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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올린'에 해당되는 글 75건

  1. 2010.11.05 바딤레핀과 서울시향 말러 시리즈, 2010년 11월 3일 6
  2. 2010.07.14 바로크활 도착 10
  3. 2010.06.07 에머슨 스트링 쿼텟, 2010년 6월 6일 4
  4. 2010.02.24 [공연] 테츨라프 바흐 바이올린 소나타와 파르티타 전곡 2010. 2. 23 8
  5. 2010.01.16 케이스 도착~~ 24
  6. 2009.12.29 2009년 마지막 레슨 2
  7. 2009.12.18 [공연] 스테판 재키브 바이올린 독주회 2009.12.17 15
  8. 2009.12.17 [공연] 강주미 바이올린 독주회 2009.12.5 2
  9. 2009.11.24 Henryk Wieniawski, Legende op. 17 4
  10. 2009.11.23 뒤포르 정기연주회 사진.. 4
  11. 2009.11.22 뒤포르 정기연주회
  12. 2009.11.16 에바피라찌 10
  13. 2009.11.09 [공연안내] 12/5 강주미 바이올린 독주회
  14. 2009.11.09 제9회 바이올린친구되기 정모 6
  15. 2009.11.05 [공연] 오주영 바이올린 리사이틀 2009.10.29 2
  16. 2009.10.23 호흡 8
  17. 2009.10.13 [공연] 데라카도 료 독주회 2009.10.11
  18. 2009.10.06 오랫만에 적어 보는 레슨일지 4
  19. 2009.09.22 [공연안내] 오주영 바이올린 독주회 4
  20. 2009.09.08 케이스를 질렀는데..... 6
  21. 2009.08.31 아... 겹음... 5
  22. 2009.07.08 앙상블 연습 2009년 7월 4일 10
  23. 2009.06.22 넋두리
  24. 2009.06.17 3주 만의 앙상블 연습 (6월13일 토)
  25. 2009.05.22 앙상블 연습, 레슨 2
  26. 2009.03.31 [공연] 바이올린과 콘티뉴오를 위한 7개의 소나타 2009. 3. 21 8
  27. 2009.03.22 제1회 노관객 연주회 2009년 3월 21일 2
  28. 2009.02.23 앙상블 연습 다섯번째 2009년 2월 21일
  29. 2009.02.22 [번역] 현존하는 안드레아 아마티의 악기들 4부
  30. 2009.02.22 [번역] 현존하는 안드레아 아마티의 악기들 3부
라두루푸의 내한소식을 듣고 리사이틀을 보러갈까 말까 한참을 망설이다 좋은 자리 다 나갔을 것 같아서 그만두고 서울시향과 협연하는 11월 3일 공연도 볼까 했지만 이미 매진되었다는 이야기에 역시 포기하고 한동안 잊고 있었다. 그런데 느닷없이 라두루푸의 한국일정이 모두 취소되었다는 이야기가 들려오더니... 협연자가 바딤레핀으로 바뀌었단다. 트위터에 그 소식이 뜬 걸 보고 표를 보러 들어갔더니 그간 취소된 표들이 몇 장 있길래 그냥 한장 사버렸다.

B석치고는 괜찮은 자리라고 생각했는데 가서 보니 앞에 앉은 아저씨가 어찌 키도 크고 내 시야를 잘 가려주는 절묘한 기술을 가지고 계시던지....; 무대가 1/3밖에 보이지 않은 채로 두 시간 넘게 공연을 봐야만 했다는...;ㅁ;

프로그램:
Sibelius, Violin Concerto
Mahler, Symphony No. 1 "Titan"

바딤레핀의 사운드는 시벨리우스의 시원한 멜로디에 딱 잘 어울리는 음색이었다. 약간씩 불안불안한 부분이 있었지만 기본적으로 안정적인 사운드와 뛰어난 테크닉이 받쳐주기 때문인지 큰 무리는 없이 진행되었다. 1악장 마지막 부분에서 하모닉스 소리가 잘 안들렸는데;; 자리가 3층이라서 잘 안들린 것인지 잘 모르겠다. 3악장에서는 애매한 음정이 종종 들렸는데 오케스트라와 튜닝이 잘 안된 건가 하는 생각도 문득 들었다. 어쩌면 협연자가 너무 급하게 바뀌어서 독주자나 오케스트라가 준비할 시간이 부족한 것은 아니었나 싶기도 했는데... 레핀이 시벨리우스를 한두번 하는 것도 아닐테고, 시향도 시벨리우스가 처음은 아닐 듯 했고 어차피 한곡당 연습시간이 원래 그다지 길지는 않을텐데... 컨디션이 별로인가... 언제 한국에 온걸까... 뭐 이런 생각을 하면서 3악장을 들었다;;

앵콜은 없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했는데, 레핀은 옛날 KBS협연때와 마찬가지로 시향단원들에게 피치카토 반주를 부탁했다. 음... 같은 곡이구나하는 생각에 살짝 실망스러운 생각이 들긴 했지만, 파가니니의 베니스의 카니발은 사실 언제 들어도 재미있는 곡인데다가 앵콜로의 효과도 매우 좋은 곡이라서 즐거운 마음으로 지켜보았다. 그 신기에 가까운 테크닉은 정말 언제 보아도 놀랍다;; 관객들의 박수에 두번째 앵콜을 시작했는데, 같은 곡의 또다른 변주였다. 나중에는 연주하면서 무대 뒤로 걸어들어가더라는...

앵콜도 같은 곡으로 하는 걸로 봐서 확실히 최상의 컨디션은 아니었던 것 같긴 한데, 앵콜이야 그야말로 "덤"이고 박수에 대한 답례의 성격이니 같은 곡을 했다고 크게 실망할 성격은 아니 것 같다. 어쨌거나 그의 테크닉은 정말 놀라웠으니까.

인터미션 후의 말러 1번은 크게 기대하지 않았었다. 시벨리우스 때의 정명훈과 시향은 그다지 인상적이지 않았기 때문에 더욱 그랬는데, 일단 곡이 시작되자 오케스트라는 엄청난 집중력으로 관객을 이끌기 시작했다. 그냥 단순한 연주가 아니라 스토리가 있는 이야기를 들려 주려는 모습이 보였는데 역시 정명훈인가 싶은 생각도 들었다. 스트링은 워낙 원래 훌륭한 파트들이지만;; 그날의 목관 연주는 매우 좋았고 금관도 나쁘지 않았었다. 시향 연주를 자주 보지 않아서 언제부터 금관에 외국인들이 저렇게 많아졌는지 잘 모르겠지만... 금관은 외국인 연주자의 숫자가 더 많은 것 같아 보였다. 사실 그간 국내 오케스트라 연주에서 금관 삑사리를 듣는 것은 매우 일상적(?)인 일이었는데 그날 나름대로 매끈한 연주를 들려 준 것은 외국인 연주자들 덕이 아니었을까.

하여간... 말러 1번은 대단했다. 기대를 하지 않아서 그런 것인지 시벨리우스와 대비되어서 그런 것인지는 몰라도 정말 정명훈의 시향은 많은 발전을 했나 보다라는 생각이 들었었다. 중간 중간 재미있는 부분도 있었는데 특히 Jazzy한 느낌이 가득한 3악장 (솔직히 말하자만 트로트스러운;)이 그랬다. 4악장에서는 오케스트라나 관객의 몰입의 정도가 더 높아져서 피날레를 향해가면서 터져나오는 격정과 환희의 느낌이 잘 살아났었다.

곡이 끝나자 열광적인 박수갈채가 쏟아졌는데, 관객의 절반 정도는 기립박수를 쳤던 것 같다. 우리 관객들이 원래 박수에는 절대로 인색하지 않은 사람들이기는 하지만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기립박수를 치는 것을 보는 것은 확실히 흔한 일은 아니었다. (나는 일어나지 않았지만...) 앵콜은 4악장 마지막 부분. 곡이 끝나고 나서의 연주여서인지 앵콜 연주가 더 시원시원하고 신나게 들렸다.

말러보다는 시벨리우스를, 정명훈과 시향보다는 레핀을 보러 간 연주였는데, 뜻밖에 꽤 만족스러운 말러 교향곡을 들을 수 있었던 밤이었다. 사실 말러를 딱히 좋아하지는 않았는데, 정명훈의 말러를 한번 쭉 들어 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드는 공연이었다.
Posted by 슈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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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슨도 그만두고, 연습도 팽개치고 있는 와중에.... 바로크 앙상블이 드디어 시작을 해버렸다. 첫 연습은 놀러 가느라 못가고;; 두번째 연습부터 참가했는데, 강선생님과의 앙상블 연습이 매우 즐겁다. 문제는 레슨도 연습도 안하고 푹~~ 쉬고 있느라 같이 엉망인 내 실력..ㅠㅠ

그건 그렇고, 앙상블에서 바로크활을 써봐도 괜찮겠다라는 이야기를 듣고 일단 대국산 활을 하나 사봤다. 대국산 활을 미국가게에서 사는 쎈스;;; 재질은 페르남부코이나 가격은 세관을 무사통과할 만큼 저렴하다. 미국 독립기념일 주말을 지나...  한 보름 정도 걸려서 오늘 배송 완료. 

일단, 집에 오는 모든 택배를 검열해 주시는 우리집 냥님들.. 활에서 무슨 냄새가 난다는 것인지... 계속 코를 들이 대고 있었다.


고양이 제거(?) 후 찍은 사진. 아직 비닐로 포장이 된 상태.








들고 찍은 활 팁부분. 모던활처럼 상아로 된 팁부분이 없다.

이건 모던활과의 비교샷. 찬조 출연은 핑켈 실버활;;

또 몰려 드는 냥이들;;;;


팁쪽 끝부분 비교.


프로그쪽 끝부분 비교


활털에 송진을 열심히 바르고... 모던활처럼 끝부분을 잡고 ㅠㅠ (좀 윗부분을 잡아 보려고 했으나 영... 쉽지가 않다) 조금 연습을 해보았다. 생각보다 탄력이 있지만 확실히 (활대의 모양 때문인지) 가벼운 소리가 난다. 일단 활 무게도 꽤 가볍고. 스네이크 우드로 만든 활과 어떤 차이가 있을지 궁금하기도 하다. 다음 연습시간에 가져가 봐야지^^; 
Posted by 슈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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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주째 만사가 귀찮아서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서 시간만 죽이고 있었던 듯... 그래도 워낙 주위환경이 다이내믹해서 주변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소화해내려면 그 정도는 무기력해져 있어야 했다....라는 변명을 해본다;

일요일 오후, 생각해 보니 음악회에 가기로 했었다. 느릿느릿 무기력해진 몸을 일으켜서 집을 나섰다. 일요일이라 그런지 차가 전혀 막히지 않아서 15분만에 엘지아트센터에 도착;; 역시 느릿느릿 움직여서 표를 찾고 주차권에 도장을 받고 프로그램을 사고 등등..... 현악사중주 만큼 흥미진진한 것도 없다라는 생각을 종종하곤 했는데, 이상하게도 그날은 아무런 기대도 설레임도 들지 않았었다.

공연 시작 전 장내 방송으로 휴대폰을 꺼달라는 안내가 나왔는데 무심코 듣다가 실소를 했다. 공연 중 작은 휴대폰 진동소리와 불빛도 연주자에게 "시련과 좌절"을 안겨줄 수 있다고 주의해 달라는 내용. 엘지아트센터의 유머감각이 향상된 듯. ^^
 
에머슨 쿼텟의 악기는 지그문토비치 제작의 악기들이라고 프로그램에 나와있었다. 어렴풋이 그런 이야기를 들었던 기억이 난다. 소문이 자자한 당대의 명장 지그문토비치의 악기를 쿼텟으로 들을 수 있는 기회로군.. 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유진 드러커는 1686년 스트라드도 가지고 있고 로렌스 더튼도 만테가짜의 비올라을 가지고 있다고 되어 있어서 사실 당일 연주한 악기가 어느 것이 었는지는 잘 모르겠다;; 느낌상.. 드러커와 더튼 모두 지그문토비치로 연주한 것 같은데... 확실치는 않다.)

 

 

 

연주는 모차르트의 불협화음으로 시작되었다. 음... 이게 모차르트가 맞는가 싶은 생각이 살짝살짝 드는 연주다. 뉴요커가 연주하면 모차르트는 이렇게도 되는구나. 아니면 내가 모차르트를 너무 편향되게 듣고 있었던가...?

 

이어지는 곡은 편안한 드보르작의 아메리카. 체코인이 보는 아메리카라기 보다는 너무나 미국적인 아메리카다. 하지만 정말 맛깔나게 연주한다. 특히 비올라와 첼로의 저음부가 매력적이었다. 첼리스트 데이비드 핀켈은 음악가라기 보다는 영화에 나오는 5-60년대 미국 사업가 같은 외모로 (아마추어 첼리스트 같은 외모라는 말...) 멋진 연주를 들려 주었다. 눈이 보는 것과 귀가 듣는 것이 서로 매치되지 않아서 신기한 느낌이 들었다. ㅎㅎ

 

2부의 쇼스타코비치는 악장간 간격이 없이 다섯 악장이 이어서 연주되었는데 딴 생각이 들 틈이 없을 정도. 분명히 4명이 연주하는데 내가 듣고 있는 음악은 오케스트라의 느낌이었다. 더구나 쇼스타코비치의 독특한 리듬감과 멜로디를 "신나게" 살려내는데... 이것도 너무 미국적인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그것은 그대로 또 좋았다. 쇼스타코비치 연주에서도 비올라와 첼로는 상당히 인상적인 연주를 들려 주었다. 두 바이올린도 때로는 파워풀하게 때로는 부드럽게 꽤 까다로와 보이는 테크닉을 소화하면서도 딱 그들의 쇼스타코비치를 들려 주었다.

 

악기소리는 바이올린들 보다는 비올라와 첼로 쪽이 더 좋았다. 드러커의 바이올린은 가끔씩 g현 하이포지션에서 버징소리를 냈던 것 같은데, 그것이 의도적인 것인지 잘 모르겠다. 필립 셋처의 연주가 더 부드럽게 느껴졌고 드러커의 악기는 조금은 성마른 느낌이었다.

 

관중들의 호응에 이어진 첫 앵콜곡은 드보르작의 사이프러스를 쿼텟을 위하여 편곡한 곡이었고 두번째는 놀랍게도 베토벤 라주모프스키 3번의 피날레였다. 으윽... 이걸 앵콜로 해주리라고는 전혀 상상도 못했는데 말이다. 더구나 노친네들이 이렇게나 빠른 속도로 이렇게나 파워풀하게 연주를 해주다니.... 앵콜까지 다 듣고 나니 계속 나를 괴롭히던 무기력증에서 상당히 회복된 느낌이 들었다... 진짜로.

