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아침 신문 읽다가 황당했었는데.... 이 기사 이후로 어제 오늘 말들이 꽤 많은 것 같다. 일단 기사를 인용:
황씨는 또 “용산 참사 같은 것은 이명박 정부의 실책”이라고 말했지만, “해외 나가서 살면서 광주사태가 우리만 있는 줄 알았는데 70년대 영국 대처정부 당시 시위 군중에 발포해서 30~40명의 광부가 죽었고 프랑스도 마찬가지다. 그런 과정을 겪으면서 사회가 가는 것이고, 큰 틀에서 어떻게 가야 할지를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오래된 정원' 이후로는 황석영의 소설을 읽지 않아서 최근에 어떤 글을 썼었는지는 모르겠다. 인터넷에 연재하던 소설을 읽어 보려고 했었는데 시간이 없었고... 세월이 흐른 만큼 그도 예전과 같은 글을 쓰지는 않겠지만 ('오래된 정원'에서도 그는 좀 달라져 있었으니까...) 그리고 그렇게 되는 것도 이해가 안되는 것도 아니고... 하지만 완만한 변화일 뿐 거꾸로 간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하긴, 몇달 전에 TV오락 프로그램에 출연한 것을 보고는 좀 쌩뚱맞다는 생각은 든 적이 있다. 하지만, 유명 소설가가 TV에 출연하는 것이 이상한 일도 아니고...
그가 진보에서 중도로 갔건, MB와 친해졌건, 유라시아 문화대사를 하건 말건 사실 큰 관심은 없다. 그냥 그렇게 되었구나하고 생각하고 넘어갈 수 있다. 그 쪽 방향으로 조금씩 움직이던 사람이 크게 움직였다고 생각하면 된다. 게다가 저 인터뷰의 구절구절.. 너무 진부해서 이야기 하고 싶지도 않다.
하지만, 그가 위의 인용 기사 두번째 문단에서 처럼 이야기했다면 그건 용서가 안된다. 87년. 고3때 그의 '죽음을 넘어 시대의 어둠을 넘어'를 읽고 내가 받았던 충격과 분노, 슬픔을 생각한다면 말이다. 어떻게 바로 그 책을 쓴 그가, 저런 문장을 입에 담을 수가 있는 것인지... 그저 세월탓, 나이탓을 하며 웃어 넘기기에는 아직도 우리 가슴에 남아 있는 분노와 슬픔이 너무 크지 않나.
돌아서고 싶으면 조용히 본인만 돌아서면 되는 것이지 왜 총질을 하면서 돌아서는지...
재작년에 오래된 정원을 읽고 내가 썼던 글을 읽어 보니 더 가슴이 답답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