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바로 위에 추가를 하자!

기업체에서 세무조사를 받아 보거나 세무 관련 일을 해 본 사람들은 알겠지만, 우리나라에서의 세무조사는 일단 "털어서 먼지 나지 않는 회사는 없다"는 생각에서 출발하는 듯하다. 세무조사를 하는 사람이나 받는 사람이나 생각이 그 점에서는 생각이 크게 다르지 않다. 물론 규모가 크고 나름대로 기업철학도 가지고 있고 하는 회사들 중에는 예전과는 달리 법규에 맞는 올바른 세무신고를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회사들도 많다. 제대로 법규에 맞추어 신고하고 똑바로 세금을 내는 것이 오히려 기업을 잘되게 하는 것이라는 생각이 점점 많이 퍼져나가고 있는 것도 사실인 것 같다.

 

그러나, 100% 철저하게 신고하기란 사람이 하는 일인 이상 쉽지 않고, 워낙 복잡한 거래도 많고, 또 법 자체도 어렵기 때문에 잘 몰라서 제대로 세무를 처리하지 못하는 경우도 매우 많다. 소위 말하는 '탈세'가 아니라, 선의를 가지고 일 처리를 했었지만, 실수로 또는 법률에 대한 오해와 무지로, 또는 여러가지 process적인 문제로 인하여 제대로 신고가 이루어지지 않은 경우 (생각보다 매우 많다)가 많다는 것이다. 이럴 때 과연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가.

 

문제가 그다지 크지 않은 경우, 대부분의 회사들에서 지금까지 들어왔던 이야기는 "내부적으로 문제에 대한 보고는 하되 수정신고나 추가납부는 하지 않는다"라는 것이었다. 금액이 미미한 경우에 수정신고를 하겠다고 관할 세무서에 연락을 하면 일선 공무원들 중에는 가뜩이나 과중한 업무에 별로 크지도 않은 세금을 고쳐서 내겠다고 하는 납세자를 귀찮아 하는 경우도 있고, 또 이렇게 열심히 수정신고를 해봤자 나중에 세무조사 나오면 어차피 조사팀에게 어느 정도 실적을 "채워드려야" 하는데 미리 내서 좋을 것이 뭐가 있겠냐는 생각을 하는 경우도 있다. 현행 세법 하에서는 미리 자진 수정신고납부를 한다고 하여도 가산세가 크게 줄어 들지도 않는다는 점도 하나의 이유이기도 하다.

 

문제가 큰 경우에도 사실 수정신고를 통해 자진납부를 하는 회사는 많지 않다. 위와 같은 이유가 대부분이고, 세법이 가끔은 명확하지 않기 때문에 조금이라도 조세심판원이나 법원에서 "다퉈 볼 만한" 내용이라면 자진신고 보다는 기다리는 편을 택하는 회사가 대다수이다.

 

더구나 국제조세와 관련한 이슈는 전문가가 많지 않고, 국내법 뿐만 아니라 조세조약의 해석과도 관련이 있으며, 또한 외국법인의 경우 한국 세무에 밝지 않기 때문에 실제로 세무 신고를 제대로 못하는 경우도 꽤 많다. 또 세무 신고를 뒤늦게 하려고 해도 외국법인이 한국 세무서에 등록하고 세금을 몇 년치 소급해서 낸다는 것 자체가 어마어마한 일이 될 수 있고 방법도 잘 모르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그냥 두는 경우도 많다. 또 이렇게 세무신고가 제대로 안되었다고 하더라도 국세청에서 이런 문제를 모두 찾아내는 것도 역시 쉽지 않다. 국내 사업자들의 경우와는 달리 외국법인들의 거래를 하나하나 추적하기에는 인력도 자원도 부족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한국에서 꽤 사업을 크게 하는 외국법인에 대한 본격적인 세무조사를 하는 경우라던가 국내 지점이나 법인이 존재하여 그에 대한 조사나 서면검토 등을 하면서 문제가 아주 심각하다고 생각하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국세청에서는 한국 세무에 대한 일반적인 납세안내 정도를 기본적으로 하고 있는 것 같다. 

 

이런 상황 하에서, 가만히 있으면 잘 알 수도 없을 세무문제를 검토하고 그걸 다 뜯어 고치겠다는 회사가 있으니..... 그게 바로 내가 일하고 있는 이 곳. OECD guideline이나 국제조세 원칙에 비추어 한국에 귀속되어야 할 소득이 잘 못 계산이 되었고 국내 소득 인식 방법이 틀렸다는 이유로, 또는 국내에서 일정기간 엔지니어들이 일을 하였으나, 세무신고 대상인 줄 몰라서 신고를 못하였다는 이유로, 또는 국내계열사 A에서 세금을 모두 납부하고 의무를 다하였으나, 사실 외국계열사 B에서도 역시 세금을 내는 것이 "이론적으로" 옳다는 이유에서... 수정신고를 하고 결코 적지 않은 가산세 등을 납부하겠다는 회사. 회계법인에서도, "그걸 꼭 신고납부하셔야 겠습니까? 오히려 세무서에서 이상하게 생각할텐데요"라고 난색을 표하기도 하고, 일선 세무서 담당관이 이해하기 힘들어 오히려 납세자가 친절하게 이러저러한 점이 잘못되어 신고하는 거라고 설명해야 하는 상황.

 

이런 일이 생길 때마다, 한국에서는 자진신고를 하는 일이 흔하지 않고 별다른 혜택도 없다라는 점을 외국 분들에게 설명을 하는데 그 때마다 놀라운 점은, senior한 직책을 가지신 분들은 모두 모두 한 입으로 "we should do the right thing"을 말한다는 것이다. 실무적으로 신고 자체도 어렵고 내부 조직에서도 이렇게 수정신고납부를 하려면 여러 사람이 고통스럽게 되는 것을 뻔히 알면서도, 무엇보다 요즘처럼 cost saving을 모든 곳에서 외쳐대는 와중에 비용지출을 해야만 하는 상황이라는 것이 분명한데도 불구하고 (그래서 본인의 실적에도 좋지 않은 영향이 미칠 수 있다는 점을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회사의 Tax 조직에서 leadeship position에 있는 분들이 "고칠 것은 다 고치고 올바르고 깨끗하게 하자"라는 입장을 분명하게 한다는 것이다. 한국에서는 이렇게 자진신고납부를 해봤다 가산세 몇 푼 줄여 주는 것도 별로 없다는 이야기를 해도 거의 모든 분들은 올바른 길로 가자고 이야기한다.

 

그 분들이 특별히 도덕적이어서 그런 것은 아닐 것이고, 그들의 경험상 문제는 묵혀봐야 곪아터지게 마련이라는 점을 알고 있고, 특히 곪아서 터지는 경우에는 단지 돈만이 아니라 회사의 reputation이 심각하게 훼손된다는 점을 확실하게 인식하고 있기 때문에 그렇게 하는 것일 것이다. 또한, 단지 비용절감만이 절대적인 목표가 아니고 compliance도 동등하게 아니면 오히려 더 중요한 목표라는 점이 회사의 문화로 체화되어 있기 때문이라는 점도 큰 이유일 것이다.

 

사실 이런 경우를 볼 때마다, 한국 실정을 몰라서 그러는 거라고 생각하곤 했었다. 어차피 세무조사 나오면 내야할 세금인데... 이런 다고 누구도 고마워 하지 않을텐데... 이런 것 아니어도 우리회사는 충분히 깨끗하고 투명한 회계처리를 하고 있는데... 이런 식의 생각을 하곤 했었다. 너무 철저하게 하려고 한다며 가끔 비웃기도 했었다.

 

그런데, 이번 세월호 사고를 보면서 그런 생각을 했던 나 자신이 부끄러워졌다. 바로 며칠 전, 또 다시 어느 분이 conference call에서 강한 어조로 "We should do the right thing"이라고 말하는 순간, 그렇지... 그게 더 중요한 것이지라고 밖에 생각할 수가 없었다. 한국 실정이 그러니까 그것에 맞게 '적응'하는 것이 아니라 힘들더라도 원칙을 지키는 것이 맞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되는 것이 었는데. 사람의 목숨이 왔다갔다 하는 중요한 문제도 아니고 단지 세금일 뿐이지만, 고통이 뒤따르더라도 옳은 길을 가야 한다는 그 목소리가 어느 때보다도 더 큰 울림으로 다가왔다.

 

별로 상관도 없는 것을 연결시켜 생각한다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다른 사람들이 다 약삭빠르게 사는데 혼자만 옳은 길이라면서 가봐야 손해만 볼 뿐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그래서 착한 아이들은 죽고 약삭빠른 선원들은 살아 남았겠지만) 당장은 어렵더라도 지금 하나씩 바꾸지 않으면, 지금 작은 것이라도 올바른 방법을 찾지 않으면 결국은 더 많은 착한 사람들이 다치게 될 뿐이다. 어쩌면 그래서 결국은 한국 전체가 침몰하게 될 수도 있다.

 

(살짝 덧붙이자면, 이 회사의 모든 분들이 또는 모든 부서가 늘 저렇게 행동하는 것은 아니다. 또, 가끔 보면 많은 사람들이 소름끼치게 미국적이고 경쟁적인 사고방식을 하고 있기도 하다. 그래서 비인간적인 조직이라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하지만 한 가지 분명한 것은 어디서건 최소한 "법규"는 지킨다. 그리고 명예를 소중하게 생각한다. 이건 정말 최소한이지만, 나는 이런 최소한의 compliance도 가끔 충격적으로 교훈적으로 느껴지는 나라에서 살고 있다.)

 

Posted by 슈삐.
,

슬퍼하고 분노하다가 이제 반성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살면서 불의를 보고 눈을 감은 적이 어디 한두 번이었던가. 내가 다치기 싫어서, 귀찮아서 외면했던 일들이 어디 하루 이틀이던가. 그리고 나 스스로도 규칙을 어기고 불법과 불의에 동의하고 살았던 일도 무수히 많지 않았던가. 불법과 부정과 나태함과 무책임함 그리고 무능력이 이 아이들을 죽인 것이라면... 그건 바로 나 자신이 간접적으로 그 아이들을 죽인 것이다.

 

어떻게 세상을 바꿔야 이런 일이 없을까. 아무리 생각을 해도 희망의 싹이 굵어지질 않는다. 수십년 한국 땅에서 살아 오면서 이런 참사가 한두 번도 아닌데 유독 이번 일이 가슴이 아프고 유독 헤어나와 지지 않는 건, 딱 우리 아이들만한 나이의 예쁘고 착한 아이들이 너무 많이 희생되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이제 변할 때도 되었는데 변하지 않는 이 사회에 너무 화가 나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그렇게 울고, 분노하고, 안타까워 하다가 다시 나를 돌아 보니, 나도 그렇게 이 사회에 동조되어 살고 있었다, 수십년간.

 

차선, 신호, 속도 위반을 하면서도, 괜찮아 난 지금 바쁘잖아. 설마 사고가 나겠어. 재수없이 걸리지만 않으면 돼.

카드 안하고 현금으로 하시면 깍아 드릴게요.. 라는 말을 듣고도 이 사람들 또 세금신고 제대로 안하겠네 하고 생각하면서도 고작 돈 몇 푼이 아까워서, 네 그럼 현금으로 할게요.

그저 마케팅일 뿐이고 결국 상품 가격이 올라가거나 꼭 필요한 다른 퀄리티가 낮아지게 될 것이라는 걸 알면서도 공짜라면 줄을 서고, 사은품에 달라 붙고.

어처구니 없이 싼 상품은 그걸 생산하는 노동자 농민의 피라는 걸 알면서도, 이성적이고 올바른 소비 보다는 내가 한 푼이라도 더 아끼는 쪽으로 구입하고.