 

연주를 보면서 에머슨 쿼텟은 매우 미국적인 (그것도 상당히 이스트코스트적인) 음악가들이라는 생각이 들었는데, 그래서인지 어째 그 사람들이 연주하러 여기 와 있는 것이 아니라 회사 일로 여기 와 있고 곧 미팅을 해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이 자꾸 들었다. ㅠㅠ 왜 그런 느낌이 자꾸 들었는지는 잘 모르겠는데, 아마도 최근에 내가 미국인 연주자들을 본 적이 별로 없어서 그런 것인지도...;;

 

 

프로그램

 

MOZART: Quartet in C Major, K 465 Dissonant 
DVORAK: String Quartet in F Major, Op. 96 (American) 
***INTERMISSION*** 
SHOSTAKOVICH: Quartet No. 9 in E-flat Major, op. 117 
 
앵콜
 
1. 드보르작 "사이프러스" 중 3번째곡 Andante con moto 
2. 베토벤 현악4중주 Op.59 No.3 중 제4악장 
Posted by 슈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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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흐의 무반주 바이올린 소나타와 파르티타. 연주회에서 이 곡들이 한번에 연주된 것을 본 적이 없었다. 그냥 생각해봐도... CD 두 장에 가득 들어가는 이 곡을 바이올린 혼자 무대에 서서 하룻 저녁에 모두 연주한다는 일이 얼마나 엄청난 일일까 싶었다. 연주자에게는 그런 공연을 했다는 사실만으로도, 음악적인 완성도를 떠나 대단한 일일 것이며, 관객에게도 실연으로 6곡을 모두 앉은 자리에서 들는다는 것이 무척 행복한 일일 것이라고 생각을 했었다.

 

그러나, 독일 바이올리니스트인 테츨라프는, 위와 같은... 마치 마라톤을 완주하면서 느끼는 보람을 느끼기 위하여 이런 프로그램을 가지고 연주를 하는 것이 아닌 것처럼 보였다. 나는 마라톤이나, 아니면 연장전까지 이어지는 긴 축구경기를 보려는 마음으로 객석에 앉아 있었는데, 그는 그게 아니라고, 내 이야기를 한번 들어보라고 바흐에 관한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그는 수수한 옷차림으로 무대로 나왔다. 그의 손에 들린 것은 건강하고 맑은 음색을 지닌 바이올린. g단조 소나타는 의외라는 느낌이 들만큼 빠른 템포였고, 곡의 해석도 너무 독특하다는 느낌이 들어서 한동안 낯설었다. 폭풍같이 흘러버린 프레스토 악장에서는 그 속도에 헉... 하다가 끝났고.

 

파르티타 1번에서도 속주가 계속되었지만, 그제서야 점점 그의 이야기 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했다. 이어진 소나타 2번에서는 테츨라프도 나도 이제 그의 바이올린에 완전히 적응이 되었다. 도무지 한 명이 연주하는 것 같지 않아서 계속 쳐다보았던 그의 활. 내 귀는 두 명의 연주를 듣고 있는 것 같은데 분명히 연주자는 하나. 활을 무척 가볍게 잡고 있고 활 잡은 손의 모양도, 손목의 모양도 크게 변하지 않는데도 그의 바이올린에서는 참으로 다채로는 음색이 흘러 나오고 있었다. 빠른 악장에선 저 사람 손에는 모터가 달린게야... 라는 생각이 들도록 정신없이 흘러가게 하지만, 푸가와 느린 악장에서는 풍부하고 섬세한 느낌.

 

악기는 느낌 탓인지 무척 훌륭했지만 여전히 새악기 특유의 약간 금속성인 소리를 가지고 있었다. 잠깐... 300년된 음악에 새악기가 어울리지 않는 것이 아닌가 싶기도 했는데, 어차피 음악은 그것이 몇백년된 것이어도 지금의 이야기를, 바로 지금 살아있는 연주자의 손으로 만들어 지는 것이라는 생각이 곧 들었다.

 

연주는 휴식시간이 지나고 난 후 정말 빛을 발하기 시작했다. 파르티타 2번. 바로 코 앞에서 펼쳐지는 연주여서인지 다른 생각할 틈을 주지 않았다. 단조로 이어온 이 연속곡에서 비장함의 극치로 클라이맥스를 이루는 곡. 전반부보다 음색은 더 훌륭해졌고, 테크닉도 놀라웠다. 앞 줄에서 봤더니... 정말 이 곡들을 어떻게 이렇게 연주하나 싶은 생각이 계속 들었다. 챠코나(샤콘느). 실제 샤콘느 연주를 정말 멋지게 하는 사람을 거의 본 적이 없었다. 연주를 듣다보면... 아 정말 어려운 곡인가 보다... 라는 생각이 들었었는데, 테츨라프의 연주를 들으면서도 물론 어려운 곡이구나 싶기도 했지만, 테츨라프의 챠코나는 이런 이야기였구나하는 생각이 더 많이 들었다.

 

(옥의 티는 챠코나가 끝나고 바로 나온 안다박수. 그 부분을 제외하고는 관객들은 숨죽이면서 또 곡의 여운을 즐기면서 박수를 보내서 좋았었는데.... 너무 잘 아는 곡이 나와서 였을까... 조금만 더 그대로였으면 좋을 부분에서 박수가 나와 버렸다.)

 

소나타 3번. 장조로 바뀌었다는 실감이 전혀 나지 않게 챠코나와 이어지는 느낌의 1악장. 테츨라프가 스스로도 이야기했듯이 바로 이런 부분때문에 그는 전곡 연주를 고집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그리고 이어진 푸가는 정말.... 도무지 활을 저렇게 잡고도 어떻게 저런 소릴 낼 수 있는 건지... 파르티타 3번은 이제 완전히 자신감 넘치는 페이스에 들어선 듯했다. 밝은 악장에서 울리는 그의 바이올린도 멋지고. 가끔씩 이 박자가 아닌데 싶은 부분부분들이 있었는데 초반부의 어딘가 모르게 너무 달리는 듯한 속도의 느낌이 아니라 연주자가 일부러 이야기를 맛깔나게 하기 위하여 조절하고 있는 듯 했다.

 

대단한 에너지와 파워를 가진 연주자. 그리고 그의 악기였다. 시간을 두고 녹음을 한 전곡연주 음반과는 전혀 다른 "전곡연주". 테츨라프가 바로 내 코 앞에서 들려주던 바흐 이야기는 두고두고 생각날 것 같다.

 

Posted by 슈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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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tracking을 해보니 한국에 도착하고 통관을 했다고 나왔었다. 바로 주말이라서 월요일에 오겠거니 했는데, 아침에 앙상블 연습을 하고 집에 돌아와 보니 커다란 소포가.....!!!

느려터진 배송 때문에 3달을 넘겨 기다렸다가 도무지 못 미더워서 캔슬하고 다시 주문한 케이스다. 이번엔 있을 만한 샾에 재고가 있냐고 확인을 하고 주문을 했다. 재고가 하나 있는데 블랙/그린이라고.... 내가 원한 Sable/Ivory 색상은 주문하면 또 두달을 기다려야 한다고 한다. 두달이 세달되고 네달될 것이라는 두려움에..;;;  그냥 그걸로 보내달라고 했다.

그리고 열흘만에 도착.

일단 무지 가볍다. 2.4KG이라고 되어 있는데 들어 보니 지금 케이스랑 별 차이가 없다. 악기를 넣고 들어도 가뿐하다. 무조건 가벼워야 한다고 생각해서 주문한 모델인데, 괜찮은 선택이었던 것 같다^^

일단 케이스 겉 모습. 박스를 뜯자마자 치로가 뒹굴어서 벌써 냥이 털이 더덕더덕....;;

악기를 넣기 전 모습. 나름 써티가 들어있었는데, 역시 안팔린 재고라서 그런지..... 제작일자가 6개월 전이다.;;;; 재고라고 할인도 안해줬으면서...;


뚜껑을 열자마자 빛의 속도로 달려온 치로. 스크래치를 하려고 하길래 기겁을 하고 내쫓았더니 얌전히 그냥 들어 앉아 있기만 했다.



보리까지 다가와서 육탄적을....; 서로 제 집이라고 싸우는 황당한 전개가....

모두 쫓아내고 진짜 주인을 넣어봤다. 생각보다 활 넣는 곳이 짧아서 활이 간신히 들어간다. 내 활들이 다 긴 것도 아닌데....;;;

수납함은 보기보다 넓다. 기대하지 않았는데도 본뮤지카가 들어간다. 저 휴미스텟은 이제 별로 필요 없을 듯^^;

쫓겨난 녀석들 중 하나가 여전히 케이스 근처를 배회 중...

이불 덮은 악기.

요건 케이스가 담겨온 허접한 박스. 뽁뽁이가 잔뜩 들어있기는 한데, 그냥 케이스 옆에 들어 있었다. 케이스 보호 목적으로 넣은 것이 아니라, 사은품으로 준 것이 아닐까 싶은 생각이....

색은 기대했던 것보다는 괜찮은 것 같다. 블랙커버는 아주 까맣지 않아서 맘에 드는데, 안감은 그냥 그렇다. 그래도 녹색이 무난하긴 하니까.... 별 생각 없이 쓰면 될 듯. 질리지는 않을것 같다 ^^

Posted by 슈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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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날 내린 눈으로 온통 얼음투성이인 길. 그 길에 차를 몰고 출근을 했다. 미국에 있을 땐 더한 눈길도 잘만 돌아 다녔는데 뭐... 하면서. 레슨시간보다 30분이나 일찍 도착해서 (눈이 온 날은 차가 안밀린다. ㅎㅎㅎㅎ) 선생님에게 문자를 보냈는데 답이 없으시다. 조금 기다리니 도착하신 선생님. 아마 길이 미끄러워서 걷는게 힘들어서 문자를 못 보내셨나 보다. 지쳐서 들어오시자 마자 레슨을 받는 것이 좀 미안했는데... 너무 일찍 왔나...

 

레슨 시작하고 바로 하는 스케일은 언제나 괴상하게 나온다. 그래도 다음 스케일로 넘어가긴 했고... 카이저는 지난 시간에 지적받던 밑활에서 활이 뒤집히는 현상이 조금은 나아졌다고는 했지만, 여전히 좀 더 신경을 써야 한다. 언제부터 밑활이 비뚤어지게 되었을꼬...;; 자세는 계속 자꾸 바뀌고 엇나가고 한다. 소리가 이상해지면 자세가 이상한 것인데 그걸 모르고 활만 눌러 쓴다고 해결되는 것은 없다.

 

호만은 붓점을 더 가볍게 써야 하고 빠른 부분에선 손가락이 꼬이지 않도록.... 붓점을 가볍게 연주하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 아직도 잘 와닿지가 않는다. 포르테에 G현 붓점이 있어서 좀 거친 소리가 났던 것 같은데, 또 붓점에 스타카토가 있기 때문에 활을 튕기면서 했는데, 튕기지 말고 활을 많이 쓰면서 가볍게 연주해야 한다고 하신다. 활을 많이 쓰면서 가볍게라.... 활이 밀착되면서도 눌리지 않게 그리고 고르게 쓸 수 있어야만 가능한 것 같은데.....

 

아마 100년은 레슨을 받아야 할 것 같은 레겐데는 여전히 발전이 없다. 레슨시간에는 조금씩 조금씩 나아지는 것 같은데 다음 레슨을 받으러 가서 해보면 여전히 종전의 상태로 돌아가 있는 듯. 일단 그래도 박자문제는 좀 나아진 것 같긴 하다. 이젠 연결이 더 잘 되어야 한다. 부드럽게 음과 음 사이를 연결해야 하고 피아노를 피아노로 연주하되 음은 확실하게 내야 함. 겹음의 음정을 정확하게하고 옥타브로 올라가는 겹음에서 마지막 장식음도 음정 맞춰서 명확하게. (이건 정말 대충 넘어가고 싶었는데....ㅠㅠ)

 

악보를 외워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고 있는 중이다. 그래야 자세도 음정도 모두 신경써서 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선생님이 소리를 눈을 감고 들어 보라고 했는데 그건 음정만의 이야기가 아니라 음색과 프레이징의 연결을 최대한 살려 보라는 뜻이다. 눈으로 분산되는 감각을 귀에 집중해서 내 활이 만들어 내는 소리를 들어 보라고...  그런데 눈을 감고 연주하려면 악보를 외워야 한다.

 

최근에 어디선가에서 나를 버리고 연주를 해야 한다는 말을 봤는데, 곰곰히 생각해보니 정말 일리가 있는 말이다. 나는 무엇을 하건 내 자신을 항상 옆에 두고 있었던 것 같다. 가끔은 내가 아닌 다른 것에 빠져드는 것도 괜찮은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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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앙상블 디토에 참여했던 젊은 음악가들 중 스테판 재키브는 확실히 눈에 띄는 바이올리니스트였다. 올 봄 교향악 축제에 부천필과 협연을 했었는데, 나는 그날 예당 리사이틀홀에서 열린 다른 공연을 보고 있었다. 인터미션에 콘서트홀에서 연주하는 그의 모습을 잠시 모니터로 봤는데, 부천필 공연을 예매할 걸 그랬다는 후회가 좀 들었었다.

하지만 이번 독주회 소식을 듣고도 예매를 망설였던건 공연장 분위기에 대한 우려에 표값에 대한 부담감 때문이었는데.... 고양에서 공연을 한 번 더 한다는 이야기를 듣고는 에라 모르겠다하고 일단 예매를 했다. 그런데 그 후에 구로아트밸리에서 또 공연을 한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아무래도 평일에 고양까지 가기가 엄두가 안났던 터라... 결국은 구로 공연을 보기로 결정했다. (그나저나 무슨 공연을 3일 연달아 그것도 서울권에서만...; 확실히 인기가 있는 연주자다. 클래식 연주자로서는 좀처럼 그렇게 객석을 채우기가 어려운데 말이다. )
 
추운 날씨에 길도 막힐 것 같고 넉넉하게 시간을 두고 출발했는데도 역시 차는 살벌하게 밀린다. 더구나 주차를 어디에 해야 하는지도 모르겠고, 근처에 공사하느라 길도 막혀있고 안내판도 제대로 되어 있지 않아서 그 동네를 한참 헤맸다. A4용지 두장에 복사된 프로그램을 받아들고 조금 황당해 하기도 하고... 뭐 어쨌거나 프로그램은 공짜라서 그건 다행이랄까;;;;  구로구에서 기획을 한 것이라서 좀 어설픈가 보다 싶었다.

