 있을 거라고 희망을 좀 줬으면 싶다.  

Posted by 슈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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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간 꾸준히 해오던 레슨을 일단 중단했다. 이유는 몸이 너무 힘들어서...

 

몇달전부터 아프던 목이 너무 심해져서 한의원도 가보고 정형외과도 가봤으나, 별 차도가 없고.  종일 모니터를 보고 일하는데다가 집에 가서도 컴퓨터를 자꾸 보게 되어서 그런 것인듯하다. 그러다가 바이올린 연습을 하면 목이 더 아파지고...

 

왼손 엄지 손가락도 꽤 오래 전부터 아프던 것이었는데, 최근에 심해졌다. 정형외과에 가보니 살짝 삔 것처럼 보인다고;; 예전에 노트북에 달린 빨콩마우스를 하도 써서 그런 것인지... 아니면 힘을 빼야할 왼손으로 악기 넥을 너무 꽉 잡고 있어서 그런 것인지... 알 수 없지만 어쨌건 통증이 좀 심해졌고...

 

올해 들어서부터, 비염도 심해지고 결막염에 안구건조증도 좀 있고 (이건 고양이 알러지인듯;)...; 어째 온 몸이 골골한다. 한 군데 심하게 아프면 어떻게 병가라도 내보겠는데, 살짝살짝 여러군데가 시원찮으니..... 아무래도 노환인가....;

 

하여간... 연습하는 것도 힘들고, 레슨받는 것도 힘들고, 일단 좀 쉬면서 몸을 회복시켜야 겠다는 생각이 든다. 물론.... 레슨을 중단하는 것보다 회사를 중단하는 것이 훨씬 끌리는 옵션이기는 한데;;; 그러면 먹고 살 길이 막막해지기 때문에..ㅠㅠ

Posted by 슈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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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날 내린 눈으로 온통 얼음투성이인 길. 그 길에 차를 몰고 출근을 했다. 미국에 있을 땐 더한 눈길도 잘만 돌아 다녔는데 뭐... 하면서. 레슨시간보다 30분이나 일찍 도착해서 (눈이 온 날은 차가 안밀린다. ㅎㅎㅎㅎ) 선생님에게 문자를 보냈는데 답이 없으시다. 조금 기다리니 도착하신 선생님. 아마 길이 미끄러워서 걷는게 힘들어서 문자를 못 보내셨나 보다. 지쳐서 들어오시자 마자 레슨을 받는 것이 좀 미안했는데... 너무 일찍 왔나...

 

레슨 시작하고 바로 하는 스케일은 언제나 괴상하게 나온다. 그래도 다음 스케일로 넘어가긴 했고... 카이저는 지난 시간에 지적받던 밑활에서 활이 뒤집히는 현상이 조금은 나아졌다고는 했지만, 여전히 좀 더 신경을 써야 한다. 언제부터 밑활이 비뚤어지게 되었을꼬...;; 자세는 계속 자꾸 바뀌고 엇나가고 한다. 소리가 이상해지면 자세가 이상한 것인데 그걸 모르고 활만 눌러 쓴다고 해결되는 것은 없다.

 

호만은 붓점을 더 가볍게 써야 하고 빠른 부분에선 손가락이 꼬이지 않도록.... 붓점을 가볍게 연주하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 아직도 잘 와닿지가 않는다. 포르테에 G현 붓점이 있어서 좀 거친 소리가 났던 것 같은데, 또 붓점에 스타카토가 있기 때문에 활을 튕기면서 했는데, 튕기지 말고 활을 많이 쓰면서 가볍게 연주해야 한다고 하신다. 활을 많이 쓰면서 가볍게라.... 활이 밀착되면서도 눌리지 않게 그리고 고르게 쓸 수 있어야만 가능한 것 같은데.....

 

아마 100년은 레슨을 받아야 할 것 같은 레겐데는 여전히 발전이 없다. 레슨시간에는 조금씩 조금씩 나아지는 것 같은데 다음 레슨을 받으러 가서 해보면 여전히 종전의 상태로 돌아가 있는 듯. 일단 그래도 박자문제는 좀 나아진 것 같긴 하다. 이젠 연결이 더 잘 되어야 한다. 부드럽게 음과 음 사이를 연결해야 하고 피아노를 피아노로 연주하되 음은 확실하게 내야 함. 겹음의 음정을 정확하게하고 옥타브로 올라가는 겹음에서 마지막 장식음도 음정 맞춰서 명확하게. (이건 정말 대충 넘어가고 싶었는데....ㅠㅠ)

 

악보를 외워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고 있는 중이다. 그래야 자세도 음정도 모두 신경써서 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선생님이 소리를 눈을 감고 들어 보라고 했는데 그건 음정만의 이야기가 아니라 음색과 프레이징의 연결을 최대한 살려 보라는 뜻이다. 눈으로 분산되는 감각을 귀에 집중해서 내 활이 만들어 내는 소리를 들어 보라고...  그런데 눈을 감고 연주하려면 악보를 외워야 한다.

 

최근에 어디선가에서 나를 버리고 연주를 해야 한다는 말을 봤는데, 곰곰히 생각해보니 정말 일리가 있는 말이다. 나는 무엇을 하건 내 자신을 항상 옆에 두고 있었던 것 같다. 가끔은 내가 아닌 다른 것에 빠져드는 것도 괜찮은데 말이다.

Posted by 슈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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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이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게 만드는 것은 연주자와 관객이 음악이 전해주는 느낌을 같이 느낄 수 있기 때문... 연주자가 먼저 자신을 느낄 수 없다면 감동은 없을 것이다.

매끈하고 기교적이지만 느낌이 없는 음악은 음악이 아니라 서커스일지도...;; 투박하고 엉망진창일지도 모르지만 비록 단순한 멜로디여도 눈물나게 아름다운 감동일 수 있는 것이 그런 이유일 것이다.


벤자민에게 피아노를 가르쳐 주던 할머니가 벤자민에게 들려 주는 이야기.

She taught me to play the piano.
It's not about how well you play,
it's how you feel about what you're playing.
Try this.
You cannot help but put yourself into the music.
There were many changes. Some you could see, some your couldn't.
Hair started growing in all sorts of places.
Along with other things.


영화의 여러 장면 스틸 컷 모음. Scott Joplin의 Bethena.

몇 달 전에 본 영화이긴 한데... 스캇 제플린의 Bethena를 듣고 싶어서 유튜브를 검색하다가 저 대사를 다시 들어 보니 역시 절대적으로 맞는 말이다 싶다. 이 영화... 알고보면 꽤 명대사가 많다.
Posted by 슈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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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뒤포르 첼로 까페 감자돌이님의 게시물

 

사진은 소리가 나지 않으므로.....^^;;;

Posted by 슈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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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팀 까페에 쓴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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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친기와 뒤포르 정모가 모두 끝났습니다. 정말 모두들 수고 너무 많으셨고 다들 고생하셨어요. 이번 연주를 하면서 제가 인복이 있어서 좋은 분들을 이렇게 만났구나 싶었어요^^.

사실 이번엔 그다지 큰 부담을 가지지 않고 한 연주회들이었는데... (노관객때는 부담이 왕창이었어요) 막상 무대에서는 꽤 많이 부담이 되더군요. 곡을 시작한 후에 긴장감이 고조되는 버릇은 여전했고..;;

게다가 이번엔 처음에 상콤하게 삑사리와 더불어 시작하느라...;;;; 급 긴장.... 손가락과 팔이 서서히 얼어가느라 비브라토도 없고..; E현은 찢어지는 소리라서 비브라토를 넣어 주어야 하는데 소리는 찢어지고.. 쉬프팅도 불안정하게 되어 음정도 엉망이고... 점점 얼음인간으로 변해 가는 제 자신을 느끼며... 급 좌절했었습니다.ㅠㅠ

이래선 안되고 지금부터라도 잘하자... 계속 생각하면서 연주를 했는데 ㅜㅜ 무대에서 내려와서도 계속 슬프더군요..ㅠㅠ 특히 아마추어 연주회인데 너무 잘하시는 분들이 뒤에 쭈르르 연주하시니 자괴감이 물흐르듯 넘쳐나왔...;;;; (뒤포르 정모 안갈랍니다. 아마추어 쭉 세워 놓고 나중에 전공자들 출연은 비록 귀는 호사를 했지만.... 먼저 연주한 아마추어 초보들에겐 좀 가슴 아픈 일이라... 물론 비교는 무의미하지만요..ㅠㅠ)

일단.... 연주 들어가기 전에 뒤의 두마디 운운하여 친구를 제물로 삼으려다가 제가 망가지게 된 점... 인과응보라고 생각합니다. ㅠㅠ

그리고.... 녹음을 듣고 생각한 것인데.... 연주곡의 편곡이 썩 좋은 건 아니었지 않나 싶습니다. (안되면 곡 탓이라도 해야..;;;) 특히 1 바이올린이 계속 멜로디를 반복하여야 하는데 솔직히.... 사실 전 마지막 까지도 이 곡을 어떻게 연주해야 하는지 판단이 서질 않았었습니다...; 강약이 없다고 제가 말씀드렸던 것도 그런 맥락이었는데, 그저 단순한 멜로디의 반복이어서인지 아니면 원래 가사가 있는 곡이어서인지, 그저 바이올린 선율만으로는 느낌이 살아나질 않았었어요. 역시.... 전 감수성 훈련이라도 받아야 할 것 같습니다. ㅠㅠ 다음엔 감수성 훈련이 덜 되어도, 좀 더 연주하기 좋고, 듣기 좋은 곡을 찾아 봐야 할 것 같다는 생각도 드네요.