왜 한국은 법규가 모호한가. 규칙을 지키라는 건가 아닌건가. 실행방안도 없는 법은 뭐하라는 건가.라는 외국인 동료들의 질문에 더이상 창피해하지도 않고, 뭐.. 그래도 우린 살기 편한데. 법이라는게 융통성이 있어야지.

말 같지도 않은 소리 떠들어 대는 정치인들에게 정당한 요구와 비판 대신 무관심과 비웃음만 날리고.

내 아이들 기득권 계층에서 밀려 나지 말라고 결국은 사교육 시장으로 등떠밀고, 공교육이 망해가고 있는 걸 뻔히 알면서 그래도 내 아이들만은 어떻게든 잘 살게 해보자. 이기적인 생각만 하고.

재활용 분리수거... 귀찮아서 대충하고.

채식하고 싶지만... 나 사회생활하고 돈 벌어야 하니까라는 핑계로, 기름진 음식 먹겠다고, 해산물과 낙농제품은 무진장 먹어대고. 고작 고기덩어리 안먹는 걸로 위선 떨고.

 

 

그렇게 내가 눈감고 귀막고, 내 입에 맛난 것들을 집어 넣는 동안, 우리가 어릴 적 동경하던 선진국들과 이제 우리나라도 어깨를 나란히 하는구나 은근히 자랑스럽게 생각하던 동안 (심지어 나 같이 국가의식 없는 사람조차도), 사실은 이 사회가 구석구석 썩어가고 있었고, 나도 구석구석 같이 썩어가고 있었다. 그걸 감시해야 할 시민단체도, 정치단체도 다 산산조각 나서 감시는 커녕 본인들 숨조차 쉬기 힘들게 되고 있다는 걸 뻔히 보면서 살기 바쁘다는 핑계로 손 한 번 잡아 주지 못했고, 내가 기껏 돕는다고 해봤자 이제 어쩌겠어... 방관만 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리고..... 그게 이 아이들을 죽인거나 다름 없다.

 

구할 수 있었는데 어른들이 구하지 않았다. 라는 그 학교 어느 학생의 이야기가 그래서 너무 아프다. 그건 구조대책본부에만 하는 이야기가 아니다. 썩어 문드러진 선사. 정신 나간 선장과 선원들. 무능력한 정부에게만 하는 이야기도 아니다. 그냥 이 사회의 모든 "어른들"에게 하는 이야기다. 나 같은 평범한 엄마 아빠들에게 당신들은 자기 자식을 지키지 못한 것이 아니라 지키지 않은 것이라고 하는 이야기다. 

 

사고가 나고 두번째 주말인데, 사람들은 벌써 외면한다. 누구나 가족을 잃는 경험을 하는데.. 어쩌구 저쩌구 하면서 쿨한 척하는 사람들도 있고, 그냥 내 아이가 살아 있다는 것에만 감사하며 잊으려고 하는 사람들도 있고... 하지만, 적어도 나는 반성해야 한다. 조금이라도 달라져야 한다. 그게 부끄럽지만 살아 남은 어른들이 해야할 일이다.

Posted by 슈삐.
,
http://kr.news.yahoo.com/service/news/shellview.htm?articleid=2010062321434550507&linkid=4&newssetid=1352

아마도 학부 2학년때 였을 것이다. 김수행교수님 강의를 들었었는데, 아마 반은 빼먹었던 것 같다. (공부는 전공과목이건 아니건 다 재미없었던 시절...ㅠㅠ) 김교수님 강의도 사실은 전공선택이긴 했는데.. 그래서 더 빼먹었던가? ㅎㅎ 하여간 과목을 불문하고 강의실에 들어가는 걸 무지 싫어했던 시절이었다. 그때가 국내에 처음으로 정식으로 번역된 '자본론I'이 나왔을 무렵이기도 하다. 지금 돌아보면 참 아까운 시절이다.

김세균교수님도 증언을 하신다니 시간만 맞으면 가보고는 싶은데;;; 김세균교수님 강의도 들었던 것 같긴 한데... 맨날 강의를 빼먹고 다니던 시절이라서 기억이 가물가물하다.
Posted by 슈삐.
,
몇달 전부터 고기를 끊어야 겠다고 생각을 하고는 있는데, 실천에 옮기기가 참 쉽지 않다. 일단 시작이 안되서 계속... 다음에.. 다음에 하다보니 또 몇 달이 훅 지나가 버렸다. 평소에 생각을 하다가 막상 밥 때가 되어 상에 올라온 고기를 보면 외면할 생각이 들지 않는 것을 보니... 고기중독은 담배나 알콜 중독 보다 더 뿌리깊은 것은 아닐까 싶은 생각이 들 정도...

점심에 또 제육볶음을 먹고..ㅡㅡ;;; 들어와 잠깐 예전에 가입해 놓은 채식까페에 들어가 봤는데, 좋은 프로그램이 소개되어 있어서 다시 마음을 다잡고 블로그에도 링크를 걸었다.

프로그램 (캠페인) 주소: http://www.meatfreemonday.co.kr/

나같이 의지력 박약이 사람을 위해서 일주일에 단 하루만이라도 고기를 먹지 말아 보자는 내용. 위의 홈페이지에 간략하게 왜 고기 소비를 줄여야 하는가에 대해 나와 있다. 아래는 배너.



덧.... 그런데, 고기 소비를 줄이는 것은 "지구"를 위하는 길이라기 보다는 "인간" 또는 넓게는 "현재 지구 상에 존재하는 생물들"을 위하는 길이 아닌가 싶다. (인간이 "지구"를 망칠 수 있다는 생각은 사실 참으로 오만한 생각이 아닌가. 46억년의 지구의 역사를 한 달로 환산해 본다면, 호모 사피엔스의 등장은 겨우 10분 전에 일어난 일이고, 인간의 기록된 역사는 불과 5초간에 불과하다고 한다.) 어쨌건, 요점은.... 우리와 우리의 유전자, 우리의 동물 친구들과 그 가까운 후손들을 위한, 매우 이기적인 일이라는 이야기이다. 뭔가 거창하고 대단하며 대단히 박애적인 일을 하는 것이 절대 아니라는 것.
Posted by 슈삐.
,

오늘 회식하는데 미국인들이 얼마나 우물안 개구리인지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제가 다니는 회사는 미국회사. 회식자리에는 꽤 미국과 가까운 분들이 계셨습니다... 미국인도 포함..ㅡㅡ)

그러다가 생각난 것이 아래 지도들... 미국인들이 보는 세계는 이렇게 생겼다고 합니다. ^^;;;;

 

가장 널리 퍼져있는 버전~

 

Te Worls According to America

 

좀 더 심각한 수준의 버전... 동아시아가 좀 더 자세히 나왔...;;;;;;

 

 



캘리포니아... 레이건 지지자들이 보는 세계....;

The world according to Ronald Regan

 

텍사스 사람들이 보는 세상....ㅡㅡ;;;;;

 America Humour World Texas

 

Posted by 슈삐.
,

매경에서 세계지식포럼이라는 행사를 주최하는데, 꽤 쟁쟁한 연사들이 참가하는 모양이다. 이런 행사가 있다는 것도 잘 몰랐는데... 어제 크루그먼의 블로그에 가봤더니 "흥미로운 라인업"이라고 되어 있더라. 링크된 주소에 가보니... 정말 재미있겠다는 생각이...;;

 

크루그먼 블로그의 댓글들이 더 웃긴다. 예를 들면, Associating Bush with knowledge is in itself big news.... 이런 글들...

 

http://krugman.blogs.nytimes.com/2009/10/12/seoul-feud/

 

아래가 세계지식포럼 사이트인 모양이다. 매경 다니는 지인에게 내일 나도 놀러가봐도 되냐고 물어 보고 싶어졌다 ^^;; (참가비가 어마어마한 걸 보니 아마 절대 안되겠지..)

http://www.wkforum.org/WKF/v3/kor/main.php

Posted by 슈삐.
,

신종플루 때문에 온나라가 시끌벅적하다. 여름이 끝나가고 찬 바람이 불기 시작하니까 더 기승을 부리는 것인지... 사망자가 늘어나니까 불안한 모양인지...

 

일반 독감이나 다른 질병에 비해 결코 사망률이 높은 것이 아니라고는 하는데... 워낙 들썩들썩하니.... 아마도 매우 빠른 전염력 때문에 다들 두려워 하는 것이 아닌가 싶다.

 

회사에서는 열이 나거나 병에 걸리거나 하면 유급휴가를 주겠다는 지침도 정해진 모양이다. 우스개 소리로 걸리고 10일 쉬면 딱 좋겠다는 이야기도 오고 갔었는데....

 

어제 급기야는 확진환자가 한 명 나왔다고 한다. 우리가 근무하는 빌딩은 아니고... 강님에 있는 다른 사업부. 오늘부터 그 건물에 출근하는 모든 직원의 체온을 재고 소독제로 손을 박박 씻은 후에 출입을 하게 했다고 한다. 환자가 나온 사무실은 전원 재택근무와 병원 검진에 들어갔다고.....

 

다른 관계회사에서도 환자가 나왔다는 소문이 도는 가운데... 멀지 않아 내가 근무하는 사업부 쪽까지 번져 올 것 같다는 불안감(기대감?)이 퍼지고 있는 모양이다. 꿈에 그리던 재택근무... 어쩌구 하면서...ㅡㅡ;;;

 

그나저나... 엊그제부터 기침도 나고 목도 아픈데... 열나면 병원가야 하나 그냥 가봐야 하나.. (병원갔다가 오히려 옮을 듯...;;;;;)

Posted by 슈삐.
,

월요일 아침. 회의실에 들어갔더니 어떤 분이 "오 마이 갓" 하신다. 창문을 내려다 봤더니 아파트 철근이 엿가락처럼 휘어 있다. 자세히 보니 타워 크레인이 철길에 가로 놓여있기 까지....

 

회의 끝나고 사무실로 와서 핸펀으로 찍은 사진. 요 광경이 내려다 보는 위치에 내 사무실이 있다. 9시엔 KBS가 제일 먼저 왔고 카메라들고 뛰어 가는 사람도 있었는데 지금 보니 다른 방송사들도 왔다. 옆에 귀퉁이만 보이는 건물이 동아일보사이니까 동아일보가 사진 찍기는 제일 좋았겠다.

 

뉴스를 다시 찾아 보니 인명사고가 있는 것 같다. 이른 아침이라 사람없이 그냥 쓰러지기만 한 줄 알았는데... 철길 복구도 꽤 오래 걸릴 것 같다고...

 

 

119에 방송사차량에 구경하는 사람들까지.....

Posted by 슈삐.
,
조금이라도 양심적으로 살고 싶은 사람이 정말 살기 힘든 세상이군요. 

수천억 받고 떳떳한 사람들도 있는데, 헛소리 하면서 떵떵거리는 사람들이 부지기수인데, 29만원밖에 없다면서 고급아파트로 이사가는 사람들도 있는데... 

왜 당신이 죽는 겁니까.... 
Posted by 슈삐.
,

어제 아침 신문 읽다가 황당했었는데.... 이 기사 이후로 어제 오늘 말들이 꽤 많은 것 같다. 일단 기사를 인용:

 

그는 현 정치 구도에 대해 “영호남 토착인 한나라당, 민주당으로는 진보, 보수를 따지기 어렵다”면서 “진보, 보수를 할 단계까지 못갔으나 한나라당이 서울의 지지를 얻어서 전국정당의 기틀을 잡은 것은 진전이자 진보로 본다”고 평가했다. 이어 “나는 2005년부터 중도론을 얘기해온 사람”이라며 “(진보·보수) 양극단이 선거 과정에서 진영 싸움을 벌이고 줄세우기를 하는데 이건 소모가 너무 심하다. 전세계가 비정규직, 청년실업 문제에 직면하고, 생산관계도 바뀌어 고전적 이론틀로는 안 된다”고도 했다.