자리를 잡고 보니 어째 앞 뒤에 앉은 관객들이 불안했다. 아니나 다를까... 베토벤 소나타 아다지오 악장에서 떠들어 대고...ㅠㅠ 문제는 내 주위 뿐만 아니었다. 베토벤 소나타 내내 악장간 박수가 우렁차게 이어졌는데 연주자들도 난감한 표정이고 나도 곡의 흐름이 방해받게 되어 좀 짜증이 났다. (원래는 악장간 박수에 별로 많이 짜증이 안나는 편인데 어제는 왠지 좀 화가 났다... 나이들수록 참을성이 부족해지는 듯...;) 2부 시작 전에 악장간 박수를 자제해 달라는 방송까지 나왔는데도 브람스 소나타에서도 여전히 몇 명은 개의치 않고 박수를....ㅠㅠ

그건 그렇고... 프로그램은

Brahms Scherzo c minor
Beethoven Sonata No. 7 in c minor
--intermission--

Chopin_Nocturne c# minor
Brahms_Violin sonata No.3 d minor Op.108


앵콜은 "마스네~ 메디테이션 프롬 타이스". 스테판 재키브가 큰 목소리로 곡 이름을 말했을때 관객들이 좀 미묘하게 웃었는데, 그 느낌이 마치 "어, 한국말 안하고 영어하네..? 또는 "목소리 또는 발음 이상하네?"라는 듯한 어이없는 듯한 웃음인 것 같아서 나로서는 좀 예의없게 느껴졌다. 미국사람이 영어하는게 이상한가?

우리나라 사람들의 독특한 그리고 유별난 민족에 대한 애증은 반만 한국피를 이어받은 미국인 스테판 재키브에게는 어쩌면 꽤 부담스러운 느낌으로 다가올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언론과 홍보사에서 피천득 선생을 들먹이는 것도 (나라면...) 마찬가지로 부담스러울 듯... 뭐... 국어 교과서에 실린 수필가의 외손자여서 브람스와 베토벤 소나타를 레퍼토리로 해도 서울에서 객석을 3번이나 가득 채우고, 국내에서 씨디를 많이 팔 수는 있겠지만 말이다.

(자꾸 옆길로 새는 후기...;;;)

하지만 그의 연주는 좋았다. 그의 연주 뿐만 아니라 막스 레빈슨의 피아노도 매우 좋았다. 사실 최근에 본 두번의 바이올린 리사이틀에서 가장 맘에 걸렸던 부분이 피아노였는데... 피아니스트가 어떻다라는 이야기가 아니라, 피아노가 바이올린 연주를 위해 어쩔 수 없이 곁들여져 있을 뿐 진정한 동반자로 듀오로 연주되지 않았다는 느낌 때문이었다. 피아노는 그저 바이올린에 맞춰 주고 악보대로 연주하는 그런 파트로 작곡되진 않았을 터인데.... 하지만 스테판 재키브와 막스 레빈슨은 호흡이 잘 맞는, 서로를 보완하는 듀오로서의 연주를 들려줬다.

바이올린의 음색도 매우 훌륭했다. 재키브가 어떤 악기를 사용하는지 궁금하다. 이전에 쓰던 키에제베터 스트라디바리는 지금 필립 퀸트가 계속 쓰고 있다고 하는데 말이다.  (1704년 빈센조 루지에리를 사용하는 것 같다. 원래 키에제베터 스트라디바리를 받기 이전부터 사용하던 악기로 들었는데, 스트라드를 반납하고 이 악기를 사용하고 있는 것 같다)  사실 홀에서 악기 소리가 좀 작게 들리긴 했다. 음량이 큰 악기가 아니어서 그런 건지 구로 아트밸리의 음향 여건 때문인지는 지금도 잘 모르겠다.  하지만 음색은 맑고 투명한 아름다움을 가지고 있었다. 활을 매우 가볍게 쓰는 스타일인 것 같은데 그 때문일 수도 있을 듯 하다.

재키브의 음악에 대한 감수성은 분명히 그의 재능이 어떤 쪽에 있는지를 보여주는 것 같다. 서정적인 표현은 브람스 소나타에서 특히 잘 드러났는데, 2악장의 연주는 정말 아름다왔다. 베토벤 7번도 매우 '베토벤'스러운 연주이면서도 슬프고 아름다운 연주여서 확실히 기대 이상이었다. (2악장에서 속삭이며 방해하는 이웃들만 없었어도...ㅠㅠ)

재키브는 주로 핑거비브라토를 사용하고 좀 더 임팩트가 큰 부분에서는 암비브라토를 아주 가끔씩만 사용했다. 또 프레이징도 매우 인상적이었다. 활을 기막히게 사용하여 곡을 부드럽게 연결하고, 매우 가볍게 잡고 있는 듯 했는데도 활끝까지 음색이 살아 있는 걸 보니 신기할 정도였다. 강렬하고 파워풀한 스타일의 연주는 전혀 아니었는데도 부드러움이 때때로 더 큰 효과를 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도 활 좀 그만 눌러 써야지...) 그런데 어깨받침 없이 바이올린을 연주해서인지 자세는 매우 불편해 보였다. 저렇게 계속 연주해도 목이 안아플까 싶은 자세...

브람스와 베토벤 소나타는 둘 다 좋았는데, 쇼팽 녹턴과 앵콜이었던 명상곡에서는 조금씩 도드라지는 실수가 있었다. 전반적으로 분위기가 모두 좋았고 서정적인 재키브와 잘 어울리는 곡들이긴 했지만 작은 실수 때문에 좀 안타까웠다. 15일에 입국해서 기자회견, 인터뷰가 잔뜩있었는데다 16일 공연에 이어 또 17일 공연... 쉴 틈이 전혀 없었기 때문에 컨디션이 별로 좋지 않았을 것 같다고 추측 중...

특이하게 쇼팽 녹턴 c#단조와 마스네의 타이스 명상곡은 최근 리사이틀에서 오주영씨도, 강주미씨도 연주했던 곡들이다. 본의 아니게 세 명의 연주를 아주 단기간 안에 듣게 되었는데... 세 명의 연주 스타일은 정말 전혀 다르다. 오주영씨는 특유의 열정적이고 강렬한 연주 스타일이 극도로 서정적인 이 곡들에서도 그대로 드러나는 연주였고, 강주미씨의 연주는 악보대로, 차분한 스타일. 들으면서 악보를 그릴 수도 있을 정도.... 재키브는 매우 부드럽고 감정이 풍부한 연주였다. 아주 젊은 연주자임에도 본인의 세계와 자기가 꿈꾸는 감성의 세계가 존재하는 듯 한 느낌이랄까.
 
고양에선 생상도 했다는데.... 구로에서는 앵콜도 딱 한 곡만 하고 손을 흔들면 들어갔다. 아무래도 컨디션이 좋지 않았던 것이 아닐까 싶다. 오늘 예당에서의 연주는 어떨지 컨디션을 회복했을지 좀 궁금하다. 아무래도 무리하는 스케줄이 아닌가 싶기도....

어쨌거나 스테판 재키브는 요즘 한국팬들에게 큰 사랑 (과 조금 과도한 호기심)의 대상이기는 하지만, 그보다는 훨씬 더 앞날이 기대되는 연주자임에 틀림없다. 곡에 대한 참신한 해석과 타고난 감수성은 테크닉보다도 더 큰 그의 재능인 것 같다. 젊은 바이올리니스트 치고 요즘 테크닉이 딸리는 사람들은 별로 없는 듯 하지만 그 나이에 무대에서 곡을 그만큼 소화해서 연주하는 사람도 또 별로 없는 듯 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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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하게 뒤늦게 올리는 후기.

 

오주영씨 공연에 이은 콘서트시리즈의 두번째 공연. 이번에는 그다지 스탭으로 일한 것이 별로 없어서... 가벼운 마음으로 멘토스만 두 통 사가지고 조금 일찍 모차르트홀에 도착했는데, 그다지 할 일도 없어서 괜히 일찍 갔나보다 하는 생각이 들었다. ㅡㅡ; 연주자에게 인사할 것도 아니었는데 말이다.

 

기다리다 아이들과 근처 편의점에서 사발면을 사먹고... (시간이 남을 줄 알았으면 집에서 밥먹고 오는 건데, 괜히 아이들을 빵과 사발면으로 저녁을 때우게 했다.ㅠㅠ)

 

드디어 공연이 시작되었다. 동호회에서 온 관객들도 많았지만, 이번에는 특히 동료 연주자들도 관객으로 많이 온 것 같았다.

 

프로그램:

 

W.A. Mozart.........Sonata for Piano & Violin No. 21 in E minor, K. 304 (K. 300c)

 

S. Prokofiev............. Sonata No.1 for Violin and Piano in F minor Op.80

1. Andante assai

2. Allegro brusco

3. Andante

4. Allegrissimo - Poco piu tranquillo

 

-Intermission(휴식)-

 

P. I. Tchaikovsky............Meditation in D minor Op.42 No. 1 (Souvenir d'un Lieu Cher, Op.42)

 

P. I. Tchaikoksky............Waltz-Scherzo in C Major Op.34

 

F. Waxman......................Carmen Fantasy for Violin & Piano

 

 

공연의 백미는 프로코피에프였다는 생각이 들긴 하지만 박수는 예상했던 대로 카르멘환상곡에서 쏟아져 나왔다. 연주는 매우 조용하고 시종일관 차분했다. 뭐랄까... 음악을 들으면서 그녀가 곡을 연습하면서 했던 공부가 전달되어 오는 느낌...? 음 하나하나를 아름답게 표현하고 있는 연주자의 모습에서 최선을 다하는 모습도 느껴졌다.

 

앵콜은 쇼팽의 녹턴 20번의 바이올린 편곡 버전, 그리고 마스네의 타이스 중 명상곡.

 

어려움을 겪고 극복을 했던 과정을 지나온 연주자여서인지... 강주미양의 연주는 매우 진지하고 신중하게 보였다. 거기에 조금의 여유로움을 더하고 곡과 무대에 대한 장악력을 조금만 더 한다면 아주 멋진 연주자로 성장하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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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진득진득하고 끈적끈적한 곡들을 별로 좋아하지 않기는 하지만... 가끔은 무지하게 로맨틱한 곡이 땡길 때도 물론 있다. (사실은 자주 있다^^;;) 비에냡스키 선생의 "전설"... 쇼팽 선생과 마찬가지로 폴란드 출신이라서 그런지, 독일 같은 서유럽 부자 나라의 작곡가들의 곡들과는 다른 특유의 감수성이 느껴진다. 뭔가 고생 좀 해본 사람들만이 느낄 수 있는 절절함이랄까... (너무 오버했나..?)

 

그나저나... 과연 이 곡을 비슷하게라도 연주할 수 있을지는 매우 의문시 된다. 아마도 선생님이 도저히 지겨워서 더는 못 가르치겠다 싶으면 넘어가지 않을까.

 

상당히 끈적한 감수성을 요구함과 동시에 제일 못하는 겹음까지 해야 하고, 중간에 턱도 없는 크로마틱 스케일 (또는 걍 글리산도로 ...;;)까지 주욱 나와 주시며 막판에 아르페지오 연타로 날려 주시는 이 곡은....

 

비에냡스키가 사랑에 빠졌던 이사벨라 햄프턴의 부모에게 잘 보이기 위하여 작곡한 곡이라고. (이 곡은 이사벨라 햄프턴에게 헌정된 것으로 기록되어 있다 - 위 악보 표지 참조.) 약혼을 반대하던 햄프턴의 부모는 이 곡이 연주되는 것을 듣고는 혼인을 허락했고, 비에냡스키는 이사벨라와 1860년 결혼에 성공하여 아이를 여섯 명이나 낳고 잘 살았다고...; (사실 말년에 지병으로 고생하다 45살에 생을 마감했으니 꼭 잘 살았다고 볼 수 만은 없을 듯.)

 

어쩐지 g minor로 시작했다가 장조로 전조하는 부분에서 자신감이 팍팍 느껴지더라니, 이미 곡을 지을 때부터 결혼이 성공할 것을 예감한 것인지... 아니면 이사벨라의 부모가 그의 자신감에 믿음이 생겨서 딸을 주기로 했던 것인지...

 

아래는 Kogan이 연주하는 "전설". 동영상은 아니고 음원에 사진만 띄워 놓은 것. 네이버 검색하니 길샤함 등 꽤 곡 분위기에 어울릴 만한 아저씨들의 연주가 꽤 있는 듯 하다.

 

 

 

 

아래는 Kevin Yeung, violinist / Ben Tin, pianist의 Non-Commercial Record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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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뒤포르 첼로 까페 감자돌이님의 게시물

 

사진은 소리가 나지 않으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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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팀 까페에 쓴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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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친기와 뒤포르 정모가 모두 끝났습니다. 정말 모두들 수고 너무 많으셨고 다들 고생하셨어요. 이번 연주를 하면서 제가 인복이 있어서 좋은 분들을 이렇게 만났구나 싶었어요^^.

사실 이번엔 그다지 큰 부담을 가지지 않고 한 연주회들이었는데... (노관객때는 부담이 왕창이었어요) 막상 무대에서는 꽤 많이 부담이 되더군요. 곡을 시작한 후에 긴장감이 고조되는 버릇은 여전했고..;;

게다가 이번엔 처음에 상콤하게 삑사리와 더불어 시작하느라...;;;; 급 긴장.... 손가락과 팔이 서서히 얼어가느라 비브라토도 없고..; E현은 찢어지는 소리라서 비브라토를 넣어 주어야 하는데 소리는 찢어지고.. 쉬프팅도 불안정하게 되어 음정도 엉망이고... 점점 얼음인간으로 변해 가는 제 자신을 느끼며... 급 좌절했었습니다.ㅠㅠ

이래선 안되고 지금부터라도 잘하자... 계속 생각하면서 연주를 했는데 ㅜㅜ 무대에서 내려와서도 계속 슬프더군요..ㅠㅠ 특히 아마추어 연주회인데 너무 잘하시는 분들이 뒤에 쭈르르 연주하시니 자괴감이 물흐르듯 넘쳐나왔...;;;; (뒤포르 정모 안갈랍니다. 아마추어 쭉 세워 놓고 나중에 전공자들 출연은 비록 귀는 호사를 했지만.... 먼저 연주한 아마추어 초보들에겐 좀 가슴 아픈 일이라... 물론 비교는 무의미하지만요..ㅠㅠ)

일단.... 연주 들어가기 전에 뒤의 두마디 운운하여 친구를 제물로 삼으려다가 제가 망가지게 된 점... 인과응보라고 생각합니다. ㅠㅠ

그리고.... 녹음을 듣고 생각한 것인데.... 연주곡의 편곡이 썩 좋은 건 아니었지 않나 싶습니다. (안되면 곡 탓이라도 해야..;;;) 특히 1 바이올린이 계속 멜로디를 반복하여야 하는데 솔직히.... 사실 전 마지막 까지도 이 곡을 어떻게 연주해야 하는지 판단이 서질 않았었습니다...; 강약이 없다고 제가 말씀드렸던 것도 그런 맥락이었는데, 그저 단순한 멜로디의 반복이어서인지 아니면 원래 가사가 있는 곡이어서인지, 그저 바이올린 선율만으로는 느낌이 살아나질 않았었어요. 역시.... 전 감수성 훈련이라도 받아야 할 것 같습니다. ㅠㅠ 다음엔 감수성 훈련이 덜 되어도, 좀 더 연주하기 좋고, 듣기 좋은 곡을 찾아 봐야 할 것 같다는 생각도 드네요.

