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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 수 없으리라고 생각했는데, 어찌 어찌하여 마지막에 표를 한 장 더 구할 수 있었다. 도윤이를 놀이방에 맡기고 지윤이와 같이 공연을 보면 가능할 것 같았다. 비록 자리는 조금 떨어져 있지만, 괜찮을 것 같았다. 공연이 시작되고 전반부가 끝날 때까지 나는 뒷쪽 자리에 지윤이는 내가 원래 예매했던 자리에 앉아 있었다. 그런데, 인터미션에 지윤이 뒷자리의 여자분이 오더니 자리를 양보해 주시겠다고 한다. 정말 괜찮다고 했지만, 아이가 혼자 앉아 있는 모습이 영 마음에 걸리시나 보다... 미안한 마음과 고마운 마음이 동시에 들었는데... 거절하는 것도 좀 아닌 것 같고... 그 분 덕에 후반부는 지윤이와 바로 앞뒤에 앉아서 공연을 볼 수 있었고, 무대에서 보다 가까운 좋은 자리에 있을 수 있었다.

사람이 무척 많았다. 거의 매진되었던 것이 아닌가 싶다. 크로스오버 성악을 하는 임형주던가.. 그런 사람도 보였고... 몇 시간 전에 영산아트홀에서 연주했던 존 버트도 보였다. 시간이 되자 커크비와 린드베리가 나왔다. 10현류트인 것으로 보이는 류트를 들고 나온 린드베리와 커크비가 잠깐 마주보더니 바로 연주가 시작되었다.

영국의 올페우스 - 다울랜드와 퍼셀. 이라는 부제가 달려 있는 연주회. 그들은 전반부에 다울랜드의 서정적인 곡들을 연주했다. 한 두곡을 빼고는 모두 슬픔을 노래하고 있는 곡들인 것 같았다. 제목과 간략한 곡 해설이 프로그램 책자에 나와 있기는 하지만, 성악 연주회에 가사가 없는 것이 못내 아쉬웠다. 중간에 류트 솔로가 두 곡 정도 들어가 있었다. 엠마 커크비는 음반에서 듣던 것처럼 바로 그 청아한 목소리로 노래를 했고, 중간의 몇 곡은 일어서서 마치 오페라를 하는 것 처럼 제스처를 쓰며 노래했다. 후반부는 퍼셀의 곡들. 다울랜드의 곡들 보다 더 귀에 익은 곡들이었다.

정말 넋을 잃고 듣고 있노라니 순식간에 공연이 끝났다. 류트도 매력적이었지만, 커크비의 목소리가 주는 흡인력이 대단했다. 정말 고음악에 맞는 목소리가 아닐 수 없다는 생각을 했다. 창법도 일반적인 오페라나 성악가수들과는 달리 단순했다. 그것이 그녀의 음악을 청아하게 들리게 만들고 있는 것인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관객들은 열광했고, 류트와 소프라노의 듀오는 앵콜을 3곡 들려주었다. An Evening Hymn을 부르겠다고 이야기했을 때에는 관객석에서는 기쁨의 탄성이 나왔었다. 숨쉬기 힘들 정도로 연주에 집중하고... 이어지는 Farewell unkind, farewell은 본 연주보다 앵콜이 더 좋았다^^

30일에도 엠마 커크비를 만날 수 있다. 타펠무지크에 더 관심이 있었기 때문에, 커크비를 다시 만나는 것에는 큰 의미를 두지 않았었긴 했지만.... 그녀의 공연이 무척 재미있는 것은 사실이다..  (불행히도 31일 공연은 오늘 티켓링크에 전화해서 취소해야만 했다...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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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www.yonhapnews.co.kr/bulletin/2007/10/29/0200000000AKR20071029143800005.HTML

Posted by 슈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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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John Dowland "Earl of Derby, his Galliard" (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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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회 바흐페스티벌의 개막공연격으로 준비되어진 공연이었다. 18일에는 바흐의 곡으로 프로그램이 짜여져 있었으나, 목요일은 오케스트라 연습을 가야하기 때문에 예매를 하지 않았었다. 그러나, 결국 오케스트라 연습도 못하고 해외에서 온 두 아줌마들과 더불어 저녁을 먹어야 했었다...ㅠㅠ

금요일.. 역시 저녁을 먹으러 가자는 압력에도 배째라고 하고는... 금호아트홀로 향했다. 몸살 덕분에 주차장에서 차를 꺼내면서 집으로 가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았지만... 머리가 너무 복잡해서 단순하고 청아한 류트의 소리가 약이 될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하면서 공연장으로 차를 몰았다.

노스는 처음에는 르네상스 류트를 들고 나왔다. 현의 숫자는 10현보다 많아 보였는데 15현 (8 course?)인지 잘 모르겠다. 존다울랜드와 발레, 로버트 존슨의 곡들이 류트를 타고 흘러 나왔다. 류트의 소리는 크지 않았지만 무척 아름다왔다. 인터미션에 몸살약을 사러 나갈까 했는데, 바람이 너무 차서 그냥 다시 들어왔다. 노스는 이번엔 현이 더 많이 달린 바로크 류트 (위 사진에 있는 것과 동일한 류트)를 들고 나왔다. 아마 24현 류트 (13 course)인 것 같았다. 2부의 두번째 곡인 로지 백작을 위한 똥보는 너무나 감동적이어서 눈물이 날 뻔했다. 처음 듣는 곡임에도 불구하고... 류트라는 악기가 그토록 감성적으로 감정을 표현할 수 있다는 것을 처음으로 알았다. 이어지는 소나타도 정말 좋았다. 나에게는 1부의 곡보다는 2부의 곡이 더 소리도 아름다왔고 곡도 좋았다. 바흐시대의 류트곡 작곡가인 바이스의 곡들.. 단조로와 보이기만 하는 류트에서 노스는 매우 다양한 음색을 뽑아냈고, 류트는 노래하고, 반주도 하고, 다양한 화음을 보여 줄 수 있는 너무나 멋진 악기임을 증명해 주었다.

노스는 앵콜로 바흐의 첼로 모음곡 1번에 들어 있는 곡을 연주했다. 어제의 연주회가 어땠을지 짐작이 가게 하는 곡...

공연장에 사람이 별로 많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을 했었는데, 금호아트홀이 소규모의 홀이라서 그런지 생각보다 사람들이 많았다. 3번째 줄이었는데도 사람들 때문에 무대가 가려져서 가끔은 잘 보이지 않을 때고 있었다. 내 주위에는 네이버의 모 클래식 동호회의 사람들이 앉아 있었던 듯 한데... 옆엣분이 책상에 프로그램을 펼치고는 공연 내내 무언가를 계속 노트하고 있었더랬다... 뭘 적는 것인지는 알 수 없으나.. 조금은 신경이 쓰였다..;; 류트의 튜닝시간에 내내 들려오던 라디오 방송 진행자의 멘트도 좀 신경이 쓰였고... (아예 안들리게 작게 하던지, 아님 다 들리게 크게 하던지...;;) 노스의 앵콜곡 종료에 딱 맞추어 울려 퍼지던 핸드폰 소리도 인상적...;;

하지만.. 그 모든 것에도 불구하고, 내 안좋았던 몸상태에도 불구하고.. 가치가 있었던 연주회였다.

http://www.nigelnorth.com/index.html

Posted by 슈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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