황씨는 또 “용산 참사 같은 것은 이명박 정부의 실책”이라고 말했지만, “해외 나가서 살면서 광주사태가 우리만 있는 줄 알았는데 70년대 영국 대처정부 당시 시위 군중에 발포해서 30~40명의 광부가 죽었고 프랑스도 마찬가지다. 그런 과정을 겪으면서 사회가 가는 것이고, 큰 틀에서 어떻게 가야 할지를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오래된 정원' 이후로는 황석영의 소설을 읽지 않아서 최근에 어떤 글을 썼었는지는 모르겠다. 인터넷에 연재하던 소설을 읽어 보려고 했었는데 시간이 없었고... 세월이 흐른 만큼 그도 예전과 같은 글을 쓰지는 않겠지만 ('오래된 정원'에서도 그는 좀 달라져 있었으니까...) 그리고 그렇게 되는 것도 이해가 안되는 것도 아니고... 하지만 완만한 변화일 뿐 거꾸로 간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하긴, 몇달 전에 TV오락 프로그램에 출연한 것을 보고는 좀 쌩뚱맞다는 생각은 든 적이 있다. 하지만, 유명 소설가가 TV에 출연하는 것이 이상한 일도 아니고...

 

그가 진보에서 중도로 갔건, MB와 친해졌건, 유라시아 문화대사를 하건 말건 사실 큰 관심은 없다. 그냥 그렇게 되었구나하고 생각하고 넘어갈 수 있다. 그 쪽 방향으로 조금씩 움직이던 사람이 크게 움직였다고 생각하면 된다. 게다가 저 인터뷰의 구절구절.. 너무 진부해서 이야기 하고 싶지도 않다.

 

하지만, 그가 위의 인용 기사 두번째 문단에서 처럼 이야기했다면 그건 용서가 안된다. 87년. 고3때 그의 '죽음을 넘어 시대의 어둠을 넘어'를 읽고 내가 받았던 충격과 분노, 슬픔을 생각한다면 말이다. 어떻게 바로 그 책을 쓴 그가, 저런 문장을 입에 담을 수가 있는 것인지... 그저 세월탓, 나이탓을 하며 웃어 넘기기에는 아직도 우리 가슴에 남아 있는 분노와 슬픔이 너무 크지 않나.

 

돌아서고 싶으면 조용히 본인만 돌아서면 되는 것이지 왜 총질을 하면서 돌아서는지...

재작년에 오래된 정원을 읽고 내가 썼던 글을 읽어 보니 더 가슴이 답답하다.

Posted by 슈삐.
,
이 사람 이것 말고도 꽤 많은 노가바를 만들어 낸 모양인데.. 완전히 배를 잡고 웃었다.

용기있는 FASB의 아저씨 아줌마들에게 바친다고...;; FASB 웹사이트에 링크라도 걸어줘야 하는 거 아닌가 모르겠다. ㅎㅎㅎㅎ

그리고, 어닝시즌을 맞아 대활약 (?)을 펼치고 있는 금융주들. 회계년도 변경을 통하여 불쌍한 12월을 실적에서 사라지게 만든 GS에 이어 이번엔 알쏭달쏭한 accounting rule의 세계가 만든 예술이 또 있다고 한다. 궁금하신 분들은 쿠르그먼의 블로그FT Alphaville, 관련기사 참조.
Posted by 슈삐.
,

4월 1일 이코노미스트지에 따르면, 더 이코노미스트가 놀이공원을 개장한다고... 런던 동쪽 예전 공장지대에 개장하는 Econoland에는 시내에서 가까와 금융권 종사자들이 많이 방문할 것이 기대되는데.... (전체내용은 요기--> 기사참조)

주요 놀이기구들로는: 

The currency high-roller: Float like a butterfly with the euro and drop like a stone with the pound! 

Chamber of horrors: Tremble at the wailing of distressed debt! 

Fiscal fantasyland: Watch the economy shrivel before your very eyes as you struggle to stop growth falling! 

Bankrupt Britain: Pit your wits against the government as you try to sink sterling and bring the country to its knees! 

The Severe Contest: Try your strength against a bear market!

아래의 공원 맵을 누루면 이코노랜드의 대략적인 내용을 아실 수 있음.  
(참고로 4월1일은 만우절임)





 

Posted by 슈삐.
,
Dilbert.com

늘 공감과 썩소를 불러일으키는 만화.. 딜버트의 오늘자 코믹인데.. 먼나라 이야기이기는 커녕.. 바로 우리 주위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인 것 같아 심히 공감이 되는 중이다. 
Posted by 슈삐.
,
오늘 뉴스제목을 훑어 보다가 잘 이해가 가지 않는 제목을 발견했다.

이 기사.... "경인운하, 지금 되돌리면 매몰비용 너무 많다"

기자가 붙인 제목은 아니고... 인천시장이라는 분이 경인운하에 대해 하신 말씀인 모양이다. 경인운하보다는 매몰원가 또는 매몰비용이라는 개념을 저렇게 사용할 수 있다는 것에 더 관심이 가서 기사를 대강 살펴 보았다. 제목에서 예상이 되는 것에서 크게 벗어나는 내용은 없는 듯하고...

그 시장님의 경력에 경영학이나 경제학이라는 내용은 없는 듯하여 일단은 그러려니 했는데... 포탈사이트의 인물 검색의 학력란을 다시 보니 서울대 경영학 석사, 트로이주립대 경영학석사라는 학력이 쓰여 있다. 트로이주립대가 어디 있는 학교인지는 모르겠으나 (같은 인물검색 사이트에서 링크를 따라가보니 미식축구 및 야구선수들 이름이 쭉 나온다..;;) 그 앞쪽의 석사학위는 상당히 난감하다.

매몰원가가 이미 발생한 비용이라는 점에서 경인운하에 쏟아져 들어간 돈이 매우 많다는 팩트는 전달이 될 수는 있겠지만, 매몰원가라는 것은 원래 의사결정과정에서 쓰이는 개념이고 의사결정에 있어서 이미 발생하여 회복할 수 없는 비용은 고려하여서는 안된다는 것이 이 개념의 핵심이다. 만일 비용이라는 측면을 중심으로 의사결정을 해야 한다면 우리는 매몰원가가 아니라 기회비용을 비교하여야 하는 것. 그리고 시장님 말씀대로 바로 그 이유때문에 우리가 운하를 계속해야 한다면, 그건 요즘 유행하는 Behavioral Economics에 나오는 '매몰원가 효과'를 전형적으로 보여 주는 것이 될 듯...;; 이 개념은 경영학과나 경제학과 1학년 학생 정도면 다 아는 것일 텐뎅...

오마이가 저걸 제목으로 뽑은 것은 이 어처구니 없는 시장을 비웃어 주려는 의도가 있는 것이 아닐까 싶기도^^;
Posted by 슈삐.
,
지난 주에 본 사진들인데... 작년부터 계속되어온 여러가지 bail-out 정책들이 어떻게 되어 가고 있는지에 대한 꽤 재미있는 (그러나 가슴아픈) 은유라고 할 수 있겠다.  

출처는 여기 그리고 여기

(이 사진들은 실제 사건이었던 모양인데, 마지막 사진만은 조작된 것이라고 한다. 어쨌든 이 세계에서 지금 일어나고 있는 일은 진행형이니 틀린 은유는 아니다.)











Posted by 슈삐.
,
자주 가지는 않지만 RSS리더에 등록해 놓고 있는 맨큐의 블로그에 재미있는 만화가 떠서 가져왔다. 그림을 클릭하면 커지니 글씨를 읽고 싶으신 분은 클릭을...


Posted by 슈삐.
,

흠.... 결국은 임기를 못 채우고 떠나는 군요. 이동걸 전 금융연구원장의 이임사가 매우 인상적입니다. 링크만 걸까 하다가, 중간 부분을 좀 퍼왔습니다. 링크도 언제 없어질 지 모르겠고 하여...;;;

... (전략)
연구원을 정부의 Think Tank(두뇌)가 아니라 Mouth Tank(입) 정도로 생각하는 현 정부에게 연구의 자율성과 독립성은 한갓 사치품일 수밖에 없습니다. 정책실패의 원인을 정책의 오류에서 찾기보다는 홍보와 IR에서 찾는 현 정부의 상황 판단 앞에서, 잘된 것은 모두 내 탓이요 잘못된 것은 모두 네 탓이라고 보는 현 정부의 인식 앞에서, 결정은 내가 할테니 너희들은 그저 일사불란하게 따라오기만 하라는 현 정부의 일방통행식 밀어붙이기 사고방식 앞에서 정부 정책에 대한 비판은 비판의 잘 잘못을 따질 필요도 없이 현 정부의 갈 길을 가로막는 걸림돌에 불과할 것입니다. 아니, 비판이 아니더라도 정부의 정책을 앞장서서 적극적으로 홍보하지 않는 연구원이나 연구원장은 현 정부의 입장에서는 아마 제거되어야 할 존재인 것 같습니다. 경제성장률 예측치마저도 정치 변수화한 이 마당에 그것은 아마 당연한 일이겠지요.

돌이켜 보면 정부의 정책이 지금처럼 이념화된 적도 흔치는 않았던 것 같습니다. 정책의 논의 과정이 생략되고 사고와 아이디어의 다양성이 이처럼 철저히 무시된 적도, 아니 봉쇄된 적도 흔치는 않았던 것 같습니다. 적어도 우리 사회가 민주화된 이후에는 말입니다. 경제적 논리와 경험적 증거보다는 주의와 주장만 난무하는 무리한 정책, 네 편과 내 편을 가르는 정책, 모든 국민에게 골고루 혜택이 돌아가기보다는 특정 집단에게 혜택이 집중되는 정책, 그 앞에서 사고와 아이디어의 다양성이 인정될 수가 없겠지요. 이에 근거한 활발한 정책 토론 또한 불편하겠지요.

여러 가지 사례를 들 필요도 없습니다. 현 정부가 금과옥조처럼 여기는 금산분리 완화정책을 살펴봅시다. 재벌에게 은행을 주는 법률 개정안을 어떻게 ‘경제살리기 법’이라고 부를 수 있습니까. 어떻게 ‘개혁입법’이라고 부를 수 있습니까. 그것을 어떻게 국제적 조류라고 감히 주장할 수가 있습니까. 어떻게 우리나라가 전세계에 유래가 없을 정도로 금산분리가 가장 철저한 나라라고 주장할 수 있습니까. 정부의 주장과는 달리, 그리고 일부 보수집단 금융이론가들의 주장과는 달리 우리나라는 전세계 선진국에는 유래가 없을 정도로 산업자본의 금융지배가 가장 많이 허용된 나라입니다. 그 폐해도 가장 많이 경험한 나라입니다.