그나저나.... 뒤포르 정모는 (제가 연주에 참여만 안했더라면) 참 재미있는 연주회였어요. 더구나 아마추어인데도 정말 잘하시는 몇 분들 너무나 부럽고... 뒤에 라흐 연주자들은 말할 것도 없구요.  정말 열심히 해야 발끝이라도 따라가겠구나 싶었어요. 그래도 열심히 해야 겠다는 의지를 붇돋아 주니 좋더군요^^;;;

그 불타는 의지를 가지고... 집에 와서 허리가 아플 정도로 잠을 잤....;;; (양배추 스프만 먹으니 배고파서 잠만 자게 됩니다. ㅠㅠ) 씻고 레슨 대비 연습이나 좀 해야겠습니다. ㅎㅎㅎ
Posted by 슈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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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을 사놓고도 귀찮아서 안갈다가 녹슨 현을 쓰곤 한다..ㅡㅡ;; 이번에도 한달 정도 전에 현을 몇 세트 사놓았었는데도 그냥... 올 봄에 걸어 놓은... 인펠트 블루를 계속 쓰고 있었다. 요즘 계속 악기 소리가 마음에 들지 않아서 활털을 갈아야 할까, 악기 점검을 하러 가야 할까 고민 중이었는데, 서초동까지 가는 것이 또 귀찮아서....ㅡㅡ; (집도 가까운데.... 아.. 난 왜 인생이 다 귀찮기만 한 걸까...) 그냥 저냥 버티고 있다가, 현을 사둔 것이 생각이 났다.

찌간느와 도미넌트와 에바피라찌를 바라 보다가... 구슬은 꿰어야 보배고, 현은 갈아야 제맛이라며 가장 고가인 에바를 골라 들었다. 결과는.... 음..... 왜 다들 에바를 쓰는 지 이제야 알겠다.

전에도 에바를 몇 세트 사본 적이 있었는데, 어쩐지 그 촌스러운 초록색이 마음에 들지 않아서 그냥 다 지인들에게 넘겼었다. 그러고 보니 지금까지 한번도 에바를 끼워 본 적이 없었다.  반골기질 탓인지... 의도적인 것은 아닌데 어쩌다 보면 항상 남들이 좋다는 건 꼭 피해가고 있더라는...  

일단 악기 소리가 매우 맑고 커졌다. 답답하고 어두운 소리가 나던 악기가 맑고 밝은 소리를 내주니 매우 신기하다. 문제는 단명한다는 에바가 과연 며칠이나 버텨줄까 하는 점인데. 버텨주거나 말거나 난 일단 내년 봄에 개나리 필 때까진 이 녀석을 쓰련다. 흐윽... 또 본전 생각이...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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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친기 정모에는 여러 번 참석했었지만... 연주를 한 적은 한 번도 없었다. 실력도 변변찮은데다가 무대공포증 (대인공포증인가...)이 심해서 남들 앞에서 연주하는 것이 정말 무서웠기 때문..;;

 

앙상블을 하는 것도 사실 연주를 하고는 싶지만, 혼자서는 너무 무서우니까...ㅎㅎㅎ... 라는 이유도 있었다. 확실히 혼자 하는 것보다는 엄청나게 힘이 된다.

 

그래서 이번엔 바친기 정모에 도전. 연주 신청한 사람들을 보니 모두 잘 하시는 분들 같고...  우리같은 초보는 별로 없는 듯 했지만... 역시 머릿수로 밀어 붙이자라는 도전정신 (?)으로 참가 신청을 했다.

 

당일 아침에 모여서 맞춰 봤는데, 도무지 악기 소리가 맘에 들지 않는다. 활 탓이라는 둥, 날씨 탓이라는 둥... 나중에는 아침을 거르고 와서 그런 걸까... 라는 생각까지 하면서 종로로 왔다.

 

정모 장소인 티포투는 아기자기한 소품들이 잔뜩있는 아주 예쁜 까페였다. 생각보다 훨씬 더 좋았다. 다만 첼로를 든 은하가 4층까지 걸어서 올라가야 하는 점은 좀 안됐었다ㅠㅠ 첼로까페 정모는 절대로 여기서는 못할 듯...ㅎㅎㅎ

 

 

리군과 싫어양이 정모를 준비하느라 엄청 고생한 듯 했다. 명색이 스텝이면서 하나도 도와주지 않고 달랑 연주만 하러 가고 보니 무지 미안했다는..ㅠㅠ

 

 

blackneye님의 첫 연주. 이제 막 악기를 배우기 시작하신 분인데 첫번째 연주로 올라가셔서 정말 떨리셨을 듯 하다. 그래도 어찌나 씩씩하게 하시던지 다들 용감하신 듯...

 

그리고 이어진 우리 차례. 조그마한 무대가 있었는데, 그 위로 "희귀악기"라면서 첼로와 비올라를 올려 놓고 바이올린들은 아래에 섰다. 연습했을 때랑 배치가 달라지고 서로의 얼굴이 잘 안보여서 템포를 맞추기가 좀 어려웠다.


 

간단한 소개를 하고 연주를 시작했는데, 처음엔 괜찮더니 진행할수록.... 숨도 안쉬어 지고 비브라토도 안되고..ㅠㅠ 그나마 큰 삑사리 안낸 걸 다행으로 여겨야 하는 건지...;

 

연주자가 많지 않을 것 같아 나름 정모에 도움을 주려는 생각으로.... (도무지 무슨 생각인지...) 한곡을 더 연주했는데, 흑... 엉망진창..ㅠㅠ 왜 그걸 더 했을까...; 첼로, 비올라, 피아노가 불안하게 시작을 하고 나서 그저 선율 따라가기에 급급... 멜로디도 잘 안들렸을 듯 싶다 ㅠㅠ


(조금 전에 연주 녹음을 한번 더 들어봤는데, 일단 긴장이 되어서 비브라토가 살아나지 못했다. 울게하소서에서는 호흡조절이 여전히 안되어서 인지 어딘가 여유롭지가 못했다. 연습할 때는 그래도 음정이 좀 맞는다고 생각했는데, 여전히 음정이 맞지 않는 부분들이 거슬린다. ㅠㅠ 간단한 곡인데도 말이다... 하나하나의 악기가 아름다운 음색을 내어 주어야 하는데 전반적으로 밋밋한 느낌... 레가토와 비브라토 특훈이라도 해야 할까 보다.

 

10월의 어느 멋진 날에에서는 갑자기 연주를 한 탓인지 너무 급하게 연주를 했다. 전혀 여유라고는 없게 들리는데다가 악상을 살리지 못해서 그런지 곡이 무슨 군가처럼 씩씩하기까지 하다.ㅡㅡ;;; 일단 정신을 못차리고 연주한 티가 팍팍난다. ㅠㅠ 어떻게 해야 곡의 느낌을 살릴 수 있을지 좀 연구를 해봐야 할 듯하다..)

