셋째날이 계속됩니다. 도야호수에 가기 전에 들른 쇼와신산입니다. 그야말로 新山. 1943년인가에 생기기 시작한 산이고 활화산이라 지금도 계속 산이 커지고 있다는군요.
도착하자마자 일단 점심을 먹었습니다. 철판 해물 고기 볶음; (첫날부터 쭉... 고기는 제외하고 먹느라 힘들었습니다. 그나마 제가 해물은 먹으니 다행이었어요. 비건이었으면 정말 견디기 힘들었을듯... 비건 또는 락토오보 베지테리언은 절대 패키지 여행을 하면 안된다는 당연한 사실을 깨달았어요)
식당 아래는 공예품 전시 판매하는 곳이었는데, 여지없이 저런 것이 걸려 있더군요. 아... 홋카이도는 박제천국입니다. ㅠㅠ
쇼와신산 입구에도 이런 흉측한 곰 박제가... ㅠㅠ
일본 까마귀에요. 도쿄에서도 잔뜩 날아다니는 까마귀들이 홋카이도에도 엄청 많습니다. 꽤 커요.
공예품 가게들.
그리고 도야호수에 도착했어요. 유람선을 타고 호수를 한바퀴 돌고 온답니다. 지난번 마라도 가느라 죽을 뻔한 이후로 다시는 배는 안탄다고 했었는데 말이죠.... 이건 바다가 아니고 잔잔한 호수니까 타기로 했습니다^^
도야호수는 위에서 보면 도넛 모양이래요. 호수 한가운데 섬이 있다고... 아래는 큰 섬은 아니고 작은 섬입니다.
유람선엔 갈매기가 제격이죠. 이 곳에도 갈매기가 엄청 많습니다. 저는 추워서 유람선 객실에서 커피를 마시고 있는 동안 아이들과 아빠들은 새우깡을 사가지고 갈매기를 부르고 놀더군요. 새우깡 많이 먹으면 갈매기 건강에 안좋을 텐데 말이죠...;
다시 하코다테로 돌아 오는 길에 들른 다시마 전시관입니다.
(아.. 지금까지 쓰면서 한군데 빼먹은 곳이 있는데 이상한 면세점이 있었어요. 블랙실리카라는 음이온 방출 광물이 들어 있는 장신구도 팔고 다른 별볼일 없는 물건들도 파는 곳이었는데 우리 가족은 아무것도 안사고 멀뚱거리면서 제일 먼저 버스로 돌아와 있었죠. 커미션은 얼마나 될까요?)
정말 다양한 다시마와 해조류를 전시 판매하고 있더군요. 꽤 그럴 듯한 제품들이 보였지만... 우린 그냥 한국 완도에서 사는 것이 나을 듯 하다는 결론을 내고 또 얼른 차로 돌아왔습니다.
하코다테에서 야경을 보기 전에 급하게 이동하면서 지나간 영국영사관입니다. 마침 결혼식을 올리고 떠나는 신랑 신부가 있더군요. 신부가 참 추워 보였어요. ㅠㅠ
그 동네에 있는 러시아정교회 건물입니다. 그다지 크지 않은 예배당인데 나름 고풍스럽습니다.
동네 전깃줄에 앉아 있는 까마귀들입니다. 정말 많아요. 이 동네에서 저녁 식사를 했습니다. 사진도 없고 식당 이름도 잊어 버렸는데, 일본에 와서 먹은 식사 중 가장 훌륭했습니다. 나름 일본식 돌솥밥 정식인가 본데 따끈한 돌솥밥에 해물찌개도 있고... 다들 만족한 식사였지요.
하코다테 야경입니다. 하코다테산으로 버스를 타고 올라가서 야경을 보고 케이블카를 타고 내려왔어요. 올라가서 보니 바로 그날이 추석날이더군요. 일본 하코다테에서 바라보는 추석달이 정말 아름다왔어요.
보름달이 비친 항구. 달빛이 은은하게 어리는 잔잔한 밤바다. 정말 한편의 그림이었습니다.