여러분들은 외국의 경우 은행이든 증권사든 보험회사든 산업자본의 지배 아래 있는 세계적 금융기관을 보신 적이 있습니까. 제가 과문해서 그런지 모르겠습니다만 저는 아직 산업자본의 지배 아래 있는 세계적 은행, 세계적 증권사, 세계적 보험사의 예를 듣지도 보지도 못했습니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은행을 제외하면 증권, 보험 등 제2금융권의 주요회사들은 거의 대부분 산업자본 즉, 재벌의 지배 아래 있습니다. 이래도 저희 나라가 전세계에서 금융과 산업이 가장 철저히 분리된 나라라고 할 수 있겠습니까. 그리고 불행히도 재벌의 지배 아래 있는 우리나라의 증권사, 보험사들은 비록 국내시장에서는 1류 행세를 하지만 국제시장에서는 2류, 3류 수준에 불과한 실정입니다. 재벌의 소유를 금지했기 때문에 우리나라 증권사, 보험사가 세계시장에서 2류, 3류에 머물러 있는 것이 아닙니다. 이래도 재벌의 은행소유를 금지하고 있기 때문에 우리나라의 금융산업이 국제적인 수준으로 발전하지 못한다고 할 수 있습니까. 그렇게 주장하기 전에 우선 재벌들은 자기들이 소유한 증권사, 보험사를 국제경쟁력을 갖춘 글로벌 금융사로 만들어야 합니다. 그런 능력이 있다는 것을 보여야 합니다. 그렇지 않다면 은행을 재벌에 주어야 한다는 주장은 마치 프리메라 리그의 꼴찌 축구팀에게 야구를 하도록 해주면 월드시리즈 챔피언이 될 거라는 주장과 다르지 않습니다. 복잡하고 어려운 경제이론을 내세우기도 전에 이런 평범한 상식적 결론을 현 정부는 왜 진솔하게 인정하지 않는지 이해할 수 없습니다. 저희 연구원으로서는, 그리고 저 개인으로서도 -- 원장으로서 뿐만 아니라 금융학자로서 -- 정부의 금산분리 완화정책을 합리화할 수 있는 논거를 도저히 만들 재간이 없습니다. 정부의 적지 않은 압력과 요청에도 불구하고 말입니다.

재벌의 은행소유를 허용하는 은행법과 금융지주회사법 등 개정안은 금융분야에서의 대운하 정책과 다르지 않습니다. 한번 국토를 파헤치고 나면 파괴된 환경을 되돌릴 수 없듯이 일단 은행이 재벌의 사금고가 되면 이를 되돌릴 수가 없습니다. 환경파괴의 영향이 모든 국민에게 미치는 외부불경제성(external diseconomies)과 마찬가지로 은행의 사금고화도 금융체제 위험(systemic risk)을 높이는 외부불경제성을 갖고 있습니다. 일단 파괴된 환경은 사후 감독이나 제재로 쉽게 복구되지 않듯이 은행 사금고화의 폐해도 현 정부와 일부 보수 금융학자들의 주장과는 달리 사후 감독이나 제제를 강화한다고 쉽게 방지되거나 시정될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운하 정책이나 금산분리 완화정책이 쉽게 포기되지 않는 이유는 아마도 그 혜택이 특정 집단에 집중되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특정집단의 이익이 상식을 압도하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고 밖에 달리 결론지을 수 없는 것 같습니다. 저는 잘 모르겠습니다만 4대강 정비사업이라는 명분으로 삽질을 하다가 나중에 슬쩍 연결하면 대운하가 된다고들 합니다. 재벌의 은행소유한도를 4%에서 10%로 올려 일단 발을 들여놓고 나서 나중에 슬쩍 조금만 더 풀어주면 되니까 이것도 닮은꼴입니다.

글로벌 금융위기를 우리의 경제위기로 키우고 있는 정부의 거듭된 오판과 실정이 또 다른 사례가 되겠지요. 전국민이 합심해서 글로벌 금융위기에 총력 대응해도 부족할 때입니다. 다양한 의견이 표출되고 진지한 논의를 거쳐 국민의 의지가 정책으로 결집되어야 할 때입니다. 정부는 허심탄회하게 귀를 열어야 할 때입니다. 그러나 좌-우, 진보-보수, 네 편-내 편, 네 탓-내 탓 가르기에 집착하다 보니 정부의 관심은 다른 데 있는 것 같아 보입니다. 정부는 다양한 의견의 자유로운 표출과 논의를 막고 싶은 것 같습니다. 위기상황에 대한 판단마저도 정책적으로 왜곡되고 수시로 번복되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정책대응에도 실기를 하는 것 같습니다. 서로 상충되는 정책이 남발되는 것 같습니다. 위기는 점점 더 현실로 다가오는 것 같습니다. 그러니 국민들은 점점 더 어려워지고 정부에 대한 국민의 불신도 커지는 것 같습니다.

... (후략)


Posted by 슈삐.
,
며칠 전에 끔찍한 연쇄 살인을 저지른 살인자가 잡혔다. 듣고 보니 정말 너무나 잔인하고 사람같지도 않은 살인자다. 피해자들과 같은 여자이고, 딸을 둘이나 키우고 있는 엄마로서 정말 소름끼치는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런데....

뉴스 보도가 나오고 하루 정도가 지나자, 끝없이 쏟아지는 신문과 방송의 내용없는 기사의 양에 짜증이 나기 시작했다. 충격적인 소식이라는 점, 큰 뉴스라는 점은 확실하지만, 그토록 많은 미디어가 그토록 많은 지면과 시간을 할애할 만큼일까 싶다. 더구나, 뉴스의 내용이라는 것이 미디어 마다 모두 동일하고 심하게 자세하다. 호기심만 자극하는 얕은 내용의 기사들이 끝도 없이 쏟아지고 있었던 것이다.

그 때문에 다른 뉴스들, 특히 정치적인 이슈들과 관련된 뉴스들이 사람들 관심의 우선순위에서 조금씩 뒤로 물러나는 것에 대해 비판하는 사람들도 있는 듯 하지만, 사람들은 언제나 자신이 보고 싶은 것만 보고 듣고 싶은 것만 듣는 법이니... 그건 그렇다고 치자.

그런데, 어제 뉴스를 쭉 보고 있다가 그 살인 피의자의 얼굴이 공개된 기사를 발견했다. 그 신문은 조선일보와 중앙일보. 마치 정의와 공익의 사도라도 된 듯한 어조로 사진 공개의 이유를 적은 기사를 쭉 읽어 보았으나, 시종일관 도무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 그들은 언제부터 무죄추정의 원칙이라는 형법의 원칙과 피의자의 가족들의 인권을 다르게 해석할 수 있는 권리를 가지게 되었단 말인가. 그들의 머리 속에 들어 있는 "공익"이나 "인권"이라는 개념은 내가 가지고 있는 것들과는 참 다른 것인가 보다. 아니면, 그들은 그저 아무 생각없는 황색언론이 확실하거나.... 이번엔 살인 피의자와 그 가족의 인권의 문제이지만, 훗날 그들이 무시할 것이 바로 우리의 인권이 되지 않으리라는 보장이 있을까... 잘잘못을 판단하는 권한이 사법부에게 있는 것이 아니라 그들 자신, 그들이 말하는 '여론'에게 있는 것으로.. 그들은 이미 그렇게 생각하고 있으니 말이다.  

사실, 오늘 이 사진 공개와 관련하여 포스팅을 써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살펴보니 이미 수 많은 블로거들이 관련된 포스팅을 너무나 많이 올려 놓았더라. 내가 글을 써봐야 같은 내용일 듯 하고... 여러가지 포스팅 중에서 라디오 블로그를 운영하고 계신 어떤 분이 이 건과 관련하여 아주 자세하게 말씀을 해놓은 것을 링크나 해보련다. (여기) 내 생각과 크게 다르지 않은 데다가 아주 자세한 분석과 비판이다.

하여간.... 좀 나아지는 2009년이 되었으면 하는 기대를 가지고 한 해를 시작했는데, 여전히 영 아닌 것 같다. 이제 경제위기는 거의 모든 사람들의 피부로 확실하게 느껴질 만큼이 되어 버렸고, 그 눈덩이가 굴러가는 속도는 더욱 빨라지고 있다. 또, 내가 몇 년 전까지 매일 점심 먹으러 왔다갔다 했던 그 동네, 그 건물에서 벌어진 끔찍한 참사는 마치 타임머신을 타고 20년 전으로 돌아간 것 같은 아찔함을 느끼게 한다.
Posted by 슈삐.
,
NYT의 기사 (The Frigid Fingers Were Live, but the Music Wasn’t) 따르면, 그러니까 사실은 이렇게 된 것이다. 주최측과 연주자들의 이야기인 즉슨....

Ron Edmonds/Associated Press

날씨가 너무 추웠다. 그래도 연주할 수는 있었지만, 또 멀쩡할 수 있는 악기도 구할 수는 있었지만 말이야...  줄이 끊어지면 어떻게 하겠니. 그 질긴 피아노현도 끊어질 만큼 추운 날씨였단 말이다. 이건 정말 어쩔 수가 없었던 거다. 라이브는 아예 불가능한 일이었다구... 이건 Milli Vanilli 같은 립싱크 사기꾼과는 전혀 다른 거라구.. 누굴 속이려고 한 건 절대 아니지. 사실 Mall에 있던 참석자들과 TV시청자들이 2일 전에 한 레코딩을 들은 건 사실이지만, 그것도 진짜 쿼텟이 연주한 것이지, 다른 사람 연주는 아니었거든.

모두들 추운 날씨에 언 손으로 연주하는 연주자들을 보고는 깊은 감명을 받았는데 이렇게 알려지게 되어 버리긴 했지만.. 미국 대통령 취임식은 완벽해야 하고 어떤 실수도 있어서는 안되는 거잖우...그런 상황이었다구. 진짜 연주했을 때 벌어질 지도 모를 위급 상황들을 생각해봐.

레코딩하고 맞추느라 이어폰을 귀에 꽂고 했는데, 사진에도 좀 보이지? 이것도 쉬운 일은 아니라구...;;  이런 까닭에... 더빙하는 게 창피한 일은 아니라고 생각해. 무지무지 라이브로 연주하고 싶었지만... 하여간 너무 추웠어.

악기? 카본화이버도 쓸까 생각했는데, 경건하고 엄숙한 취임식에서 좀 튀잖아. 정통성을 지켜 줘야지. 그렇다고 스트라드나 몬타냐나를 들고 나올 정도로 바보는 아니구... 걍 모던 악기들 들고 나왔었어.

관련글: 2009/01/21 - 요요마의 새로운 악기

주최측과 연주자들의 해명에도 불구하고... 그리고 엄청나게 추운 날씨 탓임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꼭 그래야만 했을까라는 생각은 든다. 글쎄다... 물론 본인들의 연주녹음이라는 면에서 지난 베이징 올림픽의 립싱크 꼬마의 경우와는 차이가 많이 나지만, 저 분들이 저기 나와서 "쇼"를 하는 모습은 여전히 씁쓸한 뒷만을 남긴다.

국민들이 두려움이 아닌 희망을 선택했다고 이야기하는 오바마의 멋지구리한 취임연설이 어쩐지 색이 바래는 듯한 느낌이랄까. 오바마의 당선 후, 미국이라는 나라가 무척 부러웠었는데 말이다... 오바마의 미국은 정말로 변화할 수 있을 것 같았는데... 위기를 넘기는 성공적인 새로운 정부가 될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기대에 조금씩 조금씩 찬물이 끼얹져 지는 요즘, 별 건 아닐지도 모르지만, 이런 일로도 가슴 한 구석에 미심쩍음과 안타까움이 고이는 건 괜한 노파심에서 일까...

Posted by 슈삐.
,
미네르바를 체포했다고 난리가 났다. 뭐... 황당하고 기막힌 것은 그렇다고 치고...

신문들 기사 제목 뽑는 것이 정말 가관이다. 자세한 기사는 별로 읽고 싶지도 않고... 제목만 주르륵 봤는데, 30세. 무직. 전문대졸.... 기사의 핵심이 되는 부분을 제목으로 뽑는 다는 것을 전제로 한다면, 그들이 이 사건을 보는 관점은 나와는 정말 다른 모양이다. 아니... 이 사건을 보는 관점만이 아니라, 유치할 정도로 노골적인 그들의 표현방법이 더 경악스럽다고나 할까. 어떻게 이 사건에서 미네르바의 학력과 경력이 별 볼 일 없었다는 것이 뉴스의 촛점일 수가 있나.  그러니까 니들은 속은거야.. 이 말이 하고 싶은 건가.. 아니면, 쥐뿔도 모르는 것들이 인터넷에서 장난질을 친다..라는 말이 하고 싶은 건가..; 전문대졸의 백수는 자기 의견을 이야기하면 다 비웃어 줘야 하는 것이란 말이 하고 싶은 건가...