 

그 이후로 3명이 훌륭한 연주를 들려 주시고, 뭔가 나만 당할 수 없다는 생각에 제비뽑기를 제안했다. 제비에 걸린 두 분이 보충연주를 들려 주셨는데, 그 중 한 분은 전공자였다는...;; 어쩌다가 내 사악한 음모에 걸려서 급 연주해주신 두 분께 감사를...;

 

아래는 이번에 정모한다고 네이버가 나눠 준 선물. 이것 말고도 선물이 좀 더 있었다는데, 차량 동원이 안되어 못 가져 왔다고 한다. 그럴 줄 알았으면 내가 싣고 오는 건데 말이다.

 

 

사진출처: 바친기의 미어캣님뭐라할까님의 포스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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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흡

음악공부/연습하기 2009. 10. 23. 11:29

레슨시간에 항상 지적받는 것 중 하나가 "급하다"라는 것이다. 빠르게 연주하는 것도 아니고, 박자가 많이 이상한 것도 아닌데, 늘 급하게 연주하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는 것. 그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마인드 콘트롤이 필요한가'보다 하고 생각을 했었다. 혼자할 때는 좀 느긋한데 선생님 앞에서 하니 긴장이 되어 급해지는 것인가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 하지만 정확하게 어떻게 해야 급하지 않게 되는지는 알 수가 없었다.

 

그런데, 요즘 앙상블 연습을 하고 녹음해서 들어 보면서 선생님이 늘 말씀하시던 "급하다"라는 것이 좀 다른 뜻이었다는 걸 알게 되었다. (역시 녹음을 해서 들어 보는 것은 꽤 도움이 되는 일인 것 같다. 들을 땐 무지 괴롭지만..ㅠㅠ) 물론 박자를 충분히 지켜주지 않아서 급한 면도 없지는 않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프레이즈 사이의 호흡이 제대로 되고 있지 않았던 것이다. 숨을 쉬지 않으니 급해질 수 밖에...

 

어릴 적 피아노를 배울 때는 박자를 지적받은 기억이 없었던 것 같다. 급하다는 이야기도 들은 적이 없고.. 피아노를 치면서 호흡을 하는 것이 바이올린을 하면서 호흡을 하는 것보다 쉬운 건가..? 별로 그럴 것 같지는 않지만, 그 때는 자연스럽게 호흡이 되었었는데 이젠 그게 잘 안되는 것인지도...;;;;

 

여하튼... 당면 과제는 숨을 쉬는 것이다. 자연스럽게 숨이 쉬어 지지 않는다면 의식적으로라도 숨을 쉬어야 한다. 프레이징이 눈으로 보이고 머리로도 이해가 되는데 숨이 안쉬어진다면 말이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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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레슨이 그 레슨 같고 도무지 발전도 진보도 없는 것 같아서 레슨일지를 통 쓰질 않았었다. 하지만 레슨은 꾸준히... 절대 쉬지도 않고... 절대 건너뛰지도 않으면서 잘 받고는 있었다^^; 요즘은 포스팅 할 거리도 없고 한데 간만에 오늘 받은 레슨 이야기나 써볼까 싶다.

 

그런데... 레슨일지만 쓰면 꼭 자기비하의 극을 달리게 되는 지라, 어떻게 해야 객관적으로 그리고 발전적으로 나 자신을 바라볼 수 있을지 잘 모르겠다.

 

일단 처음엔 완전 기본적인 씨메이저 1포지션 스케일에 활쓰기만 조금 가미된 걸 했는데... 1포지션 음정도 틀리는 건 도무지 어떻게 해야 할 지... 흐유...; 뭐 그래도 다음 줄 해오라신다.

 

실력과는 무관하게 책에 있어서 하게 된 레겐데. 내가 겹음을 못하는 걸 어찌 알고 딱 거기에 배치를 해놓았는지 편집자가 원망스럽고, 곡을 건너뛰지 않는 선생님이 좌절스러우나...; 그냥 한 6개월 해야지 하는 마음으로 천천히 할 생각이다. d선과 g선을 동시에 그으면서 g선에서 운지를 해야 하는 부분은 포지션을 잘 못 읽어 갔다. 그냥 1포지션에서 하는 줄 알았더니 중간에 2포지션을 잠깐 갔다 오는 것이었던 것. 어쩐지..좀 이상하더라니..; 그러나 저러나... 안되긴 매한가지다. 어쨌거나 다음 알레그로 부분까지 악보를 봐오라고는 하시는데... 영 걱정이 되시는지, 이 곡은 한 소절 한 소절, 아니 두 마디씩 두마디씩 끊어서 확실하게 연습해야 한다고 하신다. 알레그로 부분은 시종일관 더블스탑...ㄷㄷㄷ

 

늘 그렇듯이 만만한 호만은 쉽기는 했으나, 엇박자에서 선생님 박자를 따라가는...;; 싱코페이션을 못해서라기 보다는, 박치인 내가 점점 빨리 연주하기 때문인 듯하다. 그부분은 메트로놈과 한판 승부를 해야 할 듯...

 

카이저는 시간이 없어서 패쓰... 레겐데 때문에 한시간 20분이나 레슨을 했는데도 카이저할 시간이 없었다. 했었더라면.... 크레센도 데크레센도가 전혀 살아나지 않는다고 한소리를 들었을 것이 틀림없다.

 

완성도를 중요시 하지 않으시는...;;; 선생님 덕에 헨델 소나타는 넘어가긴 했지만, 활 각도가 잘 안맞아서 깨끗한 소리가 나지 않으며, 음정이 분명하게 나지 않는다는 기본적인 지적을 한참 들었다. 내가 봐도 영 별로인데 넘어간 걸 보면, 선생님이 헨델을 좋아하지 않는 것임에 틀림없다.

 

바흐는 한 바닥을 읽었는데, 빠른 악장만 나오면 죽을 것 같다. 활도 그렇지만... 손가락이 안돌아가서... 하프시코드를 치는 듯한 느낌으로 가볍게, 통통거리는 듯한 느낌으로 하라신다. 원래는 좋아하는 곡인데 한 3달 연습하다보면 엄청 싫어질 것 같다는 생각이 좀 든다..^^;; 한 1년 뒤에 다시 "들어보면" ('연주해 보면'이 아님) 다시 좋아지게 되겠지...ㅠㅠ

 

추석 연휴로 그 동안 연습을 통 못하긴 했지만, 오늘 회사가 쉬는 바람에 그래도 한 두시간 초치기를 하고 갔는데도 영 어렵다. 연습해야할 분량은 언제나 너무 많고 (심지어 레슨시간도 모자랄 지경이니...) 나는 늘 시간이 없는데다가 타고난 농땡이라 오래 연습도 못한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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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올린이 처음으로 좋아졌던 건 어릴 적 크라이슬러의 사랑의 기쁨을 들었을 때였던 것 같다. 처음 시작하면서 나오는 더블스탑을 듣고는 이런 멋진 소리를 내는 악기가 다 있다니...하고 생각했던 기억이 난다.

 

그 이후에도... 곰곰히 생각해 보면.... 정말 멋진 바이올린 음악들엔 늘 겹음이 있었다. 단선율만 연주할 수 있는 악기라고 생각했었는데, 다성부를 멋들어지게 소화해 내는 것을 보면서 혹하고 빠져들게 되었던 모양이다. 그러니까 더블스탑의 매력에 나는 바이올린을 배우게 된 것인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왜.... 실제로는 절대로 멋진 겹음이 안되는 걸까..ㅠㅠ 악보에 더블스탑이나 트리플 스탑이 나오면 일단 손가락이 긴장되면서 경직...;;;; 단순한 코드도 그런한데, 성부가 나뉘어져서 나오면 완전히 패닉이다.

 

이건 아무리 생각해도 기본기 부족 때문이다. 자세, 보잉, 운지까지 복합적인 문제인 듯. ㅠㅠ

 

주말에 연습하려고 했는데... 금요일부터 악기에 손도 못 대봤으니... 오늘은 얼른 집에 가서 딱 1시간만 연습해야지.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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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3주만의 연습이다. 몇 명 안되는 멤버들이 다들 바빠서...;

이번에는 각자 녹음을 해오기로 했는데, 그 덕분인지 조금씩들 연습을 해온 것 같다 (나만 빼고..ㅡㅜ) 여전히 만족할만한 수준은 아니지만 그럭저럭 지난 번 보다는 나아졌다. 역시 연습만이 살 길.

9시에서 11시까지의 두시간의 연습인데, 실제 맞춰 보는 시간은 채 한시간도 안된다. 개인연습도 하고, 수다도 좀 떨고, 이번엔 녹음해 온 것도 좀 듣고 하느라... 그래도 이런 식으로 하면 앞으로는 좀 나아질 것 같다는 생각은 들었다.

