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바로 위에 추가를 하자!

화요일. 나에게는 이 공연이 이번 바흐 페스티벌의 마지막 공연이다. 다음날 표를 취소해야 했기 때문에... 자리도 정말 좋았는데 말이다.

회사에서 공연 시간에 알맞게 퇴근해서 세종체임버홀로 향했다. 마지막 공연이라 여기서 구입하지 않으면 안될 것 같은 생각이 들어, 비록 언제 다 읽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이지만 신간인 크리스토퍼 볼프의 바흐전기도 구입했다. 일요일 엠마커크비의 공연에서 이미 그녀의 진수를 본 듯하여... 오늘, 나의 촛점은 캐나다의 타펠무지크 바로크 오케스트라였다.

단원들이 등장했고, 쟝라몽도 같이 등장했다. 조금 늦게 나오거나 할 줄 알았는데... 그리고 막바로 시작한 바흐의 관현악 모음곡 BWV 1066. 내가 생각하는 것보다 약간 빠르게 곡이 진행되었고 바로크 바이올린과 바로크 오보의 투명한 음색이 아름다웠다.

이어 등장한 엠마 커크비는 칸타타 "나의 행복에 만족하나이다"를 불렀다. 처음에는 목이 안풀려서인지, 원래 그런 것인지 성량이 작게 느껴졌다. 이번 공연에는 가사의 번역문이 프로그램에 실려 있기는 했으나... 원문이 실리지 않은 것이 또 아쉬웠다... (왜 나는 가사를 찾아서 프린트해 갈 생각도 안하고는 계속 불평만 하는 걸까..)

인터미션이 지나고 BWV 1043이 시작되었다. 쟝라몽이 퍼스트 바이올린을 맡은 것은 프로그램에 나와 있어서 알고 있고 또 충분히 예상했던 바였는데, 전반부에 내심 궁금해 했었던 세컨 바이올린은 뜻밖에 세컨파트 맨 앞 인풀트에 앉아 있던 빨간머리 여자분이었다. 머리색과 마른 흰얼굴이 대조되어 마치 펑크족처럼 보였던 그녀는 쟝라몽과 더불어 앞에 나와 서 있었다. 아이슬린 노스키. 기량은 아무래도 쟝라몽에는 미치지 못하는 듯 했는데, 외모에서 보여주는 느낌과 거의 비슷한 연주를 보여 주었다. 씩씩한 연주라고나 할까..;;;  특히 3악장은 몰아치는 듯한 열정적인 느낌으로 끝내어 관객들의 환호를 얻어 냈다. 살짝 과감한 연주라는 느낌이 들긴 했지만... 재미 있었다. 바흐를 이런 식으로 연주한다면 초등학생도 지루해 하지 않을 듯... 내일의 사계도 이렇게 연주한다면 베니스 바로크의 연주만큼이나 신나는 사계가 되지 않을까 싶었다.

이어서 다시 엠마커크비가 나와, 웨딩칸타타인 "물렀거라 슬픔의 그림자여"를 불렀다. 나에게는 전반부보다 더 좋았다. 곡도 아름답고 흥미로왔다. 각 솔로악기들이 엠마커크비의 노래와 어우러져서 아름다운 선율들을 엮어 내고 나는 잠시 황홀경에 빠져 들었다.

앵콜곡은 모두 3곡이 나왔다. 첫 곡은 커크비여사와 함께 커피칸타타.. 두번째와 세번째는 끝내려다가 관객들의 박수가 멈추지 않자 다시 나와서 연주를 했는데, 마지막곡은 전반부에 했던 칸타타의 곡을 다시 잠시 불러주었다. 엠마커크비는 노래를 계속해서 부를 수록 더 잘 부르는 것 같다... 끝으로 갈수록 더 좋다... (사실 일요일의 공연에서도 앵콜곡들이 더 좋았었다..)

나오면서... 엠마커크비가 나오는 공연을 둘 다 보길 잘했다는 생각을 했다. 생각해 보니 다음날 공연을 못보게 된 것이 이 공연을 놓치게 된 것보다는 차라리 잘되었다는 생각도 들기도 했다. (물론 다 볼 수 있었으면 더 좋았겠지만... 그리고 사실 내가 소규모 오케스트라 합주를 매우 좋아하기는 하지만...흠흠..) 나에게는 멋진 폐막 공연이 된 셈이다.