그나저나.... 뒤포르 정모는 (제가 연주에 참여만 안했더라면) 참 재미있는 연주회였어요. 더구나 아마추어인데도 정말 잘하시는 몇 분들 너무나 부럽고... 뒤에 라흐 연주자들은 말할 것도 없구요.  정말 열심히 해야 발끝이라도 따라가겠구나 싶었어요. 그래도 열심히 해야 겠다는 의지를 붇돋아 주니 좋더군요^^;;;

그 불타는 의지를 가지고... 집에 와서 허리가 아플 정도로 잠을 잤....;;; (양배추 스프만 먹으니 배고파서 잠만 자게 됩니다. ㅠㅠ) 씻고 레슨 대비 연습이나 좀 해야겠습니다.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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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을 사놓고도 귀찮아서 안갈다가 녹슨 현을 쓰곤 한다..ㅡㅡ;; 이번에도 한달 정도 전에 현을 몇 세트 사놓았었는데도 그냥... 올 봄에 걸어 놓은... 인펠트 블루를 계속 쓰고 있었다. 요즘 계속 악기 소리가 마음에 들지 않아서 활털을 갈아야 할까, 악기 점검을 하러 가야 할까 고민 중이었는데, 서초동까지 가는 것이 또 귀찮아서....ㅡㅡ; (집도 가까운데.... 아.. 난 왜 인생이 다 귀찮기만 한 걸까...) 그냥 저냥 버티고 있다가, 현을 사둔 것이 생각이 났다.

찌간느와 도미넌트와 에바피라찌를 바라 보다가... 구슬은 꿰어야 보배고, 현은 갈아야 제맛이라며 가장 고가인 에바를 골라 들었다. 결과는.... 음..... 왜 다들 에바를 쓰는 지 이제야 알겠다.

전에도 에바를 몇 세트 사본 적이 있었는데, 어쩐지 그 촌스러운 초록색이 마음에 들지 않아서 그냥 다 지인들에게 넘겼었다. 그러고 보니 지금까지 한번도 에바를 끼워 본 적이 없었다.  반골기질 탓인지... 의도적인 것은 아닌데 어쩌다 보면 항상 남들이 좋다는 건 꼭 피해가고 있더라는...  

일단 악기 소리가 매우 맑고 커졌다. 답답하고 어두운 소리가 나던 악기가 맑고 밝은 소리를 내주니 매우 신기하다. 문제는 단명한다는 에바가 과연 며칠이나 버텨줄까 하는 점인데. 버텨주거나 말거나 난 일단 내년 봄에 개나리 필 때까진 이 녀석을 쓰련다. 흐윽... 또 본전 생각이...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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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 바이올리니스트 콘서트 시리즈 2>

-차세대 선두주자, 바이올리니스트 강주미 독주회-

 

2009년 12월 5일 요일 저녁 730

 모짜르트

 

 

예매신청 및 문의: http://cafe.naver.com/concertseries.cafe (클릭!)

예매 오픈 : 11월 8일 일요일 오후

 

명 바이올리니스트 콘서트시리즈 에서 오주영씨에 이어 2번째로 초청한 연주자는

2009년 서울국제음악콩쿨에서 우승하고

2009년 하노버 국제콩쿨에서 준우승하여 우리에게 큰 기쁨을 준

젊은 연주자 강주미양( 클라라 주미 강) 입니다.

 

인터넷으로도 생중계된 이번 콩쿨들에서

심플하면서도 아름답고 기품있는 연주로 뜨거운 관심을 불러일으킨 강주미양은,

깊이있는 음악성과 아름다운 외모로

현재 최고의 인기를 구가하고 있습니다.

 

청중들이 뛰어난 연주자들을 직접 초청하여,

연주자와 열정적인 관객들이 하나가 되는  저희 콘서트 시리즈에서는

 

예비관객들의 열화 같은 요청에 의하여

차세대 선두주자 강주미양을 이번 주인공으로 모시게 되었습니다.

 

이번 독주회에서 강주미양은

평소에 선보이지 않았던

새로운 연주곡목들을 준비하여 여러분께 다가갑니다..

 

 

PROGRAM

 

W.A. Mozart ............    Sonatas for Piano and Violin 

(모짜르트................... 피아노와 바이올린을 위한 소나타 중 1곡)

 

S. Prokofiev.............     Sonata  No.1 for Violin and Piano  in f minor

(프로코피에프 .......... 바이올린 소나타 1번 f단조 )

                                  1.  Andante  assai

                                  2.  Allegro brusco

                                  3.  Andante

                                  4.  Allegrissimo - Poco piu tranquillo

 

 

-Intermission(휴식)-

 

P. I. Tchaikovsky............Works For Violin & Piano

(차이콥스키..............피아노와 바이올린를 위한 곡들 중 2곡)

 

Pablo de Saradate ........Virtuoso Works For Violin & Piano 

(사라사테...............비르투오소 바이올린 showpiece 3곡)

 

프로그램은 연주자의 사정에 따라 변경될 수 있습니다.

 


바이올리니스트 클라라 주미 강

학력
• 한국예술종합학교 전문사 재학
• 한국예술종합학교 예술사 졸업
• 독일 베를린 한스 아이슬러 국립음악대학
   예비학교
• 독일 쾰른 국립음악대학 예비학교
• 미국 줄리아드 음악원 예비학교
• 독일 뤼베크 국립음악대학 예비학교
• 독일 만하임 국립음악대학 예비학교

지도교수   
• 김남윤 • 크리스토프 포펜 • 자카르 브론  
• 도로시 딜레이 • 강효  • 발레리 그라도프

수상경력

• 2007년 스위스 티보르 바르가 국제바이올린콩쿠르 3위
• 2005년 벨기에 퀸 엘리자베스 국제음악콩쿠르 준결선
• 2005년 핀란드 얀 시벨리우스 국제바이올린콩쿠르 준결선

@2009 서울국제음악콩쿠르 우승

@2009 하노버국제콩쿠르 2위

 

1987년 6월 10일생

 

                                           사진 출처 : 하노버 국제 콩쿨 홈페이지

                                                               서울국제음악콩쿨 홈페이지

 

 

찾아오시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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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친기 정모에는 여러 번 참석했었지만... 연주를 한 적은 한 번도 없었다. 실력도 변변찮은데다가 무대공포증 (대인공포증인가...)이 심해서 남들 앞에서 연주하는 것이 정말 무서웠기 때문..;;

 

앙상블을 하는 것도 사실 연주를 하고는 싶지만, 혼자서는 너무 무서우니까...ㅎㅎㅎ... 라는 이유도 있었다. 확실히 혼자 하는 것보다는 엄청나게 힘이 된다.

 

그래서 이번엔 바친기 정모에 도전. 연주 신청한 사람들을 보니 모두 잘 하시는 분들 같고...  우리같은 초보는 별로 없는 듯 했지만... 역시 머릿수로 밀어 붙이자라는 도전정신 (?)으로 참가 신청을 했다.

 

당일 아침에 모여서 맞춰 봤는데, 도무지 악기 소리가 맘에 들지 않는다. 활 탓이라는 둥, 날씨 탓이라는 둥... 나중에는 아침을 거르고 와서 그런 걸까... 라는 생각까지 하면서 종로로 왔다.

 

정모 장소인 티포투는 아기자기한 소품들이 잔뜩있는 아주 예쁜 까페였다. 생각보다 훨씬 더 좋았다. 다만 첼로를 든 은하가 4층까지 걸어서 올라가야 하는 점은 좀 안됐었다ㅠㅠ 첼로까페 정모는 절대로 여기서는 못할 듯...ㅎㅎㅎ

 

 

리군과 싫어양이 정모를 준비하느라 엄청 고생한 듯 했다. 명색이 스텝이면서 하나도 도와주지 않고 달랑 연주만 하러 가고 보니 무지 미안했다는..ㅠㅠ

 

 

blackneye님의 첫 연주. 이제 막 악기를 배우기 시작하신 분인데 첫번째 연주로 올라가셔서 정말 떨리셨을 듯 하다. 그래도 어찌나 씩씩하게 하시던지 다들 용감하신 듯...

 

그리고 이어진 우리 차례. 조그마한 무대가 있었는데, 그 위로 "희귀악기"라면서 첼로와 비올라를 올려 놓고 바이올린들은 아래에 섰다. 연습했을 때랑 배치가 달라지고 서로의 얼굴이 잘 안보여서 템포를 맞추기가 좀 어려웠다.


 

간단한 소개를 하고 연주를 시작했는데, 처음엔 괜찮더니 진행할수록.... 숨도 안쉬어 지고 비브라토도 안되고..ㅠㅠ 그나마 큰 삑사리 안낸 걸 다행으로 여겨야 하는 건지...;

 

연주자가 많지 않을 것 같아 나름 정모에 도움을 주려는 생각으로.... (도무지 무슨 생각인지...) 한곡을 더 연주했는데, 흑... 엉망진창..ㅠㅠ 왜 그걸 더 했을까...; 첼로, 비올라, 피아노가 불안하게 시작을 하고 나서 그저 선율 따라가기에 급급... 멜로디도 잘 안들렸을 듯 싶다 ㅠㅠ


(조금 전에 연주 녹음을 한번 더 들어봤는데, 일단 긴장이 되어서 비브라토가 살아나지 못했다. 울게하소서에서는 호흡조절이 여전히 안되어서 인지 어딘가 여유롭지가 못했다. 연습할 때는 그래도 음정이 좀 맞는다고 생각했는데, 여전히 음정이 맞지 않는 부분들이 거슬린다. ㅠㅠ 간단한 곡인데도 말이다... 하나하나의 악기가 아름다운 음색을 내어 주어야 하는데 전반적으로 밋밋한 느낌... 레가토와 비브라토 특훈이라도 해야 할까 보다.

 

10월의 어느 멋진 날에에서는 갑자기 연주를 한 탓인지 너무 급하게 연주를 했다. 전혀 여유라고는 없게 들리는데다가 악상을 살리지 못해서 그런지 곡이 무슨 군가처럼 씩씩하기까지 하다.ㅡㅡ;;; 일단 정신을 못차리고 연주한 티가 팍팍난다. ㅠㅠ 어떻게 해야 곡의 느낌을 살릴 수 있을지 좀 연구를 해봐야 할 듯하다..)

 

그 이후로 3명이 훌륭한 연주를 들려 주시고, 뭔가 나만 당할 수 없다는 생각에 제비뽑기를 제안했다. 제비에 걸린 두 분이 보충연주를 들려 주셨는데, 그 중 한 분은 전공자였다는...;; 어쩌다가 내 사악한 음모에 걸려서 급 연주해주신 두 분께 감사를...;

 

아래는 이번에 정모한다고 네이버가 나눠 준 선물. 이것 말고도 선물이 좀 더 있었다는데, 차량 동원이 안되어 못 가져 왔다고 한다. 그럴 줄 알았으면 내가 싣고 오는 건데 말이다.

 

 

사진출처: 바친기의 미어캣님뭐라할까님의 포스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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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주회 일주일 뒤에 쓰는 매우 게으른 후기.

 

어쩌다가.... 공연 주최측이 되어 버린 공연. 예매, 예매자 관리, 티켓 교부.. 등등의 일을 했었다. 원래 그다지 'people person'은 아니어서 공연 기획은 내 영역은 아니고... 내가 도와 줄 수 있는 일은 예매 관련된 일인 듯하고 해서.... 어쩌다 보니 내가 그 일을 하고 있었던 것 같다.;;

 

뭔가 공연 시작 전에 할 일이 많을 것이라고 예상하고 반차를 내고 공연장으로 갔는데... 너무 일찍 도착해서 인지 썰렁... 오는 길에 관객들 사은품 (기침하지 마시라고 주려는 목적도 있었음)인 멘토스까지 사서 왔는데도 너무 일찍 도착한 듯. 6시반 이전에는 그다지 할 일도 없을 것 같아서 집에 갔다가 영어학원 가기 싫다는 지윤이랑 같이 공연장에 6시반경에 다시 돌아왔다.

 

바이올린에는 그다지 관심이 없는 지윤이가 표 나눠 주는 일은 엄청 재미있나 보다. 공연 보러 안들어 가고 계속 표를 팔겠다는 이야기까지 하더라..;;

 

첫 곡인 서주와 타란텔라를 시작하는데... 바이올린 소리가 그다지 맘에 들지 않았다. DS홀 음향이 별로라던데 그 탓인가 싶었다. 하지만 곡이 진행될 수록 소리도 연주도 나아지기 시작했다. 문제는 조금씩 맞지 않는 피아노..;; 아무래도 리허설 시간이 부족했기 때문이 아닐까 싶었다.

 

타이스의 명상곡과 아름다운 로즈마린이 끝나고 지윤이에게 "엄마가 저 곡들 연습할 때랑 많이 다르지?"하고 물었더니..."저 곡들 다 처음 들어 보는데? 언제 저거 연습한 적 있었어?"라고 대답을....ㅠㅠ

 

점점 좋아지는 연주에 후반부는 훨씬 더 좋아질 것 같다는 기대를 가지고 인터미션... 그리고 그 예상대로 후반부에 오주영씨는 정말 훨훨 날아다녔다.

 

폰세의 작은별 대신에 포르 우나 카베짜를 연주했는데... 예전에 본인은 탱고 음악도 무척 좋아한다고 했던 이야기가 생각이 났다. 사실 오주영씨 스타일에 퍽 잘 어울리는 음악들인 듯 하다. 프로그램 마지막곡인 지고이네르바이젠까지 끝났는데 관객들의 환호와 박수가 이어지고... 앵콜곡들이 이어졌다. 헝가리안 무곡 5번은 혼자 연주하는데도 엄청난 음량...; 두번째 앵콜은 피아니스트와 페이지터너를 무대에 올려 놓은 채 무반주 즉흥곡을 연주. 그리고는 "마지막으로..."라고 이야기하면서 몬티의 차르다쉬로 마무리.  