마지막날 숙소는 하코다테에서 또 꽤 털어진 시카베 로얄 호텔이었습니다. 여기도 온천호텔이었지만 노보리베츠와는 많이 다르더군요. (일단 유황냄새가 안나요^^) 약간 덜 유명한 온천인가 봅니다. 노보리베츠에서 유카타 입은 사진을 안찍어놔서 여기서 찍어봤어요.
밤에 도착해서 호텔에서의 뷰를 못봤는데, 아침에 일어나서 창밖을 보고는 깜짝 놀랐습니다. 이런 곳이더라구요;;
찾아 보니 고마가타케라고 하는 곳인 것 같더군요. 저는 아무래도 여행하면서 아름다운 자연에 혹하는 편인 것 같아요. 언젠가는 꼭 홋카이도 동부여행을 하고 싶습니다^^;
이건 호텔을 떠나 하코다테역으로 돌아 오는 길에 찍은 것인데 오오누마겠죠?
역전앞의 시장입니다. 일본 전통시장인가 본데 생긴건 우리 재래시장과 비슷하지만 안은 놀랍도록 깨끗합니다. 해산물을 파는 곳인데 별로 비린내도 안나요;;;
시장 입구에서 아이들에게 유리병에 든 우유를 사주고 저도 맛을 봤는데 우유가 정말 고소하더군요^^
하코다테역입니다. 여기서 아오모리로 가는 열차를 타고 열차는 해저터널을 통과한다네요.
해저터널은 어떨까 기대했는데.... 잠깐 조는 사이 지나가 버렸어요. 열차타는 시간은 엄청 길었는데....대부분은 매우 지루하게 육지에 있었고 터널은 정말 잠깐이었나 봅니다. 하여간 전 터널을 지나왔는지도 모르는 채로 아오모리에 도착했어요. 세계최장 해저터널이라던데 말이죠...;;;
공항에 가기 전에 토산품 전시관인가 하는 곳에 들렀습니다. 목적은 대충 점심을 때우는 것이었습니다. 라멘가게에서 하나씩 메뉴를 골랐어요. 전 돼지고기를 삶은 국물이 들어가는 라멘은 안되겠기에 메밀국수를 먹었어요. 그런데 다들 라멘보다 메밀국수가 더 맛나다고 하더군요. 조금 더 깔끔한 맛이어서 그런가 봅니다. 하지만 전에 닛코에서 먹은 메밀국수만큼 맛있지는 않았어요^^;
토산품 (농수산품?) 전시관의 전경입니다. 신기한 삼각형 건물이에요. 바로 바닷가에 있어서 한참 아이들과 바닷바람을 쐬었지요.
마침 샤미센 연주가 있었어요. 현이 3개정도 되는 기타 비슷한 현악기인데 딱 일본스러운 소리를 내더군요. 꽤 재미있는 악기인 것 같습니다.
전시관 앞 바다입니다. 하늘도 맑고 푸르고 바다도 참 깨끗하더군요. 아무리 과자봉지 하나 찾아 보려해도 없더라구요.
그리고 마지막으로 아오모리 공항입니다. 아주 작은 공항이었지요.
이렇게 이번 추석연휴는 끝이 났습니다.
정말 수박겉햝기식의 홋카이도 여행이었긴 하지만 일단 대충 홋카이도라는 곳이 어떤 곳인지에 대한 감은 잡았습니다. 삿포로나 오타루는 겨울에 한번 가보면 좋을 것 같고... 다음엔 이렇게 한꺼번에 이것저것 정신없이 보는 여행이 아니라 차분하게 보고 싶은 것을 실컷 보면서 다니는 여행으로 가야겠어요. 원래 무리하게 움직이는 여행을 별로 좋아하는 편이 아닌데 돌아 다니느라 피곤한데다가 연휴 끝나자 마자 회사일이 몰리니까 정말 몸살날 지경이더군요.
그건 그런데.... 언제 또 시간을 내서 여행을 갈 수 있을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