레슨받는 곡들 하는 것만으로도 시간이 모자라 항상 앙상블 곡들은 연습을 못해가곤 했는데, 매일은 아니더라도 꾸준히 연습을 하는 것이 필요하다. 짧은 곡들이긴 하지만 그래도 연습하려면 나름 시간은 필요하니까... 음.. 역시 한 차원 높은 수준의 commitment가 있어야 할 듯...

일요일엔 레슨을 받으러 갔다. 연습 제대로 못해간 카이저는 악보도 헤매고..ㅠㅠ 임시표가 워낙 많은데다가 선율도 도통 익숙해 지질 않아서... 그래도 재미있는 곡들을 하나씩 진도 나가니까 연습할 맘이 생기긴 한다. 이번 주는 일찍 퇴근해서 연습에 올인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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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일 오전에 레슨을 갔다왔다. 요즘 하루에 한시간도 연습을 못한다. 그나마 하는 날은 다행이고... 아예 못하는 날도 많다. 레슨을 갔더니 깐깐한 우리 샘... 제자리 걸음 계속하고 있는 내 진도를 매우 불쌍히 여기시는 듯 하다. 그냥 진도 나가자며, 이전 곡들 몇 번씩 집에서 더 연습해 보라고 하신다. ㅠㅠ

 

레슨 받고 있는 다섯 권의 책들 중 네 권에서 진도가 나갔음에도... 기분은 매우 꿀꿀하다.ㅠㅠ

 

요즘 악기 소리도 영 마음에 안든다. 어저스트를 좀 받아봐야 하는데 시간도 없고 귀찮고 주말엔 공방들도 안하고... 연습 별로 하지도 않았는데 현을 가는 건 돈 아깝고.. 줄간다고 소리가 나아질 것 같지도 않고...

 

앙상블에서 받은 숙제(?)도 주말에 했어야 하는데 전혀 하질 못했다. 주말에 시간을 내어 녹음을 하려고 했었는데, 결국은 전혀 할 수가 없었다. 혼자서 조용히 시간을 가지고 연습하고 녹음해야 하는데 이리저리 약속에 아이들 쫓아다니고 하느라...

 

이번 주에도 뭔가 일이 많은데.... 약음기끼우고 녹음을 할 수도 없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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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번 연습 끝날 무렵 잡은 이번 연습 날자를 보니 한 주가 더 뒤로 밀려 있었다. 현충일을 피해서 잡다 보니 그렇게 되어 버린 듯 한데.... 문제는 하도 간만에 모이는 것이다 보니 막상 연습 당일 아침에 약속을 까먹어 버린 것이다.

 

원래 형편없는 기억력인데다가 요즘은 집중력도 떨어지고 건망증은 더욱 심해지고 있는데, 토요일 아침 큰 애 스카우트 활동 때문에 학교에 데려다 주고 집에 와서는 아~ 오늘은 좀 쉬자... 하고 늘어져 있었던 것. 약속장소에 10분이 늦도록 나타나지 않자 세원씨가 전화를 했고, 그제서야 까맣게 잊고 있던 연습모임이 생각이 났다.

 

그리하여... 지각. 레슨 받는 곡들도 연습을 도통 못하고 있었으니.... 앙상블곡들은 정말 3주 만에 처음 열어 보았다. 포지션을 어떻게 했었는지도 오락가락하고... (악보에 표시를 해놓았어야 하는데..) 음정은 지멋대로에 조표도 잘 못 읽고...;;;

 

경희씨가 각자 레슨샘에게 이번 연습곡들을 레슨을 받아 오자는 제안을 했다. 도무지 이 상태로는 안되겠다는 생각이 든 모양이다. 그리고 다음 연습때까지 녹음을 해오기로...ㅠㅠ 레슨을 받는 건 그다지 내키지는 않고... 녹음은 주말에 좀 해봐야 겠다.

 

나는 지각을 하고... 은하는 바쁜 일이 생겨서 먼저 갔다. 가뜩이나 부족한 연습시간이 날라간 것이 어찌 아깝던지.. 게다가, 개인 연습도 부족하고 해서인지 계속 제자리 걸음을 하고 있는 것 같다 (아니면 좀 퇴보했을지도..ㅡㅡ).

 

테크닉적인 면에서의 발전은 각자 개인연습을 하고, 녹음도 하고 하면서 단점을 보와하면서 좋아 질 수 있을 것 같긴 한데... 지난 번 연주회 이후, 연습시간에 같이 모여 서로의 소리를 들어 가면서 한 걸음씩 조화를 찾아 가는 과정을 즐기려는 각자의 모습이 조금 부족해진 것은 아닌가 싶은 생각이 살짝 들었다. 더 나은 음악을 만들기 위해서 각자가 서로 발전적인 조언도 하고, 곡에 대한 스스로의 생각도 이야기하면서 즐겁게 연습하는 것. 그런 시간을 만들기 위해서 조금 더 고민해 봐야 할 것 같다.

 

다음 연습은 2주 뒤. 이번 주말엔 숙제인 녹음을 준비해 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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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요일 저녁. 서대문 모처에서 모였다. 다들 일 끝나자 마자 달려온 터라 배가 고파 냉면을 시켜먹고, 동글맘님이 사온 계란빵 (빵에 계란하나가 통째로 들어 있음..;;;)까지 먹고 나자 너무 배가 불러 숨도 쉬기 힘든 지경이 되어 버렸다. ㅠㅠ

 

그렇다고 퍼질러 있을 수는 없고... 배가 불러서 서서 연주하기도 힘들고..;;;; 앉아서 연습을 시작. 요즘 가벼운 활로 연주하면 뭔가 슥슥대는 소리가 나길래 좀 무거운 활을 꺼내서 써봤다. 소리가 좀 더 힘이 있어진 것 같았다. 연습하던 곡들을 하고 녹음을 했는데... 같이 연주하면서 들었을 때는 그런대로 들어 줄 만 한 것 같았는데.... 조그만 녹음기에서 나오는 소리를 같이 들어 보니 흠...;;; 전혀 들어 줄만하지가 않았다. 


나중에 동글맘님에 보내준 녹음 파일을 다시 찬찬히 들어 보니, 활을 너무 눌러 연주를 했었던 것 같다. 울리는 소리 대신 눌리는 소리가..ㅠㅠ 집에서 따로 연습을 하지 않아서 그런지 음정도 안습이고...; 


비오는 목요일 저녁엔 레슨을 받으러 갔다. 전반적으로 연주할 때 힘이 너무 많이 들어가 있었던 것 같고. 박자도 왔다 갔다 했었다. 박자는 앙상블 연습할 때도 문제였던 것 같은데, 긴 음표들에서 느려지고 짧은 음표들에서는 빨라지는 것이 아주 고질적인 문제인 듯 하다. 게다가 박자가 맞는 경우라도 어쩐지 급한 느낌이 들게 연주하는 점도 문제다. 해결책은 메트로놈 밖에 없을 것 같긴 한데... 언제나 좀 나아질 지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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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랑곰님이 뒤포르에 올려주신 사진 중에서 몇 개를 가져왔다. 내가 가본 가장 이쁜 연주장소였던 메종드라뮤지크와 우리 멤버들 사진.

무대와 객석 사이에 놓여 있던 테이블. 아기자기한 소품들로 가득하다.

객석. 유럽의 어느 살롱에 온 것 같은 느낌이랄까. 객석에만 앉아 있어도 영화속으로 들어 온 듯한 느낌이다.

무대. 우리 앙상블 연주때문에 보면대가 너무 어지럽게 많이 나와있다. 작지만 깔끔하고 산뜻한 무대. (야노쑤님 리허설 중...)

오보에 독주를 맡아준 귀여운 예은이. 배운지 얼마되지 않았다는데 너무 잘한다는... 그나저나 이번에 아줌마들이 잘 못 맞춰줘서 미안해...ㅠㅠ

피아노와 써드 바이올린을 맡은 꿈꾸는이님. 그 날 반주하느라 고생많이 하셨다.

첼로, 착한반장. 자학당수로 이 엽기적인 음악회를 주관.

비올라, 동글맘님. 연습녹음마다 스펙트럼분석까지 하시는 진지함과 성실함을 보여 주는 분.

세컨바이올린, 셔니양. 어쩌다가 어영부영 내 꼬임에 빠져 가입한 앙상블의 막내.

