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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브레히트 마이어가 온다길래 알아봤더니 대한민국 국제음악제의 첫날 공연에 나온다고 한다. 자리도 나쁘지 않은 것 같은데 티켓 가격도 착하다. 예당에 도착해서 자리를 찾아 들어갔더니... 바로 옆 자리에 아는 분들이 앉아 있었다. 잠시 최진실을 화제로 수다를 떨고...;

당연히 예습도 못했고.. 수다 떠느라 프로그램도 제대로 살펴 보지 못한 채로, 당연히 첫 곡은 오케스트라만 연주하는 것이겠거니 했는데 뜻밖에 마이어가 성큼성큼 걸어나와서 살짝 놀랐다. 기억을 더듬어 보니... 첫 곡도 오보에 협연이었던 듯.

마이어는 오보에를 마치 단소나 리코더 불듯이 편안하게 들고 경쾌하게 모차르트를 연주했다. 자리가 2층이어서 그런지 오보에 소리가 좀 작게 들렸고, 트릴을 할 때 오보에의 클로즈드 홀이 여닫히는 소리가 살짝 거슬리기도 했지만... 마치 무대에서 춤을 추듯 연주를 하는 마이어의 쇼맨쉽은 볼만했다.

호흡에 별로 무리가 없는 듯 보이는 마이어도, 긴 호흡으로 연주해야 할 때는 얼굴이 빨개지는데... 객석에서 그 호흡을 속으로 따라해봤더니.... 아무래도 난 오보에로 멋진 연주를 할 가능성은 전혀 없을 듯 하다..;;; 첫 곡과 세번째 곡인 오보에 협주곡 모두, 오보에가 작아 보이는 큰 몸집으로 무대를 장악하면서 "퍼포먼스"를 보여준 마이어였다.

앵콜은 바흐 오보에협주곡. 솔리스트가 혼자 연주해서인지 마이어가 변주를 해서인지 조금 다르게 들리긴 했지만, 오보에 음색의 아름다음을 느낄 수 있어 본 연주만큼이나 좋았다.

두번 째 곡은 정태봉 교수의 "한국" 초연이었다. 여러가지 민요들이 모티브로 나왔다는 것 외에 어떤 의미에서 그 곡이 "한국"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요즈음의 이러저러한 우리나라 상황들에 비하면 곡이 너무 긍정적인 시각을 가지고 있지는 않은가... 잠시 생각했었다..ㅡㅡ;;

후반부에는 KBS의 브람스 2번. 솔직히.... 그다지 감동스럽지는 못했다. 초대권을 남발한 듯 연주회 내내 시종일관 한 번도 안빠지고 계속되던 악장간 박수에, 부스럭대는 뒷 자리의 관객들도 좀 신경쓰이긴 했지만... 그보다는 단원들에게서 즐겁게 연주하는 모습을 찾을 수가 없었고, 군데군데 앙상블이 틀어지는 부분도 있었고... ; 얼마전 인터넷에서 본 KBS교향악단의 문제가 계속 지속되고 있는 것인지... 아니면 어느 정도 해결되었는지도 좀 궁금하긴 했다. 앵콜도 한 곡 해주었는데... 헝가리무곡 5번.

프로그램

KBS교향악단 / Cond. Adnreas Delfs / Obe. Albrecht Mayer / 교향시 정태봉

W.A.Mozart       Andante B flat Major, KV 315
교향시 정태봉     한국<Korea> (위촉)
W.A.Mozart       Concerto for oboe and orchestra, KV 314
J. Brahms        Symphony No.2 in D Major Op.73
Posted by 슈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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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은 순전히 뒤메이의 연주를 보고 싶어서 이 공연을 예매했다. 재작년에 내한했을 때, 독주회를 놓친 것이 영 아쉬웠었기 때무에 이번에 또 내한을 한다는 이야기를 듣고는 얼른 예매를 했었다.

금요일 저녁 예술의 전당 콘서트홀 앞에는 보통의 음악회 관객들과는 좀 다른 사람들이 많이 보였는데, 비씨카드 등에서 초대권을 나누어 준 모양이었다. 공연 분위기를 심히 걱정하면서... 홀로 들어 갔는데, 내가 앉은 박스석에는 아무도 들어 오지 않아서 나는 마치 그 박스 자체를 전세낸 것 처럼 편안히^^ 공연을 감상할 수가 있었다.