체포된 사람이 미네르바라는 필명으로 아고라에 글을 올리던 사람이 맞건 아니건 하는 문제는 큰 관심은 없다. 원래 아고라라는 곳은 사람들이 관심있는 분야에 자유롭게 글을 올리도록 되어 있는 공간이다. 그걸 믿고 투자를 하건, 나라를 말아 먹건, 그건 독자 또는 아고라 참여자의 자유일 뿐. 가서 사람을 죽이자거나 더 흉악한 범죄를 벌이자고 떠벌이는 것이라면 문제일지 모르겠지만, 개인적인 생각으로 주가가 어떻게 될 것이라거나 환율이 어떻게 될 것 같다, 또는 정부가 경제정책을 맞게한다 아니다, 정부가 외환시장에 개입을 한다 안한다는 글이 범죄가 되는 행동이라는 것은 아무리 이해를 하고 싶어도 이해가 안되는 부분이다.

검찰이 수사를 개시하게 했다고 하는 미네르바의 글은 정부가 금융기관에 공문을 보냈다고 하는 글이었다고 하는데... 그게 "허위사실 유포"라는 것이 이유라고 한다. 그게 사실이 아니었다는 것이 맞다고 해도, 대부분의 사람들은 당연히 연말에 정부가 환율에 개입을 할 것이라는 것을 예측하고 있었고, 그게 공문의 형식이건 무엇이 되었건 큰 관심은 없었을 것이다. 난 미네르바의 그 글이 실린 뉴스를 봤을때, 실제 공문이 있다는 생각보다는 그 정도의 강도로 정부 개입이 이루어지고 있다는 면을 강조하고 있는 것이라고 생각했었다. 나 같이 생각한 사람이 얼마나 되는지는 모르겠지만....

이번 일이 어떻게 진행될지는 모르겠지만, 이제 한국에서 함부로 글을 쓰거나 말을 하는 것이 매우 위험한 일이라는 것이 되었다는 것은 대충 맞는 말인 것 같다. 80년대를 또렷이 기억하는 내 또래 혹은 그 이전 세대들에게... 이런 식의 움직임은 정말 소름끼치는 일이다. 더이상 이런 코미디가 코미디로 느껴지지 않는 이유가 바로 그것이다.
Posted by 슈삐.
,
새해. 2일은 샌드위치 강제휴가일이었고 (유급연차를 소진하여 cost를 save하자는 의미인 듯..), 어제 오늘 이틀동안 출근을 하고 난 소감은.... 안전제일.

가까이에서 벌어지는 일은 그렇다고 치고.... 오늘은 경제위기와 별 상관없는 데에도 job security에 문제가 생긴 사람들 이야기를 들었다. 불과 1년여전에 모두들 놀라움과 부러움의 시선으로 바라보았던 이직을 했었던 분들인데 말이다. 새옹지마가 따로 없다. 뭐... 지금의 이 일들이 나중에는 또 새옹지마가 될 수 있겠지만... 어쨌든... 좀 착잡하다. 

제목은 안전제일이라고 달기는 했지만... 인생이 그다지 "안전"하기만 할 수는 없는 노릇이니.... 2009년. 흥미진진하고 다이내믹한 한 해가 될 것이라는 느낌이 드는데.. 어떻게 진행이 될 지....
Posted by 슈삐.
,
2008년은 정말 갖가지 일들이 일었났던 한 해였다.
(연말에 감기 몸살로 정신이 좀 없기는 하지만... 그래도 한 해의 마지막 날이니 기록을 하고 넘어가고 싶은 생각이 든다.)

1. 두 명의 초등학생

도윤이의 초등학교 입학은 그다지 큰 일이 아닌 듯 보였지만, 그리고 지윤이때 잘 넘어갔으니까 큰 걱정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었지만, 예상외로 쉽지 않았다. 아이는 아이일 뿐인데 무엇때문에 힘들었을까... 처음엔 영어수업을 따라가게 만드느라 힘들었던 것 같은데, 이제 많이 나아졌는데도 여전히 힘들게 느껴지는 것을 보니 원인은 역시 아이보다 엄마가 아닐까. 행복해야할 어린 시절, 마냥 즐겁게 놀아야 할 다시 오지 않을 그 시절에 벌써부터 공부 스트레스를 받아야 하는 아이들을 보는 것이 참 안타깝다. 그리고 아이들이 커갈 수록 그 안타까움이 점점 커져 가는 것이... 그리고 한국의 교육현실에서 이런 것들이 달라질  희망이 더이상 보이지 않는 다는 것이 정말 슬프다. (차라리 5공때처럼 과외금지를 시켜 주던지...ㅠㅠ)

2. 금융위기와 회사

작년에 벌어진 서브프라임 사태가 그대로 마무리 되려나 했더니, 웬걸... 올해는 정말 놀라운 일들이 벌어졌다. 리만이나 메릴린치, 씨티 같은 정도는 아닐지라도... 이 회사의 주가는 58% 떨어졌다. 도무지 어디까지 쳐박힐지 가늠이 안될 정도였다. 신용등급을 유지하기 위하여 여러가지 조치를 취해도 보고... 그러다가 요즘엔 회사 전체의 구조조정이 이루어 지고 있는데 이게 올해로 끝날 것 같이 보이지는 않는다. 내년에는 더 큰 변화가 몰려오지 않을까 싶다. 더구나, 한국 비즈니스는 국내의 내부적인 문제 때문에도 많은 변화가 있었는데 그다지 해결된 것은 없어 보이는 것으로 보아... 내년에도 계속 무엇인가의 변화가 있을 듯하다. 나도 이제 좀 진지하게 2009년 또는 2010년 이후의 플랜B를 생각해 보아야 하지 않을까.

3. 거꾸로 도는 시계

작년 말에 MB가 당선되었을 때는 정말 이렇게까지 하리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는데, 그들은 "무얼하던 상상했던 것 그 이상"이다. 올해가 되어서야 비로소 시계바늘이 거꾸로도 갈 수 있다는 것을 알았다. 구습을 그대로 답습하는 소위386들이 한심하고, 리버럴도 못되면서 진보인척하는 사람들이 보기 싫었던 10년이었는데, 그래도 이렇게 넋놓고 망가지고 있는 것보다는 나았었다. 어디서 희망을 찾아야 할까. 결국 자기 입에 들어 오는 것에 관한 문제에만 발끈하거나, 민족주의 열풍에 휩싸여서 오버하는 사람들... 그러나 여전히 세금은 어떻게 해서든 조금만 내고 싶고, 또 바둥바둥거리며 다른 사람을 밟고 올라서고 싶어하는 사람들에게서 과연 희망을 볼 수 있을까. 사실 이 사람들은 오래전부터 그랬는데, 이제서야 그에 딱 맞는 수준의 그것도 매우 노골적으로 일을 처리하는 정부를 만나게 된 것 같기도 하다.

기가 막히기는 했지만, MB와 그 집단들의 코메디 때문에 가끔은 재미있기도 했다. 결국엔 정도를 지나쳐 짜증이 나게 되기는 했지만 말이다. 연초 청와대 대변인이 기자들과 짜고 치는 고스톱판을 벌이려는 모습이 생중계될 때만해도 코메디였는데, 엊그제 MB가 도덕적 결함이 없는 정권 운운하거나 만수아저씨가 원없이 돈을 써본 한해 어쩌구 하니 이젠 정말 참을 수 없을 만큼 짜증이 난다. 고등학교 도덕이나 정치경제 수준의 기본 소양도 없어 보이는 그 아저씨들 (간혹 아줌마들도 있다)이 하나같이 화려한 학벌을 가지고 있는 것을 보면 우리나라 교육은 옛날부터 확실히 문제가 있다.

내 주위엔 '나는 종부세 내도 좋으니 세율을 올려야 한다, 과세기준도 낮추면 안된다'라는 말에 동의하는 사람은 단 한 명도 없었다. 모두들 헌재판결이 나자마자 환급받으니 좋다, 종부세 올해까지 많이 나와서 죽을 지경이다, 빨리 개정안이 통과되어야 한다라도 떠들어 대는데, 그들 모두 예전에 경제학, 법학 열심히 공부했던 멀쩡한 사람들이다. 그들에게 부족한 것은 무엇이고 너무 많아 넘쳐나는 것은 무엇일까. 

감세가 경제를 살린다고 정말 믿고 있는 사람은 몇이나 될까. 어차피 대부분의 저소득층은 지금도 소득세를 내지 않거나 매우 조금 낸다. 중소기업도 마찬가지이다. 여러가지 세액공제감면 혜택으로 직접세의 세금부담은 매우 적은 편이다. 그런데도 우리나라가 마치 세금때문에 엉망이 된 것처럼 떠들어 대는 것은 아무리 생각해도 이해가 안된다. 도대체 그 사람들의 욕심은 어디까 끝일까? 전에 어떤 클라이언트 회사의 임원이 스톡옵션을 받고는 세율이 너무 높아서 어쩌구 하면서 투덜대는 걸 보고 아무리 세율이 높아도 100%는 아니지 않느냐, 당신은 일반 급여 이외에도 옵션행사로 돈을 벌었고 그것에 대한 세금을 내는 것은 당연한 것이다라고 우리 팀장이 이야기 했던 것이 생각난다. 국가와 사회에 대한 기본적인 의무에 동의하고 싶지 않으면 차라리 한국을 떠나는 것이 낫다. 케이만 아일랜드 같은 tax haven에서는 세금을 거의 내지 않는다. 날씨도 좋고... 왜 여기 남아서 그것도 정부관료로 살아가려고들 하시는지 알 수가 없는 일이다.

어제 환율은 1259.5원. 31일자 재정환율은 1257.5원. 이걸로 국내 기업들의 외화표시 부채와 자산을 평가하게 된다. 그러나 정상적인 환율은 그보다 100원가량 높았었는지도 모른다. 어제 역외환율은 1343원을 찍었다. 이게 뭔가..? 국민의 돈을 외환시장에 퍼부어서 전국적인 분식회계를 하려는 것인가? 누구나 정부개입으로 연말 환율이 떨어질 것을 예상했고, 연초에 다시 개입이 없으면 원상복귀될 것을 알 수 있는데, 우리 모두를 투기꾼으로 만들 작정이셨는지... 아니 그게 아니라 눈앞에 뻔히 보이는 이익은 초연히 흘려 보내고 (비록 연초에 수입대금 결제할 것이 있다고 하더라고) 싼 가격에 달러를 살 기회를 빠이빠이하고 내년에 비싸게 달러를 송금하여 손실을 왕창 내야 하는 것이 진정한 애국기업의 태도라고 보시는 것인지... 하여간 정말 보기 드물게 신기하고 재미있는 사람들이다.  




2009년. 몇 가지 바라는 일들이 있다.

1. 아이들

나도 아이들도 이제는 뭔가 원칙을 가지고 살고 싶다. 어차피 사교육이 필요하다면, 최소한도에서 가장 효율적으로. 그리고, 하더라도 즐거울 수 있도록...

물론 전혀 쉬운 일이 아니다. 아니 전혀 가능하지도 않을지 모른다. 그래도 최소한 2008년보다는 스트레스를 덜 받도록.

2. 회사

이건 잘 모르겠다. 내 의지대로 되는 것도 아니고, 내가 어쩌겠다고 되는 것도 아니고 안되는 것도 아니고. 그저 다가오는 것이 기회인지 함정인지를 잘 판단할 수 있는 눈을 가질 수 있기를...

더불어 구체적인 플랜B를 입안해 볼 것.

3. 그 밖에..

쥐의 해답게 시끄럽고 천박했던 2008년도와는 달리 우직한 소처럼 묵묵히 일하는 사람들을 위한 한 해가 되었으면 좋겠다. 경제위기의 여파가 조금이라도 덜하게 지나갈 수 있기를.. 그래서 실물경제와 소비자금융까지는 많이 망가지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이기는 하지만... 쉽지는 않을 듯 하다.