Posted by 슈삐.
,
볼 수 없으리라고 생각했는데, 어찌 어찌하여 마지막에 표를 한 장 더 구할 수 있었다. 도윤이를 놀이방에 맡기고 지윤이와 같이 공연을 보면 가능할 것 같았다. 비록 자리는 조금 떨어져 있지만, 괜찮을 것 같았다. 공연이 시작되고 전반부가 끝날 때까지 나는 뒷쪽 자리에 지윤이는 내가 원래 예매했던 자리에 앉아 있었다. 그런데, 인터미션에 지윤이 뒷자리의 여자분이 오더니 자리를 양보해 주시겠다고 한다. 정말 괜찮다고 했지만, 아이가 혼자 앉아 있는 모습이 영 마음에 걸리시나 보다... 미안한 마음과 고마운 마음이 동시에 들었는데... 거절하는 것도 좀 아닌 것 같고... 그 분 덕에 후반부는 지윤이와 바로 앞뒤에 앉아서 공연을 볼 수 있었고, 무대에서 보다 가까운 좋은 자리에 있을 수 있었다.

사람이 무척 많았다. 거의 매진되었던 것이 아닌가 싶다. 크로스오버 성악을 하는 임형주던가.. 그런 사람도 보였고... 몇 시간 전에 영산아트홀에서 연주했던 존 버트도 보였다. 시간이 되자 커크비와 린드베리가 나왔다. 10현류트인 것으로 보이는 류트를 들고 나온 린드베리와 커크비가 잠깐 마주보더니 바로 연주가 시작되었다.

영국의 올페우스 - 다울랜드와 퍼셀. 이라는 부제가 달려 있는 연주회. 그들은 전반부에 다울랜드의 서정적인 곡들을 연주했다. 한 두곡을 빼고는 모두 슬픔을 노래하고 있는 곡들인 것 같았다. 제목과 간략한 곡 해설이 프로그램 책자에 나와 있기는 하지만, 성악 연주회에 가사가 없는 것이 못내 아쉬웠다. 중간에 류트 솔로가 두 곡 정도 들어가 있었다. 엠마 커크비는 음반에서 듣던 것처럼 바로 그 청아한 목소리로 노래를 했고, 중간의 몇 곡은 일어서서 마치 오페라를 하는 것 처럼 제스처를 쓰며 노래했다. 후반부는 퍼셀의 곡들. 다울랜드의 곡들 보다 더 귀에 익은 곡들이었다.

정말 넋을 잃고 듣고 있노라니 순식간에 공연이 끝났다. 류트도 매력적이었지만, 커크비의 목소리가 주는 흡인력이 대단했다. 정말 고음악에 맞는 목소리가 아닐 수 없다는 생각을 했다. 창법도 일반적인 오페라나 성악가수들과는 달리 단순했다. 그것이 그녀의 음악을 청아하게 들리게 만들고 있는 것인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관객들은 열광했고, 류트와 소프라노의 듀오는 앵콜을 3곡 들려주었다. An Evening Hymn을 부르겠다고 이야기했을 때에는 관객석에서는 기쁨의 탄성이 나왔었다. 숨쉬기 힘들 정도로 연주에 집중하고... 이어지는 Farewell unkind, farewell은 본 연주보다 앵콜이 더 좋았다^^

30일에도 엠마 커크비를 만날 수 있다. 타펠무지크에 더 관심이 있었기 때문에, 커크비를 다시 만나는 것에는 큰 의미를 두지 않았었긴 했지만.... 그녀의 공연이 무척 재미있는 것은 사실이다..  (불행히도 31일 공연은 오늘 티켓링크에 전화해서 취소해야만 했다...ㅠㅠ)
사용자 삽입 이미지




http://www.yonhapnews.co.kr/bulletin/2007/10/29/0200000000AKR20071029143800005.HTML

Posted by 슈삐.
,

사용자 삽입 이미지
역시 바흐페스티벌의 일환이었던 연주회. 1960년생이라는 존 버트는 무대로 성큼성큼 걸어 나오더니 마이크를 잡았다. 무슨 이야길 하는가 했더니, 오늘 연주할 곡들에 대하여 하나하나 영국 영어로 친절하게 설명을 시작했다. 렉쳐를 할 것이라고는 예상을 못했던 지라 상당히 놀랐었다. 내용은, 프로그램 책자에 쓰여 있던, 버트 본인이 작성한 내용과 거의 같은 것이었다. 버트는, learner, teacher, performer, composer로서의 바흐의 모습을 발견해 보라는 말로 설명을 마치고는 오르간 앞으로 다가가 앉았다.