 

연주가 끝나고는 관객들이 길게 늘어서 CD를 사고, 싸인을 받고... 오주영씨의 팬이 꽤 많구나 싶었다. 피곤할텐데도 하나하나 싸인해주고 사진도 찍어주는 모습을 보니 오주영씨 성격이 정말 좋다는 생각도....

 

테크닉도 좋고, 소리도 좋고, 딱 본인에 맞는 곡들을 선택해서 연주하는 연주자. 매우 감성적이고 느낌이 충만한 연주자가 오주영씨인 것 같다. 테크닉은 차원이 다르니 논외로 하더라도..... 도무지 느낌이라고는 없는 나로서는 어떻게 그렇게 연주가 될 수 있는지 신기하다. 음악성이 부족한 건가... 감수성이 부족한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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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흡

음악공부/연습하기 2009. 10. 23. 11:29

레슨시간에 항상 지적받는 것 중 하나가 "급하다"라는 것이다. 빠르게 연주하는 것도 아니고, 박자가 많이 이상한 것도 아닌데, 늘 급하게 연주하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는 것. 그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마인드 콘트롤이 필요한가'보다 하고 생각을 했었다. 혼자할 때는 좀 느긋한데 선생님 앞에서 하니 긴장이 되어 급해지는 것인가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 하지만 정확하게 어떻게 해야 급하지 않게 되는지는 알 수가 없었다.

 

그런데, 요즘 앙상블 연습을 하고 녹음해서 들어 보면서 선생님이 늘 말씀하시던 "급하다"라는 것이 좀 다른 뜻이었다는 걸 알게 되었다. (역시 녹음을 해서 들어 보는 것은 꽤 도움이 되는 일인 것 같다. 들을 땐 무지 괴롭지만..ㅠㅠ) 물론 박자를 충분히 지켜주지 않아서 급한 면도 없지는 않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프레이즈 사이의 호흡이 제대로 되고 있지 않았던 것이다. 숨을 쉬지 않으니 급해질 수 밖에...

 

어릴 적 피아노를 배울 때는 박자를 지적받은 기억이 없었던 것 같다. 급하다는 이야기도 들은 적이 없고.. 피아노를 치면서 호흡을 하는 것이 바이올린을 하면서 호흡을 하는 것보다 쉬운 건가..? 별로 그럴 것 같지는 않지만, 그 때는 자연스럽게 호흡이 되었었는데 이젠 그게 잘 안되는 것인지도...;;;;

 

여하튼... 당면 과제는 숨을 쉬는 것이다. 자연스럽게 숨이 쉬어 지지 않는다면 의식적으로라도 숨을 쉬어야 한다. 프레이징이 눈으로 보이고 머리로도 이해가 되는데 숨이 안쉬어진다면 말이다. ㅠㅠ

Posted by 슈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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꽤 오랫만의 연주회였다. 일요일 저녁, 엄마따라 가겠다고 TV를 포기하고 나선 도윤이와 같이 신촌으로 갔다. 시간이 넉넉하면 연대 앞에서 맛있는 것이라도 사주고 싶었는데, 막상 도착하고 보니 시간이 별로 없다. 루스채플에서 표를 받아서 연대 정문으로 나가 공갈 호떡을 3개 샀다. 정문까지 꽤 한참 걸어가야 되는 줄 알았는데, 아이 걸음으로도 5분 밖에 안 걸리더라. 길 건너 가볼까 잠시 고민했으나, 아무래도 시간이 모자랄 것 같아서 도로 돌아왔다.

 

대학교에 처음 와 본 도윤이는 "여기도 학교도 저기도 학교야?", "이렇게 늦게까지 공부하는 언니오빠들이 이렇게나 많아?", "학생이 천 명도 넘을까?", "우리 학교는 1학년부터 6학년까지 학생이 800명인데..." 라고 재잘대면서 즐거워 했다. 이렇게 큰 학교가 있는 것이 신기한 모양이다. 엄마 다녔던 학교는 이 학교보다 더 넓었다고 얘기하고 나니 언제 한번 아이들을 데리고 엄마 아빠 다니던 학교에 놀러 가봐야겠다는 생각도 든다.

 

연대에서 주최하는 음악회라서, 게다가 교회에서 열리는 음악회라서, 음악연구소 소장의 인사말과 담당 목사의 기도까지 있은 후에 음악회가 시작되었다. 61년생인 데라카도 료는 생각보다는 동안.

 

익숙한 헨델 소나타 D장조가 시작되자마자 도윤이는 꿈나라로 가고..;;; 바로크 바이올린이라는 점을 감안해도 악기 소리가 아주 울림이 좋은 것은 아니었고 상당히 소박한 느낌이었다. 연주장소가 울림이 그다지 좋지 않아서 그렇게 느껴졌을지도 모르겠다. 데라카도 료는 보통의 바로크활 잡는 것보다는 활을 더 길게 잡고 연주하는 듯 했다. 도윤이는 4악장 중간에 깼다. ㅎㅎ 그래도 내내 자지 않아서 다행이다.

 

비버의 파사칼리아는 살짝 빠른 듯한 느낌이 들었고 깊이있게 느껴지지 않았다. 데라카도 료 만의 표현과 해석을 하려고 했던 것 같은데 나에게 와 닿지 않는 느낌이랄까.

 

이어지는 헨델 소나타 d단조. 첫 곡인 HWV371 보다 더 좋아진 느낌이다. 그리고 1부 마지막 곡인 샤콘느. 역시 좀 빠르게 템포를 잡은 듯 한데, 어디선가에서부터 흐트러지기 시작했다. 파사칼리아나 샤콘느나... 어느 정도 사람들이 기대하는  분위기와 깊이가 있는 곡들인데, 어쩐지 그 날의 데라카도 료는 그걸 이끌어내는 포인트를 놓치고 있는 것 같았다. 샤콘느에선 테크닉적으로도 그다지 깨끗한 연주를 만들어 내지 못했다.

 

휴식시간에 아까 먹다남은 호빵을 먹고 들어갔더니 웬 청년이 우리 자리에 앉아있었다. 한 줄 뒤에 앉았다. 비올론첼로 다 스팔라 연주가 이어진다고 했지만, 작년 쿠이겐이 예당해서 했던 다 스팔라 연주가 아주 좋지는 않았었기 때문에 별로 기대를 하지는 않고 있었다.

 

그러나, 데라카도 료의 연주로 프렐류드가 시작되자 생각이 바뀌었다. 작년 쿠이겐의 연주와는 음색에서 아주 많이 다르게 느껴졌기 때문이다. 연주 자체도 상당히 안정적으로 보였고, 소리도 일반적인 첼로의 소리만큼의 깊이와 폭이 있었다. 같은 제작자의 악기를 쓰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연주기법이나 연주자에 따라 소리가 다른 것인지.. 아니면 예당 콘서트홀이 너무 넓어서 소리가 건조하게 들렸던 것인지 잘 모르겠다.

 

다시 바이올린으로 바꾸어 쳄발로 주자인 조성연씨와 같이 나온 데라카도 료는 프로그램 마지막 곡인 바흐 소나타를 연주했다. 앵콜은 역시 바흐 소나타. 헨델에서 시작해서 바흐로 이어지는 연주회의 마무리로 좋은 앵콜곡이었다. 마지막과 앵콜의 바흐는 무리없이 연주되었고 전반부 보다 훨씬 안정된 음색을 들려 주었다. 무반주 곡들보다는 챔발로와 같이 연주하는 편이 더 나은 것일까. 도윤이는 앵콜이 가장 좋았다고 했다.

 

밤에 아이와 같이 산책나온 기분으로 들렀던 음악회. 사실 도윤이 신경쓰느라 집중하는 것이 좀 힘들기는 했지만... 바로크 바이올린 연주를 실컷 들을 수 있는 아름다운 가을 밤이었음에는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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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그램

 

헨델(G.F. Handel, 1685 - 1759)

바이올린과 쳄발로 소나타 D장조 HWV 371

Affettuoso - Allegro - Larghetto - Allegro

 

하인리히 폰 비버(H. I.1644- 1704)

팟사칼리아(Passacaglia) g단조

 

헨델(G.F. Handel, 1685 - 1759)

바이올린과 콘티뉴오를 위한 소나타 d 단조 HWV 359a

Grave - Allegro - Adagio - Allegro

 

요한 제바스티안 바흐(J.S. Bach, 1685 - 1750)

무반주 바이올린 파르티타 제2번에서 샤콘느 d단조  BWV 1004

 

-휴식-

 

요한 제바스티안 바흐(J.S. Bach, 1685 - 1750)

 

무반주 첼로 모음곡 제1번 G 장조 BWV 1007

Prelude - Allemande - Courante - Sarabande - Minuets - Gigue

 

바이올린과 쳄발로 반주를 위한 소나타 제3번 E 장조 BWV 1016

Adagio - Allegro - Adagio ma non tanto - Allegro

 

[앵콜] 바이올린과 오블리가토 하프시코드를 위한 소나타 c단조, BWV 1017

제1악장 Siciliano, Lar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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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레슨이 그 레슨 같고 도무지 발전도 진보도 없는 것 같아서 레슨일지를 통 쓰질 않았었다. 하지만 레슨은 꾸준히... 절대 쉬지도 않고... 절대 건너뛰지도 않으면서 잘 받고는 있었다^^; 요즘은 포스팅 할 거리도 없고 한데 간만에 오늘 받은 레슨 이야기나 써볼까 싶다.

 

그런데... 레슨일지만 쓰면 꼭 자기비하의 극을 달리게 되는 지라, 어떻게 해야 객관적으로 그리고 발전적으로 나 자신을 바라볼 수 있을지 잘 모르겠다.

 

일단 처음엔 완전 기본적인 씨메이저 1포지션 스케일에 활쓰기만 조금 가미된 걸 했는데... 1포지션 음정도 틀리는 건 도무지 어떻게 해야 할 지... 흐유...; 뭐 그래도 다음 줄 해오라신다.

 

실력과는 무관하게 책에 있어서 하게 된 레겐데. 내가 겹음을 못하는 걸 어찌 알고 딱 거기에 배치를 해놓았는지 편집자가 원망스럽고, 곡을 건너뛰지 않는 선생님이 좌절스러우나...; 그냥 한 6개월 해야지 하는 마음으로 천천히 할 생각이다. d선과 g선을 동시에 그으면서 g선에서 운지를 해야 하는 부분은 포지션을 잘 못 읽어 갔다. 그냥 1포지션에서 하는 줄 알았더니 중간에 2포지션을 잠깐 갔다 오는 것이었던 것. 어쩐지..좀 이상하더라니..; 그러나 저러나... 안되긴 매한가지다. 어쨌거나 다음 알레그로 부분까지 악보를 봐오라고는 하시는데... 영 걱정이 되시는지, 이 곡은 한 소절 한 소절, 아니 두 마디씩 두마디씩 끊어서 확실하게 연습해야 한다고 하신다. 알레그로 부분은 시종일관 더블스탑...ㄷㄷㄷ

 

늘 그렇듯이 만만한 호만은 쉽기는 했으나, 엇박자에서 선생님 박자를 따라가는...;; 싱코페이션을 못해서라기 보다는, 박치인 내가 점점 빨리 연주하기 때문인 듯하다. 그부분은 메트로놈과 한판 승부를 해야 할 듯...

 

카이저는 시간이 없어서 패쓰... 레겐데 때문에 한시간 20분이나 레슨을 했는데도 카이저할 시간이 없었다. 했었더라면.... 크레센도 데크레센도가 전혀 살아나지 않는다고 한소리를 들었을 것이 틀림없다.

 

완성도를 중요시 하지 않으시는...;;; 선생님 덕에 헨델 소나타는 넘어가긴 했지만, 활 각도가 잘 안맞아서 깨끗한 소리가 나지 않으며, 음정이 분명하게 나지 않는다는 기본적인 지적을 한참 들었다. 내가 봐도 영 별로인데 넘어간 걸 보면, 선생님이 헨델을 좋아하지 않는 것임에 틀림없다.

 

바흐는 한 바닥을 읽었는데, 빠른 악장만 나오면 죽을 것 같다. 활도 그렇지만... 손가락이 안돌아가서... 하프시코드를 치는 듯한 느낌으로 가볍게, 통통거리는 듯한 느낌으로 하라신다. 원래는 좋아하는 곡인데 한 3달 연습하다보면 엄청 싫어질 것 같다는 생각이 좀 든다..^^;; 한 1년 뒤에 다시 "들어보면" ('연주해 보면'이 아님) 다시 좋아지게 되겠지...ㅠㅠ

 

추석 연휴로 그 동안 연습을 통 못하긴 했지만, 오늘 회사가 쉬는 바람에 그래도 한 두시간 초치기를 하고 갔는데도 영 어렵다. 연습해야할 분량은 언제나 너무 많고 (심지어 레슨시간도 모자랄 지경이니...) 나는 늘 시간이 없는데다가 타고난 농땡이라 오래 연습도 못한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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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 바이올리니스트 콘서트 시리즈 1>

-이 시대의 가장 익사이팅한 바이올린 비르투오소 오주영 독주회-

 

2009년 10월 29일 요일 저녁 8

 DS

 

 

10월 29일 목요일 저녁 8시. 예술의 전당 건너편 DS홀에서

세계 정상급 기량의 젊은 바이올린 비르투오소 오주영 씨를 모시고 독주회를 갖습니다.

 

 저희 콘서트 시리즈는 

순수한 바이올린 음악 애호가들의 모임으로서,

 

청중의 입장에서 평소에 만나고 싶었던 뛰어난 연주자들을 직접 초청하여,

연주자와 열정적인 관객들이 하나가 되는 연주회를 개최하면 어떨까 하는

우연한 아이디어에서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아마츄어 음악팬들이 기획하는 음악회이지만

평소에 꿈꾸어왔던 최고 수준의 연주회 시리즈로 만들기 위해

철저하게 비영리적으로, 모든 입장수익을 연주자 섭외와 연주홀 준비에 투입하여

 

음향과 기타 연주조건 면에서 최고 수준의 음악홀에서

최정상급의  연주자를 모셔서 이어나가는 것을 모토로 삼고 있습니다.

 

이번에 모시게 된 오주영씨는

어린 나이에  국내에 천재소년 연주자로 알려지며 화려하게 데뷔하여

미국 유학 전 이미 KBS교향악단, 서울시향등과 수차례 협연한 세계 정상급 기량의 연주자입니다.

