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달간이나 쉬어 버린 바이올린 레슨을 다시 받기 시작해야 하는데, 덜컥 오보에 레슨을 받기 시작해버렸다. 지금이 아니면 또 계속 미뤄 버릴 것 같아서 그냥 무작정 선생님을 만나러 갔다.
사실 관악기 레슨은 처음 받아 보는 것인데, 오보에 사놓고 점검 한번 받은 이후로 케이스도 열어 보지 않은지 몇 년이나 지난 것 같다;;; 어쨌거나... 악기는 있는데, 운지도 모르고 불 줄도 모르고 관악기는 배워본 적도 없다고 이야기하고 레슨을 시작했다.
리드만 가지고 소리내기, 혀만 움직여서 텅잉하는 법을 배우고, 간단한 옥타브 음계를 배웠는데... 음정이 정말 이상하다. 리모더처럼 관악기는 불기만 하면 제대로 된 음정이 나오는 것인 줄 알았는데 이건 거의 반음에서 한음 정도가 낮다. 혹시 악기가 이상한가 싶어서 "저는 음정이 낮게 나오는 것 같아요" 했더니, 입술이 풀려서(?) 그렇기도 하고 처음엔 음정을 높여서 내는 것이 힘들기 때문이기도 하다고... 실제로 리드만 불었을때 C음정이 나와야 하는데 B 또는 A음이 나는 듯.
처음에 20분정도 하면 입술이 풀린다고 하셔서, 바이올린 하는 것처럼 손가락이 풀리면 좀 나아지는 그런 상태를 이야기 하시는 줄 알았는데, 그 이야기가 아니었던 것 같았다. 20-30분 정도 지나니까, 소리도 더 엉망이되고;;; 음정은 도무지 알 수도 없는 상태에 입술도 얼얼해진다. 조금 불었다고 이런 상태가 되는데 오보에 연주자들은 어떻게 그렇게 오랫동안 연주를 할 수 있는 걸까...;;
그래도 아예 처음부터 소리도 못내보고 가는 사람도 있다고 하니까 첫 시간에 악보 읽고 음계도 다 불어 본 나는 좀 다행일지도. 그런데, 선생님은 첫 시간에 소리 잘 내다가 그 다음에 와서는 헤매는 사람도 많다는 이야기도 하신다. ㅠㅠ 너무 고민을 많이 하다가 오면 그렇기도 한다고....;
오보에는 악기 소리가 너무 커서, 집에서 연습하는 것이 좀 힘들 것 같다. 일단 리드 불면서 텅잉하는 연습을 주로 해야 할 것 같은데, 생각보다 텅잉이 쉽지가 않다. 쭉 이어지면서 음과 음 사이를 살짝 혀로 끊어 주어야 하는데, 내가 불면 음과 음 사이의 간격이 너무 길어지기 일쑤이고 전혀 이어지지도 않는다. 연습하면 좋아질까...
뭘 하던 바이올린 보다는 쉽지 않을까 싶었는데, 막상 첫 레슨을 받고 나니까 전혀 만만해 보이지가 않는다. 바이올린은 그래도 자리 잡고 그으면 소리가 났는데, 이건 전혀 소리가 나지 않거나 소리가 나도 음정이 엉망이라 처음부터 좌절이다. 입술도 힘들고 해서 연습도 많이는 못할 것 같고.... 누가 나에게 그래도 하면 좋아질 거라고 그래서 나중엔 그럴 듯한 연주도 할 수 있을 거라고 희망을 좀 줬으면 싶다.
1. 할아버지 할머니들 나와서 만담하는 듯한 분위기의 코미디였어요^^
2. 옛 소련 기억을 가지고 있는 러시아 할아버지 할머니들은 그렇게 살겠구나 싶은 장면도 나오구요. 파리에서 공산당 집회할 때 인터내셔널가 한번 불러 주면 어떨까 잠시 생각했는데, 그럼 코미디가 너무 진지해 질 것도 같더군요;;
3. 마지막 씬의 차콥 바협은 매우 씩씩하게 연주되었어요;; 귀가 살짝 아플 정도였지만 어디서 그렇게 크게 음악을 들어 보겠어요 ㅡㅡ;;; 1악장이 거의 다 연주된 것도 대단하긴 한데, 음악의 뒷배경으로 과거의 사건들이 보여질 때는 괜찮았는데, 미래의 영상이 보여질 때는 아... 이 영화는 확실히 코미디구나 싶었습니다. ㅎㅎ
4. 독주자로 나온 안네마리 역을 맡은 멜라니 로랑은 이 영화를 위해서 바이올린을 두달 정도 배웠다는데 꽤 그럴 듯하게 연주연기를 하더군요. 비브라토도 좋아 보이고;;; 역시 손가락이 길어야 하는 걸까요....ㅠㅠ
5. 안네마리는 본뮤지카를 쓰고 있더군요. 같이 영화보던 저희 딸이 "저 언니, 엄마 어깨받침하고 똑같은 거 쓰네" 하고 나서야 알아챘다지요. 베토벤 바이러스의 이지아도 본뮤지카를 썼는데 말이죠... 사실 실제로 연주회에서 본뮤지카를 쓰는 실제 바이올리니스트는 거의 못본 것 같아요. ^^;
6. 프랑스에서 루마니아 감독이 러시아 배우들과 함께 만든 영화이고, Le Concert가 원제인데, 왜 영어권도 아닌 우리나라에서의 영화제목은 "르 꽁세르"도 아니고, "그 공연"도 "한풀이 공연"도 아닌 "더콘서트"일까요. ^^;;;;
사실... 아침에는 팀미팅을 빙자하여;;;; 초능력자를 조조로 봤습니다. 몇마디 또 느낀점(?)을 적자면...;
1. 저런 꽃미남들을 데려다가 저렇게 영화를 만들어 버리는 수도 있구나;
2. 저 스토리는 일부러 저렇게 성의없이 만든 것일까? 아니면 뭔가 의도가 있는 걸까?
3. 유혈이 낭자한 장면만 좀 제거하면, 어린이 영화로 딱 좋겠다. 뭔가 우뢰매 분위기...
4. 각본과 연출만 아니었으면;;;; 재미있었을 수도 있었겠다...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