이제는 별로 재미있지 않으니, 대통령을 비롯한 정치인들, 관료들의 코메디는 그만 보고 싶다. 정권이 그대로인 이상 큰 변화가 있을리 만무하지만, 그래도 최소한 정상적인 사고를 하면서 정책을 내어 놓는 모습을 보고 싶다. 아니면, 그냥 아무 것도 하지 말던가....

이미 삽을 뜬거나 다름없어 보이긴 하지만 대운하 (또는 4대강 정비사업)은 제발 그만두기를... 내 친구 중 하나는 MB가 운하파면 한국을 뜨겠다고 했는데...

TV에서 조중동 같은 찌라시를 보는 일이 없기를... 가뜩이나 어제 오늘 엄청 추운데 촛불들고 밖에 계신 분들 감기들지 않기를..

국제중에 못갔다고 특목고에 못갔다고 자살하는 아이들이 없기를... 요즘같이 모두가 어려운 시절에 사교육 관련 업체들은 현금이 남아 돈다고 한다. 아무도 쉽게 투자를 못하는 부동산까지 현금을 쌓아 놓고 투자할 수 있을 정도라니. 그 돈은 학부모들의 불안감, 아이들을 몰아가는 경쟁교육, 이런 데서 나온 것이 아닌가. 물론 유익하고 즐겁게 공부할 수 있는 곳이나 학습지도 많겠지만.... 하여간 부모들의 땀과 아이들의 피를 먹고 살찌고 있는 곳들도 있는 것 같아 마음이 너무 무겁다.  모두를 경쟁에 지친 좀비처럼 만드는 세상에서.. 경쟁이 아닌 다른 방법으로 세상을 살아 갈 수는 없는 걸까.

하나 더. 전쟁에서 상처받고 죽어가는 아이들이 줄기를... 요 며칠사이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공격으로 가족을 읽은 아이들, 아이를 잃은 가족들의 모습이 너무나 참혹하다. 왜 그들의 전쟁에서 우리들이 상처를 받아야 하는지...

(그림의 출처는 bluebison.net)
Posted by 슈삐.
,

미국에 정권교체가 이루어진다. 놀랍게도..... 선거 기간에 공화당에서 "좌빨"이라는 소리까지 들었던 진보적 민주당 후보인 오바마가 압도적인 지지율로 당선이 되었다는데... 오른쪽에서도 많이 오른쪽으로 가있다고 믿었던 나라 중의 하나인 미국이 확실히 그동안 많이 힘들었던 가보다. 이제 과연 그 "잃어버린 8년"을 되찾을 수 있을까? 아니.. 지난 8년간 망가져서 만신창이가 된 그 환자는 소생할 수 있을까...

61년생인 오바마는... 한국 식으로 따져본다면 386세대인 셈이다 (이젠 486인가..). 인권변호사에 빈민운동가 출신이라고 소개되고 있으니 한국의 386들과 나름 공감대가 있을 수도 있겠다. (물론... 어쩌면 지금의 그 386들에겐 아닐 수도 있겠지만..;;;) 그래서 더더욱 이번 미국 대선은 2002년의 한국 대선을 연상하게 만드는 모양이다. 뭐... 사실 오바마가 승리하도록 도와준 일등공신이 조지 부시라는 점에서는 차이가 분명히 있긴 하다.

어느 정도 여론조사 등을 통해 예상되었던 선거의 결과이긴 했지만, 그래도 막상 흑인에다가 민주당에서도 진보파였던 오바마가 당선되었다는 이야기를 들으니.... 미국민들이 부러워진다. 오바마가 잘난 대통령 후보이기 때문이 아니라.... (그가 연설하는 것을 보면.. 뭐.. 확실히 멋져 보이긴 하더라. 지도자란 모름지기 그런 비전을 보여줘야...)... 변화와 희망을 이야기하는 오바마를 뽑을 수 있었던 미국인들의 그 "희망"이 부러워진다는 말이다. 그건... 내가 산 집값이 떨어지지 않게 또는 조금이라도 오르게 해달라고 한 표를 던졌던, 대규모 건설 공사를 해서 내 땅값이, 우리 동네 땅 값이 오르게 되었으면 하는 조금 다른 "희망"을 가지고 투표를 했던 작년 겨울의 한국인들의 모습이 떠오르기 때문이기도 하다.

내가 아는 미국의 중산층 이상 백인 중에 꽤 많은 사람들이 온건한 공화당 지지자들이다. 그들은 부시를 지지하지는 않지만 여전히 공화당을 지지한다. 그들의 일상생활은 정치적이지 않고, 건전하고 바른 생활을 한다. 그들은 올바르게 살려고 하며 친절하고 따스하지만... 전통을 중시하고 변화를 싫어한다. 내가 아는 미국인 한 분은 부통령 당선자인 조 바이든의 재산이 2억도 안된다는 이야기를 전하면서... 자신은 그건 자랑이 아니라 무능하다고 이야기하는 것 밖에 안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었다. 내가, 본인 재산으로 선거운동 자금을 조달해서 그렇게 된 것 아니겠냐고 했더니... 그럴리가 없단다. 물론 그가 실제로 무능한지 아니면 나름 깨끗한 정치를 했는지는 나로서는 모르는 일이다 (크게 관심도 없다). 하지만, 여전히 많은 미국인들의 생각이 그 분과 비슷할 수도 있다는 점에서... 미국은 정말 진보적인 생각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정치하기 힘든 나라겠구나라는 생각을 잠깐 했었다.

사실... 오바마가 과연 미국을 어떻게 끌고 갈 수 있을지.. 민주당 정권이 자신을 공화당과 얼만큼 차별화시킬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 알게될 일이긴 하다. (그래도 금리인하와 건설경기 부흥만이 살 길이라고 외치는 어느 나라 정부보다는 일단 더 믿음이 가긴 한다...ㅡㅜ)

그건 그렇고... 오바마의 당선이 예상되었던 오늘 아침부터 나오는, 이와 관련된 국내 뉴스들을 보니... 코미디도 그런 코미디가 없는 듯 하다. 정말 어떤 개그 프로그램보다 재미있긴 한데... 이 개그의 문제점은 한참 웃다가 조금 후에 상당히 우울해진다는 점이다. 그들에게 미국은 어떤 종교와도 같은 것이 아닐까.. 라는 생각도 좀 들고.

어쨌건... 자신들도 "유색인종"이면서, 흑인이라고, 남쪽 나라 출신이라고 발 아래로 보는 그런 한국인도 많은데... 미국의 흑인대통령의 등장은 그런 면에서도 매우 바람직한 충격을 던져 줄 수도 있을 듯 하다. 이래 저래... 이번 미국 선거 결과는 반길만 한 일인 듯.....

Posted by 슈삐.
,

올해가 시작되면서부터 악재가 계속된다는 이야기를 블로그에서도 몇 번 썼던 것 같다. 개인적으로 그렇다는 것이 아니라 세상이 그렇게 보였다. 개인적으로는... 뭐... 그럭저럭... 회사사정이 좋지 않았고, 회사일도 이리저리 꼬이기도 했었고, 아이들 교육문제 때문에 스트레스가 좀 있고.... 하지만, 그 정도 고민거리 없는 사람이 세상에 몇 명이나 될까...

그런데... 상황이 정말 나빠지고 있는 듯하다. 추석 연휴 마지막날 터져 나온 리만 건 이후... 본격적으로 나빠지기 시작한 미국과 회사의 상황은 (거기서 월급이 나온다고 해도) 내심으로는 물 건너 남의 나라일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시간이 갈 수록 점점 "우리 동네"가 물 속으로 잠겨가는 느낌이 들기 시작한다. 사실 이제 거의 숨만 쉴 수 있는 지경까지 가는 것이 아닐까 싶기도 하다.

장기적으로는 물이 빠지겠지만... 잠시 숨막히는 경험을 하다기 빠져 줄 지 아니면 그냥 좀 수영을 즐기다가 닦고 나오면 되는 상황 정도일 지는 모르겠다. 내 주위의 비관론자들의 이야기를 듣고 있노라면... 아무래도 숨쉬기 어려운 지경까지 갈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데.....

오늘 오후 패닉하는 시장을 보고 있노라니 더욱 더 그런 생각이 든다. 게다가 어제는 마치 늘 오버하던 친구를 흉내내려는 듯이 시장을 자극하는 언사를 일삼는 아저씨를 보고 있으려니... 물도 아직 안 찼는데... 숨이 턱턱 막혀온다. 달러 환율 올라가는 것 뻔히 보면서 헛소리하는 것도 그렇고.... 잘 모르겠으면 차라리 가만히라도 있어주는 편이 도와주는 것인데 말이다..;;;

요즘은 만나는 사람마다.... 97년에는 말이지... 라는 이야기들을 한다. 그래.. 그 때 환율이 2천을 찍고 금리가 20%를 육박했었지... 집 값이 반으로 떨어지고 말이다. 데이터룸에 앉아서 11시까지 산더미처럼 쌓여있는 부실채권 파일을 리뷰하고 평가했던 일이 생생하게 떠오르는 구만....;;; 그래도 그 때는 물 건너 온 투자자들이라도 있었는데... 지금은 있는 자산도 다 내다 팔려도 발버둥치는 판에 이젠 누가 돈주머니를 풀까....

공포영화는 원래 싫어 하는데... 자칫하면 조연 또는 엑스트라로 출연하게 생겼다...ㅡㅡ;;




------- 한 밤중에 조금 덧붙임--------------

아시아 시장에 이어, 유럽시장도 내려가더니, 한시간 전에 개장한 뉴욕증시도 역시다. 환율도 장난아니다. 역외환율이 엄청나게 치솟고 있는 것으로 보아... 이대로 가면 내일은 무시무시할 듯... 아니... 뭔가 돌파구가 생기지 않고서는 쭉... 공포스러운 나날들이 이어질 듯...;;

하지만... 요즘 다우는 초반에 올라가면 오후장에선 떨어지고, 초반에 떨어지면 막판엔 오르더라... 물론 추세는 하락이지만... 속도조절도 하고 숨도 좀 고르면서 진행하면 안될까..;;;

(아침에 일어나보니... 오후장의 반등이 영향을 미치기엔 너무 많이 떨어져 있었던 듯... 다우도 그렇지만... 더 무서운 것은 역외환율..)

Posted by 슈삐.
,

4분기가 시작되었다. 2008년이 아직 3달이나 남아 있는데도, 이런 한 해는 다시 오기 힘들 것 같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여러가지 변화들이 몰아쳐 왔다. 그리고 아직도 계속되고 있고...

1. 지난 10년 간 내가 세상 걱정 별로 안하고 살아 왔었다는 사실을 사무치게 깨닫게 해주고 있는 새 정부. 정말 잘 해도 미국발 경제위기의 여파 때문에 잘했다는 이야기 듣기 어려울 텐데... 가야할 길을 기막히게 잘 피해서 엄한 길로 간다. 80년대에는, 역사의 수레바퀴가 굴러 가지 않고 멈추어 있는 것이 답답했었다면... 이제는, 그 바퀴가 거꾸로 굴러 가고 있는 것이 뻔히 보이는 데에도 너무나 당당한 사람들이 있어 답답하다. 그들의 움직임에서 발언에서 개발독재의 망령이 자꾸 보이는 것 같아 가끔씩 소름이 끼친다.