도미후, 줄리어드의 전설적인 명교수 도로시 딜레이 여사의 손꼽히는 제자였으며

미국에서는 1996년 14세의 나이에  최고권위의 Young Concert Artists International Audition에서 우승하여

그 실력을 인정받았습니다.

 

줄리어드 음악원 졸업 후에도

줄리어드 음악원 대학원 과정에서 20세기 후반부 최고의 명연주자 이차크 펄만을 사사하고

현대 최고의 명교수 자카르 브론과

뉴욕 필하모닉의 콘서트 마스터 글렌 딕터로우와의 계속적인 수업을 통해

한층더 깊이 있는 음악세계를 지니게 되었습니다.

 

현재 정상급 기량을 지닌 젊은 비르투오소로서 전세계 무대에서 활발한 연주활동을 펼치고 있는 오주영은

화려한 테크닉의 불꽃같은 연주로 이미 국내에서는 많은 팬을 확보하고 있습니다.

2008년의 전국 순회 리사이틀은 모두 매진되고 MBC를 통해 방송되어 그의 명성과 인기를 실감할 수 있었으며,

2009년 3월에는 KBS교향악단 정기연주회의 협연자로서 세번째로 재초청받아,

섬세하고 열정적으로 멘델스죤 협주곡을 연주하여 극찬을 받았습니다.

이번 연주회는 그의 화려한 테크닉과 환상적인 연주력을 뽐낼 수 있는

황금시대의 바이올린 쇼피스들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저희 <명연주자 콘서트 시리즈>는

오주영씨께 저희 회원 중 한 분의 소유인 Gaetano Gadda 바이올린을 후원하게된 계기로

시리즈의 첫 연주자로 그를 모시게 되었습니다.

 

콘서트 시리즈의 첫 출발인 이번 오주영 독주회는

연주자와 관객이 가까운 거리에서 함께 호흡할 수 있도록

선착순 예약 관객 200분을 모시고

서초동의 DS홀에서 시작합니다.

콘서트 시리즈 까페의 예매 게시판을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열렬한 바이올린 음악 애호가 청중들과

세계 최고의 테크니션 바이올리니스트가 만들어내는

그 영감과 에너지 넘치는 무대에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PROGRAM

 

G. Tartini, Violin Sonata in g minor "Devil's Trill"  
    주세뻬 타르티니 바이올린 소나타 g단조 "악마의 트릴"
F. Kreisler ,
Tambourin Chinois
    프리츠 크라이슬러  "중국의 북"
F. Kreisler,
Liebesleid
    프리츠 크라이슬러 "사랑의 슬픔"
H. Wieniawski ,
Scherzo Tarantella
    헨릭 비에니아프스키  "스케르쪼 타란텔라"
C. Saint-Saens,
Introduction&Rondo Capriccio
    까미유 생상 "서주와 론도 카프리치오소"
-Intermission-

F. Kreisler, Preludium and Allegro
    프리츠 크라이슬러 "전주곡과 알레그로"
F. Chopin,
Nocturne in C-sharp minor
    프레데릭 쇼팽 "야상곡 c-sharp 단조"    (편곡 : 나탄 밀스타인)
A. Bazzini ,
La Ronde Lutins
    안토니오 바찌니 "요정의 론도"
M. Ponce,
Estrellita
    마뉴엘 퐁세 "에스트랄리타(작은 별)"      (편곡 : 야샤 하이페츠)
Pablo de Sarasate, Zigeunerweisen

    파블로 드 사라사테 "찌고이네르바이졘" - 집시의 노래-

 

 

 

예매신청 및 문의 - http://cafe.naver.com/concertseries.caf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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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친척하고 케이스를 질렀는데....

좀 전에 판매처에서 이메일이 왔다. 쉽핑하는데까지만 3개월이 걸릴거라나...;;;; 주문 받고 재료부터 하나하나 준비하기 시작하나 보다. 악기도 3개월 정도만에 만드시는 분들이 계시는데.... 케이스도 그렇게 만드는 건가..ㅡㅡ;;; 통나무를 구해서 안을 긁어내 만드는 케이스도 아니구..

지금 가지고 다니는 염가케이스가 상당히 망가져 가고 있는 상황이라 사실 당장 케이스가 필요하긴 한데... 3개월을 버티려면 옛날에 쓰던 빈터 삼각으로 돌아가야 할지도. ㅠㅠ 악기보호가 전혀 안되는뎅...ㅡ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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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올린이 처음으로 좋아졌던 건 어릴 적 크라이슬러의 사랑의 기쁨을 들었을 때였던 것 같다. 처음 시작하면서 나오는 더블스탑을 듣고는 이런 멋진 소리를 내는 악기가 다 있다니...하고 생각했던 기억이 난다.

 

그 이후에도... 곰곰히 생각해 보면.... 정말 멋진 바이올린 음악들엔 늘 겹음이 있었다. 단선율만 연주할 수 있는 악기라고 생각했었는데, 다성부를 멋들어지게 소화해 내는 것을 보면서 혹하고 빠져들게 되었던 모양이다. 그러니까 더블스탑의 매력에 나는 바이올린을 배우게 된 것인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왜.... 실제로는 절대로 멋진 겹음이 안되는 걸까..ㅠㅠ 악보에 더블스탑이나 트리플 스탑이 나오면 일단 손가락이 긴장되면서 경직...;;;; 단순한 코드도 그런한데, 성부가 나뉘어져서 나오면 완전히 패닉이다.

 

이건 아무리 생각해도 기본기 부족 때문이다. 자세, 보잉, 운지까지 복합적인 문제인 듯. ㅠㅠ

 

주말에 연습하려고 했는데... 금요일부터 악기에 손도 못 대봤으니... 오늘은 얼른 집에 가서 딱 1시간만 연습해야지.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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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3주만의 연습이다. 몇 명 안되는 멤버들이 다들 바빠서...;

이번에는 각자 녹음을 해오기로 했는데, 그 덕분인지 조금씩들 연습을 해온 것 같다 (나만 빼고..ㅡㅜ) 여전히 만족할만한 수준은 아니지만 그럭저럭 지난 번 보다는 나아졌다. 역시 연습만이 살 길.

9시에서 11시까지의 두시간의 연습인데, 실제 맞춰 보는 시간은 채 한시간도 안된다. 개인연습도 하고, 수다도 좀 떨고, 이번엔 녹음해 온 것도 좀 듣고 하느라... 그래도 이런 식으로 하면 앞으로는 좀 나아질 것 같다는 생각은 들었다.

레슨받는 곡들 하는 것만으로도 시간이 모자라 항상 앙상블 곡들은 연습을 못해가곤 했는데, 매일은 아니더라도 꾸준히 연습을 하는 것이 필요하다. 짧은 곡들이긴 하지만 그래도 연습하려면 나름 시간은 필요하니까... 음.. 역시 한 차원 높은 수준의 commitment가 있어야 할 듯...

일요일엔 레슨을 받으러 갔다. 연습 제대로 못해간 카이저는 악보도 헤매고..ㅠㅠ 임시표가 워낙 많은데다가 선율도 도통 익숙해 지질 않아서... 그래도 재미있는 곡들을 하나씩 진도 나가니까 연습할 맘이 생기긴 한다. 이번 주는 일찍 퇴근해서 연습에 올인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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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일 오전에 레슨을 갔다왔다. 요즘 하루에 한시간도 연습을 못한다. 그나마 하는 날은 다행이고... 아예 못하는 날도 많다. 레슨을 갔더니 깐깐한 우리 샘... 제자리 걸음 계속하고 있는 내 진도를 매우 불쌍히 여기시는 듯 하다. 그냥 진도 나가자며, 이전 곡들 몇 번씩 집에서 더 연습해 보라고 하신다. ㅠㅠ

 

레슨 받고 있는 다섯 권의 책들 중 네 권에서 진도가 나갔음에도... 기분은 매우 꿀꿀하다.ㅠㅠ

 

요즘 악기 소리도 영 마음에 안든다. 어저스트를 좀 받아봐야 하는데 시간도 없고 귀찮고 주말엔 공방들도 안하고... 연습 별로 하지도 않았는데 현을 가는 건 돈 아깝고.. 줄간다고 소리가 나아질 것 같지도 않고...

 

앙상블에서 받은 숙제(?)도 주말에 했어야 하는데 전혀 하질 못했다. 주말에 시간을 내어 녹음을 하려고 했었는데, 결국은 전혀 할 수가 없었다. 혼자서 조용히 시간을 가지고 연습하고 녹음해야 하는데 이리저리 약속에 아이들 쫓아다니고 하느라...

 

이번 주에도 뭔가 일이 많은데.... 약음기끼우고 녹음을 할 수도 없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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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번 연습 끝날 무렵 잡은 이번 연습 날자를 보니 한 주가 더 뒤로 밀려 있었다. 현충일을 피해서 잡다 보니 그렇게 되어 버린 듯 한데.... 문제는 하도 간만에 모이는 것이다 보니 막상 연습 당일 아침에 약속을 까먹어 버린 것이다.

 

원래 형편없는 기억력인데다가 요즘은 집중력도 떨어지고 건망증은 더욱 심해지고 있는데, 토요일 아침 큰 애 스카우트 활동 때문에 학교에 데려다 주고 집에 와서는 아~ 오늘은 좀 쉬자... 하고 늘어져 있었던 것. 약속장소에 10분이 늦도록 나타나지 않자 세원씨가 전화를 했고, 그제서야 까맣게 잊고 있던 연습모임이 생각이 났다.

 

그리하여... 지각. 레슨 받는 곡들도 연습을 도통 못하고 있었으니.... 앙상블곡들은 정말 3주 만에 처음 열어 보았다. 포지션을 어떻게 했었는지도 오락가락하고... (악보에 표시를 해놓았어야 하는데..) 음정은 지멋대로에 조표도 잘 못 읽고...;;;

 

경희씨가 각자 레슨샘에게 이번 연습곡들을 레슨을 받아 오자는 제안을 했다. 도무지 이 상태로는 안되겠다는 생각이 든 모양이다. 그리고 다음 연습때까지 녹음을 해오기로...ㅠㅠ 레슨을 받는 건 그다지 내키지는 않고... 녹음은 주말에 좀 해봐야 겠다.

 

나는 지각을 하고... 은하는 바쁜 일이 생겨서 먼저 갔다. 가뜩이나 부족한 연습시간이 날라간 것이 어찌 아깝던지.. 게다가, 개인 연습도 부족하고 해서인지 계속 제자리 걸음을 하고 있는 것 같다 (아니면 좀 퇴보했을지도..ㅡㅡ).

 

테크닉적인 면에서의 발전은 각자 개인연습을 하고, 녹음도 하고 하면서 단점을 보와하면서 좋아 질 수 있을 것 같긴 한데... 지난 번 연주회 이후, 연습시간에 같이 모여 서로의 소리를 들어 가면서 한 걸음씩 조화를 찾아 가는 과정을 즐기려는 각자의 모습이 조금 부족해진 것은 아닌가 싶은 생각이 살짝 들었다. 더 나은 음악을 만들기 위해서 각자가 서로 발전적인 조언도 하고, 곡에 대한 스스로의 생각도 이야기하면서 즐겁게 연습하는 것. 그런 시간을 만들기 위해서 조금 더 고민해 봐야 할 것 같다.

 

다음 연습은 2주 뒤. 이번 주말엔 숙제인 녹음을 준비해 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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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요일 저녁. 서대문 모처에서 모였다. 다들 일 끝나자 마자 달려온 터라 배가 고파 냉면을 시켜먹고, 동글맘님이 사온 계란빵 (빵에 계란하나가 통째로 들어 있음..;;;)까지 먹고 나자 너무 배가 불러 숨도 쉬기 힘든 지경이 되어 버렸다. ㅠㅠ

 

그렇다고 퍼질러 있을 수는 없고... 배가 불러서 서서 연주하기도 힘들고..;;;; 앉아서 연습을 시작. 요즘 가벼운 활로 연주하면 뭔가 슥슥대는 소리가 나길래 좀 무거운 활을 꺼내서 써봤다. 소리가 좀 더 힘이 있어진 것 같았다. 연습하던 곡들을 하고 녹음을 했는데... 같이 연주하면서 들었을 때는 그런대로 들어 줄 만 한 것 같았는데.... 조그만 녹음기에서 나오는 소리를 같이 들어 보니 흠...;;; 전혀 들어 줄만하지가 않았다. 


나중에 동글맘님에 보내준 녹음 파일을 다시 찬찬히 들어 보니, 활을 너무 눌러 연주를 했었던 것 같다. 울리는 소리 대신 눌리는 소리가..ㅠㅠ 집에서 따로 연습을 하지 않아서 그런지 음정도 안습이고...; 


비오는 목요일 저녁엔 레슨을 받으러 갔다. 전반적으로 연주할 때 힘이 너무 많이 들어가 있었던 것 같고. 박자도 왔다 갔다 했었다. 박자는 앙상블 연습할 때도 문제였던 것 같은데, 긴 음표들에서 느려지고 짧은 음표들에서는 빨라지는 것이 아주 고질적인 문제인 듯 하다. 게다가 박자가 맞는 경우라도 어쩐지 급한 느낌이 들게 연주하는 점도 문제다. 해결책은 메트로놈 밖에 없을 것 같긴 한데... 언제나 좀 나아질 지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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헨델 250주기를 맞아서 인지, 아니면 그냥 그렇게 프로그램이 짜여졌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이번 연주회는 꽤 저렴한 가격에 헨델 바이올린 소나타 중 7곡의 연주를, 그것도 비올라 다 감바까지 가세한 바쏘 콘티뉴오를 곁들여 들을 수 있는 좋은 기회로 여겨졌다.

바이올린은 기리야마 다케시. 감바는 사쿠라이 시게루, 그리고 챔발로는 오주희씨가 맡았다. 감비스트는 전에도 종종 본 적이 있었던 듯 하지만, 기리야마 다케시의 공연은 못 본 터라 궁금하기도 하고 기대가 되기도 했다.

연주되는 소나타 중에서 2곡은 스즈키 6권, 그리고 한 곡은 스즈키 7권에 있는 곡이라서 바이올린을 공부하는 학생들에게는 매우 친근한 음악들이었다. 더구나 모던 바이올린에 피아노 반주로 곡을 공부했던 학생들에게 바로크 바이올린에 감바와 쳄발로로 어우러지는 연주는 새롭고 흥미로운 것이 될 수 밖에 없다.