영산아트홀에 파이프 오르간이 있는 것은 보았지만, 그 오르간이 연주되는 것은 처음이었다. 사실 파이프오르간은 교회 이외의 장소에선 직접 들어본 적은 없는 것 같다. 교회가 아니어서 그런지, 울림은 덜한 듯 했다. 지금까지 바흐페스티벌의 고음악 공연에서 상대적으로 음량이 적은 악기들만 듣다가 갑자기 큰 오르간 소릴 들으니... 오르간이 매우 현대적인 악기인 것 같은 느낌도 들었다.

버트는 다양한 오르간의 음색을 보여줬다. 곡마다, 또 악장이 바뀔 때마다 달라지는 오르간의 음색은 오르간이라는 악길 잘 모르는 내게는 마치 신기한 전자악기같다는 생각마저 들게 만들었다. 바흐의 오르간 곡들은... 오르간이야 말로 바흐가 그가 가진 재능을 남김없이 보여줄 수 있었던 악기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게도 만들었다. 내가 앉은 2층 윗쪽 좌석에서는 버트의 손가락과 건반이 너무나 잘 보였는데, 오른손과 왼손 그리고 발로 연주되는 부분들이 각기 다른 3개의 악기가 연주되는 것과 같이 느껴졌다.

거이상 화려할 수 없을 만큼 화려한 곡부터 매우 성스럽게 느껴지는 조용하고 아름다운 곡들까지... 약 1시간 반동안의 연주회에 불과했지만, 버트는 바흐의 오르간이라는 것이 어떻게 연주될 수 있는지, 어떻게 연주되어야 하는지를 잘 보여주고 있었다.

이어지는 박수와 환호에 버트는 두 곡의 앵콜을 더 연주했는데, 역시 어떤 곡인지 설명을 해주었다. 첫 곡은 프렐류디엄과 푸가. 작품번호까지 또박또박 불러 주었다. 두번째 곡은.. the piece I am able to play is the 1st movement of 5th sonata, C major again이라고 말해 주었다. 두번째 곡이 더 좋았다.

악기 탓인지는 잘 모르겠으나, 버트가 BWV594의 카덴차부분을 연주할 때 손가락이 건반을 건드리는 소리가 엄청 크게 들렸었다. 내가 너무 악기 가까이에 있었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버트가 발로 연주하는 모습을 보면서 버트의 구두는 어떤 것일까도 궁금했던 것 중의 하나였다^^ 또, 잘은 모르겠지만, 그는 매우 신사적이고 부드러운 성격의 소유자일 것 같다는 느낌도 들었다. 친절한 설명들도 그랬지만, 페이저터너가 악보를 넘길 때마다 가볍게 고개를 끄덕이며 지시하거나 살짝 미소를 지으며 감사를 표하는 모습도 그런 느낌이 들게 했다.

원래 연주회 티켓을 다른 사람에게 양도하거나, 예매를 취소하려고 했었는데... 포기하지 않고 가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연주가 끝나고 집에서 아이들을 데리고 나와 세종 체임버홀에서의 저녁연주회엘 갔었는데, 그 곳에 버트를 다시 볼 수 있었다. 그는 첫번째 열의 끝쪽에 앉아 진지하게 엠마커크비와 린드벨의 연주를 감상하고 있었다. 싸인을 받을 걸 그랬나.. 살짝 후회가 들기도 한다^^


Posted by 슈삐.
,

 John Dowland "Earl of Derby, his Galliard" (2'25")

사용자 삽입 이미지


제2회 바흐페스티벌의 개막공연격으로 준비되어진 공연이었다. 18일에는 바흐의 곡으로 프로그램이 짜여져 있었으나, 목요일은 오케스트라 연습을 가야하기 때문에 예매를 하지 않았었다. 그러나, 결국 오케스트라 연습도 못하고 해외에서 온 두 아줌마들과 더불어 저녁을 먹어야 했었다...ㅠㅠ

금요일.. 역시 저녁을 먹으러 가자는 압력에도 배째라고 하고는... 금호아트홀로 향했다. 몸살 덕분에 주차장에서 차를 꺼내면서 집으로 가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았지만... 머리가 너무 복잡해서 단순하고 청아한 류트의 소리가 약이 될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하면서 공연장으로 차를 몰았다.