  
(출처: kbs.co.kr KBS교향악단 제614회 정기연주회 보도자료)

프로그램
Brahms / Violin Concerto in D major, op.77
Shostakovich / Symphony no.10 in e minor, op.93

뒤메이가 앞장서고 지휘자인 라흐바리가 뒤따라 나와 무대에 서면서 공연이 시작되었다. 3층 박스석이라 바이올린 쪽 단원들과 협연자의 머리와 뒷모습만 보였다... 뒤메이의 바이올린을 자세히 볼 수 없었던 것이 아쉬운 점. 그런데, 기대와는 달리 뒤메이가 연주하는 1악장의 바이올린 솔로는 불안불안 이어졌다. 음정이 엇나가는 부분도 간혹 있었고...... "벨기에 악파인 이자이와 그뤼모의 적통"이라는 그의 명성이나, 기존의 그의 연주를 기대했었던 나에게는 약간의 실망과 의문이 생기고 있었다. 피곤하거나... 다른 이유로 몸이 좋지 않았던 것일까?

1악장보다는 나았지만 그의 컨디션은 2,3악장에도 그다지 회복되지는 못했다. 간혹 보잉이 분명치 않거나 음정이 엇나가는 경우가 있었는데, 그 다음에는 발로 무대를 구르며 중심을 잡아 가려고 애쓰는 모습이 보이기도 했다. 만족스러운 연주는 아니었지만, 그의 바이올린 음색 자체는 매우 시원 시원하면서 저음에서는 강한 멋진 것이었다. (고음은 별로 였었지만...)

이번 협주곡의 연주에서는 악장이 끝날 때마다 한동안 박수가 계속되었었는데... 입구에서 본 초대권의 힘이었을까..;;

인터미션에는 전화로... 졸리다고 레슨을 안받고 울면서 선생님을 그냥 돌려보낸 둘째아이를 야단쳤다....ㅠㅠ 어디가 아파서 그랬나 했더니, 목소리가 쌩쌩...;;;;

라흐바리잘 모르는 지휘자인데, 이란 출신의 작곡도 하고 지휘도 하고... 전직은 바이올리니스였던 음악가라고 한다. 그는 브람스 바협도 암보로 지휘하더니 이어지는 쇼스타코비치도 암보로 지휘했다. 별로 크지 않은 키에 풍부한 표정과 다채로운 모션으로 오케스트라를 이끄는 것이 꽤 재미있었다. 2부에서는 팀파니 주자도 K향의 인기스타(?)인 이영완씨로 바뀌었고, 악장 김복수씨를 비롯한 단원들이 많이 보충이 되었다.

사실 K향이 2부의 쇼스타코비치를 멋지게 연주하리라고는 기대하지 않았는데... 연주는 기대 이상이었다. 매우 다이내믹하게 곡을 이끌어 나가서 마치 한 편의 이야기 또는 오페라를 보는 기분이 들을 만큼 흥미진진한 진행을 보여 주었다. 역시 KBS라고 해야 할까... 라흐바리의 역량이 훌륭한 것일까.

관객들도 환호성을 올리며 박수를 보냈다. 라흐바리가 다시 지휘대로 뛰어 올라와 시작한 앵콜은 유명한 글린카의 루슬란과 루드밀라 서곡이었다. 매우 빠르게 연주되어서 나는 자리 바로 아래쪽의 바이올린들의 보잉과 운지를 보느라 정신이 없었다^^;; 재미있었던 연주.
Posted by 슈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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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는 바람에 바딤레핀의 베토벤 바협을 놓쳤다. 벌써.. 몇번째인지.. 차를 안가져 갔었어야 하는데..

하지만, 모니터로 밖에서 본 바협 연주는 정말 멋졌다. 앵콜은 그래도 안에서 들었는데, Paganini, Carnaval de Venice...  완벽한 연주는 아니었지만, 재밌는 연주. 더구나 기교가 장난이 아닌 연주였다. 현란한 리코셰와 소티에... 윽... 유튜브에서 동영상의 찾아보니, 예전에도 앵콜로 연주한 적이 있는 곡이었던 것 같다^^

아쉽지만, 결국 늦은 것은 내 잘못... KBS의 연주나 잘 들어보자... 생각했다. 사실 예습을 못하고 간 것이 못내 찝찝했지만, 뭐.. 쇼스타코비치도 들었는데, 부르크너 쯤이야... 하고 있었다. (예습할 시간이 있을리가... 세무조사를 동시에 7개나 받게 생겼는데 말이다...ㅠㅠ)


