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무척 많았다. 거의 매진되었던 것이 아닌가 싶다. 크로스오버 성악을 하는 임형주던가.. 그런 사람도 보였고... 몇 시간 전에 영산아트홀에서 연주했던 존 버트도 보였다. 시간이 되자 커크비와 린드베리가 나왔다. 10현류트인 것으로 보이는 류트를 들고 나온 린드베리와 커크비가 잠깐 마주보더니 바로 연주가 시작되었다.
영국의 올페우스 - 다울랜드와 퍼셀. 이라는 부제가 달려 있는 연주회. 그들은 전반부에 다울랜드의 서정적인 곡들을 연주했다. 한 두곡을 빼고는 모두 슬픔을 노래하고 있는 곡들인 것 같았다. 제목과 간략한 곡 해설이 프로그램 책자에 나와 있기는 하지만, 성악 연주회에 가사가 없는 것이 못내 아쉬웠다. 중간에 류트 솔로가 두 곡 정도 들어가 있었다. 엠마 커크비는 음반에서 듣던 것처럼 바로 그 청아한 목소리로 노래를 했고, 중간의 몇 곡은 일어서서 마치 오페라를 하는 것 처럼 제스처를 쓰며 노래했다. 후반부는 퍼셀의 곡들. 다울랜드의 곡들 보다 더 귀에 익은 곡들이었다.
정말 넋을 잃고 듣고 있노라니 순식간에 공연이 끝났다. 류트도 매력적이었지만, 커크비의 목소리가 주는 흡인력이 대단했다. 정말 고음악에 맞는 목소리가 아닐 수 없다는 생각을 했다. 창법도 일반적인 오페라나 성악가수들과는 달리 단순했다. 그것이 그녀의 음악을 청아하게 들리게 만들고 있는 것인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관객들은 열광했고, 류트와 소프라노의 듀오는 앵콜을 3곡 들려주었다. An Evening Hymn을 부르겠다고 이야기했을 때에는 관객석에서는 기쁨의 탄성이 나왔었다. 숨쉬기 힘들 정도로 연주에 집중하고... 이어지는 Farewell unkind, farewell은 본 연주보다 앵콜이 더 좋았다^^
30일에도 엠마 커크비를 만날 수 있다. 타펠무지크에 더 관심이 있었기 때문에, 커크비를 다시 만나는 것에는 큰 의미를 두지 않았었긴 했지만.... 그녀의 공연이 무척 재미있는 것은 사실이다.. (불행히도 31일 공연은 오늘 티켓링크에 전화해서 취소해야만 했다...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