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에 도쿄로 출장을 다녀왔습니다. 추석에 홋카이도를 다녀온지 얼마 되지 않아서 또 일본을 다녀오게 되었어요. 물론 홋카이도와 도쿄는 참 다르지요. 일단 홋카이도는 서울보다 한 4-5도 정도 더 추웠는데, 도쿄는 서울보다 5도 이상 더 덥더군요. 올해가 유난히 더운 것 같다고 이야기하시는 분들도 만났습니다만, 어쨌거나 도쿄는 확실히 서울보다 덥습니다;
짧은 기간이고 빡빡한 일정 탓에 별로 블로그에 올릴 만한 내용은 없습니다만, 몇 줄만 감상을 적기로 하지요.
이번엔 도쿄 미드타운의 리츠칼튼호텔에서 묵었고, 컨퍼런스는 아카사카의 회사 건물에서 했습니다. 도쿄에 두 번 왔었지만 모두 포시즌즈 호텔에서 묵고 회의도 그 곳에서 했었는데 이번엔 비용을 절약하기 위해서 그렇게 한 것 같습니다. 록본기와 접한 도쿄 미드타운은 호텔과 상가, 식당가 등이 들어서 있는 우리로 따지면 코엑스몰 같은 곳이었습니다.
리츠칼튼은 그 곳의 한 건물의 45층부터 시작하는 호텔이었구요. 워낙 높은 곳에 객실이 있어서 방에서 바라보는 전망은 정말 좋더군요. 제 방에서 보는 야경이 꽤 멋지다고 생각했는데, 다른 방에 묵었던 동료는 자기방의 뷰가 더 좋다고 하더군요^^;
첫날 일정을 마치고 록본기의 교토요리 전문식당엘 갔었습니다. 매우 훌륭하더군요. 전 고기를 안먹는다고 했더니 남들 와규 먹을때 이런 저런 채소를 튀긴 뎀뿌라를 주더군요 ^^;;; 중간에 그냥 찐 채소가 나와서 이게 뭔가 했더니 교토의 채소가 좀 색다르고 맛도 있다고 일본 아저씨가 설명을 해주시더군요. 그날 바로 옆에 미국에서 날아 온 매우 높으신 분이 앉아서 같이 저녁을 먹느라.... 요리가 고급스럽고 멋진 것은 알겠는데, 사실 맛은 잘 모르겠더군요. ㅠㅠ
둘째날은 저녁에 야끼도리를 먹으러 간다고들 하는데, 전 다른 동료 둘과 같이 스시집을 찾아 나섰습니다. 아무리 생선은 먹는 채식주의자라지만... 나서서 스시를 먹으러 가는 건 좀 이상하긴 하더군요. 하지만 뭐 굳이 변명을 하자면 다른 분들이 스시를 먹어야 한다고 하셔서 ^^;;;;
그런데 어디가 맛집인지 전혀 알아 볼 시간이 없었던 지라...; 결국은 찾아 헤매다가 큰 길가에 있는 자그마한 곳에 들어갔습니다. 가격이 꽤 비싸기는 했지만, 그래도 거기가 가장 그럴듯한 스시집처럼 보이더군요. 대충 적당한 것으로 주문을 하고, 준비되어 나온 초밥을 입에 넣었는데....... @@!! 그냥 입에서 사르르 녹더군요.
그러고 나서 보니 좀 나이드신 요리사와 젊은 요리사, 두 분이 초밥을 만들고 있었고 (아마도 부자관계?), 가게에 자리도 몇 개 안되고... 맛도 훌륭하고;; 잘은 모르지만 초밥장인의 집이 아닐까... 생각을 했습니다 ^^;
매우 만족스러운 식사를 마치고 홋카이도 우유빵을 판다는 제과점을 찾아가 봤습니다. 저녁이라 20%할인을 하는데 정말 맛나더군요. 그리고는 야끼도리로 저녁식사를 마친 다른 동료들과 합류, 가라오케를 갔습니다.
가라오케가....;;; 우리나라 노래방 같은 시스템이 아니라 그냥 바에 기계가 설치되어 있어서 다른 팀이 노래를 골라서 부르면 우리팀은 기다려야 하게 되어 있더군요. 그리하여.... 다른 가라오케로 옮겼습니다; 새로이 찾아간 곳은 다행히(?) 한국 노래방 같은 곳이었어요. 거기서 꽤 오랫동안 영어노래를 따라 불러 주며 ㅠㅠ 봉사활동을 하고;; 호텔로 왔지요. 미국 사람들도 일본 사람들도 한국사람들처럼 막 노래부르라고 강요하거나 하진 않더군요. 그냥 부르고 싶은 사람들만 줄창 부르는....; 게다가 다들 연식이 오래된 분들이라;;; 기본 20년은 된 팝송들을 부르더군요. 흠흠....;;;
마지막 날, 오전에 사무실에 들러서 잠깐 미팅을 하고 서울로 돌아왔어요. 서울은 엄청 춥더군요; 그날 저녁 아이들 학습발표회라 학교 운동장에서 공연을 보는데 얼어 죽을 뻔 했습니다. 출장가방을 들고 아이들 학교로 갔었는데, 가방에 있던 옷가지를 다 꺼내어 껴입어야 할 정도였지요. 하네다공항에선 땀도 줄줄 흘렸었는데 말이죠^^;
역시 여행은 놀러가야 제맛입니다. 출장은 힘들고 고달파요. 아무리 비싼 교토요리와 스시를 먹어도 말이지요. 다녀오니 또 일이 한 가득 기다리고 있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