행사 주관하느라 바쁜 착한반장을 빼고 몰래 찍은 앙상블 사진.

위 사진에서 반장을 빼고 찍었더니... 이번엔 내가 빠졌당...;; 너무 멀찍이 떨어져서 서서 더 소리가 따로 국밥이었던 걸까...;;;;
내가 악기들고 서 있는 사진은 별로 없어서 몰랐는데, 어찌 연주할 때 표정이 저 모양인지. (보칼리제 연주할 때 찍은 듯... 곡이 구슬퍼서 표정도 저렇다고 우기는 수 밖에...)
뭔가 상당히 못마땅한 듯하며 귀찮은 듯한 표정....;; 파랑곰님이 사진 전공자라고 하시더니... 사진에 내 인간성이 담겨있는 거 아닌가 싶다. 다음엔 좀 밝은 표정으로 찍혀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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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객없는 연주회인데 뭐.... 라면서 그다지 걱정을 하지 않았긴했는데.... 막상 연주회가 다가오면서 조금씩 불안해졌다. 연습도 많이 못했고 (아마추어들이야 늘 하는 변명이지만)... 앙상블 연습날 모여 연습해보면 잘 안맞는 것 같은데다가, 나름 독주곡 준비한 것도 집에서 할 때와는 달리 버벅대기만하고... 하여간, 불안하기는 하지만, 즐거운 놀이하는 기분으로 아침 10시에 연주 장소 근처의 모 교회에서 모였다.

생판 모르는 남의 교회를 빌려서, 2시간 연습을 했는데, 연습장소가 뜻밖에 너무 울림이 좋아서... 이런 울림이 있는 장소라면 소리는 괜찮게 나지 않을까 싶은 생각이 들었었다. 밥을 먹고, 연주장소인 메종드라뮤지크로...


이건 우리가 찍은 사진은 아니고, 메종드라뮤지크 까페에 올라와 있는 사진을 퍼왔다. (사진은 많이 찍'히'긴 했는데 아직 못받았다) 전에도 여러번 봤던 사진이기는 했는데... 막상 가보니 사진에서 보는 것보다 훨씬 멋진 곳이었다. 연주회 생각이 싹 사라지고 이런 홀에서 매일매일 음악회하면서 살면 진짜 행복하겠다는 생각만 가득....;;

홀에서 맞춰 본다고 몇 번 해봤는데.. 영 만족스럽지가 않다. 특히 오보이스트랑은 한 번 맞춰보고 바로 연주회를 시작해야 하는 상황인데, 막상 해보니 오보에소리도 잘 안들리고. 오보에따로 우리따로 따로국밥 연주가 되고 있었다. 게다가 꼬마 오보이스트가 다른 스케쥴이 있어서 맨 첫 순서로 우리가 연주해야하는 상황이 되고 말았다. 어쨌거나, 자학당 당원들이 속속 모여들고... 시작시간인 4시가 되자 아침부터 모여 있던 우리들은 이미 엄청 지치고 피곤한 상태가 되어 버렸다.

첫 순서로 무대로 올라가 연주하는데,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긴장이 되고 말았다. 바이올린을 할 때 긴장이 되면... 몸에 힘이 들어가기 때문에 보잉이 엉망이 된다. 가뜩이나 평소에도 소리를 크게 내지 못해서 걱정이었는데, 활이 떠서 밀착이 안되니 소리가 붕붕 뜬다..그걸 무시하지 못하고 "헉..."하고 생각하다 보니 더욱 긴장이 되고 활이 더 뜨고...;;;

가브리엘즈 오보에는 오보이스트도 떨고... 뒤에서 오보이스트의 박자에 맞추며 우리끼리 박자도 맞추다 보니 역시 예상했던 대로 따로국밥이 된 모양이다. 끝나고 내려와서도 한동안 긴장이 안 풀려서.. 지금 독주곡을 해야 하면 난 죽었다... 라는 생각만 들더라는... 희한하게도, 무대에 올라가기 전보다 연주를 시작하고 좀 지나서 그리고 끝나고 나서가 더 긴장이 되는 걸 보면, 생각했던대로 연주가 되지 않자 당황하기 시작한 것이 문제였던 모양이다.

연주한 사람이 그 다음 차례를 제비뽑기로 정하는 식으로 연주순서가 정해지는 방식이어서, 내가 언제 나가서 연주하게 될 지 모르는 상황... 그래도 다행이 바로 연주하는 것이 아니어서 몇 차례가 지나자 어느 정도 진정이 되었다. 대부분이 일찍 와서 한 번씩 반주랑 맞춰보고 했었는데, 거의 본 연주가 리허설만 못했다. 노관객이어도 긴장이 되는 것은 누구에게나 당연한 일인가보다. 차분하게 연주를 하던 사람들도 가끔씩 당황도 하고.

내 순서가 되니 또 긴장... 떨린다기 보다는... 몸에 들어간 긴장감을 덜어내어 보잉을 안정시키는 것이 잘 되질 않았다. 박자도 나도 모르게 급해지고... 비브라토는 경련이고..;;;;; 대강 끝내고, 세원씨 차례에 세컨으로 한 번 더 연주해 주고나서 연주회가 끝났다. 홀 옆에 있는 회의실겸 티파티룸에서 캐이터링한 식사를 하고 얘기만 들어왔던 듣던 자학당당원들과 인사를 나누고, 은하네 선생님도 만나고 즐거운 시간을 가졌다.

우리 앙상블과는 커피 마시고 연주에 대한 자학을 좀 하고..;;; 다음 곡을 무얼할까 이야기를 나누었다. 앙상블 규모는 당분간 늘리지 않기로 했고... (사실 바이올린 잘하시는 분이 같이하신다면 언제나 환영이기는 하지만..ㅎㅎ) 이제 솔리스트를 초빙하는 일도 안하기로 했다. 늘 같이 호흡을 맞추는 것이 아니고 갑자기 만나서 연주를 하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라는 걸 깨달았기 때문... 무대공포증은 별 답이 없지만... 자주 연주를 하다보면 좋아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

집에 와서 뒤포르의 한 회원이 찍어 놓은 내 독주곡 연주 동영상을 봤는데.... 음... 소심하기 짝이 없는 연주였다. 연주할 때도 소리가 영 힘이 없다는 생각을 했었는데, 역시 생각했던 대로였다. 활 밀착에 문제가 있고 자신감 부족까지... 보잉연습이 확실히 많이 필요하다.

(그나저나... 연주회 다음 날인 오늘 아침에 현을 갈았다. 연주회 끝나고 줄을 갈아 주는 이 황당한 센스란...ㅡㅡ;;; 미리 사 놓은 줄이 하나도 없는 것으로 착각을 하고 있었는데 아침에 줄을 주문할까하고 책장을 뒤져 보니 도미넌트 한 세트에 골드 e, 그리고 인펠트 한 세트가 나오더라는... 요즘 줄 값도 비싼데 돈 굳었다는 생각이 들기는 하지만, 연주회 다음날 줄을 갈아 주는 것은 뭔가... 소 잃고 외양간 고치고 버스 떠난 후에 손 흔드는 듯한 느낌...ㅡㅜ)

관련글: 주최측인 자학당 당수의 공연 후일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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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주회 - 비록 노 관객이지만 - 가 딱 한 달 남았다. 우리와 함께할 오보이스트를 "모시고" 같이 연습을 했다.

은하가 늦는 바람에 일단 우리끼리 좀 맞춰 보다가... 첼로가 없으니 영 맹숭맹숭하여 다시 각자 연습모드로... 한 시간을 보냈다. 연주회때 할 솔로곡을 경희씨와 맞춰 봤는데, 마지막 부분에 박자가 잘 안맞아서 좀 헤맸다.. ㅠㅠ

은하가 우리의 오보이스트를 데리고 등장... 6학년이라는 꼬마는 아줌마들이 득실거리는 앙상블 가운데서 멋지게 오보에를 연주한다. 생각보다 훨씬 잘하더라. 집에서 썩어가고 있는 야마하 오보에를 생각하며.. 꼬마의 오보에 연주를 들으며... 오보에 레슨을 받아야 겠다는 생각이 마구마구 들었다.