1부는 유명한 A major 소나타에서 시작하여 4곡의 소나타가 연주되었다. 익숙하고 아름다운 멜로디가 이어지긴 했지만, 군데 군데 앙상블이 살짝 어긋나기도 하고 건조한 날씨 탓인지 거트현의 삑사리도 들려와서 조금 아쉬웠다. 3곡의 바이올린 소나타가 기다리고 있는 2부에서 기라야마 다케시는 기력을 회복한 듯 투명한 바로크 바이올린 특유의 사운드를 계속해서 들려 주었다. 나는 기리야마 다케시가 어떻게 바이올린을 연주하는가에 집중할 수 밖에 없었는데.. 스즈키 6권의 헨델 소나타들의 슬러, 운지, 보잉은 모두 완전히 다르게 연주되고 있었다. 챔발로와 감바의 바쏘콘티뉴오도 피아노 반주와는 달라서 곡이 완전히 다른 곡처럼 느껴졌다.

다른 작곡가들과는 달리 (예를들어 바흐는 매우 진지하고 성실한 이미지) 나에게 헨델이라는 작곡가는 어쩐지 좀 사기꾼같은 이미지인데ㅡㅡ;; 그렇다고 내가 헨델의 음악을 싫어하지는 않는다. 사실 오히려 매우 재미있어 하는 편이다. 바이올린 소나타에는 다른 좀 규모가 큰 곡들에서 느껴지는 드라마틱한 느낌이나 박진감은 그다지 없지만 한 곡 한 곡이 마치 작은 오페라와 같은 스토리가 있는 것처럼 느껴진다. 4악장으로 이루어진 소나타들의 느린 3악장은 오페라의 아리아들 사이에서 한 숨 쉬어가면서 마음 속에 있는 이야기를 전개시키는 레치타티보같은 느낌도 들었다. 연주자의 표현력이 돋보일 수 있는 부분.

기리야마 다케시의 왼손은 좀 큰 편인 것 같았다. 왼손을 운지할 때 손에 힘이 많이 들어가 있는 것 처럼 보였는데 손이 크기 때문에 또 손의 움직임이 커 보여서 그렇게 느껴졌었던 것 같다.

흥미진진했던 2부가 끝나고, 이어진 앵콜곡에 앞서 기리야마 다케시는 서툰 한국말로 곡명을 이야기 해주었는데 D장조 1악장이라는 것만 알아 들을 수 있었다. 앵콜곡은 너무 삑사리가 많이 나서 집중하기는 힘들었다. 아무래도 건조한 날씨에 거트현을 연주하는 것은 정말 까다로운 일인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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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객없는 연주회인데 뭐.... 라면서 그다지 걱정을 하지 않았긴했는데.... 막상 연주회가 다가오면서 조금씩 불안해졌다. 연습도 많이 못했고 (아마추어들이야 늘 하는 변명이지만)... 앙상블 연습날 모여 연습해보면 잘 안맞는 것 같은데다가, 나름 독주곡 준비한 것도 집에서 할 때와는 달리 버벅대기만하고... 하여간, 불안하기는 하지만, 즐거운 놀이하는 기분으로 아침 10시에 연주 장소 근처의 모 교회에서 모였다.

생판 모르는 남의 교회를 빌려서, 2시간 연습을 했는데, 연습장소가 뜻밖에 너무 울림이 좋아서... 이런 울림이 있는 장소라면 소리는 괜찮게 나지 않을까 싶은 생각이 들었었다. 밥을 먹고, 연주장소인 메종드라뮤지크로...


이건 우리가 찍은 사진은 아니고, 메종드라뮤지크 까페에 올라와 있는 사진을 퍼왔다. (사진은 많이 찍'히'긴 했는데 아직 못받았다) 전에도 여러번 봤던 사진이기는 했는데... 막상 가보니 사진에서 보는 것보다 훨씬 멋진 곳이었다. 연주회 생각이 싹 사라지고 이런 홀에서 매일매일 음악회하면서 살면 진짜 행복하겠다는 생각만 가득....;;

홀에서 맞춰 본다고 몇 번 해봤는데.. 영 만족스럽지가 않다. 특히 오보이스트랑은 한 번 맞춰보고 바로 연주회를 시작해야 하는 상황인데, 막상 해보니 오보에소리도 잘 안들리고. 오보에따로 우리따로 따로국밥 연주가 되고 있었다. 게다가 꼬마 오보이스트가 다른 스케쥴이 있어서 맨 첫 순서로 우리가 연주해야하는 상황이 되고 말았다. 어쨌거나, 자학당 당원들이 속속 모여들고... 시작시간인 4시가 되자 아침부터 모여 있던 우리들은 이미 엄청 지치고 피곤한 상태가 되어 버렸다.

첫 순서로 무대로 올라가 연주하는데,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긴장이 되고 말았다. 바이올린을 할 때 긴장이 되면... 몸에 힘이 들어가기 때문에 보잉이 엉망이 된다. 가뜩이나 평소에도 소리를 크게 내지 못해서 걱정이었는데, 활이 떠서 밀착이 안되니 소리가 붕붕 뜬다..그걸 무시하지 못하고 "헉..."하고 생각하다 보니 더욱 긴장이 되고 활이 더 뜨고...;;;

가브리엘즈 오보에는 오보이스트도 떨고... 뒤에서 오보이스트의 박자에 맞추며 우리끼리 박자도 맞추다 보니 역시 예상했던 대로 따로국밥이 된 모양이다. 끝나고 내려와서도 한동안 긴장이 안 풀려서.. 지금 독주곡을 해야 하면 난 죽었다... 라는 생각만 들더라는... 희한하게도, 무대에 올라가기 전보다 연주를 시작하고 좀 지나서 그리고 끝나고 나서가 더 긴장이 되는 걸 보면, 생각했던대로 연주가 되지 않자 당황하기 시작한 것이 문제였던 모양이다.

연주한 사람이 그 다음 차례를 제비뽑기로 정하는 식으로 연주순서가 정해지는 방식이어서, 내가 언제 나가서 연주하게 될 지 모르는 상황... 그래도 다행이 바로 연주하는 것이 아니어서 몇 차례가 지나자 어느 정도 진정이 되었다. 대부분이 일찍 와서 한 번씩 반주랑 맞춰보고 했었는데, 거의 본 연주가 리허설만 못했다. 노관객이어도 긴장이 되는 것은 누구에게나 당연한 일인가보다. 차분하게 연주를 하던 사람들도 가끔씩 당황도 하고.

내 순서가 되니 또 긴장... 떨린다기 보다는... 몸에 들어간 긴장감을 덜어내어 보잉을 안정시키는 것이 잘 되질 않았다. 박자도 나도 모르게 급해지고... 비브라토는 경련이고..;;;;; 대강 끝내고, 세원씨 차례에 세컨으로 한 번 더 연주해 주고나서 연주회가 끝났다. 홀 옆에 있는 회의실겸 티파티룸에서 캐이터링한 식사를 하고 얘기만 들어왔던 듣던 자학당당원들과 인사를 나누고, 은하네 선생님도 만나고 즐거운 시간을 가졌다.

우리 앙상블과는 커피 마시고 연주에 대한 자학을 좀 하고..;;; 다음 곡을 무얼할까 이야기를 나누었다. 앙상블 규모는 당분간 늘리지 않기로 했고... (사실 바이올린 잘하시는 분이 같이하신다면 언제나 환영이기는 하지만..ㅎㅎ) 이제 솔리스트를 초빙하는 일도 안하기로 했다. 늘 같이 호흡을 맞추는 것이 아니고 갑자기 만나서 연주를 하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라는 걸 깨달았기 때문... 무대공포증은 별 답이 없지만... 자주 연주를 하다보면 좋아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

집에 와서 뒤포르의 한 회원이 찍어 놓은 내 독주곡 연주 동영상을 봤는데.... 음... 소심하기 짝이 없는 연주였다. 연주할 때도 소리가 영 힘이 없다는 생각을 했었는데, 역시 생각했던 대로였다. 활 밀착에 문제가 있고 자신감 부족까지... 보잉연습이 확실히 많이 필요하다.

(그나저나... 연주회 다음 날인 오늘 아침에 현을 갈았다. 연주회 끝나고 줄을 갈아 주는 이 황당한 센스란...ㅡㅡ;;; 미리 사 놓은 줄이 하나도 없는 것으로 착각을 하고 있었는데 아침에 줄을 주문할까하고 책장을 뒤져 보니 도미넌트 한 세트에 골드 e, 그리고 인펠트 한 세트가 나오더라는... 요즘 줄 값도 비싼데 돈 굳었다는 생각이 들기는 하지만, 연주회 다음날 줄을 갈아 주는 것은 뭔가... 소 잃고 외양간 고치고 버스 떠난 후에 손 흔드는 듯한 느낌...ㅡㅜ)

관련글: 주최측인 자학당 당수의 공연 후일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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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주회 - 비록 노 관객이지만 - 가 딱 한 달 남았다. 우리와 함께할 오보이스트를 "모시고" 같이 연습을 했다.

은하가 늦는 바람에 일단 우리끼리 좀 맞춰 보다가... 첼로가 없으니 영 맹숭맹숭하여 다시 각자 연습모드로... 한 시간을 보냈다. 연주회때 할 솔로곡을 경희씨와 맞춰 봤는데, 마지막 부분에 박자가 잘 안맞아서 좀 헤맸다.. ㅠㅠ

은하가 우리의 오보이스트를 데리고 등장... 6학년이라는 꼬마는 아줌마들이 득실거리는 앙상블 가운데서 멋지게 오보에를 연주한다. 생각보다 훨씬 잘하더라. 집에서 썩어가고 있는 야마하 오보에를 생각하며.. 꼬마의 오보에 연주를 들으며... 오보에 레슨을 받아야 겠다는 생각이 마구마구 들었다.

꼬마에게 우리 연주 듣지 말고 문자메세지나 계속 보내라고 이야기 한 후... 바흐를 한 번 쒹 연주... 다들 지난 번 보다 좋아졌다고는 하는데.... 녹음을 들어봐야 그게 사실인지 아닌 지 알 수 있을 듯 하다. 내 귀엔 그게 그거 같았는데 말이다 ^^;;;

짧은 연습은 그렇게 끝나고 2주 후에 만나기로 했다 (무슨 사랑과 전쟁의 이혼법정이 떠오르는 멘트다... "2주 후에 뵙겠습니다"). 공연이 있는 주에도 시간 맞추기가 어려울 듯 하여... 그냥 공연 날 오전부터 만나서 쭈욱... 연습을 하는 것으로 했다. 결국 공연 전까지 연습은 한 번만 하는 셈이다.

그나저나.. 오면서... 이번 공연이 끝나면 다음엔 좀 더 멋진 곡으로 합주 연습을 해야겠다는 포부를 다졌다. ㅡㅡ;; 한 5-6개월 연습하면 그럴 듯 해지지 않을까하는 희망을 품으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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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렌스 위튼 II (Laurence C. Witten II),

October 1982, Early Music Vol. 10, No. 4, pp 487-494 (출처 링크)

안드레아 아마티 악기의 음색의 특성 (Tonal properties of the instruments of Andrea Amati)

최근에는 몇 명 되지 않는 상급 연주자들이 단지 한 대 또는 두 대 정도 안드레아 아마티 악기들만을 정기적으로 연주하기 때문에 이들 바이올린, 비올라, 첼로의 소리는 오늘날 학자들이나 음악가들 그리고 대중들에게 널리 알려져 있지 않다.그러나, 3대의 가장 중요한 큰 바이올린들 (II-1~3), 유명한 오케스트라에서 최근까지 독주악기로 연주된 비올라 (III-3) 그리고 두 대의 가장 유명한 첼로들 (IV-1과 5)는 모두 뉴욕-코네티컷 지방에서 지난 25년간 숙련된 청중들 앞에서 그들의 음색의 특성에 대해 분명한 생각을 제공할 수 있을 만큼 충분히 연주되었었다. 여전히 들어 보아야 하는 것은 안드레아의 작은 바이올린들이지만, 마눅 파리키안 (Manoug Parikian)은 최근에 칼라일의 튈리 하우스 박물관 (Tullie House Museum)에서 그 중 하나를 연주하였고, 나에게 무척 만족하였다는 말을 했다. 

비록 바이올린의 음색에 대한 설명에는 보편적으로 받아 들여지는 표준은 없다고 하더라도, 나는 (작은 바이올린들을 제외하고는) 모두 내가 들어 보았고 그것도 여러 번 들었던 이들 악기의 사운드에 대한 나의 설명이 적어도 독자들에게 시사하는 바가 있기를 희망한다. 첫번째 말하고자 하는 바는 이 악기들 모두가 ‘크레모나의 목소리’를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즉, 그들은 힘, 음역 전체의 균등한 배분, 유연성 그리고 크레모나 현악기의 각인이라고 할 수 있는 감각적인 음질을 가지고 있다. 일반적으로, 나는 3가지 사이즈 모두가 사람들이 그런 고악기들에 대해 흔히 생각하는 것 보다 더 많은 파워를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의 후계자들 – 그의 아들들인 안토니와와 지롤라모, 지롤라모의 아들인 니콜라, 니콜라의 아들인 지롤라모 2세, 스트라디바리에 이르는 그리고 니콜라의 제자들과 모방자들 – 에 의해 만들어진 크레모나 악기들은 안드레아의 걸작들보다 더 폭넓거나 더 우월한 음색적인 특징을 거의 가지지 못했다. 라 보르드 (La Borde)가 2세기 전에, 악기들이 만들어진 지 2세기 후에, 말한 것은 오늘날에도 진실이다: 'les meilleurs Violons que nous ayons encore, sont ceux que Charles IX, Roi de France, fit faire a Cremone par le fameux Amati, & que ce sont encore les plus beaux modeles possibles' (우리가 지금껏 가진 가장 좋은 바이올린들은 프랑스왕 샤를 9세가 가졌던, 크레모나에서 유명한 아마티에 의하여 제작된 악기들이고, 그것들은 여전히 가장 가능한 아름다운 악기들이다)[각주:1].