음.. 좋았다. 연주도, 열정적인 지휘도. 다만, 합창석이어서 음향이 좀 왜곡되어... 현의 소리가 약하게 느껴지는 것이 흠이라면 흠... 대신, 이번엔 관의 움직임을 잘 관찰할 수 있어서 좋았다. 오보에, 플룻, 클라의 연주와, 호른, 튜바, 트럼펫, 트럼본을 구경하는 것이 재밌었다. 3악장, 4악장이었던가.. 뒤의 팀파니 주자의 연주를 보는 것도 또다른 재미였다. 그 아저씨... 멋졌다 @.@


사실 부르크너가 지겨워질 때쯤 객석을 바라보고 있었는데... 지윤이만한 꼬마가 맨앞줄에 앉아서 정신없이 지휘자와 1바이올린 쪽을 쳐다보며, 너무나 열심히 연주를 듣고 있었다. 보통은... 아이들은 연주회에서 잠이 들게 마련인데 말이다. 그것도 레핀의 연주도 끝나고, 교향곡... 그것도 부르크너 7번을... 그토록 호기심어린 눈으로 지켜보는 꼬마가 있다니... 정말 신기한 일이었다. 그 옆의 엄마는 오히려 피곤한지 졸린지.. 태도 불량... 뭐하는 꼬마인지.. 지금도 궁금하다.


부르크너는... 다음에 악보 보면서 다시 한번 들어야쥐...


KBS의 단원 구성은 여타의 국내 오케와는 좀 달랐다.. 말하자면, 남자가 많고, 연령대가 더 많았다. 그만큼 실력있는 연주자들이 많이 있다는 뜻일까... 사람들이 K향이 실력이 있다니... (실제 연주도 좋았고) 그 말이 맞나 보다. 또.. 남자 단원이 여자단원보다 실력이 있어서 악장과 수석을 하는 것인지, 아니면, 남자라서 하는 것인지.... 남자가 음악을 하면 더 열심히 하는 것인지... 모.. 그런 생각도 해봤다. (곡이 귀에 쏙 들어오질 않아서.. 잡생각을 잠깐^^)


재미있는 연주에.. 즐거운 경험.... 연주회는 늘 기쁨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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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친기에 쓴 글 추가~~  눈물나던 바딤레핀......

추석연휴 직전 금요일, 강남의 교통이 어떠할 것이라는 것을 익히 짐작하고... 아침에 차를 버리고 출근을 하려고 했으나.....
오늘따라, 짐이 너무 많더군요... 차를 몰고 출근하였으니, 차를 몰고 퇴근을 하여야 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 게다가, 퇴근할 때도 어찌 짐이 많은지;;; 집에 들러서 차를 버리고 예당으로 가기에는 시간이 너무 촉박하여, 별 수 없이 회사에서 예당으로 향했습니다.
 
예상보다 훨씬 더 상황이 안 좋더군요. 예당에 도착, 주차를 하고 나니, 이미 8시 5분. 콘서트 홀로 뛰어 올라갔으나, 첫곡이 바로 베토벤 바협인지라... 이미 거의 체념한 상태이긴 했습니다. ㅠㅠ 연주장 밖의 TV로 바딤레핀의 무대를 비춰 주고 있긴 하더군요. 한참을 넋을 놓고 바라보다... 1악장이 끝나갈 무렵 안내하시는 분께 조심스럽게 악장사이 입장 여부를 물어봤으나... (제가 악장 사이에 들어오는 인간들 무쟈게 싫어 하는데... 막상 제가 늦으니... 묻게 되더군요..ㅠㅠ) 역시 안되더군요. 결국 고스란히 밖의 모니터로 전곡을 감상....엉엉...
 
곡이 끝나자 마자, 박수치는 사이에 뛰어 들어가 간신히.... 앵콜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바로 이 곡 - 찾아보니 영상이 바로 뜨는군요^^.
 
(올렸던 영상은 유튜브에서 잘린 상태... 마리스 얀손스이 지휘하는 베를린필과 함께했던 2002년 발트뷔네 콘서트에서 레핀이 연주했던 파가니니의 베니스의 카니발이었다. 발트뷔네 DVD시리즈에 포함된 동영상.)

하지만... 베토벤 바협... 정말... 눈물 났었습니다. 모니터로 보기만 해도 황홀한 연주였는데... 들어가서 들었어야 하는데...

그래도.. 인터미션 후의 KBS향의 부르크너 7번 연주 좋았었습니다..^^

Posted by 슈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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