꼬마에게 우리 연주 듣지 말고 문자메세지나 계속 보내라고 이야기 한 후... 바흐를 한 번 쒹 연주... 다들 지난 번 보다 좋아졌다고는 하는데.... 녹음을 들어봐야 그게 사실인지 아닌 지 알 수 있을 듯 하다. 내 귀엔 그게 그거 같았는데 말이다 ^^;;;

짧은 연습은 그렇게 끝나고 2주 후에 만나기로 했다 (무슨 사랑과 전쟁의 이혼법정이 떠오르는 멘트다... "2주 후에 뵙겠습니다"). 공연이 있는 주에도 시간 맞추기가 어려울 듯 하여... 그냥 공연 날 오전부터 만나서 쭈욱... 연습을 하는 것으로 했다. 결국 공연 전까지 연습은 한 번만 하는 셈이다.

그나저나.. 오면서... 이번 공연이 끝나면 다음엔 좀 더 멋진 곡으로 합주 연습을 해야겠다는 포부를 다졌다. ㅡㅡ;; 한 5-6개월 연습하면 그럴 듯 해지지 않을까하는 희망을 품으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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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원래 자학당은 아닌데.... 
친구가 자학당 당수인지라... 그리고 그 친구와 같이 앙상블을 결성한  까닭에....
우리 앙상블의 첫 공연을 자학당과 함께 하게 되었다.

매우 자학스러운 분위기(?)에서 즐거운(!) 공연이 되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는 중이다. 상당부분은 첼로 연주들로 채워질 것으로 예상이 된다. 

물론, 관객이 없는 공연이기 때문에, 그날 연주를 하지 않으실 "순수관객"은 참석이 불가. ㅡㅡ;;
(포스터는 우리 앙상블의 비올라, 은아씨의 솜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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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습장소로는 최적인 잠실의 모 교회에 다시 모였다. 일정이 갑자기 바뀌어 버리긴 했지만 다행히 다들 별 일이 없어서 무사히 연습을 시작.

가브리엘즈 오보에는 일단 바이올린 3대로 피아노 없이 가는 것으로... 바흐는 다른 파트들의 소리가 좀 더 자신있게 들리게 된 듯 하긴 했는데, 녹음을 들어봐야 알 듯 하다.

각 파트가 보다 더 자기 목소리를 분명히 내어 주는 것이 좋을 듯한데, 여전히 개인 연습이 더 많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내 경우에는 비브라토를 풍성하게 넣으려고 포지션을 바꿨더니 음정이 부정확한 경우가 많이 생겼는데... 연습을 충분히 해야 할 듯. 


앙상블 이름을 정하는 것 때문에 여러가지 재미있는 이야기들이 많았었다. 아마도 코르다나 이그니스 정도로 가지 않을까 싶다. 연습을 하고, 이름을 짓고, 곡에 대해 이야기하는 멤버들의 모습을 보고 세원씨가, 모두들 참 순수해 보인다고 하더라. 아마추어로 이렇게 음악에 대한 열정을 가지고 사심없이 몰두하는 사람들은... 일상생활이나 회사 근처에서는 만나기 어려운 듯... 지금은 시작이지만 계속 이런 마음으로 이어졌으면 좋겠다.

그건 그렇고... 집에 와서 내 연주를 녹음을 해봤는데, 혼자서 하면 자꾸 박자가 빨라진다. 정확하지도 않으면서 빨라지면 어쩌자는 건지...;; 사실 곡의 분위기를 살리려면 좀 빠른 편으로 연주하는 것이 더 낫긴한데, 그러러면 연습을 더 해야... 레슨받는 교재가 5권, 앙상블 3곡, 솔로곡으로 준비해야 할 1곡 (뭘 할지는 잘 모르겠지만..) 매일 연습할 곡들이 9곡이나... 너무 많아서 난감하기 그지 없다.


마침 오늘 레슨을 받고 왔으니까... 오래간만에 레슨일지를 간략하게 적어본다.

오늘 레슨의 지적사항은, 활 바꿀 때 부드럽게. 활 속도를 일정하게. 긴 박자 뒤에 짧은 박자 음표들을이 나오는 경우 긴 박자에서 늘어지고 짧은 박자는 너무 급하게 연주하는 버릇이 있음...;; 붓점과 트릴 연습할 것. 비브라토 연습 계속해서 꾸준히 할 것. 그리고 음정....음정... 으으으..

(사실 늘 비슷한 지적이어서 레슨일지를 쓰는 의미가 별로 없곤 한데... 어찌 그렇게도 발전이 없는지.. 머리로는 이해가 가는데 나이 탓인지 정말 몸이 안따라 준다. 뭐... 나이 탓이라도 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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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번째 연습을 하고 나서 생긴 자신감은, 며칠 전 동글맘님이 녹음 파일을 모두에게 배포하면서 산산히 부서져 버리고 말았다. 나름 비브라토를 했으나, 전혀 풍부하지 않은 음색은 마치 코막힌 싸구려 오보에 소리 같았다. 게다가 그 불협화음이란... 막상 연습할 때는 몰랐는데, 녹음을 듣고 보니 이건 문제도 보통 문제가 아니라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하지만, 세번째 연습날까지 연습시간은 전혀 생기지 않았고... 결국... 연습 전혀 안하고 세번째 모임에 가게 되었다. 장소는 시내 모 처의 대학. 신학교라서 작은 예배실에 피아노도 있고 이렇게 멋진 연습장소가 계속 마련이 되어 장소 고민은 일단 없으니 그것도 매우 행복한 일이긴 하다.

먹을 것에 집착하는 친구를 둔 덕에 일단 피자와 떡볶기 김밥 등으로 배를 채우고 시작. 흠... 그런데 도무지 발전이 없다. 우리 앙상블의 유일한 전공자, 경희씨가 결국은 피아노를 버리고... 지휘자 겸 선생님으로 나섰다.

가장 큰 문제는 개인연습 부족이라고 한다. 나 같은 경우는... 일단 멤버 숫자가 많지 않기 때문에 퍼스트가 p 부분을 너무 작게 연주하면 - 다른 악기들이 그부분에서 그다지 작게 연주해주지 않는 상황에서는 - 멜로디가 실종되어 버린다는 지적.... 그냥 다음부터는 무조건 크게 하기로 ....ㅡㅡ;;

그 밖에 여러가지, 속도나 느낌 같은 것을 이야기했고... 그러다보니 시간이 벌써 10시.... 그다지 연습을 많이 한 것 같지 않은데 집에는 가야 하고...

3월 뒤포르 자학당원들의 무관객 연주회에서 앙상블 말고도 각자 솔로곡을 준비해 가야 한다고 하는데, 세원씨와 나는 2중주를 할 만한 곡을 좀 찾아 보려고 했으나, 마땅한 곡을 찾기가 어려웠다. 결국은 그냥 각자 솔로 곡을 준비하기로 했다. 사실 어느 곡을 할 것인가 보다는 어떻게 하면 예쁜 음색을 낼 수 있을지가 가장 고민이다. 레슨시간에도 요즘은 선생님이 늘 예쁜 소리 내기와 비브라토를 지적하시곤 했는데 말이다. 사실 연주할 곡들의 악보는 전혀 어렵지 않기 때문에, 문제는 얼마나 아름답게, 듣기 좋게 만들어 낼 수 있는가에 달려 있는 것 같다.

이번 연습 후에는 영 마음이 편치가 않다. 문제는 있는데 어떻게 해결해야 할지 잘 모르겠다라는 느낌. 아직은 시간이 많이 있으니 기본기 연습을 더 충실히 하는 수 밖에..

우리 앙상블의 이름을 뭘로 할까 생각 중인데... 은하는 "카메라타 어쩌구" 라던가 "무지카 어쩌구.." 이런 라틴어식의 이름을 짓자고 한다. 나쁘지는 않은데... 연주회 전까지 이름은 그럴 듯하게 지어 놓아야 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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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주에 한 번씩만 만나기로 했기 때문에, 지난 번 연습 이후 상당히 시간이 흐른 후에 만나게 되는 느낌이었다. 이번엔 미리 장소도 물색하고... 잠실의 모 교회에서 만났다. 피아노가 있는 꽤 넓직하고 따뜻한 방을 무료로 빌릴 수 있었다. 우리 연습날에 딱 맞추어 날씨도 무진장 추워졌기 때문에....ㅡㅡ;;; 따뜻한 방이 정말 필요했었다.