노스는 처음에는 르네상스 류트를 들고 나왔다. 현의 숫자는 10현보다 많아 보였는데 15현 (8 course?)인지 잘 모르겠다. 존다울랜드와 발레, 로버트 존슨의 곡들이 류트를 타고 흘러 나왔다. 류트의 소리는 크지 않았지만 무척 아름다왔다. 인터미션에 몸살약을 사러 나갈까 했는데, 바람이 너무 차서 그냥 다시 들어왔다. 노스는 이번엔 현이 더 많이 달린 바로크 류트 (위 사진에 있는 것과 동일한 류트)를 들고 나왔다. 아마 24현 류트 (13 course)인 것 같았다. 2부의 두번째 곡인 로지 백작을 위한 똥보는 너무나 감동적이어서 눈물이 날 뻔했다. 처음 듣는 곡임에도 불구하고... 류트라는 악기가 그토록 감성적으로 감정을 표현할 수 있다는 것을 처음으로 알았다. 이어지는 소나타도 정말 좋았다. 나에게는 1부의 곡보다는 2부의 곡이 더 소리도 아름다왔고 곡도 좋았다. 바흐시대의 류트곡 작곡가인 바이스의 곡들.. 단조로와 보이기만 하는 류트에서 노스는 매우 다양한 음색을 뽑아냈고, 류트는 노래하고, 반주도 하고, 다양한 화음을 보여 줄 수 있는 너무나 멋진 악기임을 증명해 주었다.

노스는 앵콜로 바흐의 첼로 모음곡 1번에 들어 있는 곡을 연주했다. 어제의 연주회가 어땠을지 짐작이 가게 하는 곡...

공연장에 사람이 별로 많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을 했었는데, 금호아트홀이 소규모의 홀이라서 그런지 생각보다 사람들이 많았다. 3번째 줄이었는데도 사람들 때문에 무대가 가려져서 가끔은 잘 보이지 않을 때고 있었다. 내 주위에는 네이버의 모 클래식 동호회의 사람들이 앉아 있었던 듯 한데... 옆엣분이 책상에 프로그램을 펼치고는 공연 내내 무언가를 계속 노트하고 있었더랬다... 뭘 적는 것인지는 알 수 없으나.. 조금은 신경이 쓰였다..;; 류트의 튜닝시간에 내내 들려오던 라디오 방송 진행자의 멘트도 좀 신경이 쓰였고... (아예 안들리게 작게 하던지, 아님 다 들리게 크게 하던지...;;) 노스의 앵콜곡 종료에 딱 맞추어 울려 퍼지던 핸드폰 소리도 인상적...;;

하지만.. 그 모든 것에도 불구하고, 내 안좋았던 몸상태에도 불구하고.. 가치가 있었던 연주회였다.

http://www.nigelnorth.com/index.html

Posted by 슈삐.
,
나이젤 노스 류트 독주회I
장소 : 세종 체임버홀 [장소보기]
기간 : 2007.10.18
나이젤 노스 류트 독주회 II
기간 : 2007.10.19
엠마 커크비 독창회  
장소 : 세종 체임버홀 [장소보기]  
기간 : 2007.10.28
타펠 무지크 바로크 오케스트라&엠마 커크비  
장소 : 세종 체임버홀 [장소보기]  
기간 : 2007.10.30
타펠 무직 바로크 오케스트라  
장소 : 세종 체임버홀 [장소보기]  
기간 : 2007.10.31
피에르 앙따이 쳄발로 독주회 I
기간 : 2007.10.26 ~ 2007.10.26 .
피에르 앙따이 쳄발로 독주회II
장소 : 세종 체임버홀 [장소보기]
기간 : 2007.10.27 ~ 2007.10.27
버트 오르간 독주회  
장소 : 영산아트홀 [장소보기]  
기간 : 2007.10.28 ~ 2007.10.28


10월 22일이 있는 주에는 베이징을 가야한다. 가도 금요일에는 다시 서울로 돌아올 수 있으니까 공연들을 보는데에는 큰 문제가 없겠지만 아무래도 19일이나 26일 공연은 아무래도 무리가 아닐까 싶기도 하다. 18일 류트 공연은 아직 티켓오픈이 안된 것 같고... 피에르 앙따이의 공연은 보고 싶기는 한데.. 프로그램은 26일이 더 마음에 든다. 조금 더 생각해 보아야 할 듯..

일단 4개의 공연을 예매해 놓았는데.. 일요일은 두 건..;; 3시와7시반.. 여의도에서 광화문으로 가는 것이니 큰 무리는 없을 듯하다.

9월21일까지 예매하면 조기예매 할인이 된다고 하고.. 아직 예매가 거의 되지 않은 상태라 A석이 다 나가기 전에 얼른 예매를 해버리기는 했는데... 표값 부담이 장난이 아니다..ㅠㅠ
Posted by 슈삐.
,