안드레아의 악기들은 대부분의 브레시아 악기들과 쥬제페 과르네리 델 제수의 악기들이 가지고 있는 특징적인 바리톤적인 어두움이나, 1690년 이후의 스트라디바리의 악기들에서 종종 들을 수 있는 뚫고 나가는 듯한 밝음 – 얼마간의 날카로움 또는 신랄함 -  을 가지고 있지 않다. 그런 날카로움은 안드레아 아마티 음질의 주요한 특징이 아니다. 그러나, 이것은 안드레아의 악기들이 결정적인 공격을 할 만한 역량이 부족하다거나, 음이 스펀지같거나 퍼져버리거나 무르거나 단지 달콤하기만 하다는 것이라고 말하는 것은 아니다. 반대로, ‘남성적’, ‘고귀한’, ‘힘있는’, ‘따뜻한’, 그리고 ’뛰어난’ 같은 형용사들이 생각난다. 나의 견해로는, 비올라의 사운드는 내가 들어본 어느 악기도 다 똑같다. 모든 현들이 다 파워풀하고, 풍부하며, C현에서는 잊을 수 없는 나무의 질감을 가지고 있다. 1959년 12월에 스트라드지는 몇 년 후에 우리의 콜렉션이 된 장식없는 첼로의 소리를 ‘웅대한’이라고 묘사했다. 우리는 ‘King’ 첼로의 음색이 더 훌륭하다고 느낀다.

안드레아의 악기들이 크레모나에서 – 확장한다면 전 유럽에서 – 적어도 세기 동안은 본이 될 만한 음색적인 표준을 세웠다라고 말하는 것은 과언이 아닐 것이다. 그 시기 동안 그것에 필적할 만하거나 수준을 넘는 일은 많지 않았다. 훗날 제작자들은 약간 다른 음색의 특징을 찾고 개발했지만, 그들이 도달한 사운드가 안드레아의 것보다 우월한 것이라는 명제를 유지하는 것은 어려울 것이다.

안드레아가 바이올린족 악기를 발전시킨 것에 좀 더 큰 결과는 그 악기들이 널리 퍼져나갔다는 점에서 명백하다. 그가 모던한 형태, 크기와 음색의 특징을 부여한 악기들은 그 이후로 청중들을 사로 잡았고, 르네상스 이래로 음악문화의 필수불가결한 요소가 되었다. 그가 창조한 바이올린, 비올라, 첼로의 소리가 독주악기로나 앙상블 악기로나 모두 그의 사후에 서양음악에서 지배적인 것이 되어왔다고 말해도 아마 지나치지 않을 것이다. 그가 인간의 상상력에서 나온 것들 중에서 가장 다양하고도 세련된 이 악기들의 소리를, 이러한 악기들에 대해 개발된 문헌이 전혀 없는 상황에서 생각해내었다는 것은 기적과도 같은 것으로 보인다. 안드레아의 악기들로 – 크레모나, 옥스포드, 또는 뉴욕에서 - 연주하는 콘서트는 그의 서양음악에 대한 4세기 동안의 유례없는 공헌을 절절하게 축하하면서 밝게 빛날 것이다. 안드레아의 악기들 중 적어도 6대가 보여지는 전시회가 1982년 10월 9일부터 18일까지 크레모나의 팔라조 코뮤날레 (Palazzo Comunale)에서 계획되어 있다. 안드레아 모스코니의 감독 하에 이 전시는 1789년 혁명 때 프랑스 궁정악기 세트가 흩어진 이후로 안드레아 악기들이 가장 큰 규모로 한 곳에 모이게 되는 행사가 될 것이다.

  1. La Borde, loc cit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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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렌스 위튼 II (Laurence C. Witten II),
October 1982, Early Music Vol. 10, No. 4, pp 487-494

안드레아 아마티의 현존하는 악기들에 대한 논평 (Remarks on the surviving instruments of Andrea Amati) 

위의 목록에서 볼 수 있듯이, 안드레아 아마티의 악기들은 3가지 그룹으로 나뉘어 질 수 있다:

1 프랑스 샤를 9세를 위하여 만들어진 세트에 속한 악기들로 2대의 작은 바이올린(Oxford and Carlisle), 한 대의 큰 바이올린 (Cremona), 한 대의 테너 비올라 (Oxford), 그리고 4대의 첼로 (all in private collections)이다. 이 세트가 몇 대였는지 언제 제작되었는지는 알려지지 않았으나, 악기에 문장이 장식되어 있고 이전 군주들의 문장은 후계자들이 좀처럼 사용하는 일이 없기 때문에, 또 이 세트가 샤를 9세가 사망한 후에 도착했었다면 아마도 새 군주인 앙리 3세를 위하여 다시 장식되어졌을 것이기 때문에, 샤를 9세의 생전 (1574년 5월 30일에 사망)에 완성되었을 것이다. 아무도 이 악기세트가 프랑스 궁정에서 수백마일이나 떨어진, 상대적으로 작은 중심지였던 크레모나에서 만들어지게 된 일련의 상황들에 관하여 알지 못한다. 그러나, 앙리 2세의 미망인이며 샤를의 어머니였던 카트린느 드 메디치가 지배했던 궁정의 확실한 이탈리아적인 분위기 속에서 이탈리아 음악가들은 자신의 나라에서 그들에게 잘 알려진 제작자에게 악기를 주문할 만큼의 영향력을 가지고 있었을 것으로 추측된다. 초기의 출판문헌에서 제시되었듯이, 아마도 발다사르 드 벨지오이오소 (Baldassare de Belgioioso, 1587년 경 사망)이 중간에 있었을 것이다. 이 음악가는 통설로는 ‘바이올리니스트’라고 하는데, 1555년부터 카트린느 드 메디치를 위하여 프랑스 궁정에서 활발하게 활동하였으며, 1582년에는 바이올린들이 아마 사용되었을 작품인 발레 코미크 드 라 루안느 (comique de la Royne)를 출판했다. 이 세트에 관한 간단한 언급은 쟝 벵자맹 드 라 보르드 (Jean-Benjamin de La Borde)의 Essai sur la musique (Paris, 1780)에 나온다[각주:1]. 안드레아 아마티는 아베 세바스티앙-앙드레 시비르 (Abbe Sebastien-Andre Sibire)의 뛰어난 소책자인 La chelonomie (Paris, 1806)에서 바로 이 악기세트의 제작자로 칭해진다. 이 책의 연구에 의하면, 시비르가 정보 대부분을 그의 동시대인이며 위대한 프랑스의 제작자인 니콜라스 루포 (Nicolas Lupot, 1758-1824)로부터 얻었다는 것이 분명하다. 루포의 수리 라벨이 현재 또는 전에 크레모나의 큰 바이올린에 있었기 때문에 그가 프랑스혁명 시기 왕궁으로부터 악기들이 옮겨진 이후에 안드레아 아마티의 악기들 중 적어도 몇 대를 검사했다는 것은 확실하다. 샤를 9세 세트는 의심할 바 없이 안드레아 아마티 또는 초기 현악기 제작자들의 현존 악기들 중에서 가장 중요한 것들이다. 이것은 안드레아의 악기들 중에서 4 가지 종률을 모두 구비하고 있는 유일한 그룹이며 8대나 되어 가장 수가 많다. 이 악기들은 르네상스의 위대한 궁정을 위하여 준비된 것들이며 장인으로서의 아름다운 솜씨, 음색의 특질 그리고 풍부한 장식은 비할 만하거나 뛰어넘을 만한 악기를 좀처럼 찾기 힘든 것이다. 

2 안드레아 아마티의 두번째 장식 악기 세트는 프랑스 국왕을 위하여 준비된 세트만큼 아름답다. 아마도 연구를 더 진행하면 이 세트가 어떤 후원자를 위하여 만들어지고 장식되어졌는지가 밝혀질 것이겠지만, 이탈리아의 공작급 귀족 가문일 것이다. 현재에는 오로지 3대의 악기만이 알려져 있고, 모두 개인소유이다. 두 대의 큰 바이올린과 테너사이즈에서 크기가 줄여진 한 대의 비올라가 그것이다. 이 세트에 작은 바이올린이나 첼로가 있을지는 모르지만, 그것들은 아직 나타난 적이 없다. 

3 장식없는 악기들은 한 대의 큰 바이올린, 두 대의 작은 바이올린, 한 대의 비올라 그리고 한 대의 첼로이다. 적어도 이 악기들 중 몇 대는 아마 피렌체의 메디치를 위하여 제작되었을지도 모른다. 왜냐하면 비올라는 메디치가와 관련이 있는 – 약간 희미하게 – 브랜드를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가 안드레아 아마티의 것이라고 합리적으로 확신할 수 있는 악기 하나는 1700년에 그 해의 익명의 재고목록에 따르면 메디치 궁정의 소장품에 속해 있었다[각주:2].

팔로 연주하는
(a braccio) 7현의 작은 리라는 전나무로 된 앞판, 메이플로 된 넥, 테일피스, 브릿지, 옆판, 뒷판과 어울리는 펙과 핑거보드와 테일피스에는 a mastacciolo [? 다이아몬드 모양의 마름모꼴]인 흑백의 끈이 있었고 사방의 가장자리에는 비슷한 퍼플링이 앞판과 뒷판 모두에 있었으며, 안쪽에 붙여진 종이조각에는 진사로 적혀진 라벨이 있었는데, 거기에는 'Andrea Amati in Cremona 1573'라고 적혀 있었다. 대리속 무늬의 결이 있는 나무활 [즉, 아마도 스네이크 우드]에는 프로그에 하트모양의 디자인이 있었으며 오래된 포플라 케이스에는 두 개의 후크와 구멍이 있었다. 

붉은 잉크로 적힌 라벨은 아마 위의 I-3에서 언급된 작은 바이올린에 밀접하게 연관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18세기 마지막 25년과 19세기 초에 가장 위대한 현악기 수집가였던 이그나티오 알레싼드로 코지오 디 살라부에 백작 (Count Ignazio Alessandro Cozio di Salabue)은 안드레아 아마티가 제작한 진품 악기들을 만나기 위해 많은 시간동안 결연한 노력을 기울였고 그는 원래는 리라였었을 ‘비올라’와 그가 ‘레벡’이라고 묘사한, 당시에는 안드레아가 만든 것으로 여겨졌던 3현 악기를 보았다. 그의 유명한 카르테지오 (Carteggio)에서 코지오는 그림으로 묘사하고 몇 가지 자세한 서술도 했다[각주:3]. 큰 ‘비올라’는 코너가 두 개 밖에 없었고 밑의 안쪽으로 구부러진 립을 가지고 있었는데, 브레시아 악기와 비슷했고 소문에 의하면 원래는 아마도 리라였을 브레시아 악기였을 것이라고 한다 (불행히도 어느 것도 정체 파악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오리지널 헤드가 남아 있지 않다). 사운드홀은 코지오의 스케치에서도 크레모나의 것이라기 보다는 더 브레시아 (또는 베니스의?) 악기처럼 보이고, 악기는 가스파로의 라벨을 달고 있다.

이 것은 메디치의 리라였을까? 그것은 매우 의심스럽고, 코지오가 인용한 카를로 만테가자 (Carlo Mantegazza)의 의견에도 불구하고 안드레아 아마티의 작품이라는 것은 심지어 더 의심스럽다. 이 존경할 만한 수집가가 안드레아 아마티의 바이올린족의 악기를 과연 만날 수 있었는지는 결코 확실하지 않다. 어쨌거나, 메디치의 리라 다 브라치오는 영영 잃어 버린 것으로 보인다. 그것은 바르톨로메오 크리스토포리 (Bartolomeo Cristofori)가 수집품의 또다른 품목을 추가한 1716년에 이미 메디치가의 관할을 벗어났다[각주:4]. 그는 아마티가의 다른 제작자들과 안토니오 스트라디바리가 만든 바이올린 형태의 몇몇 악기들에 이름을 붙였다. 그러나 안드레아 아마티의 악기들은 아니다. 내 의견으로는 위튼 콜렉션의 큰 바이올린과 이전에 우리가 소유했던 첼로는 아마도 다른 악기들보다는 이른 시기의 작품인 것 같다. 그들의 독특한 f홀은 더 좁고 더 똑바로 세워져 있으며 퍼플링은 좁고 다른 악기들보다는 덜 섬세하다.

안드레아의 현존 악기들은 모두 공통적인 특징을 가지고 있다. 가장 독특한 점은 아마도 나무의 선택일 것인데 이는 알려진 모든 악기에서 실질적으로 동일하다. 윤곽과 아칭 프로그램은 매우 모던하고, f홀 패턴은 독창적이어서 안드레아의 사후에 그의 아들들에 의하여 더 전형적인 모던한 성격의 디자인으로 좀 빨리 변형되었다. 멋진 스크롤은, 슬프게도 몇 개 남아 있지 않다. S. F. 사코니 (S. F. Sacconi), 렘버트 벌리처 (Rembert Wurlitzer), 다리오 다틸리 (Dario d'Attili)와 다른 전문가들은 안토니오 스트라디바리의 스크롤과 4세대 전의 안드레아의 공방에서 나온 스크롤들  간의 디자인의 강한 유사성에 대해 언급했었다. 이 화려하게 디자인되고 조각된 스크롤의 중요성은 그 모든 하나하나의 특성이 그 후의 바이올린 제작자 세대들 모두에게 받아들여졌다는 데에 있다.

오늘날 우리에게 작은 크기의 바이올린은 수수께끼로 남아있다. 왜냐하면 아직 아무도 왜 두 가지 크기의 바이올린이 있었는지, 또 그들의 피치가 서로 달랐는지에 대하여 설명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눈에 띄게 작은 크기의 바이올린들 - 매우 자주 342mm이고 안드레아 아마티의 패턴- 은 크레모나에서, 다른 많은 제작의 중심지들에서 이탈리아 바이올린 제작자들에 의하여 안드레아의 시대로부터 18세기에도 쭉 만들어졌다는 것만큼은 알 수 있다. 

안드레아 아마티의 4가지 크기의 바이올린 패턴은 수 세기에 걸친 사소한 수정들이 있기는 하지만, 세계표준이 되었다. 그토록 오랜 세월 동안 전해져 온 그의 몇 대의 악기들에서 발견되는 디자인이 오늘날에도 많은 생산자들에 의해 일상적으로 재해석되어 질 뿐만 아니라, 4세기보다 더 이전에 그의 공방에서 제작된 놀라운 악기들이 오늘날의 가장 까다로운 조건의 연주회에서도 그 악기들의 소리가 다른 어느 제작자의 악기들과도 성공적으로 겨룰 수 있을 만한 힘과 음질을 가지고 연주되고 있다.

  1. Vol. 1, p.358 [본문으로]
  2. Florence, Archivio di Stato, Guardaroba Medicea, no.1117; published in V. Gai, Gli strumenti musicali della corte medicea e il Museo del Conservatorio 'Luigi Cherubini' di Firenze (Florence, 1969) [본문으로]
  3. Transcr. R. Bacchetta, ed. G. Iviglia (Milan, 1950), p.13 [본문으로]
  4. Transcr. F. Soldi in Atti dell'accademie del reale istituto musicale di Firenze, 12 (1874), pp. 191-7 [본문으로]
Posted by 슈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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