교회를 찾느라 조금씩 늦게들 도착하긴 했고, 지난 번에 정한 곡들을 연습하기 시작했다. 나는 저번 첫 만남에서 보다는 좀 나았던 듯 하다. 두번째 만남이라서 긴장이 조금 풀어졌나 보다. 워낙 소심한 성격 탓인지, 남들 앞에서 연주하는 걸 정말 못한다... 뭐... 혼자해도 역시 엉망이긴 하지만..^^;;

다른 무엇보다, 박자를 맞추는 것이 쉽지가 않았다. 나야 아무래도 멜로디 부분이니까 알기 쉬운 편이지만, 알 수 없는 멜로디로 화음을 맞추어 주어야 하는 세컨, 비올라, 첼로는 박자를 맞추어 화음을 만드는데에 시간을 좀 보내야 했다. 지난 번에 과도한 소심함으로 선곡한 곡들이 그다지 어렵지는 않았긴 했지만, 가브리엘의 오보에 같은 경우에는 간혹 딴 생각을 하다가 박자를 놓치는 일도 있고..;; 음.. 생각해 보니 음표가 많지 않은 곡들이 오히려 박자를 맞추기가 더 어려운 듯 하다.

대충 연습이 끝난 후 한 번씩 녹음도 했는데, 어떻게 녹음이 되었는지는 모르겠다. 사실 동글맘님이 녹음하려고 할 때 심하게 말리고 싶긴 했지만... 비공개로 우리끼리만 들으면 되니까... 하고 모른 척... 연습을 대충 마무리하고 프린트해 온 다른 악보들을 꺼내들 보았다. 할 만한 곡들이 꽤 있는 것 같다. 하이포지션 나오는 곡들에서 음정이 불안해 지는 곡들만 좀 연습하면...;; 좀 더 발전하면 제대로 된 합주곡들을 고를 수도 있지 않을까 싶긴 한데... 시간은 좀 필요할 듯하다.

다음 연습은 시내의 모 대학에서 하기로 했다. 이번에 연주하기로 한 곡들 이외에 다른 곡들도 정해서 연습을 해보자고 해야겠다. 현악기는 확실히 개인적으로 연주하는 것보다 같이 어울려 화음을 낼 때 재미가 있다. 오케스트라는 좀 너무 규모가 커서 내 소리를 듣기가 힘든 단점이 있는데, 이런 소규모 앙상블은 각 악기가 하나씩의 소리를 내기 때문에 내 소리와 남의 소리가 어울리는 것을 정확하게.. 노골적으로 들을 수 있어서 훨씬 맘에 든다. 부족한 점을 찾기가 쉽고, 합주의 만족감은 더 크기 때문이다. 오케스트라가 대리만족을 느끼기에는 최고였다면... 앙상블은 좀더 충족한 만족감을 얻을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정한 곡들을 꾸준히 연습하고, 새 곡도 좀 찾아보고, 악보도 정리해 봐야겠다. 2주 후의 연습시간이 또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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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앙상블을 구성했다. 뒤포르와 바친기에서 첼로, 비올라, 피아노까지. 퍼스트 바이올린까지 영입하면 금상첨화일 듯 한데... 일단은 이 멤버로 연습을 해보기로 했다. 피아노 전공자 (유일한...) 경희씨는 나중에는 바이올린으로도 연주하실 계획.

급하게 약속 날짜를 잡느라, 연습실도 급하게 구했는데, 가보니 나쁘지는 않았다. 하지만 5명이 2시간 정도 있으려니 좀 좁긴하더라..;;;

은하가 스즈키 쿼텟 악보와 여인의 향기 악보, 경희씨가 가브리엘즈 오보에 악보를 가져왔다. 스즈키 악보는 쭉 살펴보니 무지 쉬워 보였는데.....;;;;

정말 본의 아니게 허접한 실력으로 (그것도 며칠 간 연습 한 번도 안했는데...) 멜로디 라인을 내가 연주하려니 엉망이 되어 버렸다..ㅠㅠ 더구나 오래 전에 배운 곡들을 해보려니 음정에 삑사리 장난 아니고... 원래 레슨샘 앞에서도 긴장해서 잘 못하는데, 처음 만나서 연주를 하려니 긴장 긴장... 이래서야 남들 앞에서 연주를 어찌하나 싶다.

일단, 바흐 가보트, 가브리엘즈 오보에 (오보에를 한 명 구할 예정), 베토벤 미뉴엣을 하는 것으로 했는데, 끝나고 생각해 보니, 영화음악이나 애니음악 중에서 골라도 괜찮을 듯 하다. 물론 열심히 연습을 해야 겠지만..;;;;

연습을 마치고 나오니 눈이 펑펑 내린다. 우리의 첫 모임을 축하해주는 瑞雪일 듯 ^^;; 연습실 바로 앞의 카베하네라는 커피숍에서 다음 연습 일자와 장소를 논의하고는 눈을 맞으며 헤어졌다.

오늘 연습의 take away는... 바이올린만 잘하면 된다...;;;;;

바이올린을 잘하기 위해서는... 긴장을 풀고, 연습도 좀 많이 하고...;;; 그래도 안되면 퍼스트를 적극 영입해 볼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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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해봤는데... 역시 기초가 많이 부족한 것 같다는 결론이다.  아래는 오늘 레슨샘이 하신 말씀들...

"이제 어려운 테크닉이 안나오는 부분은 쭉 잘하시는데요... 어려운 부분이 나오면 힘도 들어가서 활도 잘 안되고 음정도 같이 흔들려서 엇나가는 경우가 있어요."
"네 ㅠㅠ"

"에뛰드가 지겹긴 하지만, 이걸 열심히 하시면 곡하실 때 확 달라지는 걸 느낄 수 있지요."
'누가 모른답니까...ㅠㅠ'
"아무래도 슬러 연습에 집중해야 할 것 같아요."
"절대 처음부터 끝까지 쭉 하지 마시고... 전에는 부분 부분 연습하시라고 했는데요... 이제는 마디마디 끊어서 각활로 한 번 슬러로 한 번씩 연습하세요."
'흑.. 점점 뒤로 가는 실력이라니...ㅠㅠ'


"힘 더 빼고 겹음을 해야 해요. 이렇게요... (시범연주하시며..)"
'안다니까요.. 저도 글케 하구 싶어요...근데 몸이 말을 안들어요...ㅠㅠ'
"옛날에 제가 모든 곡을 피아노로 연습하시라고 했었죠? 이제는 다 피아니시모로 연습하세요."
"네...ㅠㅠ"

결국 곡의 난이도가 올라가면 갈수록.... 부족한 기초가 훤히 들여다 보이게 되는 모양이다. 이제 스케일과 에뛰드만 해야 할 듯...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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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동안 레슨일지를 쓰지 않았었는데... 그 이유는, 별로 특이한 점도 없이 같은 말만 계속 반복되어 쓰는 것이 너무 지루하게 느껴졌기 때문이다. 가끔씩 레슨일지를 써볼까 싶기도 했는데... 어찌 귀찮은지..;

레슨은 여전히 빡세게 진행되어 왔다. 5권의 교재를 조금씩 하다보면 어느 덧 한 시간이 후딱 지나가 버리곤 했다. 사실은 그간 장마철에다 더위에 레슨받는 것도, 연습하는 것도 쉽지 않았었는데... 습도가 좀 떨어져 가을날씨가 되어 가기 시작한 이번 주엔 좀 할만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이포지션에서 좀 더 철저한 연습이 필요하다는 것..ㅜㅜ 그리고 겹음을 피아니시모로, 음정 안틀리고 연습해야 한다는 것 등이 이번 레슨의 지적사항. 그리고... 곡의 템포를 스스로 정하고 본인의 악기와 본인의 해석에 맞추어 곡을 어떻게 연주할 지 미리 생각해 볼 것.