2. 90년 그리고 그 이후 공산권 국가들이 사라지고, 중국도 시장경제를 도입하고.. 세계경제는 정말 미국을 중심으로 돌고 있었다. 실물경제의 흐름에 직접 뛰어 드는 것 보다는, 투자은행이나 컨설팅으로 가는 것이 경영학도들의 꿈이 되었고... 자본시장은 많은 사람들에게 아주 가까운 곳이 되었고 더이상 가난한 아빠는 아이들에게 존경을 받을 수 없고 모두 부자아빠가 되는 길을 궁리하기 시작했다. 근로소득이 아니라 자산소득이 있는 사람들만이 중산층 또는 그 이상의 생활 수준을 유지할 수가 있게 되었는데... 이런 현상은 아마도 전세계적으로 벌어지고 있었던 것 같다.

경기는 순환한다. 하지만 잔 물결과 큰 물결은 차이가 나는 것이고... 아예 바닷 속 지진이라도 일어나 해류의 흐름이 근본적으로 변화하는 경우도 있다. 지금 벌어지고 있는 일들은 확실히 잔물결은 아닌 것 같은데... 어느 정도의 큰 물결인지는 잘 모르겠다. 하지만 불과 얼마 전만해도 상상하기 어려웠던 일들이 벌어지고 있는 것만은 틀림이 없다.

3. 이런 변화를 역사적인 맥락에서, 그리고 보다 거시적인 시각에서 관찰하고 숙고하고 방향을 제시해 줄 수 있는 사람들이 별로 보이지 않는다. 여전히 냄비처럼 부르르 끓어 올랐다가 식었다가... 갈팡질팡하고 있는 사람들만 잔뜩 있을 뿐이다. 아니면... 그저 일상사에 허덕이며 전전긍긍하느라 변화에 대한 고민조차 할 수 없는 사람들이거나...

4. 그래서 그런 것일까...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사람들이 지도자 또는 리더를 자부하며 나서고들 있다. 전에는 그래도 조금은 도덕적이고, 가끔은 부끄러워 할 줄도 아는 사람들이 있었다면, 지금은 도무지 그 머리 속에 무엇이 들었는지 매우 궁금한 사람들이 정말 많다. 요즘은 TV에서 더이상 개그프로그램을 보고 싶은 생각이 들지 않더라... 세상 이야기가 뉴스와 기사가 훨씬 더 기막힌 코메디인 걸...

5. 그리고.. 세상은 점점 더 끔찍해 진다. 원래 세상은 끔찍한 일 투성이인지도 모르겠다. 사람들은 원래 본성적으로 매우 심하게 잔인해 질 수 있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점점 더 충격적인 일들이 많이 보인다. 미디어의 발달로 인해서 안 봐도 될 뉴스까지 전해지기 때문인 것인지...

6. 지금까지 내가 다녔던 회사들은 그다지 상황이 어려웠던 적이 없었다. 내가 보기에는 그다지 훌륭한 경영전략이 없었어도.... 워낙 시장 상황이 좋아 수요를 다 감당하기 어려울 정도였거나... 네임 밸류 때문에 가만히 있어도 일이 생겼었거나... 제품이 좋아 특별한 마케팅 전략없이도 성장에 큰 어려움이 없었던 경우들이었다. 그런데... 이번에는 쉽지는 않을 것 같다. 어떤 식으로 진행될 지는, 그저 tax를 하고 있는 나로서는 잘 모르겠다 - 알고 싶지 않은 걸지도...;; - 하지만 확실히 변화가 필요하고.. 변화는 진행되고 있는 듯하다. 다만, 미국도 한국도 시장이 좋지 않아서 바람직한 결과가 나올 지는 미지수일 것 같다.

7. 추석 연휴 마지막날, 리만브러더스의 파산신청 기사가 나온 이후.... 시계가 한 10배쯤 빨리 돌아가기 시작한 것 같다. 작년 말에 고점을 찍었던 이 회사의 주가는 정말 문자 그대로 반토막이 났다. 뭐.... 아예 문을 닫는 회사들이 수두룩한 판에 반토막이 난 정도야...; 어제는 유상증자 플랜이 나왔는데, 예상대로 확실히 시장에는 bad signal이 되었다. 오늘도 현재 9% 정도 하락 중...; 다음주에 3분기 실적발표가 나오면 어찌 될지...

8. 오늘 (12시가 넘었으니 어제) 아침, 워렌 버핏의 우선주 매입과 유상증자 뉴스는 약 10정도의 충격이었다면, 출근해서 본 최진실의 자살 뉴스는 한 70-80정도의 놀라움을 안겨 주었고, 퇴근시간 즈음에 들은 회사 내부 announcement는 200정도.... 어제는 확실히 특별히 뉴스가 많은 날이긴 했지만... 올해는 내내 며칠 간격으로 놀라운 소식들을 계속 듣고 있다. 아무래도 魔가 낀 듯... 우리는 광화문 사거리에서 살풀이를 하고 뉴욕에서는 월스트리트에서라도 살풀이를 한 판해야 하지 않을까...ㅡㅡ;;;

Posted by 슈삐.
,

고클래식에서 공동모금을 통해 마련한 광고이다. 짧은 기간에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모금에 참여하여 작성되었는데, 그림 내용도 클래식 동호회에 맞고 예쁘기까지 하다 ^^;; 광고 그림에 멜로디혼을 들고 있는 노다메의 망구스 모습이 들어 있으리라고는 상상도 못했었다^^

(그림을 클릭하면 크게 볼 수 있다.)



그림 원본을 볼 수 있는 블로그 글

신문을 사서 본 적이 까마득한 옛 일이라... 그냥 온라인에서 나온 광고를 보는 것으로 만족하고 말았다. (내 아이디는 글씨에 가려서 잘 보이지 않는다..^^;;)

Posted by 슈삐.
,
70761번째 촛불을 받아 와서 블로그를 밝혀 봅니다. 받는 곳은...

http://www.sealtale.com/
Posted by 슈삐.
,

어떤 말을 어떻게 써야 할지 좀 난감해서 블로그에서 조용히 있었는데, 지난 주말 이후에는 정말 이건 아니다라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그동안 내 생각을 쓰는 것이 난감해했던 이유는 여러가지인데.... 첫째는, 미국소고기를 먹으면 무조건 광우병에 걸리고 죽을 것이라는 주장이 과학적으로 과연 옳은가에 대한 의문 때문이었고 (나는 이런 방면에는 전혀 아는 바가 없으나 브릭 등의 글을 읽으면 아닌 것도 같고... 또 다른 글을 읽으면 그런 것도 같아서 영 갈피를 잡을 수 없었다), 둘째는, 지금까지 말도 안되는 2MB의 정책에 별 군소리 안하고 심지어 대선에서 그를 찍어 주기까지 하다가 갑자기 먹을 것이 걸린 문제에 민감해 지는 사람들도 잘 이해가 되지 않아서 였고.. 세째는, 시청 앞 광장에 모인 사람들의 이미지가 월드컵 때 나를 부르르 떨게 만들었던 집단주의의 재현처럼 느껴져서였다.

이번 일을 지켜보면서, 일단, 세번째 이유는 내 생각이 옳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즉, 이번 일은 집단적인 의사표현임에는 틀림없지만 "집단주의"라고 불릴만한 것은 전혀 아니라는 것이다. 보다 강한 의사표현을 할 수 있는 공간으로, 사람들은 청계천이나 시청 앞 광장을 찾아 낸 것인데, 이건 집단의 힘을 과시하기 위함보다는 뜻을 같이 하는 사람들이 작은 힘이나마 모여 보다 큰 목소리를 만들려고 하는 노력이라는 것으로 보는 것이 맞다.

(첨언하자면... 나는 애국주의나 배타적 민족주의를 별로 좋아 하지 않는 경향이 있다. 또 한국사회의 큰 특징 중 하나인 집단문화도 그다지 즐기지 않는 편이기도 하다. 그러나 나는 분명히 민족이나 국가에 대해 다른 한국인들과 같은 정도의 의식과 정서를 공유하고 있다고 믿는다. 단지 몇몇 표현방식과 우리들이 무의식적, 의식적으로 가끔씩 드러나는 배타성을 좋아하지 않을 뿐이다.)

첫번째와 두번째 이유는 내가 틀렸다고는 말할 수 없겠지만, 지금은 그다지 중요하지 않을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이번 소고기 문제는 인터넷이라는 매우 열려져 있는 소통의 공간을 타고 꽤 오랜기간 많은 사람들에게 노출이 되면서, 또 방송을 포함한 일부 언론들이 반대 여론 형성에 큰 기여를 하면서, 이슈를 단지 소고기 뿐만아니라 MB정권의 여러가지 다른 문제점에까지로 확대시켰기 때문이다. 이런 이슈 확대에  가장 큰 기여를 한 사람은 물론 2MB와 그 주변 사람들이겠지만 말이다. 그의 100일, 아니 사실은 정권 인수위가 꾸려지고 나서부터 지금까지의 기간 동안의 "활약"은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지 않을 수가 없다....

경찰과의 충돌이 빚어지기 시작했던 지난 주, 특히 경악할 만한 폭력 진압이 이루어졌던 지난 주말의 사진과 동영상을 보면서... 갑자기 시계가 거꾸로 돌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물론 이건 나만의 느낌은 아닐 것이다. 물론 20년 전과 지금이 크게 다른 점도 있다....그건 시위에 참여하지도 못한 나도 TV에서 또 인터넷에서 폭력 진압의 증거들, 사진과 동영상을 볼 수 있다는 점이다. 87년에 88년에 CNN이나 외국 신문에 난 "진실보도"를 접해 보고 싶어서... 과연 진실이 무엇인지 알고 싶어서 자료를 찾아 헤매었던 그 시절과의 가장 큰 차이가 이런 점임은 틀림이 없다. 하지만 정부의 대응이나, 경찰의 모습은 80년대와 별반 다르게 느껴지지 않는다. 경찰과 공무원 조직이 정권 교체에 맞추어 변하는... 시대를 거슬러 가는... 모습은 정말 신속하고 경이로울 지경이다. 참... 답답하고 슬픈 일이다. 시민을 보호해야할 경찰이 오히려 시민을 구타하고 물대포를 쏘아대고 어린 학생들을 구금하는 모습을 2008년 서울에서 다시 보게 될 줄은 정말 꿈에도 생각 못했던 일이다.

오늘은 정부나 여당이 한 발 물러난 모습을 보여 주긴 했지만... 내일 선거를 위한 발언들인지.. 지실로 문제를 풀어갈 방책과 의지를 가지고는 있는 것인지는 매우 의심스럽다. 게다가 단지 소고기만이 문제가 아니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는 나로서는 대충 이 문제를 무마시켜서 넘어가고는 그 다음에는 또 무슨 폭탄을 들고 나올지 정말 염려가 된다. (지금까지 터뜨린 폭탄들로도 충분히 숨도 못 쉴 지경인데 말이다.)

그래도... 이번 일은 희망을 보여 준다. 맑은 눈동자로 잘못된 점은 고쳐야 한다고 이야기하는 어린 학생들과, 위험하다는 것을 알면서도 끝까지 같이 하는 많은 사람들과, 보이지 않게 뒤에서 응원하는 사람들의 존재가... 아직은 이 나라가 희망이 있다는 것을 보여 주는 것이다. 못 살겠다고 우리 아이들 교육 한번 잘 시켜 보겠다고 한국을 등지는 사람들... 말도 안되는 전과자를 혹시 우리 집값 올려 줄까 싶어서 대통령으로 찍어 주는 사람들을 보면서 참으로 암담했었는데... 꼭 그런 것만은 아니었던 모양이다.

부상당하신 분들이 빨리 완쾌되시길... 지금도 빗속에서 촛불을 들고 계신 분들에게 별 일이 없기를... 기원합니다.