수요일에 레슨을 받고 목요일에는 오케스트라 연습을 갔다. 요즘엔 자꾸 연습을 걸러서... 꼭 2주에 한 번씩 가게 되는 것 같다. 이상하게 이번 가을 연주회는 개인적으로도 전혀 연습을 못해왔고, 전체 연습도 많이 빠졌고... 초심을 잊어 버리게 된 것인가.. 라는 생각이 좀 든다. 어쨌거나... 브람스가 딱 어울리는 가을이 오고 있으니... 이제 정말 연습을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연습실로 갔다. 그러니까... 연습실에 갈 때까지의 기분은 대략... 아래 3악장과.. 그에 어울리는 가을 분위기의 사진들...;;;


좀 늦게 도착했다. 바그너를 한창 연습하고 있는 중이었는데.. 이건 정말...; 전에 연습할 때 뒤까지 봤는지 안봤는지도 도통 기억이 안나는 악보. 눈은 변화무쌍한 조표를 좇아가려고 노력하나.. 임시표들 사이에서 손가락이 방황하고..;;; 이게... 이런 곡이 아니었는데....ㅠㅠ

(아래는 카라얀과 BPO의 1957년 일본 연주... 유튜브에 여러가지 버전의 동영상이 있는데, 사실은 푸르트벵글러가 나치 깃발아래 군인들 앞에서 지휘하는 동영상도 있다. 그런 영상이 있다니... 유튜브엔 정말 별게 다 있다..;;;)

처참하게 무너져 가는 세컨바이올린을 바라보던 지휘자 샘의 표정이... 처음에는 당황과 짜증이더니... 결국 측은함으로 바뀌었다. 세컨이 어렵네요...라고 애써 위로해 주시고..;;

잠시 휴식을 한 후에 브람스 1악장을 연습. 분명히 이전 연습시간에 여러번 연습했었는데... 어찌 생소한지..;; 이것 저것 가르쳐 주면 바로 다음시간에 완벽하게 깨끗해진 기억을 가지고 연습실로 들어 오는 단원들을 그래도 끝까지 열심히 지도해주는 지휘자샘 성격이 정말 좋으신 것 같다는 생각이....ㅠㅠ

대략 다음과 같아야 할 연주를 전혀 다른 곡으로 만들고... 연습을 마쳤다..;


정말 정말 연습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오늘 집에서 다시 바그너를 펼치고 악보를 읽다 보니... 내 연주에 내가 기막혀서 10분하다가 일단 중지....;;; 다음에는 몽땅 각 활로 박자부터 잡아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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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에는 봄 연주회 이름을 "뮤직 페스티벌"로 짓고 그렇게 부르기로 했다고는 하지만, 어쩐지 이름이 어색하게 느껴져서 그냥 봄 연주회라고 제목을 썼다.


바이올린을 배우기 시작하고 (처음에는 별 생각없이 대충대충 했었지만) 이렇게 재미있을 수도 있구나... 라고 느끼면서 열심히 레슨에 합주에 쫓아 다녔던 것이 한 2년 정도 되는 것 같다. 하지만 작년 가을연주회가 끝나고 한동안 좀 의욕상실이 되었었나 보다. 오케스트라 활동을 하면서 실력에 맞지 않게 어려운 곡들 때문에 스트레스도 받았었고... (그래도 가을연주회까지는 재미있었지만^^) 지난 겨울에는 유난히 이리저리 힘이 들었었다. 오케스트라도 12월 한달은 쉬었었고, 바이올린을 처음 배우면서 계속 했었던 그룹레슨도, 몸도 마음도 피곤해져서 그만두었고... 오케스트라 연습도 어떤 날은 가고 싶지 않아서 미적미적거리기도 하고...

그러니... 지진아의 실력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집에서 개인연습도 거의 하지 않고 결국 연주회가 코 앞으로 다가오고야 말았다. 도무지 무슨 배짱인지... 연주회 전 목요일 연습 때에 지휘자 선생님의 얼굴이 영 어두워 보였다. 아무래도 전반적으로 영 아닌 가보다. 마지막 연습날인 금요일도 앙상블이 이루어지지 않는 부분도 있고.. 전 곡 연주를 하다가 영 맞지 않아 중단되기도 했었다.

연주회 당일. 사실은 정말 "당일치기"로 아침에 일어나서 손가락이라도 좀 풀어 보려고 했으나.... 엊그제부터 심해진 알러지성 결막염으로 눈도 아프고 아침에 먹은 알러지약이 독한지 오전 내내 일어나지도 못하고 자고 말았다. 겨우 리허설 시간에 맞추어 도착해서 악기를 꺼내는데... 어찌 연주해야 할 지 참...

TVO내의 다른 오케스트라들이 먼저 연주하기 때문에 리허설 한 번을 마치고는 한참을 "관객"으로 앉아 연주를 감상했다. 윈드의 연주곡들은 클래식이 아니어서 관객들도 더 재미있어 할 것 같다는 생각도 하면서... 2층에서 바라보니 객석에 아는 얼굴들도 보이고... (월요일에 출근해서 점심 사줘야 할 듯...;;)

우리 차례가 되어 무대에 나갔는데, 영 무대가 좁다. 더구나 우리 풀트의 자리가 갑자기 바뀌어서 졸지에 관과 타악기 사이에 위치하게 되고... (나 연습 안한 걸 알고 뒤로 쫓아낸 걸까...ㅡㅡ) 결국 연주 중에 타악기 보면대에 활이 계속 부딪히게 되기도 했었다. 어쨌거나, 연주는 시작. 불안불안하게 1악장이 시작되었다. 빠른 패시지 중에 제대로 음을 맞게 연주한게 있었나 싶다...ㅠㅠ 1악장 종지는 신나게 끝나기는 하지만, 어쩐지 좀 불안하게 이어졌고... 1악장이 끝나자 (아마도 졸다 깬) 관객들은 엉겁결에 마구 박수를 치는 일도 발생...; 조금 뜸을 들이다가 이어진 2악장. 사실 2악장 연습을 거의 못했어서 였는지 나에게는 가장 자신 없는 부분이었다. 내 연주에 신경쓰면서 악보 따라가는데 급급해서... 전반적인 연주가 어땠는지 잘 모르겠지만, 대강 마무리는 된 듯..

3악장과 4악장은 정말 정신없이 연주를 했다. 3악장은 괜찮은 편이었던 것 같지만... 악상이 잘 표현되었던 것 같지는 않고, 전반적으로 그냥 크게만 연주하고 있었던 것 같다. 나 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들도 무대 위에 올라가면 긴장이 되어서 작은 부분을 작게 연주하는 것을 잊나 보다. 그럭저럭 4악장까지 연주를 마치고... 예정대로 앵콜을 연주했다. 앵콜곡은 다양한 타악기들이 동원되었는데 타악기 소리에 묻혀서 내 귀에도 내 바이올린 소리가 잘 안들릴 정도였다. 음정이 맞았는지 안 맞았는지 절대 모르겠다...ㅡㅡ;; 그래도 (우리 딸 말에 따르면) "대하드라마" 같은 앵콜곡은 박수 갈채를 받았다. 순전히 관과 타악기 덕분인듯...

연주를 마치고 먼데서 와준 분들에게 인사하고... 근처 식당에서 식구들과 저녁을 먹었다. 오빠들 집이 다 근처라서 바빠서 (또는 졸려서?) 연주회는 오지 못했지만 저녁 먹자니까 다들 와서 식당에서 기다라고 있었기 때문 ^^; 식사를 마치고는 뒷풀이에 합류할 생각이었는데, 밥을 먹고 나니 그냥 집에 가고 싶어져 버렸다. 눈도 따가워서 약을 더 넣어야 할 것 같고 먹는 약도 먹어야 하고... 무엇보다 1년 반을 같이했는데도 평소에 뒷풀이 같은 모임에 참석을 하지 않아서 인지, 오케스트라 사람들이 여전히 낯설고 좀 불편하다. (좀 친해지고는 싶은데... 막상 그런 자리에 앉아 있으면 이야기를 많이 하게 되지도 않으면서 어색해 지는 것 같다. 아마도 지난 가을 연주회때 뒷풀이에서 멀뚱히 앉아만 있다가 돌아온 기억 때문인 듯하다.) 또 술도 별로 먹고 싶지 않았고..

술을 먹고 싶지 않았는데... 막상 집에 오니 뭔가 허전하여 방금 영화 한 편을 보면서 맥주 한 캔을 마셨다. (맥주 한 캔도 "술"은 술이니까) 개인연습도 거의 못하고 참가한 연주회치고는 크게 실수 안하고 마친 편이긴 하지만, 다음 연주회에선 이러지 말고 연습도 좀 하고 그래야 할 텐데... 나름 반성을 하고 있는 중이다.

굳이 변명을 하자면.... 회사일에서도 스트레스가 쌓였고... 집에서도 이것 저것 일이 많았고, 도윤이가 입학하면서 나도 덩달아 바빠졌고... 하여간 이래저래 일이 많은 몇 달간이었기는 했다. 앞으로는 상황이 좀 나아지고, 또 새롭게 마음을 먹어 연습도 열심히 해서 가을 연주회때는 좀 뿌듯한 기분으로 후기를 쓸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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