-----------------------------------------------------

덧1. 지난 12월 대선 다음날, 회사에서 점심을 먹으면서... 도무지 왜 줄까지 서서 2MB를 찍는 것인지 이해 할 수 없다는 투의 이야기를 했더니... 그 중에 명박아저씨의 팬을 자처하는 분이 계셔서 당혹해 했던 생각이 난다. 요즘의 상황을 보시면 아마 시위대가 폭력을 쓰기 때문이라고 말씀하시겠지...;;;

덧2. 폭력시위대 말이 나와서.... 엊그제 잘 나가는 로펌의 변호사를 만났는데, 버스 위로 기어 올라가면서 본인들이 불법시위 아니라고 하던데 그게 말이 되냐고....;;;; 흠... 그래서 폭력으로 진압하는 것이 정당화 된다고 생각하시는 건 아니시겠지. 그 분은 옆에서 같이 식사하던 다른 분들의 소고기 걱정으로 더이상은 말을 잇지는 못하셨다.

덧3. 오늘은 잘 아는 미국 아저씨가 어제 저녁 광화문 근처로 밥먹으로 갔다가 차가 막혀서 길에서 1시간 반을 갖혀 있었다는 이야기를 하는 걸 들었다. You chose the wrong place... 라고 말했더니. I know.. 하면서 그래도 demonstration이 있다는 것은 democracy의 sign이 아니겠느냐고 말하더라. 상당히 이해심 많은 사람인 듯한 이미지를 보이시려 노력하시면서.... 또 그래도 MB가 민주주의자는 맞지 않느냐는 투로... 그래서 사람들을 다치게 하는 경찰이 있는 것을 democracy의 sign이라고 보긴 어렵지 않을까? 라고 답해 주었다...

덧4. 이런 주변 사람들의 생각을 듣고 있노라면... 난 내가 속한 소그룹들에서는 주로 조용하게 지낸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ㅠㅠ 아.. 또 하나의 에피소드. 2002년 대선의 개표상황을 미국에서 지켜보다가 노무현의 당선 소식을 듣고 나름 가슴 벅차 했었는데... 다음날 학교에서 만난 한국 학생들은 모두들 나라가 어찌되려고 노무현이 대통령이 되나.. 하는 식의 반응이었던 기억...;;

덧5. 요 며칠 환율은 조금 떨어지고는 있던데... 2MB에게 정말 부탁하고 싶은 3가지는...
 
(1) 대운하 생각은 제발 접어 달라는 것
(2) 가뜩이나 불안한 달러 때문에 국제 유가도 오르고 이래저래 원자재 값도 오르는데.. 제발 환율과 물가는 좀 정리해 달라는 것
(3) 비즈니스 프렌들리도 좋지만, 국민 대다수를 차지하는 중산층, 그 이하 서민들하고도 조금은 친해지려는 노력을 해달라는 것..... 에휴....;;

Posted by 슈삐.
,

원래 성격이 무심한 편이라, 내 주위와 내가 사는 사회에서 벌어지는 일들에 대해 가끔 시니컬해지기는 해도 내 일처럼 흥분하거나 걱정하는 성격은 아니다. 그런데, 내가 나이가 든 것인지 아니면 요즘 세상이 정말 흉흉하게 돌아가는 것인지 며칠 동안 정말 걱정이 되어 일이 잘 안될 정도로 심난하다.

요즘 나를 심난하게 만들었던 것들을 쭉 적어 보면....

1. 새정부의 교육정책들

영어공교육이니 몰입교육이니 영어로 수업을 진행하느니 하면서 정초부터 머리를 아프게 만들더니, 어제는 학원을 24시간 하게 허용하겠다는 말도 나왔다. 도무지 그 사람들은 지금 사교육 시장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알고나 이야기를 하고 있는 건지 궁금하다. 자칭 타칭 전문가인 엄마들과 선생들이 하는 이야기를 듣고 있노라면 정말 무서울 정도인데 말이다.

2. 심난해 보이는 경제지표들

유가가 100불을 넘더니 이제 110불을 넘어가고, 고철, 밀가루부터 시작된 원재료 가격도 가히 폭등이라고 부를만한 수준이다. 게다가 환율도 너무나 빠르게 그리고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 경제를 살리겠다고 호언장담하여 당선된 새대통령이 꾸린 경제내각은 10년 전 경제환란을 가져왔던 바로 그 내각이고... 그들이 잘해 주길 바라지만 어린아이에게 아궁이 불을 맡긴 것처럼 불안하기 짝이 없다. 경제가 엉망이 되고 나면 사회는 결코 잘 돌아갈 수가 없는 법. 가뜩이나 높아지는 범죄율은 더 올라갈 것이고 비통하게 세상을 원망하며 살아 가는 사람들도 늘어 날 것이다. 이 정부가 해결할 의지라고는 조금도 가지고 있지 않은 것처럼 보이는 비정규직 문제며.... 캄캄한 터널이 끝이 안보이는 것 같은 느낌이다.

3. YTN 돌발영상과 그 후속조치에서 보이는 과거로의 역행 움직임

정말 개그콘서트가 따로 없구나 하는 생각을 하면서 봤는데, 그 이후에 일어나는 일들은 더욱 가관이다. 기본 중의 기본을 모르는 사람들이 다시 돌아왔구나라는 생각을 떨쳐 버릴 수가 없다. 언론의 구실을 하지 못했던 다른 신문 방송도 한심하지만, 그렇게나마 사실을 전했던 기자들의 출입을 금지시키는 제재를 가한 것은 명백한 언론의 자유 침해이다. 80년대에 너무나 당연하게 너무나 자연스럽게 벌어졌었던 온갖 말도 안되는 일들이 또다시 일어나지 않을까 하는 불안감이 들지 않을 수가 없다.

4. 남대문 화재로 드러난 실용주의의 만연
(이건 전에 쓴 글이 있으므로 생략... )

5. 연이은 아동 관련 범죄 뉴스들

언제부턴가 인터넷 뉴스를 보는 것도 끔찍하다. 매일 빠지지 않고 올라오는 뉴스는 아동 관련 성범죄, 아동 학대 뉴스들이다. 예전에도 이런 일들이 많았는데 보도가 많이 되지 않았던 것인지 아니면 세상이 이렇게 흉악해 진 것인지 모르겠다. 어제는 종일 뉴스 볼 시간도 없이 있다가 밤에 오케스트라 연습을 끝내고 집에 갔는데... 며칠 전의 토막시체가 성탄절에 실종되었던 아이였다는 뉴스를 보고 경악을 했다. 그걸 보고는 정말 걱정이 되어, 내가 아이들을 놔두고 이렇게 회사에 다녀도 좋은가 심각하게 생각해 볼 정도였다.

새엄마가 아이를 때려 죽였다는 둥 하는 뉴스도 있었고, 또 바로 전에 어린 소녀들이 포함된 일가족 살인 뉴스가 세상을 뒤흔들더니... 이번엔 더 강도 높은 충격이다. 이제 웬만한 일로는 놀라지도 않을 세상사람들을 한 번씩 크게 놀래키려고 작정들을 한 것인가....


좀 더 내 주변의 일들로 돌아와 보면....

6. 어떻게 아이들을 키워야 하는가에 대한 고민

주변에서 보고 들리는 학부모들의 이야기와 아이들의 이야기는 정말 경악스러울 정도이다. 요즘 초등학교 고학년은 보통 12-1시에 잠자리에 들어야 할 정도로 할 것이 많다고 하는데... 나 어릴 적을 돌아 보면 도무지 상상도 할 수 없는 일들이다. 우리 애가 공부하는 영어는 거의 내가 고등학교때 배웠던 수준인데, 왜 그렇게까지 해야 하는지 엄마인 나도 참 이해하기 힘들다. 하지만 '독야청청' 입장을 견지했던 선배의 자식교육 실패 경험담을 들어 보면 심하게는 아니어도 이 트렌드에 어느 정도 발 맞추어 나가는 것이 안전한 선택인 것도 같고... 정말 한국사회에서 아이들 키우기 쉽지 않다.

7.  직장과 가족 그리고 미래

아이 교육과도 역시 연관되는 문제인데... 내가 지금 하고 있는 일을 엄청나게 좋아하지도 않으면서 이 일을 계속 해야 하는 이유가 무엇인가에 관한 문제이다. 물론 이유는 매우 명확하게 "돈"이다. 하지만 경제적인 이유로 영원히 다시는 돌아 오지 않을 아이들의 어린 시절을 함께 보내지 못하는 엄마가 되어야 한다는 것은 참 서글픈 일이다. 하지만, 엄청난 교육비와 생활비 등등을 생각해 보면 열심히 버는 것만이 길인 것도 같고... 무엇인가 돌파구가 있지 않을까...

돈을 버는 일이 회사에 다니는 길만 있는 것은 아닌데.... 단기간에 끝날 고민은 아니지만 이제 장기적으로 다시 곰곰히 고민해 보아야 하지 않을까 싶다.

8. 사소해 보이지만.... 어제 오늘 스팸의 공격

어제 밤에 블로그에 달린 어색한 번역투의 스팸 덧글들..... 100개도 넘는 것 같은 댓글들을 다 지우고 아이피를 차단하려고 보니 다 달랐다. 아이피 차단으로 해결될 문제는 아닌 듯해서 대충 처리하고 잤다. 아까 점심을 먹고 블로그에 와봤더니.... 어제와 같은 방식으로 또 줄줄이 덧글이 달려 있다. 일단 덧글의 유형을 파악하고 자주 나오는 단어와 어구들을 필터링 처리해 놓았다.

덧글에 대충 연결되어 있는 주소의 모양새를 보니 해외의 성인사이트인 것 같다. 저렇게 해서까지 그런 장사를 해야 하나... 정말 이해할 수가 없다. 또 그런 사이트에 들어가 잘못된 성에 대한 인식을 키우게 될 청소년들도 걱정되고 성에 대한 잘못된 가치관을 가지게 되어 벌어지게 될 수많은 성범죄들도 끔찍하다. 단순히 스팸만의 문제가 아니라, 연쇄적으로 전방 후방 효과가 일어나서 벌어지게 될 일들이 한동안 나를 열받게 만들었다....... 가뜩이나 심난한데 말이다.

이거... 이민을 가야 하는 건가... 우리나라에서 사는 것만 이렇게 힘든 것인지 온 세상이 다 이런 것인지... 하긴 미국에선 학교에서 총 맞아 죽기도 하는 것을....

하여간 정말 심난한 나날들이다. 날씨도 따뜻해지고 봄도 오는 것 같은데 왜이리 마음이 스산해 지는지...

Posted by 슈삐.
,
모두들 얘가 잘못했네, 쟤가 잘못했네 하면서 떠들어 댄다... 중구청은 예산도 안주고 관리하라던 문화재청의 잘못이라고 하고, 문화재청은 불이 났으면 꺼야 하는 소방서의 책임이라고 한다. 한나라당은 뭐든지 대통령 탓이라고 하고, 반대편에선 당초에 전시행정을 했던 서울시의 원죄라고 한다. 문화재 관리에 예산도 제대로 배정하지 않은 국회의 잘못도 크다고도 말한다.

이 모든 사람들이 바로 나 자신이라는 생각을 하지 않을 수가 없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누구처럼, 본인 잘못은 한마디도 인정하지 않으면서 국민성금으로 복원하자는 소리나 해대는 뻔뻔함이 옳다고 말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이렇게 엉망진창 행정이 바로 내가 한 사람의 국민으로 살고 있는 오늘 대한민국의 현실이라는 것이다. 나와 내 주변 사람들이 모두 문화재의 소중함을 잊고 있었던 것이 사실 아닌가. 대충대충 처리하고, 중요한 것을 뒤로 미루며 살고 있었던 것이 아닌가 말이다. 눈 앞에 이익에 급급하여 천박한 실용주의 자본주의가 지상 최고의 가치라고들 알게 모르게 생각하고 있었던 것이다.

타버린 숭례문은 현재 우리의 문화행정, 문화정책, 문화에 대한 국민들의 생각을 그대로 보여준다. 잿더미가 된 문이 바로 우리들 문화의 초상이다.

Posted by 슈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